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치워도 집이 안 꺠끗해져...라고 말하기엔 난 솔직히 청소를 너무 안 한다. 필시 내 몸 일부분엔 청소 불감증이라는 유전 인자가 있는 게 분명하다. 어떤 집에든 깨끗한 상태를 보면 우와...좋다 대단하다라고 느끼지만...우리 집을 그렇게 하는데는 영 소질이 없음을 바로 인정한다. 머 다행히 더러운 집에 대해서 그다지 클레임이 없는 신랑과 살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안되지만..돼지우리 같은 집에서 함께 뒹구는 아이는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언능 커서 집 좀 치워주렴..내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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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내가 밀린 설겆이에 청소를 하면서 틀어 놓은 비짜 현경과 영애 CD....신랑이랑 한창 연애 할때 신랑이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면서 학습 해 준 70~80년대 우리나라의 뛰어난 가요 음악들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현경과 영애는 조금 다른 면이 있었던 것 같다. 노래를 듣고서는 나중에 아이에게 들려줘야지 그 생각을 먼저 했으니까...상당히 연애에 독이 올라 있었던 때 인것 같기도 하다. 순진한 미래에 대한 상상이 난무했던 그때....당시에 꽤 비싸게 팔렸던 LP를 신랑 아는 분 집에서 아주 귀하게 구경하기도 했고 구매가가 50만원에서 100만원 선에 이르렀으니, 당시 월급 100만원도 못 받고 삽질하던 남편이나 겨우 백만원 받고 회사 다니던 나로서는 진짜 미치지 않고서야 몇달을 걸려도 살 수 없는 판이었으니 구경만으로도 감지 덕지..그땐 그 LP를 MP3로 립 떠서 다시 CD로 구운 그 귀한 시디로 아주 열심히 듣던 앨범이다. 그 당시엔 우리의 좋은 노래를 찾아서 열심히 듣고 당시의 가수들을 다시 찾아뵙고 하던 아저씨들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우리 커플이 가장 어린 축에 들었던 것 같다.) 현경과 영애의 박영애씨와 함께 식사를 같이 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린 것도 기억이 난다. 미대의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시던 단아한 아주머니는 어느 누가 봐도 음악 속에 담긴 목소리의 주인공과 바로 매치가 되는 그런 고운 분이었다. 몇몇가지 당시의 에피소드들을 들려주셨는데, 머 아는 지식이 별로 없다보니 지금 기억에 남는건 별로 없고, 김민기 씨랑과의 선후배 사이 이야기가 내용은 기억이 없고 언급이 된 것 정도만 스쳐 기억이 난다.

그런 그녀들의 노래 중에서 우리 신랑은 "애기나 하지" 그리고 나는 "그리워라"를 좋아하는데..그 중에서 "그리워라"는 지나간 시간은 다 그립다라고 하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를 아주 당연한 내용으로 풀어내는 정말 별 것 없어 보이는 노래다. 그러나...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잊어버리고 가끔 들을 때 마다..우리의 지난날들..그렇게 서로의 좋은 정보를 찾아서 같이 함께 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 진다는 면에서 음악적인 가치 보다 개인적인 가치가 조금 더 있다고 느껴지게 하는 곡이기도 하다. 지금은 이 판도 CD와 LP로 각각 복각되어 있고..우리들 사는 형편도 좋아져서 CD도 LP도 다 가지고 있지만, 그때 그 MP3를 듣던 때 만큼 열심히 듣진 않는것 같다. 그 노래를 들려주던 남편...듣고 마냥 좋던 나...그런 시절이 그리운 것이다. 가사 속에 나오는 "꽃잎에 새겨진 사랑의 이야기들"은 우리 경우엔 "LP, CD 판에 새겨진 사랑의 이야기들" 쯤으로 치환될 수 있겠지만...그렇게 세월이 변하듯 우리들의 관심사도 조금씩 변해 온 것 같다.

지나온 시절에 대한 회고나 추억이 없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마른 것일지는 이런 경우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일들을 가슴에 새겨야지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는 것도 이런 노래를 들을 때 슥 스쳐 드는 생각들이다. 지독히 하기 싫어하는 청소를 하다 발견한 CD에 그 CD를 들으면서 오래된 기억을 다시 끄집어 내고 기분이 좋았으니..집안이 깨끗해진다고 하는 물리적인 효과 외에도 청소는 왕왕 좋은 효과들을 남기는 것 같다.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코트에서 발견한 동전처럼..마치 공짜로 먼가 제대로 감동 맞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혹시 오래된 추억의 음반이 있으면 꺼내 보시라...아주 잠시 즐거운 타임머신에 동승할 수 있다. ㅋㅋ

- 그리워라 -
                      노랫말 지은이 : 이현경

햇빛 따스한 아침 숲 속 길을 걸어 가네
당신과 둘이 마주 걸었던 이 정든 사잇길을
보라빛 꽃잎 위에 당신 얼굴 웃고 있네
두 손 내밀어 만져 보려니 어느 새 사라 졌네
그리워라 우리의 지난날들
꽃잎에 새겨진 사랑의 이야기들
그리워라 우리의 지난날들
지금도 내 가슴엔 꽃비가 내리네

다정했던 어느 날 호숫가를 거닐었지
하늘거리는 바람 불어와 꽃비가 내렸지
흘러가는 물위에 아롱지는 두 그림자
우리 마음도 우리 사랑도 꽃잎 되어 흐르네
그리워라 우리의 지난날들
꽃잎에 새겨진 사랑의 이야기들
그리워라 우리의 지난날들
지금도 내 가슴엔 꽃비가 내리네


by kinolife 2008. 1. 24. 10:52
사랑을 노래하는 노래는 사랑을 노래하지 않는 노래보다 그 수가 작을까? 글쎄..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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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싸이월드 음악의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 근 2년 동안 매일 나오는 아다마 신곡(업계 용어로 이른바, 대박가수의 신곡이라는 의미) 중에서 '사랑'을 주제로 하지 않는 곡은 참 찾기가 쉽지 않았다. 노래 안의 가사는 차지하고라도 아예 제목에 사랑을 마구 인용해서 마치 이렇게 했는데도 안 살테냐라고 시위라도 하는 듯이 '사랑'을 들이대는 노래들이 넘쳐났다. 오죽 심하면 그게 극에 달한 날에는 '대한민국은 사랑 못해서 죽은 유전자들만이 떠 도는 나라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정말 흔하고 별 볼일 없는게 사랑인건가 라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이렇게 사랑이라는 단어에 시니컬 해지는 것도 어느 정도 홍수처럼 쏟아지는 양도 양이지만 그 얄팍한 상술 안에서 가수들이 자신의 입지를 위해서 이런 노래를 양산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의 환경 문제를 좌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 그걸 무시하고 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하면 보다 고급스럽게 혹은 색다르게 사랑을 노래 하거나 사랑을 노래하지 않는 걸 바랄 수 밖에....그렇게 사랑은 숨 죽은 나물처럼....식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내가 인생을 통털어서 가장 나에게 맞는 사랑노래라고 생각하는 노래가 하나 있다. 함중아의 "내게도 사랑이"....통속적인 가사에 처절한 자기비하에 마치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나는 사랑할 것이라고 외치는 듯한 음색은 나 같은 태생적으로 사랑에겐 루저라고 생각하는 족속들들에겐 슬프지만 위로가 되는 곡이었다. 언젠가 내 나이 50이 넘게 되고, 우리 신랑과 함께 살 붙이고 말 섞으면서 산지 20년 30년이 되고 아줌마 아저씨를 넘어서 할머니가 되면 쭈글쭈글 해진 그 손을 잡고 불러주고 싶은 노래... 간혹 다른 남정네의 지갑 속의 화려한 명함이나 돈...미끈한 외모에 확 했을지도 모르겠지만...그런 나 조차도 당신을 사랑했음을 말해야 한다면 이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 가사도 별게 없어서 치매 직전이라도 외우기도 좋다.

"1.긴 세월 흘러서 가고 그 시절 생각이 나면 못잊어 그리워지면 내 마음 서글퍼지네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반복)
2.시간이 흘러서 가면 아픔은 잊어진다고 남들은 말을 하지만 그 말을 믿을 수 없어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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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래의 색깔을 아주 잘 표현해서 음악까지 차용한 영화가 하나 있는데..역시 내가 아주 좋아라 하는 영환데 역시 루저 스럽게 흥행은 쫄딱 망한 영화였다. 영화 개봉 당시에 영화 쪽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기자 시사회며, 배우들이 회견 하는 곳까지 다 구경했었는데, 당시 주연을 맡은 송윤아의 단아했던 모습이며 똑똑해 보이던 인상이 기억에 스쳐 남는다. 물론 본인은 흥행에 실패 할 것으로 보아 홀대하는 홍보사 관계자들이나 언론의 무관심에도 살짝 섭섭해 하면서도 영화를 하는 일에는 좋아라 하는...일면 인간적인 모습들이 좋았고, 마치 방금이라도 넝마를 어깨에 매고 나가도 좋을 정도의 범상치 않은 심광진 감독의 순수함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지기도 했었다. <불후의 명작>... 물론 영화는 보기 좋게 망했고,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런 찌질한 사랑을 좋아하지 않는다. 가슴이 콩닥 콩닥 뛰기 전에 벌써 머리 속에선 계산기가 돌아가는 세상이다. 그런 사랑은 얄팍한 제작자와 뇌가 있어도 쓸 수 없거나 이 제작환경을 이겨낼 수 없는 그저 그런 앵무새 재능의 가수들에겐 버거운 현실이다. 그들조차도 그런 사랑을 할 수 밖에 없을 테니...그런 노래밖에 부를 수 없겠다 싶다.

가끔 노래방에 가게 되면 거의 책장을 만지작 거리다가 이내 내려놓고 박수치고 술만 먹는 나지만..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고 꼭 한 곡 해야 된다면 지루한 반복이 이어지는 이 노래를 아주 가끔 부른다. 어릴 때는 다른 노래들(이소라, 이수영 등)을 부르기도 했지만....20대 후반 부터는 거의 그러질 않았던 것 같다.  노래를 부르면서 흥이 나는 세상도 아니고....노래 부르는 노동이 사람에 따라서는 어찌나 중노동인지 모른다...

나의 18번 노래..."내게도 사랑이" 내게 있어서는 사랑에 관한 최고의 찬가다. 이만한 진솔함..찾기 힘들다. 죽기 전에 부산 어딘가에서 여전히 노래를 하고 있다는 함중아의 살아있는 목소리로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을까? 음...아마 그런 날을 만난다면 죽기 전에 남을 기억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by kinolife 2007. 12. 2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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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3. 울림 엔터테인먼트, CJ 뮤직

원래 1집 부터의 에픽하이는 잘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이 젊은이들이 좋아하고 매출이 꽤 나오는 메가톤급 신보라는 거 정도만 알고 있었다. 특히 이번 4집의 음반 이전에 대한 음악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으니 일단 그 전의 음악에 대해선 Pass, 이번 신보에 관해서만 짧게 적자면..방송활동(각종 쇼프로 줄연 포함)을 통해 연예인 활동에 열심이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음악에 대한 욕심과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음반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작업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한 2장의 Full 팩키지 구성에(한장은 자신들의 음악적 실험을, 또 다른 한장은 팬들을 위해...즉, 한 장은 하고 싶은 대로..또 다른 한장은 들리기 혹은 팔리기 쉽도록) 양적으로 풍성한 음악들을 담았다. 근래에 싱글(때론 디지털로) 그저 먹겠다는 심산으로 덤벼드는 싸구려 발라드에 비하면 이들의 행보는 지극히 자신만만..독야 청청으로까지 보이기도 한다.

Jacket은 검은색 바탕에 고급스러운 문양을 두고 자신들의 팀 이름을 붙이는 심플한 디자인을 보인다. 안을 열면,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시디 케이스 위에 형이상학적인 문양을 각각 다르게 프린트 해서 담고 있다. 역시 세련된 느낌이 강하다. 앨범의 타이틀 처럼..사람의 감정을 다시 정비한다는 의미의 글자가 꼿꼿한 형태로 담겨 있다. 역시 고루한 듯 하지만 깔끔한 이미지를 전해 준다.

감각적인 사운드..귀에 감귀는 음률이 담긴 가사는 이 음반 곳곳에 담긴 곡들에 고스란이 묻어나는데..이른바 일상적인 RAP, 한국식 흥얼거림의 결정판처럼 들렸다. 10대 취향의 가사들이 자극적으로 묻어 있지만 30대인 나아겐 작은기억들을 되살려 주기도 했다. 그건 그들의 가사가 꽤나 흥미 이었기 때문인데..가장 인기를 끌었던 "Love Love Love"의 가사에 담긴 사랑에 관한 갖가지 속성...사랑에 빠져서 고통스럽던 좋아 죽겠던..감정들 항상 그 감정은 사랑에 빠진 사람의 전유물이며, 타인의 눈을 의식할 의지조차(때론 필요가 있는지..하는 생각도 들지만..) 무색해지는 것이고...노래 속에 사랑에 빠진 사람에 대한 행동들이나 상황 역시도 굉장히 사실적이다. 그 이면에는 현재 한국의 사회상과도 잘 맞물려 있기 때문인데, 그래서 든는 이들에게는 무척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아무런 의식 없이 듣다가 문득..나에게 사랑이 저만큼 오버랩 되었던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에 다다르자..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행위 이면에는 일종의 추억 흝기 같은 생경한 반사적 행동이 따라오고 있었다. 진정한 유행가의 면모가 이런 점이라고 생각 되는데..참으로 오래간만에 느껴본 거여서 개인적으로는 신기하기 까지 했다. 대한민국의 많은 사랑에 빠진 자, 사랑을 잃은자.. 시랑을 쉬고 있는 자 모두가 자신의 개인적은 역사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면서 흥얼거릴 것이다. 흥얼거림보다 시처럼 다시 자세히 읽어본다. 러브러브럽.....

- Love Love Love -

밤 열두시 술 취해 지친 목소리
새벽 두시 차갑게 꺼진 전화기

아무도 내 맘을 모르죠 I can`t stop love love love
아파도 계속 반복하죠 I can`t stop love love love

있나요 사랑해본 적 영화처럼 첫 눈에 반해본 적
전화기를 붙들고 밤새본 적 세상에 자랑해본 적
쏟아지는 비 속에서 기다려본 적
그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본 적 몰래 지켜본 적
미쳐본 적 다 보면서도 못본 척

있겠죠 사랑해본 적 기념일때문에 가난해본 적
잘하고도 미안해 말해본 적 연애편지로 날 새본적
가족과의 약속을 미뤄본적 아프지말라 신께빌어본 적
친굴 피해본 적 잃어본 적 가는 뒷모습 지켜본 적

미친 듯 사랑했는데 왜 정말 난 잘해줬는데 왜
모든 걸 다 줬었는데 you got me going crazy
죽도록 사랑했는데 왜 내 몸과 맘을 다 줬는데
모든 걸 잃어버렸는데 어떻게

아무도 내 맘을 모르죠 (nobody know)
I can`t stop (don`t stop) love love love
아파도 계속 반복하죠 (oh here we go)
I can`t stop (don`t stop) love love love

있나요 이별해본 적 빗물에 화장을 지워내본 적
긴 생머릴 잘라내본 적 끊은 담배를 쥐어본 적
혹시라도 마주칠까 자릴 피해본 적
보내지도 못할 편지 적어본 적
술에 만취되서 전화 걸어본적 여보세요 입이얼어본적

있겠죠 이별해본 적 사랑했던 만큼 미워해본 적
읽지도 못한 편지 찢어본 적
잊지도 못할 전화번호 지워본 적
기념일을 혼자 챙겨본 적 사진들을 다 불태워본 적이
세상의 모든 이별 노래가 당신 얘길꺼라 생각해본 적

미친 듯 사랑했는데 왜 정말 난 잘해줬는데 왜
모든 걸 다 줬었는데 you got me going crazy
죽도록 사랑했는데 왜 내 몸과 맘을 다 줬는데
모든 걸 잃어버렸는데 어떻게

아무도 내 맘을 모르죠 (nobody know)
I can`t stop (don`t stop) love love love
아파도 계속 반복하죠 (oh here we go)
I can`t stop (don`t stop) love love love

I LOVE YOU

바보처럼 울고 또 술에 취하고 친구를 붙잡고
그 사람을 욕하고 시간이 지나고 또 술에 취하고
전화기를 붙잡고 say love

아무도 내 맘을 모르죠 (nobody know)
I can`t stop (don`t stop) love love love
아파도 계속 반복하죠 (oh here we go)
I can`t stop (don`t stop) love love love

아무도 내 맘을 모르죠 사실은 당신만 모르죠
아파도 계속 반복하죠 이러다 언젠가 다시 마주치겠죠
by kinolife 2007. 4. 2.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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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어반 스테레오....
홍대의 즐겨가던 Bar에서 나오던 세련된 음색에...가사가 흘러 나오기 전까지..일본밴드인가?라는 생각을 했었던 음악. 그 만큼 당시 듣던 우리 노래와는 다른(물론 클래지콰이와도 다른) 음색에...본 밴드에 대해서 전혀 정보가 없던 즈음엔 그러한 추측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 이후엔 집에 사두고 듣지 않았던 인스턴트 로맨틱 플로어와 연관된 이지린의 프로젝트 그룹인걸 알게 되었고..상큼한 음악만큼 상큼한 음반 자켓은 사서 들으세요 !! 라고  말하는 자신만만한 도발 같았다.
현재의 우리 음악계가 디지털 시장에 대한 추파로 자긍심을 잃어가고 있는 이 때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활동은 지극히 루키 같지만, 루키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지난 2.5집에 삽입된 곡 "지랄"의  기대하지 않았던 성공을 만들어내는데 기여했다고 자타 우기고 있는 내가 느끼는 감정은 조금은 특별하다.)

컨셉이 일정한 음악과 그 음악을 받쳐주는 자켓은 이들의 행보가 날림공사, 짧게 매출 올리기 등으로 일관된 음악 시장의 풍토와는 별개로 움직인다는 점이 매력적이고, 그들만의 스타일을 꾸준히 발전 시켜 나간다는 점에서 인디가 아닌 인디, 오버가 아닌 오버로서의 자기 성장점을 꾸준히 키워가면서 방송활동이나 뮤직비디오 남발이 아니라, 조용한 음반 발매...끊이지 않는 소규모 라이브 공연을 통해서 활동의 영역을 이어가고 꾸준히 지켜 간다는 것은 단순한 매력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나근나근한 일로크로니카...한국식 흥얼거림이 보여주는 신선함이 조용히 음악팬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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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들으니까 중독된다, 혹은 너무 들어서 물린다 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음악은 그야말로 현재의 디지털 환경 속에 아주 잘 매칭되는 음악색을 가지고 있다. 부담없는 사운드..반복되면서 중독되는 것 같은 느낌..그리고 감각적인 가사까지 완벽한 상품으로 무장된 이들의 음악은 일정 부분 까페 음악으로서의 소품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이 있지만, 시대가 변하고 음악을 든는 젊은이들의 귀가 변한 시점을 정확히 파악한 음악 세게라고 감히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언제나 피곤하고 쉼없이 졸리는 현대인들에게 새련되면서도 반복되고 낯설지만 피곤하지 않는 그들의 음악은 어찌보면 음악을 듣고  망각의 세계를 꿈꾸는 이들에게 마약 같은 피난처 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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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2. 9. 16:35
제 3세계의 음악을 대표하는 것이 아르헨티나의 탱고나 포르투갈의 파두가 전부가 아님을 알기 위해서 궂이 전 세계를 보기 위한 여행가방을 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인터넷 클릭 하나로 전세계의 가수와 노래들을 모두를 만나 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도 제 3세계 음악의 영역을 너무 한정해서 보는 함정에 빠지는 것 일 수도 있다. 제 3이라는 숫자가 가지고 있는 광활한 의미는 권력자 1에 대한 반항과 저항의 의미로서의 2, 그리고 그 격렬한 싸움 가운데서 새롭게 피어나는 가능성으로서의 3이다. 그래서 제 3의 것, 제 3세계의 음악은 언제나 낯설다는 느낌과 새롭다는 느낌이 지닌 독특함 힘을 함께 지니고 있다.
국토의 한 면을 아시아와 다른 한 면을 유럽과 접하고 있는 터키, 그래서 유라시아의 복합적인 문화의 대명사이기도 한 땅. 터키, 그 곳에는 터키를 대표하는 제 3세계 가수로서 인기 절정을 구가하는 뮤지션인 세젠 아쿠스(Sezen Aksu)가 있다.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 확 터진 음성은 그 안에 담긴 성량의 무게 만큼이나 상상 이상의 청량감을 전해 주는데 마치 무람을 타 놓은 듯한 터키의 바닷 색깔 같은 그녀의 음색은 터키의 진한 바다 색깔과 함꼐 사막의 간절함을 기억하게 하는 목소리이다. 마치 ‘먼 곳을 향해 이 몸둥이 하나만 들고 떠나니…… 그대 함께 하려 할 때 이미 그대 옆에 있음이오’ "와 같은 어디에나 있음직한 싯구같이 방랑자에게 더 없이 든든한 천군만마같은 믿음직스러움을 전해주는 목소리다.

1954년 터키의 서쪽 해안 도시에서 태어난 세젠 아쿠스는 1979년 터키의 영화에 캐스팅 되면서 연예활동을 시작했다. 출연한 영화의 영화음악을 직접 부르게 되면서 가수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주제곡의 폭발적인 인기로 가수로서의 순탄한 활동을 시작한다. 현재까지 열 장이 넘는 앨범을 냈을 정도의 중견 가수에 속하는 그녀의 매력이 빛을 발하는 것은 허스키한 목소리에 담긴 ‘보이스 칼라’만은 아니다. 자신이 직접 노래를 만들고 노랫말을 붙이는 재능은 진정한 뮤지션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으며, 터키 국내에서 반짝 인기를 끈 슈퍼스타만은 아님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이번에 시완 레코드를 통해 국내에 소개되는 본작 [Dus Bahceleri: 꿈의 정원]는 1996년에 발표된 그녀의 열두 번째 앨범으로 에밀쿠스트리차의 영화 <언더 그라운드 Underground>에서 어렵게 들을 수 있는 “탱고(O Sensin)”에서 보여줬던 활기찬 그녀의 열정이 곳곳에 숨겨져 있는 색다른 음반이다.

첫 곡, “Seni Yerler”에서 선보이는 터키식 펑키 음은 황야의 바람처럼 잠자고 있던 마음의 귀를 깨우고, 세번 째 트렉에 위치한 “Bile Bile(함께 함께)”는 그렇게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준다. 국내 FM 라디오의 애청곡이기도 한 이 곡은 국내 음악 팬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일 만한 노래다. 형제의 나라인 우리에게도 낯설게만 들리던 세젠 아쿠스의 노래들은 트렉을 넘어가면서 아주 쉽게 듣는 이들의 마음에 동질감을 만들어간다. 이어 여섯번 째에 자리하고 있는 “고독의 심포니(Yalnizlik Senfonisi)”에서는 절정의 감정을 쏟아낸다. 조용한 피리 소리로 시작되는 전주는 숙연함을, 터져 나오듯 쏟아져 나오는 그녀의 폭발적인 목소리는 감정의 절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목소리의 절규 속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총 11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지난 월드컵 이후 어느 정도 관심이 고조된 터키에 대한 문화의 동경에 적지 않은 해갈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앨범다. 낯선 도시에서 전해져 온 세젠 아쿠스의 우수 어린 목소리는 시간의 절대적 정지 속에서 같은 제 3세계에 속한 우리들에게 ‘터키 팝의 진수’라는 깊은 감성을 남긴다.
by kinolife 2006. 11. 21. 00:23
버드케이지 The Birdcage

감독 : 마이크 니콜스 Mike Nichols
주연 : 로빈 윌리암스 Robin Williams
        진 해크만 Gene Hackman
        나단 레인 Nathan Lane
음악 : 마크 머더스부르흐 Mark Mothersbaugh
        조나단 튜닉 Jonathan Tunick 외
1996년 Edel America Records 국내 발매

한동안 색다른 애정을 가지고 들러 보았던 '영화 속의 클럽', 그 마지막으로 들릴 곳은 이제까지 들렸던 곳과는 또 다른 조금은 독특한 곳입니다. 그건 그 동안 찾아가보았던 그 곳의 화려한 불빛, 댄서, 술과 함께 '게이가족'이라는 또 다른 단어가 들어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의 클럽, 그 중에서도 '게이바', 혹은 '게이클럽'이라는 곳을 영화 속에서 한번 찾아보도록 하죠. 오늘의 클럽, 호스트들은 로빈 윌리암스와 나단 레인이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커플입니다. 이 게이커플이 운영하는 게이바를 찾아,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영화 <버드케이지> 속의 클럽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도록 하지요.

영화 <버드케이지>의 제목 '버드케이지'는 로빈 윌리암스가 운영하고 나단 레인이 춤추는 게이바의 이름입니다. '버드케이지'라는 단어가 '새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약간의 흥미를 불러 일으킵니다. '게이바'라는 공간이 일부 특수한 부류의 사람들(게이)의 공간이라고 전제한다면, 그리고 그들의 존재가 일반의 사람들과는 다른 형태를 띄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유리된 계층이라면 스스로 문을 부수거나 타인이 문을 열어주지 않고서는 빠져 나올 수 없는 곳에 있다고 생각이 미치면 말입니다. '새장'과 '게이바'의 그 적절한 매치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더군다나 겉으로 공개될 수 없는 사람들이라면 '새장'이라는 함의와 우리들이 흔히 느끼고 있는 '게이'들의 정서와 잘 매치되는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의 시작부터 화려한 조명과 환호 소리 속에서 독특한 의상의 댄서들의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드는 장면에서 영화를 시작이 됩니다.

그리고 자신들 끼리는 즐거운 이 공간에 한명이 등장하면서 무언가 모를 균형이 꺠어지지요. 아들의 결혼, 그리고 사돈이 될 사람은 보수주의적인 성향의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단란한 게이 패밀리에 혼동이 일게 합니다. 남자 엄마를 소개해야 하는지… 20년 동안 만나지 않았던 친 엄마를 급조(?)해야 하는지 어린 아들과 게이 부부는 보이지 않는 실랑이와 의견차이로 인해 일대 소동이 벌어지지요. 약간을 편법을 동원, 남자 엄마는 삼촌으로 둔갑하고, 게이 취향의 화려한 집안 분위기는 그리스 문화대사관 집처럼 품위있고 적막하기까지 한 공간으로 둔갑합니다. 그리고 클럽 '버드케이지'의 쇼는 이 사건 때문에 잠시 휴지기에 들어가지요. 하지만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했던가요? 여자보다 더 여성스러운 게이 엄마는 고지식한 사돈에게도 고상하게(?) 어필하고 이들이 한 가족이 되는데 문제될 건 없음을 자연스럽게 알게 합니다.

아주 특이한 클럽, 그리고 그 클럽보다 더 특이한 삶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게이 패밀리'의 새로운 둥지 찾기는 이렇게 소란스럽고도 번잡하지만, 어떻게든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틀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우리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에 대한 반문을 던지는 듯 당당하고 유쾌해 보입니다. 우린 여자보다 남자를 더 좋아하고 밤새 이상해 보일수도 있는 춤을 추고 노래하지만 그것이 뭐 어떠냐고 말이죠. 그리고 사실 로빈 윌리암스와 나단 레인은 그런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쓸 커플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더군다나 클럽 '버드케이지'는 장사도 잘되니 이들에게 걱정꺼리는 없었지요. 아들이 결혼 소식을 들고 오기 전에는 말이죠. 하지만 이 소식도 사돈을 위기에서 구하는 변장 헤프닝으로 잘 마무리되죠.

이렇게 위기에 처한 사돈을 구해 내던 클럽 뉴저지의 어느 게이바 '버드케이지'는 그들만의 공간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그들만의 기쁨을 선사하며 운영되고 있겠지요. 그리고 이 영화 속의 클럽에서 들어볼 수 있는 노래는 - The Goldman Girls가 불러주는 노래 "We Are Family" 입니다. 영화 초입 '버드케이지'를 소개할 때와 마지막에 사돈과 버드케이지의 호스트들, 그리고 그들의 아들 부부가 기자들을 피해 유유히 버드케이지를 떠날 때 보여주는 쇼에서 들을 수 있는 노래였지요. 노래 제목도 이들의 영화 속 이야기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아니, 그들은 가족이라는 말 말이죠. 독특한 클럽의 경험을 기억하게 하는 3분 52초가 되시길 빕니다.

-수록곡 리스트-

1. We Are Family - The Goldman Girls
2. William Tell Overture
3. She Works Hard For The Money - Donna Summer
4. Can That Boy Fox Trot - Nathan Lane
5. Mi Gaujira - Cachao
6. Little Dream - Nathan Lane
7. No Pain For Cakes - The Lounge Lizards
8. Love Is In The Air - Christine Baranski/ Robin Williams
9. I Could Have Danced All Night - Hank Azaria/Gene Hackman/Nathan ane/Dianne Wiest/Robin Williams)
10. We Are Family (Reprise) - The Goldman Girls
11. Family Salsa
12. Conga - Gloria Estefan & Miami Sound Machine
by kinolife 2006. 10. 6. 23:21
쇼걸 Showgirls

감독 : 폴 버호벤 Paul Verhoeven  
주연 : 엘리자베스 버클리 Elizabeth Berkley
        카일 멕라클렌 Kyle MacLachlan
        지나 거손 Gina Gershon
음악 : 데이비드 스튜어트 David A. Stewart
1996년 국내 발매

한동안 아주 길게 쉬었다가 다시 '영화 속의 클럽'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혹시 그 동안 들리던 그 곳에 대한 기억이 희미하다면 다시 한번 그 흔들리는 사이키의 불빛을 다시 기억해 보도록 하지요. <폴 몬티> 속의 여성 나이트바, <스트립티즈> 속의 스트립쇼, <플래쉬 댄스> 속의 역동적인 댄스, <펄프 픽션> 속의 타란티노식 코믹 댄스에 이어 오늘은 폴 버호벤이 만들어낸 가공할 만한 춤의 세계로, 영화 <쇼걸> 속의 댄스홀로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화려한 쇼무대에서 춤을 추는 최고의 댄서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라스베가스로 향한 노미 멀론(엘리자베스 버클리)이라는 한 아가씨의 라스베가스 체험기쯤으로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운이 좋은 이 아가씨는 의외의 장소에서 자신을 쇼걸로 만들어 줄 크리스탈(지나 거손)과 한 남자, 잭(카일 멕라클렌)을 만나게 되고, 그녀는 넘치는 노력과 아주 중대한 불법행위를 거쳐 그녀가 그토록 꿈꾸는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라스베가스 최고의 스타, 헐리우드의 스타보다 더한 화려함과 명성이 함께 하는 그 곳에 선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기 이전에 위력적인 한 사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해 줍니다. 진정한 화려함의 승리(?) 라고 할까요? 아님 수단을 가리지 않고 조금 비겁하고 얹은 너무 큰 영광쯤으로 생각해도 좋을 듯 싶습니다.

크리스탈을 뒤로 제치고 화려한 무대에 선 노미, 하지만 그녀가 정말 꿈꾸던 것은 사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는 걸 알게 되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지요. 바로 그곳, 그 꼭대기가 전해주는 의미란 곧 내려갈테니 준비를 해야한다는 조급함이 항상 존재하는 외로운 자리였음을 알게 됩니다. 영화는 이 간단한 이야기를 상당히 쇼킹한 장면들로 채워 많은 영화적인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라스베가스, 그 화려한 곳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옷, 사람들, 차 그리고 번쩍이는 네온 간판들은 이 곳에서는 시간이 정지되어 반복되어 간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 바로 그 곳은 '그 곳에 있는 사람들'보다는 '그 곳 자체'가 더 의미 있는 곳임을 충분히 느끼게 합니다. 노미도 아마 그걸 알게 된 거겠지요.

폴 버호벤이 보여주는 화려한 영화장면은 그만의 화려한 공간임에는 확실하죠. 적어도 눈이 휘둥그래졌던 건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이때까지 보여주었던 그의 영화속의 놀라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 전의 영화와 비교했을 때 허전함을 느끼는 건 왜일까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 곳이 라스베가스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언뜻 스치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노미를 역을 맡았던 엘리자베스의 모습도 모습이었지만, 사실, 크리스탈 역을 맡았던 지나 거손의 매력은 이 영화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지나 거손은 여러분들이 보았던 영화 <바운드>에서 중성미 가득한 매력을 보여준 그 배우이기도 했지요.)

크고 화려한 무대, 밝고 번쩍이는 볼거리, 라스베가스의 밤은 깊어가고 오늘도 그 곳의 환락은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겠지요. 화려한 댄스곡으로 포진한 사운드트랙에서 시원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곡을 찾아 그 곳의 환락을 연상해보고자 합니다. 사운드트랙에는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에 인기 있었던 몇몇의 가수들의 이름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중성미 넘치는 여성보컬의 힘이 느껴지는 노래, 사운드트랙 7번에 위치한 노 다웃(No Doubt)의 "You Can Do It"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화려한 그 곳에 있었던 앙칼진 요정 노미를 생각하면서 그 곳을 떠올려 보는 4분 14초가 되었음 합니다.  

-수록곡-

1. Animal - Prich
2. I'm Afraid Of Americans - David Bowie
3. Kissing The Sun - The Young Gods
4. New Skin - Siouxie G The Banshees
5. Wasted Time - My Life With Thrill Hill Hult
6. Emergency's About To End - Possum Dixon
7. You Can Do It - No Doubt
8. Purely Sexuel - Xavier
9. Hollywood Babylon - Killing Joke
10. Beast Inside - Freahs fo Desire
11. Helen's Face - Scylla
12. Somebody New - My Life with the Thrill Kill Kultl
13. Goodness - David A. Stewart
14. Walk Into the Wind - Anderw Carver
by kinolife 2006. 10. 6. 23:20

펄프픽션 Pulp Fiction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주연 : 브루스 윌리스 Bruce Willis
        존 트라볼타 John Travolta
        우마 써먼 Uma Thurman
         사무엘 L 잭슨 Samuel L. Jackson
음악 :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1994년 MCA Records 국내발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의 영화음악계는 오리지널 스코어를 담은 사운드트랙 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담긴 컴플레이션 음반들이 많이 발매되어 인기를 얻었었습니다. 그 수만큼이나 종류도 다양했었는데요. 그런 컴플레이션 음반들의 앨범 중에 눈에 띄는 이름 하나를 찾을 수 있는데, 그는 영화감독인 쿠엔틴 타란티노였습니다. 그는 90년대 미국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감독이기도 하지만, 영화음악에서 이야기하자면 자신의 영화의 음악을 자신의 색깔대로 짜집기 하는 독특한 사람이기도 했었습니다. 그건 바로 사운드트랙에서 자신의 애창곡들을 들려주고 그 사이 사이에 영화 속 배우들의 대사들을 삽입하는 형식이었지요.

'깐느 입성'이라는 화두와 함께 우리에게 소개된 영화 <펄프 픽션>의 음악 역시 그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독특한 사운드트랙이었습니다. '영화 속의 클럽'에서 나오는 음악을 감상하는 네 번째 시간에는 그의 영화공간 속의 클럽으로 들어가 보기로 하겠습니다. 오늘 음악과 함께 찾아가 볼 영화의 장면은 너무나 유명한 장면이라 설명을 한다거나 소개를 한다는 것이 무색하기까지 합니다. 이 장면은 영화 속에서 존 트라볼타(빈센트)와 우마 써만(미아)이 그들만의 색깔이 담긴 디스코를 추는 장면인데요. 마릴린 먼로나 엘비스 프레슬리의 커다란 구조물이 완벽한 미국색을 자랑하는 이 클럽은 이들의 춤으로 인해 더 색다른 영화속 공간으로 탈바꿈 합니다.

자! 손가락을 벌리고 얼굴 가까이에 댑니다. 머리를 흔들어 대는 이들의 춤사위를 돋보이게 하는 음악은 바로 척 배리(Chuck Berry)의 곡이었지요. 타란티노는 "자신의 영화에 자신이 좋아해 왔던 가수의 노래를 담는 게 무척 행복하다"고 피력한 적이 있었습니다. 영화가 자신의 이야기이듯, 자신의 영화 속의 음악 역시 자신의 것이라는 생각, 여러모로 타란티노 답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영화 속의 음악들은 또 다른 그의 목소리처럼 들립니다.

물론 이 영화 속의 클럽 역시도 마약과 술,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관계가 어우러진 진정한 환락의 공간이었던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타란티노의 색깔 때문인지 이 공간은 타락을 연상하기 이전에 새로운, 아니 잊혀졌던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가능하게 한 공간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리고 코믹하게 느껴져 더욱 잊혀지지 않게 하지요.

<토요일 밤의 열기>이후로 다시 춤으로 제기한 존 트라볼타의 몸은 예전과 다르지만 춤은 예전과 비교해 전혀 빠질게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건 아마 타란티노에게 있어 기억에 남았던 음악을 새롭게 느끼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전의 스타를 현재의 스타로 다시 가공하는 그의 힘을 느끼게 했었지요. 한마디로 '내가 좋아하는 거 이야기 했더니 남들도 좋아하더라고....' 이런 생각을 하게끔 하는 거지요.

검은 바지, 흰 셔츠의 우마 써먼과 진한 슈트 한 벌의 존 트라볼타가 보여주는 댄스의 현장으로 다시 가서 '타란티노식 환락'을 경험하는 독특한 3분 11초가 되시길 빕니다. 아! 사운드 트렉 에서는 넘버 9번에 자리잡고 있는 곡이군요.  

-수록곡 리스트-
1. Pumpkin And Honey Bunny - (dialogue) / Miserlou - Dick Dale & His Deltones
2. Royale With Cheese - (dialogue)
3. Jungle Boogie - Kool & The Gang
4. Let's Stay Together - Al Green
5. Bustin' Surfboards - The Tornadoes
6. Lonesome Town - Ricky Nelson
7. Son Of A Preacher Man - Dusty Springfield
8. Zed's Dead, Baby - (dialogue) / Bullwinkle Part II - The Centurians
9. Jack Rabbit Slim's Twist Contest - (dialogue) / You Never Can Tell - Chuck Berry
10. Girl, You'll Be A Woman Soon - Urge Overkill
11. If Love Is A Red Dress (Hang Me In Rags) - Maria McKee
12. Bring Out The Gimp - (dialogue) / Comanche - The Revels
13. Flowers On The Wall - The Statler Brothers
14. Personality Goes A Long Way - (dialogue)
15. Surf Rider - The Lively Ones
16. Ezekiel 25:17 - (dialogue)

by kinolife 2006. 10. 6. 23:18

플래쉬 댄스 Flash Dance

감독: 에드리안 라인 Adrian Lyne
주연 : 제니퍼 빌즈 Jennifer Beals
        마이클 누리 Michael Nouri
음악 : 데니스 멧코스키 Dennis Matkosky
        조르지오 모로더 Giorgio Moroder
        마이클 샘벨로 Michael Sembello

1992년 3월 11일 Hanyang Records(한양 레코드) 국내 발매  

80년대 영화계를 설명할 수 있는 몇명의 이름들 중에서 제니퍼 빌즈를 빼 놓는다면 조금은 서운함을 느끼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그건 아마 단 한편의 영화로 화려하게, 아니 조금은 시끄럽게 영화계를 노크한 이 여배우는 80년대가 지나가면서 이제 뭘 하면서 지내는지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히 지내왔으니까요. 즉 80년대는 그녀의 데뷔와 전성기 그리고 그 끝까지 같이 있었으니까요.

바로 그 영화 제니퍼 빌즈를 스타로 만들어 주었던 영화 <플래쉬 댄스>가 이번 주 '영화속의 클럽'에서 만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칙, 칙.... 철공소에서 철을 다루는 한 여성이 커다란 가방을 들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발걸음이 멈춘 곳인 텅빈 건물에서는 그녀가 철공소에서와는 조금은 다른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춤을 추면서 흘리는 땀, 아주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그녀의 춤은 너무나 건강해 보여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요.  땀방울, 거친 숨소리 등은 그녀의 삶의 더욱 활기차게 보이게 하는 것들이구요. 아마 진정한 열정이란 이렇게 자신의 삶에 애정이 넘칠때 정말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합니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에 진짜 열중하는 모습 말이죠.

어느새 십 여년이 지나서 그녀의 춤을 다시 생각해 보면 요즘 유행하는 춤들과 어떻게 다를까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요즘 젊은이들에세 있으서 춤이란 곧 생활인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죠. 방안에서 하는 DDR까지 생각한다면, 춤의 인기는 문화의 작은 혁명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녀도 요즘 사람들도 그렇게 춤이란 참 매력적인 것인가 봅니다. 아니, 보는 사람들이 그렇게 좋은데 내용은 다르더라도 스스로 춤에 심취한 사람들이야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니퍼 빌즈의 이름과 함께 이야기되는 영화 <플래쉬 댄스>는 '댄스 영화'라는 성격상, 영화의 사운드트랙에서도 그 이름이 헛되지 않는 많은 춤곡들이 사운드트랙 곳곳에 포진해 있습니다. 더군다나 말 그대로 80년대의 향수를 만끽하게 하는 곡들이 말이죠. 아이린 카라(Irene Cara), 킴 칸스(Kim Carnes), 도나 써머 (Donna Summer)같은 여자 가수들은 80년대를 설명하는 가수들이니까요. 요즘 생각하면 참 촌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가볍지만 그들만의 매력이 녹아있던 그 시대를 기억하는데 이 영화에서의 음악은 무척 좋습니다.

자 그럼 80년대의 향수가 묻어나는 '영화속의 클럽' 속으로 들어가 보면, 많은 노동자들이 피로를 푸는 곳으로 보이는 술집이 하나 보입니다. 그리고 아주 활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우리의 주인공이 보이고요. 그리고 이때 흘러나오는 곡이자 사운드트랙 11번에 위치하고 있는 "Maniac"이 오늘 감상하실 곡입니다. 건강한 젊은 날과 그래서 보기 좋은 춤이 있는 기분 좋은 4분 04초가 되시길 빕니다. 80년대로의 시간여행이라 생각해도 좋은 시간일것도 같습니다.

-수록곡 리스트-

1. Flashdance...What A Feeling - Irene Cara
2. He's A Dream - Shandi
3. Love Theme From Flashdance - Helen St. John
4. Romeo - Donna Summer
5. Lady, Lady, Lady - Joe Esposito
6. Maniac - Michael Sembello
7. Imagination - Laura Branigan
8. Manhunt - Karen Kamon
9. Seduce Me Tonight - Cycle V
10. I'll Be Here Where The Heart Is - Kim Carnes
11. Maniac - Michael Sembello
12. Falshdance:What A Feeling - Irene Cara
by kinolife 2006. 10. 6. 23:17
스트립티즈 Striptease

감독 : 앤드류 버그만 Andrew Bergman
주연 : 데미 무어 Demi Moore
        버트 레이놀즈 Burt Reynolds
음악 : 하워드 쇼어 Howard Shore    
1996년 Emd / Capitol 국내 발매

지난주 테마로 듣는 O.S.T에서는 스트립에 열중인 아저씨들의 이야기에 이어 이번 주에는 스트립으로 생활하는 어느 여성의 이야기를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주에 만난 아저씨들과 비슷하게 오늘 만나게 될 이 여성 역시 생존을 위해 옷을 벗게 됩니다. 이 여자의 이름은 에린(데미 무어)입니다. 에린은 능력없고, 책임감마저 없는 남편을 만난 덕에 이혼 후에 자식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옷을 벗게 되지요. 참 운도 없는 여자입니다.

바로 영화 <스트립티즈>는 '꽤 괜찮은 여자인 에린이 불행과 생활고를 이기기 위해 스트립을 하면서 겪는 우여곡절을 이야기한다'는 아주 간단한 내용을 스크린에 옮겨 놓은 영화인데요. 일단 이야기가 간단한 만큼, 제목에서 주는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그림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느냐 하는 문제를 남겼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자신의 집에서 몸만들기를 위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약간의 성형수술까지 받았다는 데미 무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실 이 영화는 조금 비참할 정도로 '아닌' 영화였지요. 아마 그해 최악의 영화 1위에 당당히 랭크된 이력 또한 자연스럽게 기억이 나니까 말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데미 무어의 개인적인 취향을 스크린에 옮겨 놓은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민망한 것이 사실입니다. 데미 무어가 "모든 여성은 스트립을 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는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직접 자신의 몸을 매스컴에 노출시키는 과감한 개인적인 취향을 보여준 그녀의 실제 사생활을 생각한다면, 이 영화에서의 그녀가 새로울 이유는 없으니까 말이죠. 영화관의 스크린이라는 가상보다 신문 속의 데미 무어 이야기가 더 재미있으니 이를 어쩌나 싶습니다.

자, 그럼 영화 <스트립티즈> 속의 환락의 공간으로 시선을 옮겨 보겠습니다. 다리가 무척 길고 가슴이 엄청 큰 여자들이 자신의 순서에 맞추어 춤을 추는군요. 그리고는 웃도리에서부터 차츰 옷을 벗어던집니다. 말그대로 스트립이군요. 그녀들의 다리에 돈을 끼워 주는 남성들은 전체적으로 편한 마음으로 봐 주기 힘든 외모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욕망을 감추지 못하는 남성을 표본화라도 하는 것처럼 좀 뚱뚱한 사람도 많구요.(아 뚱뚱한 사람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스트립을 보는 사람과 하는 사람들의 일상이 별 무리 없이 전개되는 영화 <스트립티즈>는 말그대로 '영상으로 보는 스트립바 탐험' 그 자체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나 이야기는 너무 빤하고 더군다나 "난 스트립걸이 아니고 댄서야" 라고 말하는 지경에는 이 영화가 마치 코메디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옷을 벗어던지면서 지극히 진지해지려는 모습도 그렇거니와 생각보다 데미 무어의 몸에 관심인 남성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흥행이나 평가나 모두가 바닥을 헤메었던 영화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한마디로 보여 줄게 없다는, 아니 볼만한 게 없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데미 무어의 엉성한 연기를 혹평하거나 버트 레이놀즈의 기이한 연기를 보면서 속된 말로 마음 편하게 씹을 수 있지요. 사실 그런 영화들이 그렇게 흔한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에도 놓치기 싫은 하나의 미덕은 있습니다. 바로 사운드트랙이 그것인데요. 주로 여자 주인공의 직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하는 춤곡 중에 꽤 괜찮은 음악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이른바 <스트립티즈>식의 짜집기 댄스 버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80년대를 대표한다고 해도 무방한 몇몇의 가수들이 부르는 다 아는 노래들이 사운드트랙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죠. 블론디(Blondie), 빌리 오션(Billy Ocean), 빌리 아이돌(Billy Idol), 프린스(Prince), 유리스믹스(Eurythmics) 등이 그들의 이름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 중에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들이 들어 있는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사실, 영화의 완성도에 비한다면 감사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하워드 쇼어라는 이름이 더더욱 사운드트랙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합니다.

자! 엉터리 댄싱영화 속에 볼 수 있는 나른한 조명의 스트립바와 함께 데미 무어와 버트 레이놀즈의 기이한 만남을 기억하면서 한 곡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들의 만남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곡으로 사운드트랙 12번에 위치한 유리스믹스( Eurythmics)의 "Sweet Dreams"이 이번 주, 테마가 있는 O.S.T에서 만날 수 있는 곡입니다. 흔히 나이트 클럽이나 스트립바 장면에서 흔히 쓰이는 곡이기도 하며, 국내에 유리스믹스의 곡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이 곡을 들으시면서 조금한 나른하면서도 즐거운 4분 53초가 되시길 빕니다.  

-수록곡 리스트-

1. Gimme Some Lovin' - Spencer Davis Group
2. Get Outta My Dreams, Get Into My Car - Billy Ocean
3. Tide Is High, The - Blondie
4. Expressway To Your Heart - Soul Survivors
5. Green Onions - Booker T & The MG's
6. Love Child (Halaila) - Laladin
7. I Live For You - Chynna Phillips
8. You've Really Got A Hold On Me - Smokey Robinson & The Miracles
9. Mony Mony - Billy Idol
10. If I Was Your Girlfriend - Prince
11. I Hate Myself For Loving You - Joan Jett And The Blackhearts
12. SweetDreams (Are Made Of This) - Eurythmics
13. Return To Me - Dean Martin
by kinolife 2006. 10. 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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