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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제목 : 내 인생 내 맘대로
2006년, 미국, 107분
감독: 프랭크 코라시(Frank Coraci)
출연: 아담 샌들러(Adam Sandler)
        케이트 베킨세일(Kate Beckinsale)
        크리스토프 월켄(Christopher Walken)
        데이비드 핫셀호프(David Hasselhoff)
        헨리 윈클러(Henry Winkler)


착한 사람들에겐 휴식이 필요한 법이거든 !!
마치 선량한 목자의 따뜻한 가호처럼 느껴지는 이 대사와 함께 마이클에게 찾아온 리모콘 하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생의 변화엔 큰 고통이 필요하다는 진리를 일깨워 준다. 그동안 프랭크 코라시의 말랑말랑한 코미디(그 전의 코미들도 아주 좋다.)에 비해서 상당히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Click>은 아담 샌들러의 정극 연기의 진수와 함께 코미디 영화를 넘어서는 사실극을 선사한다.

건축설계사인 마이클은 사장의 오른팔이 되기 위해 가족보다는 일, 휴식보다는 야근을 선택한다. 가족에 대한 친절함과 아내에 대한 사랑이 충만하지만, 언제나 일에 빠져 다음에 다음에를 연발하는 전형적인 워커홀릭 파파...하지만 바쁜 시간에 더더욱 많은 전자기기들 사이에서 자신에게 몰입의 휴식을 줄 TV의 리모콘을 찾지 못한 마이클은 늦은 밤 급한 성미를 이기지 못하고 리코콘을 사기 위해 24시간 쇼핑센터에 들른다. 완전지능, 완전자동, 모든 기기를 다 클릭할 수 있는 리모콘을 찾던 마이클은 "네 마음대로 세상을 움직여 줄 리모컨"이라는 상품설명과 함께 문제의 리모콘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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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마이클은 전자기기 뿐만이 아니라, 잔소리를 하는 아내의 말들도...자신을 향해 마구 짖어대던 애완견의 소리도..아버지의 틀에 박힌 농담도 모두 줄여주는....소리 줄임은 물론이고 자신의 인생을 빠르게 돌릴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자신이 승진을 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데도 도와주고 결국엔 사장까지 오르는 과정동안..자신의 미래를 염탐하면서 인생의 만능 교과서를 얻은 듯 기뻐하고 즐기던 마이클은 이 힘든 상황 피해가기, 좋은 자리 거저 먹기의 끝이 잔인한 현실의 인식임을 곧 알게 된다. 빨리 감기를 통한 마이클의 인생은 그 염탐이 자신의 모든 미래를 갉아멁어 버리고 탕진한 이후임을....사장이 되었으나, 이미 노파가 되어버렷으며, 아내와는 이혼에다 자신은 암에 걸린 사람이 되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열심이 일에만 매진한 결과 사장이 되었지만, 가족과는 떨어진 외톨이가 되었으며, 자신의 아버지가 죽는 순간도 기억 못하고, 애견이 죽은 줄도..아이들이 커 과는 과정도 전혀 느끼지 못한 바보가 되어버렸음을 알게 된다.

오랜 병과 외로움을 지켜온 자신의 삶에 남은 것은 그런 삶을 인식하는 것과 자신이 만능 리모콘에 의지해 빨리감기를 누른 만큼 자기도 모르게 달려온 인생을 되감기를 통해서 엿볼 수 밖에 안 남은 것이다. 자신의 기억에 없으니 추억도 아닌...그저 잃어버린 시간을 한번 되돌아 보는 것, 자신의 기억에도 없는 경험을 다시 보는 경험만이 남은 이 쓸쓸한 남자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정해진 미래를 가진자의 예정된 결말 정도가 쓸쓸함을 넘어서는 잔혹함이 묻어있다. 이미 자신도 모르게 다 써버린 인생을 어찌 할것인가...열심히 산 빠삐용에게도 "인생을 탕진한 죄"가 씌어진 것에 대해 관객들은 동의하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지는데, 하물며 리모콘으로 마구 돌려본 사람에게 면죄부가 있을 수 있을까...하지만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다. 아담 샌들러가 나오는 ....그 모든 잔혹한 현실은 피곤에 지쳐 침대에 잠든 그의 꿈이었다. 아니면 리모콘을 만든 박사님이 주신 휴식이다. "착한 사람에겐 휴식이 필요한 법이거든" 열심히 일한 마이클에게 따스한 휴식과 함께 그런 휴식을 가족과 함께 하라고...가족의 믿음을 지키라고...사장이 되지 않아도 돈을 더 잘 더 많이 벌지 않는 사람이라도 멋있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멋진거라는 인생의 교훈을 억지스럽지 않게 던져 준다.

아담 샌들러의 연기는 정말 빛난다. 코미디 연기를 할 때믄 물론이고, 꿈속에서지만. 죽음 앞전에서의 그의 연기, 축 쳐진 배로 흔들면서 꼬장을 부리던 연기, 아내의 새 남편에게 퍽큐를 먹이는 그의 손가락이...그리고 이미 지나온 이기적인 마음으로 무시해온 인생에 반성의 눈물을 흘리는 그 모두 황홀할 정도로 좋다. 미국에서의 인기에 비해서 국내에선 인지도도 약하고 인기도 없는게 아쉬운 배우... 그의 근작 <클릭>은 국내개봉 부제 처럼 내 인생 내 맘대로 할 수 있으니...잘 하라는 아주 멋진 교훈을 선사한다. 남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진정, 소중한 삶을 찾아가는 나만의 인생은 이미 Click 되어 있다. Backspace가 먹히지 않으니...Enter를 누를 땐 신중하게 눌러야 하는 법이다. 그러니깐 내 인생이 소중한 거라는 걸 이 영화는 영화를 보는 즐거움 끝에 보너스처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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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3.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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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미국, 113분
감독: 마크 포스터 (Marc Forster)
출연: 윌 페렐(Will Ferrell)
        매기 질렌홀(Maggie Gyllenhaal)
        더스틴 호프만(Dustin Hoffman)
        퀸 라피타(Queen Latifah)
        엠마 톰슨(Emma Thompson)
        윌리엄 딕(William Dick)

자신의 인생이 한편의 소설이라고 믿는 모든 이에게 권할 만 영화...오래간만에 영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깔끔한 영화..수만가지 영화에 관한 말보다 누구든지 느끼라고 말해주고 싶은 영화...영화 <소설보다 이상한>을 보고 난 뒤의 감상이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그날 그날의 삶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느닷없는 죽음의 시점을 알고 있다면...매일 뜨고 지는 해에 대한 감상들도 달라지겠지...그런 흔하고 평범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평범한 일상의, 인간의 삶에 대한 읖조림을 아주 고급스럽게 영화로 옮겨놓은 영화다. 아름다움과 기발함..뛰어난 캐스팅과 극 전개..깔끔한 고뇌를 관객들에게 남기면서 영화라는 매채 자체에 대한 잃어버렸던 매혹을 다시 일으키게 한다. 오랜동안 잊고 있었던 차 한잔의 여유에서 그 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떠올렸을 때의 느낌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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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야기는 이렇다. 아주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국세청 직원 해롤드 크릭은 어느날 자신에게 공명처럼 울려대는 영국 억양의 주저리 주저리 알수 없는 내용의 나레이션을 듣게 된다.(이 나렛이션 역을 맡은 엠마 톰슨은 정말 딱이다. !! 영화 전반부에 여류 소설가 이야기가 가끔 나오는데, 이 작가의 목소리가 헤롤드에게 들리고 있다는 걸 그녀 특유의 음색과 억양으로 바로 알 수 있다.) 자신의 일상에 대한 공격처럼 다가온 이 해설을 쫒아 문학상담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해롤드...문학상담사와의 대화를 통해서 각이 꽉 짜여진 세무사로서의 일상이 조금씩 바뀌면서 그 동안의 삶과는 다른 인생의 묘미를 누린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한 다이나믹해보이지만 지루한 일상,  "일터"에서의 달라보이지만 별반 다를바 없는 생활에 대한 회고가 시작되는 것이다.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영화를 보는 이에게 던지는 것이다.

헤롤드의 공명에 대한 괴로움은 정신병적인 증세로 보이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 안에 갖힌 것이라고도 보여진다. 문학 속의 불안이나 인생에 대한 고민을 대화로 풀어보지만, 헤롤드의 고민은 그 해설을 했던 주체가 실제 존재하는 유명한 소설가이며, 주로 비극을 쓰는 작가이며..현재 그녀가 10년만에 새로 쓰고 있는 소설의 주인공(즉, 비극을 탁월하게 그려놓은 소설가의 주인공으로써 실제 죽음을 맞이하게 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보다 분명해 진다. 자신의 고민의 주체가 되었던 소설가와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이 그녀가 씌어지는 대로 죽게될 거라는 사실을 그리고..그 내용을 자신의 고민을 문학적으로 이해해 주던 교수님의 입을 통해 기정 사실화 하면서 해롤드는 평범함의 가치를 모르고 살았던 자신의 삶에 대한 종지부를 스스로 준비한다. 자신의 환자가 명작 안에 있기 떄문에 환자에게 죽음을 설명하는 인생의 선배야 말로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가 !! 많이 알기 떄문에 더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가 또 이 영화 속에 숨어 있다.

영화 속의 해롤드 처럼. 문학을 잘 모르고,,,소설의 묘미를 잘 모르지만, 위대한 작가의 최대 걸작을 망치지 않는 삶, 혹은 낯선 소설가의 손에서 나오는 글자대로 정해져 있는 부당한 삶에 대한 반항없이 스스로의 삶을 정해진 운명에 맡기는 평범한 이 남자의 소박함과 잔잔한 진실은 그 동안 들뜨고 작은 일에 광분해온 내 일상에 대한 숭고한 독백처럼 울린다. 마치 해롤드의 귀가에 울리는 미스 에이플의 인생에 대한 해설처럼... 삶에는 가이드가 없듯이 정해진 대로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것처럼...자신의 소박한 운명에 찬가를 보내는 것이다. 내일 아침 핵 뜨고 나면 어떤 일이 있을지 알고 있기 때문에 해가 뜨기 전의 밤의 아름답다는 것...내일 또 어떤 불행이 올지도 모르기에 불행한 일이 없는 지금이 행복한 인생의 반어법은 영화 전체에 독감 바이러스처럼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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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롤드 역을 맡은 월 패롤의 연기에(특히 그의 잔잔한 목소리에 반하지 않을 수없다. 특히 영화 중간에 어설프게 기타를 치면서 눈을 감고 노래하는 모습은 그가 엄청난 추남인 걸 잊게 된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스스로 여자보다 연기자를 택한 듯한 엠마 톰슨의 사실적인 연기..더스틴 호프만의 인간적인 고민이 담긴 냉정함의 표현 등등이 이들의 앙상블이야 말로 제대로 베테랑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아닐가 당연히 생각되어 진다. 영화 중간에 나오는 월 패럴의 노래는 무슨 노래인지 영화가 끝난 지금도 찾아서 듣고 싶게 만든다. 월 패럴의 노래 외에도 영화의 크레딧에 나오는 음악....등은 마치 영화 <스모크>와 닮아 있는 듯한 영화의 내용과 음악적 감성이 스르르 뇌와 가슴을 지해하는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이 영화의 장르를 코미디로 지정해 둔 웹 사이트의 진실은 무엇일까...아마도 절반 이상이 월 파렐의 기존의 영화 이력 떄문이리라 생각된다. 만약 이 영화를 코미디로 규정한다면, 시게 떄문에 남자가 죽게도 되고, 살게도 된 이야기의 구조 떄문이겠으나, 단순한 코미디라고 보긴 어렵고..진지한 인생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 블랙 코미디라고 볼 수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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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자다 일어나서...영화를 다 본 이 므흣한 느낌이란..타인의 잘못에 비상하리만치 빠르게 반응하고 크게 해석하고 자신의 방어를 시작하는 대부분의 인간사 행태에 대한 진절머리 나는 반성까지 던져준다. 내일 올지 모르는 불행을 오늘 좀 더 일직 안다면...해롤드의 진정함을 조금이라도 기억한다면, 영화를 보는 모든 이의 일상이 조금은 더 행복해지고, 인생이 조금은 더 충만해 지리라 생각해본다. 일상은 아름답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느끼고 소화하느냐 하는 대부분 인간들의 소화력이 문제다. 영화의 포스터 끝에 소설의 마침표를 알리는 방점이 열여있음에 따라 헤롤드의 인생이 달라졌듯이(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 포스터가 얼마나 감각 있는지 알게 된다.) 많은 사람들의 인생은 열린 방점이다. 그렇기 떄문에 흥미롭기도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삶의 진실을 보다 일찍 안다면 자기 인생만의 행복함을 찾을 수 있다. 소박해서 아름다운 일상의 행복을...



- 영화 속의 명대사 -

" 꺠달음은 10초로도 충분하다"

처음엔 자기가 죽는다는걸
모르는 남자에 관한 책이었는데
그 남자가 자기가 죽는걸 알게 되고, 자기가
그걸 막을 수 있는데도
기꺼이 죽겠다는 남자라면
당신이라도 그런 남자를
살리고 싶지 않겠어요?

해롤드가 쿠키를 한입 깨물자
그는 만사가 잘 풀리리란 걸  느꼈다.
가끔씩 우리가 두려움과 절망
어찌할 수 없는 비극적 일상에서
용기를 잃어 갈 때
그 쿠키 맛을 신께 감사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도, 쿠키가 없다면
가족들의 손길이 쿠키를 대신할 수 있다.
또는 친절하고 사랑스런 행동이나...
자그마한 격려나...
사랑스런 포옹, 위안도 마찬가지다.
병원의 환자수송 침대는 말할 것도 없고.
코마개도, 노숙인도, 가벼운 비밀도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기타도 그렇다.
그리고 마무리 덜 된 소설도 해당될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이 모든 것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린 뉘앙스, 비일상성, 미묘함같은 건
일상속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보다 크고 고결한 원인으로 존재한다.
우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이상하게 느껴진다는 걸 나도 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며 사실로 판명되고 있다.
이 책에서도 그랬다.손목시계가 해롤드 크릭을 구했다.

by kinolife 2007. 2. 26.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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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국, 1275분
감독: 홍상수
출연: 김승우
        고현정
        송선미
        김태우

술을 마시면...기분이 좋아지거나, 우울해진다. 혹은 기분이 아주 좋을 때나 나쁠 때 술을 찾게 된다. 술을 좋아라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자기 기분과 술의 관계는 너무나 밀접하기에 술을 마시다 보면 그 시발점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중요해지지 않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술은 그런 것...하지만 홍상수가 생각하는 술은 누구든지 꼴리는 사람이 있으면 술을 통해서 섹스를 할 수 있는 술이야 말로 섹스를 위한 아주 좋은 단계지!! 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의 전작도 그랬고...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섹스 이전엔 술자리를 가지고, 추파의 정확한 대상을 확인하기 위한 대화 아니 탐색전이 있고, 술로 인해 헤이해진 (아니 Free 해졌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성관념은 언제나 편하게 후배의 애인이든, 절친한 사람의 전 애인이든 현애인이든 관계를 가지게 만든다...다음날 머쓱한 나에게 혹은 상대방에게 혹은 관련된 제 3의 주변인에게.."나 술 많이마셨나봐 !!" 그의 영화에서 술자리의 끝은 언제나 그런 모습이었다.

스무살 때 마신 술은 맛있는 안주를 먹기에 좋은 자리였고, 서른이 된 이후의 술자리는 무언가에 쫒기는 나에게 좋은 휴식처가 되었다. 브라브라...주변인에게 난 이래..라고 쏟아내고 나면 나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술자리에서 누군가에게 성적인 매력(어릴 땐 저 사람이 참 재밌고 좋다!! 라는 생각이었는데..그게 나도 모를 성적인 매력이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을 느끼고 좋아라 하고 한 적이 있지만, 홍상수 영화속의 주인공들처럼 까발로틱하게 성적 농담과 눈빛이 주고 받는 낯설면서도 설레는 술자리는 그닥 기억에 없다. 하지만 이 영화속의 주인공이 영화 안에만 있는게 아닌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나에겐 없었지만 있을 수 있는, 아니 다반사인 사람들에겐 이 영화의 장면들을 지극히 솔직하면서 정직한 표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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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렇다. 영화감독인 모씨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모군의 애인과 함께 리플레쉬 여행을 떠난다. 조금은 톡톡튀면서 후배와의 관계를 애써 인정하지 않는 그녀에게 모씨는 조금 땡긴다. 숙박할 장소를 정하고, 셋은 술을 마시게 되고..외국생활에 조금은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진 그녀에게 매력 반에 성적 꼴림 반에 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겹치면서..이른바, 하고 싶다는 데쉬를 한다. 그녀 역시도 조금은 지분대면서 유치한 남친 아닌 남친 보다는 남자같은 철부지 반항아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와 동행한걸 알면서도 여자는 자신이 아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인걸 알면서도 둘은 모군의 눈을 피해 주인없는 모텔방에서의 하룻밤을 감행한다. 말 그대로 목적은 분명, 전후 사정 설명 필요없이 성인의 성적 욕망은 그대로 실현되고, 이들에겐 각각의 새로운 아침이 밝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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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씨에겐 조금은 껄쩍지근한 밤이, 그녀에겐 흡족한 밤이 모군은 전혀 바보같은 다음날...
여자는 모씨에게 더 친근함을 느끼지만, 그런 그녀의 눈빛이 모씨는 부담스럽다..홍상수스러운 설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런걸 눈치 챈 여자가 모군에게 친한척을 하는 장면이나, 그런 그녀가 모씨의 허리를 얄밉다는 듯이 꼬집는 장면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되었나 봐요. 서울가서 연락 할께요" 라는 대사까지도 역시 홍감독 스러운 면모다.
여기까지 전반부, 후반부엔 그녀와 비슷한 그녀 2에게 비슷한 추파를 던져서 황홀한 밤을 보내게 되고, 다시 해변을 찾은 그녀와 만나면서 이들의 관계는 꼬이게 된다. 홍상수스러운 표현을 쓰자면 질척해지고 만다. 정말 모씨는 그녀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일까...남자는 여자의 외모와 섹스에만 집착하는 것일까...정말이지 궁금한 생물학적, 사회학적 질문이 아니 들 수가 없다. 그게 홍상수 영화속에 그려진 "성인"이라는 남자 여자들의 모습이다. 물론 여기서 성인은 철저히 '몸이 자라 있다'는 수식에 한정되지만...문제는 그런 성인은 현실에도 많이 있고, 그걸 탓하는 사회도 아니다. 그래서 홍상수의 영화에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들이 교감하는 감정들에게 "사랑"이라는 표헌을 쓰는 것은 어쩐지 어색하다. 아주 세련된 원피스를 입고, 고무신을 신은 느낌..그의 영화속 주인공들에겐 몸은 뜨겁지만, 가슴은 가볍게 촐랑거리고, 머리는 휴면기를 맞은 그런 부류의 사람들만 남아 있는 것 같다. <강원도의 힘>에서 부터 시작된 남녀간의 성적 헤게모니에 관한 그의 영화는 갈수록 농담 따먹기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의 최고 남녀관계에 대한 영화적 보고서는 초고(영화 <강원도의 힘>)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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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신선한 연기, 김승우의 연기라고 하기엔 너무 실생활 같은..김태우의 어리버리함까지 살아있는 이 성인들의 코미디는 '사랑'의 여러 고귀한 의미들을 믿는 이들에겐 비추다. 섹스를 즐기는 이들에도 싱거울 수 있다. 이 영화가 팝콘 영화에 머무는 것이란 바로 토론거리가 그닥 없어져 버렸으며, 홍감독의 자기식 표절이 조금은 식상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섹스는 상대가 누구인가 어떤 관계인가 만큼이나 당당한 색깔을 띠는 게 좋다. 표현 거칠게..누구와 씹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섹스가 Cool 하다. 영화속 주인공들처럼...다음날 고개를 숙이거나, 사랑을 여러가지로 확인하는 게 아니라..그것만으로 서로에게 당당하고 누구에게도 당당한 섹스가....아무런 삶의 지표나 색깔없이 술 한잔에 쾌락을 누리고 허망하고 쓸쓸히 자신에게도 떳떳하지 못한 쪽팔린 다음날을 주는 섹스를 하는 게 '남자'라는 동물은 아닐텐데..., 사랑이라고 궂이 되묻고 확인하지 않더라도..하고 싶어요? 알았어요 바로 치마를 내린 후에 사랑 아니었네....나쁜놈!!이라고 질척되는 게 '여자'라는 동물은 아닐텐데..홍상수의 영화 속 '성인'은 여러모로 답답한 나와는 맞지 않는 가벼운 숨결만 흩어내는 캐릭터들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피식 웃으면서 시간은 잘 갔지만, 팝콘을 꾹 눌렀을 때 찍 하고 나오는 기름이 매끄럽게만 느껴지지 않는 허망한 감정을 지울수 없는 건 무얼까....
by kinolife 2007. 2. 2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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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한국, 96분

감독: 최석원
출연: 이동건
        한지혜
        신이
        백일섭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유독 그 중요성을 부각시킨다는 혈액형...다른 나라는 자신의 혈액형을 사고가 나서 수혈 받기 전에는 모르는 상태로 살아가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피의 형태로 사람을 나뉘어서 분석하고 아항!!~이라고 수긍하거나 에잉? 이라는 반문을 전해 받으면서 사람을 구분하는 중요한 하나의 기준으로서 이용한다. 그러한 트렌드가 얼마나 중요하면 그런 내용을 기본 토대로 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주요 이러한 내용이 주된 가쉽으로 쓰이는 젊은이들을 관객층으로 한 연애 드라마...

트렌드를 주요한 소재로 잡은 영화가 어떻게 영화 안에서 녹아서 보여졌는지가 궁금해서 철지난 영화지만 꾸역꾸역 시간을 내어서 봤다. 물론 개봉된지 좀 지났지만, 혈액형에 의한 사람 분석..연애에서 중요히 되는 성격..그 성격을 더 강하게 어필하거나 반론하는 데 씌여지는 혈액형 이야기가 영화 속에 어떻게 녹아 있을까... 확실히 90여분 동안에 튀지 않을 정로도 쉽게 녹여 두었다.

영화의 대 부분을 이동건이 매력에 의지해서 영화가 만들어졌지만, 고집세고 이기적이며, 톡톡튀는 강한 개인성의 B형 남자와..우물 쭈물, 쭈삣쭈삣이라는 의태어로 대변되는 A형 여자의 연애는 혈액형 이야기에서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가장 확연히 구분되는 캐릭터 들이라 이견없이 영화를 보게도 된다. 머 근본적으로 혈액형 이야기를 어떻게 믿어요!! 하고 들이댄다면 궂이 꼭 그래! 라고 반론할 의사는 없으니까.. 그냥 그런 일반적인 성향을 영화에서 어떻게 녹였는지 순수한 재미로만 봐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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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바람둥이 B형 남자친구는 매력적이지만, 역시 남자 친구로서는 부담스러운....불편한... 아니 썩 피곤한 상대임에는 틀림이 없다. 문제는 피곤하고, 예측할 수 없고, 늘 자신의 연애 자체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존재지만, 그 존재만으로 아주 매력이 있어서 빠져 들게 되고 들고 나서는 헤어나오기 싫고,,,늘 함께 있고 싶은 연애의 기본법칙에 추호의 반론 없는 존재다. 아낌없이 사랑하고 싶고, 아낌없이 주고 싶고...뒤 돌아보지 않고 있고 싶은..연애의 기본에 아주 충실한 존재감이 바로 이 영화속의 B형 남자친구이다. 다른 O,A, AB형이 매력이 없으리란 법도 없겠지만, 영화 속의 비상식적인 B형의 매력은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다. 이기적이며, 숨기는 것 많은..그래서 그 비밀을 공유하고 싶게끔 욕망하게 하고, 많은 부분을 자신에게 나누어 주도록 고쳐가고 싶게끔 하는 연애의 심리, 여자의 마음은 꼭 A형 여자가 아니라도 연애를 하는 여자들에겐 필수적인 요소일 때가 많다.
특히 그 연기를 해 내는 이동건은 적절한 캐스팅이라고 보여진다. 물론 당시엔 떠오르는 신예라고 볼 수 있는 A형 여자 한지혜도 무척이나 자연스러운데, 덕분에 영화 촬영, 개봉 할 때 흘러나왔던 이들의 연애설은...그닥 부인하고 싶지 않아도 될만큼, 비록 영화 홍보용이었다고 해도..무척 잘 어울리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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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두 주인공과 함께 주변인으로 역할을 해 준 신이의 톡톡 튀는 연기는 있는 그대로이고, 슬 전형적인 B형의 또 다른 느글느글함을 연기한 이현우도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B형 남자...실제 이현우는 정말 B형 남자 같다. (흑..자료를 찾아보니 그는 B형이 맞다 -_-;;) 영화 속에 등장하는 신이는 역시 A형 또는 O형이겠지...
한국에서 연애를 하는 혹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런 영화 속의 설정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될 만큼 표준화 되어 있는 이야기가 영화 속에서 녹아 있다. 일반화가 아니가 영화 속에서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정도라는 것..
기본적인 팝콘영화의 장르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고 트렌드 영화로서의 준작 정도로 흥행한 이 영화를 보면 기획에서 부터, 트렌드 영화의 개봉과 홍보에 대한 하나의 가이드를 볼 수 있을 듯 한데...영화사에 낳은 영화보다, 치고 빠지기로 즐기는 영화에 대한 표본으로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단도 직입적으로 B형 혹은 혈액형에 관한 탐구를 담은 연예영화로서도 충분히 영화사에 계속 기억될 만한 작품은 있지 않을까..더군다나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해당되는 특수성을 보다 별난 영화소재로 활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조금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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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라!! 진실 되게...혹은 아프게...
혈액형과 상관있게 혹은 상관있게....혈액형이 연애에 상관있다..없다..그것 자체가 논의 거리인가 싶다.
혹여 거기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라면, 상대방의 혈액형에 대한 인지를 높힌 상태에서 보다 지능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OK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영화는 영화, 피는 피!! 핏색깔로 하는 연애법이라는 게 있을 리 만무하고...핏색깔로 사람을 재단 할 수도 없는 법이다. 사랑은 올 때 하는 거고...가기 전에 누리는 거고...많이 한다고 좋은 것도 적게 한다고 아까운 것도 아니니.. 누가 연애와 사랑에 법칙을 달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이 텅빈 머리를 두드리며 영화 보는 내내 들었다. 음...그러고 보니 머리를 비우고 하는 연애 또한 어떨까 싶다. 흘....
by kinolife 2007. 2. 4. 15:06


"조심해!~ 사람이라는거, 쓰레기통이야!
마음을 열면 열수록...점점 더러운걸 던져오지. 깨끗한 마음을..."
- 타로(야마모토 타로 분)

다른 사람한테 상처 주지 않는 사람도 상처 받지않는 사람도 없어...

by kinolife 2006. 12. 3. 23:05

일본영화 <같은 달을 보고 있다>에는 자신의 세게에서 염력까지 하는 천재일 수 밖에 없는 소년이 나온다. 영화는 B 정도였지만, 영화 속에서 소년이 그림이 그리는 그림들은 좋았다.
실제 어떤 화가의 그림이라면 작가가 누구인지도 궁금했다. 아직 누구인지 어떤 그림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림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by kinolife 2006. 12. 3. 22:58
"배우에게 훌륭한 대본을 주면 그는 세상을 감동 시킨다."
by kinolife 2006. 11. 23. 00:45
"난 내가 어려운 삶을 살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약간 굴곡 있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할 뿐이지요. 그 험난한 시기를 나는 잘 헤쳐나왔지요. 형편이더 좋아질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지요. 더 나아지리라는 믿음을 간진하고 있었으니까요."

"꿈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건강한 사고방식이죠."
by kinolife 2006. 11. 23. 00:43
"세상에서 제일 바쁜 이들은 전업주부인 모양이다. 애 낳고 살림하는 내 친구들은 24시간 바쁘다고 아우성이다. 나는 그들이 부럽다. 평범하게 바쁜 그들의 삶이."
by kinolife 2006. 11. 23. 00:41
"나는 내가 대중과 세상에 속해 있음을 안다. 내가 재능이 있거나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대중 외에는 아무에게도 속해 있지 않은 까닭이다. 대중은 나의 유일한 가족이고 이상이며 내가 꿈꾸어온 유일한 가정이다."
by kinolife 2006. 11. 23. 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