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안주영 그림 : 황영진

출판사: 리젬
2011.11 초판 1쇄
가격: 12.000원


밥 말리..라는 이름은 너무나 유명하고 많이 듣다보니 익숙하다. 그러나 그 익숙함은 음악도 그의 인생도 그저 반복되어진 정보로 한정되어 많이 아는 것 처럼 과장 이해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이름 중 하나일것이다. 특히 내게는 더욱 그렇다.

청소년 용으로 발간된 리젬의 전기 시리즈 중 하나인 이 책은 읽기에는 쉬우나 내용이 흡인력이 없고 아! 라고 할만한 내용이 없어서 이 책이 그런건지 밥 말리의 인생이 그랬던 건지 잘 모를 정도로 무미건조했다.

사실 반복되어 나오는 밥 말리를 둘러싼 정치적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더욱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책의 소비 대상을 고려할 때 배경지식을 나열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 큰 딸아이가 읽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내용인데 막상 딸 아이는 밥 말리는 물론이거니와 전기에는 관심이 없으니 이 책을 소개했다가는 다른 전기도 마다할까 우려가 된다. 기회가 된다면 그의 음악이나 같이 한번 들어보아야 겠다.


밥 말리의 음악을 겉으로 알고 있는 것 만큼 그의 인생을 딱 그만큼만 알게 해 준 책이 아니었나..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지금의 나의 심리적인 상태로 보았을 때 딱 이 정도였기에 책장을 다 덮을 수 있었을것이라는 씁쓸함이 공존하는 책이다.


- 책 속의 글 -

"음악으로 혁명을 일으킬 수 없다. 그렇지만 사람들을 깨우치고 미래에 대해 듣게 할 수는 있다."



by kinolife 2015. 12. 18. 05:28



시리즈 : 비룡소 새싹 인물전 9

글: 한정기

그림 : 이홍기

출판사: 비룡소
2008.12 초판 1쇄
가격: 7.500원


큰 딸 아이가  초등학교를 들어가면서..읽기 중에서 제일 걸리는 부분이 사회역사 부분과 위인전..

창작동화는 3-4세때 부터 꾸준히 읽어와서 그 정도면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역사 부분이나 사회 쪽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골고루 독서로 익혀 주어야 한다는 데 뭐 마땅한 방법이 무엇일지 딱 떠오르지 않는 부분이었다.

그냥저냥 1학년을 보내고 2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조금씩, 주먹구구라도 해 보자 해서 일주일에 한번, 세계 위인들에 대한 공부를 해 보는 위인전 만들기를 해 보고 있다. 7살 때부터 꾸준히 써온 독서일기의 패턴은 조금 손이 덜 가는 부분으로 변경하고 대신에 지식탐구나, 인물 탐구 같은 부분으로 영역을 조금 변경 시켰다. 

글씨 쓰기를 싫어해서  읽어볼 수 있는 부분을 늘려주고, 사진이나 그림 등을 활용하는 방법을 채택 했더니..크게 거부감 없이 따라 해 준다. 뭐 물론 하다가 지루해 할지도 모르겠지만, 위인의 경우는 어느새 5번쨰 인물로 들어가는 데 번째 인물로 강감찬 장군을 선택했다.

인물을 정하고 나면, 해당 인물에 대한 도서들을 도서관에서 고르는데 글밥이 너무 많은 것은 비켜두고 그림책으로 되어 있는 위인전을 찾아서 먼저 읽히고 관련 정보들을 내가 정리해서 다시 보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강감찬의 경우는 국내에 출시된 책도 많은 편이 아니고 특히 집앞 도서관에는 단 3종류 밖에 없었다. 그 중 고른 것이 비룡소의 위인전..글밥도 초2에 적당하고 그림도 이야기 전개도 나쁘지 않았다. 나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30녀년 전으로 돌아간 듯 꽤 즐겁게 읽었다. 딸아이는 아직 읽지 못했지만, 도서관에서 강감찬에 관한 책들을 찾으면서 느낀건 위인전도 너무 만화책 위주로 발간된 책이 많구나...이야기나 사료 위주로 정리된 책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기회가 된다면 이 비룡소 시리즈의 위인들은 이 책을 가지고 다 훓어봐야 겠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 중에서는 서울대 쪽의 낙성대가 강감찬 장군이 태어날 떄 별이 떨어진 것으로 이름을 붙였다는 것은 흥미로웠다. 나중에라도 낙성대 쪽에 지나갈 일이 있으면 이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음..그 때까지 이 기억이 내 머리속에 남아 있어야겠지만.....



by kinolife 2013. 4. 16. 11:11

글: 문재인

출판사: 가교출판
2011.06 초판 1쇄
가격: 16.000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없었다면, 그에 대한 기억이 지금만큼 커지지도 혹은 그가 주목받는 인물이 되지도 못했다는 생각을 한다. 정치 밖에서 대통령 곁에서  행복했음 좋았을 그의 인생이 우리 역사 한가운데로 향하고 있는 요즘이다. 개인적으로 그의 인격이나 역사를 존중하고 꽤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온화해 보이면서도 격조가 있고 위엄마저 느껴지는 데가 있다. 올해의 그의 인생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산건 작년 여름이었지만, 잠시 책을 덮어 두었었는데..올해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을 뒤늦게 보고 바로 다 읽어버렸다. 책이 먼저일 수 있었지만, 어찌어찌 하다보니 TV 프로그램이 먼저가 됐다. 소박하고 인간적인 면이 많이 부각된 그의 프로그램은 꽤 그의 인지도를 높여주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책장도 더 잘 후루룩 넘어갔다.

- 책 속의 글 -
 
"어릴 적 가난의 기억은 살아가면서 그대로 인생의 교훈이 됐다. 더 이상 가난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혼자 잘 살고 싶지도 않았다.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받았던 도움처럼 나도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었다. 자라서 학생운동을 하게 된것도, 인권변호사가 된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굴곡이 많고 평탄치 않은 삶이었다. 돌아보면 신의 섭리 혹은 운명 같은 것이 지금의 자리로 이끌어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그 한가운데에 노무현 변호사와의 만남이 있었다. 그는 나보다 더 어렵게 자랐고 대학도 갈 수 없었다. 어려운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나보다 훨씬 뜨거웠고 돕는 것도 훨씬 치열했다. 그를 만나지 않았으면 적당히 안락하게 그리고 적당히 도우면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의 치열함이 나를 늘 각성시켰다.

그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by kinolife 2012. 2. 9. 15:53


글: 한대수

사진 : 한대수
출판사: 선
2011.11.07 초판 1쇄
가격: 20.000원

"박군 !! 책이 이제 2권 밖에 남지 않았어요..."

집에 놀러 오라는 큰곰 할아버지의 전화가 남편의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다. 우리 부부는 두 딸을 데리고 한선생님 집으로 향한다. 전철을 타고 가면 거진 1시간이 넘으니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꽤 자주 가는 편인데..무엇보다도 우리 집 두 딸(7,4세)과 양호(5세)가 함께 놀면서 커 가는 걸 보는 것이 우리 부부, 한선생님 모두에게 좋은 시간이라는 걸 느낀다. 이런 정기적인 만남이 꽤 오랜 시간으로 쌓이면서 한국의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큰 아티스트로서 어렵게 만났지만 점 점 더 미국식의 '나이를 넘어서는 친구' 이상의 교감과 인간적인 교류가 주는 든든함을 느낀다. 한선생님에게는 수 많은 팬과 지인 들 중 하나겠지만...우리 남편에게는 환갑잔치 해 드려야 하나...라는 걱정을 하는 삼촌과 같은 것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책을 받아 오는 차 안에서 절반 가까이 읽고 나머지는 시간이 나지 않아 묵혔다가 몇일 지나 바로 다 읽었다. 워낙 예술적인 감각이 있는 분이시니 책이며 사진이 어려운 컨텐츠가 아니고.. 책장도 술술 한선생님 표현에 따르면 단물처럼 잘 넘어간다.

일상적으로 보아오던 일상을 일기이자 넋두리이자 한탄처럼 써 내려간 이야기들은 아티스트로 살다가 근래 들어 아버지로 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한 남자의 변화의 과정과 굴곡이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근래 양호의 양육비 때문에 라고 하시면서 엄한 TV 프로그램에 나가서 고초를 겪은 이후 조금은 정제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편이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전혀 알 수 없는 한선생님의 개인사가 옥산나를 기점으로 나뉘어 지고 이후 다시 양호로 인해 나누어 지는 걸 보면 한선생님도 언젠가 닥쳐올 미래의 자기 삶의 마무리 이후를 정리해 나가는 느낌을 전해 주기도 한다.

한대수 선생님 집 소품 중 하나인 책 표지의 라이터는 실물이며, 딱 보는 순간 그의 문화 예술적인 감각을 바로 알게 해 준 물건이다. 한선생님이나 우리 부부나 공통점이 자질구레한 잡물건에 대해 의미를 담고 좋아한다는 것인데, 그의 가구 고르는 눈이나 그릇 고르는 눈은 남다르다. 언제나 집에 갈 때마다 조금씩 변하는 작은 물건들은 꽤 그 집과 그 집에 사는 사람에 어울린다. 저 변화 없는 싸인과 언제나 함께 써주는 Peace & Love  싸인이 우리집 책장의 책에도 씌어 있는데...그가 대뇌이고 반복하는 평화와 사랑을 위해 한 평생 살아온 날것의 인생이 얼마나 치열하고 남다른 것인지 이 책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사랑과 평화가 그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 저 두껑 열린 한대수는 그걸 얻기 위해 살았지만 지금 뚜껑이 열렸다. 그 이유는 너무 강한 그의 운명 안에 삶의 버거움이 담겨 있기 때문이겠지...일면 인간적으로 동감하는  부분과 아티스트로 동경하는 부분이 함게 공존한다. 언젠가 그 열린 뚜껑을 스르르 닫아야 하는 날이 오겠지만....존재=뚜껑 열린 상태였던 그의 인생 중 일부를 엿보기엔 나쁘지 않은 책이다. 이전의 자서전이 음악에 많이 천착해 있다면 이번 책은 역시 양호에 초점이 맞춰 있고, 병으로 인지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남편 한대수의 모습..보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마치 투쟁 같이 그려진다. 일상 속에서 가까이 봐 오면서도 몰랐던 부분을 다시 느끼고 음...하면서 책장을 덮는다. 그의 음악만 들었던 이들에겐 그 어떤 소설보다 소설같은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다.
by kinolife 2011. 12. 11. 05:45

글: 하정우
출판사: 문학동네
2011.05 초판
가격: 13.800원

하정우가 연기를 잘 한다는 걸 알고 얼마 되지 않아서 그림도 잘 그리는 다는 걸 알게 되었다. 조금 호기심이 생기기도 해서 올해 초에 있었던 삐에로 전시회를 찾아 먼 인사동까지 갔던 기억이 있다.물론 마지막날이었고, 현수막에 내가 간날까지였지만, 문제는 그 전시회는 하지 않았고..그걸 알려주어야 할 데스크의 여직원은 정말 안하무인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궁금했지만, 그의 전시회에 대해서는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고 있고 있었는데, 올해 도서전시회에서 문학동네 부스에서 그의 책을 집어 들었다. 아직 궁금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역시 그의 그림은 독특하다. 꽤 운도 좋고 괜찮은 남자구나! 뭐 그런 생각을 했다. 더운 여름날, 책장은 잘 넘어갔고, 그의 그림은 호기심 이상의 궁즘증과 즐거움을 주었다. 그러고 보니 그의 영화 중엔 안 본건 <두번 쨰 사랑>..이 작품도 좀 찾아서 보아야 겠다. 그의 이름과 겹쳐지지만, 그의 최고작은 <황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프로필도 바껴지길 바라면서....기분 좋게 책장을 덮었다.

- 책 속의 글 -

"무엇보다 내게 배우와 화가는 같은 뿌리에서 나온 다른 얼굴이다. 배우가 쌀로 밥을 짓는 일이라면 화가는 그 찌거기로 술을 담그는 일 같다고 설명하면 어떨까. 같은 재료로 만드
는 것이지만 그 방법에 따라 결과물은 전혀 다르게 나온다. 운동선수처럼 독하게 훈련하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로 영화를 찍는다. 그렇게 밥과 같은 연기가 만들어진다. 그러고 나면 몸과 마음에는 잔여물이 생긴다. 연기로는 해소되지 않는 무언가. 그것을 끄집어내어 그림을 그린다. 그러면 술과 같은 그림이 만들어진다. 그림이 나를 회복시키고 다시 연기에 정진하도록 고무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내게 연기란 넘치는 감정이 아니라 차가운 머리롤 하는 일이다. 연기란 감정의 몰입이 아니라 감정의 배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곧 어느 감정에 몰두하는 것보다 그 감정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줄 것이냐를 고민하는 것이 내 방식이다. 다양한 가능성을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그대로 재현하는 것, 그것은 엄격한 논리에 의해 이루어진다."

"배우는 지금의 감정 상태와 무관하게 카메라가 돌아가면 그 상황에 충실한감정을 표현해내야만 한다. 그래서 배우는 '감정 노동자'이다. 얼굴에 근육이 생기는 것처럼 마음에도 점점 근육이 생긴다."

"사실 '연기력'이라는 말은 우스운 단어 중 하나다. 이 말을 할 때 '연기력'을 '기술'의 의미로 이해하고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기력이란 기술이나 재능이 아니라 삶에 대한 이해를 의미하는 것일 터이다. 어떤 상황과 관계를 얼마나 잘 통찰해내고, 얼마나 충실하게 움직이느냐에 연기의 사실성이 달려 있다. 내가 알고 움직이는 것과 시나리오대로만 움직이는 것을 관객들은 구별해낸다. 못하는 것은 아닌데 웬지 모르게 설득력이 부족한 연기, 관객의 마음을 울리지 못하는 연기는 바로 이런 차이에서 나오는 것이다.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은 훌륭한 인간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진다. 삶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 되고 싶다."

by kinolife 2011. 6. 2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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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성일, 지승호
출판사 : 알마
출판일 : 2009년 05. 초판 1쇄
가격 :12,000

우리 나라 최고의 남자배우라고 알려진 신성일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대담 서적. 대화 곳곳에 묻어나는 한 인간의 드라마틱한 인생은 한 편의 영화 못지 않게 드라마틱하다. 우리가 잘 몰랐던 그의 이면들을 볼수 있고, 책을 다 읽고 나면 배우 신성일이 얼굴 만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구나 라는 걸 알 수 있다. 흥미로 시작해서 읽었는데, 꽤 흥미있는 그 시대의 영화계 이면들이 책장 넘기는 속도를 높혀준다. 킬링타임용 북이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내겐 또 다른 의미로 재미있게 읽었다.

- 책 속의 말 -

"나는 그렇게 되도록 노력합니다. 낭만적이라기보다 부정적인 시각이 없는 사람입니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야. 로맨티스트야. 맞아요 모든 것을 새롭게 해석하고, 뭔가를 찾고자 하는 정신이 긍정적인 시각에 있다고 봅니다. 부정적으로 보면 새로운 것을 찾을 이유가 없지. 계속 고개만 흔들면 되잖아. 생활히 굉장히 단조로워진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단순해요. 얼굴 보면 어두워요.모든 게 다 부정적이니까."
by kinolife 2010. 12. 20.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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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Dispatches from the Edge
부제 : CNN 앵커, 앤더슨 쿠퍼의 전쟁, 재난, 그리고 생존의 기억
글 : 앤더슨 쿠퍼(Anderson Cooper)
출판사 : (주)고려원북스
출판일 : 2020년 02.25 초판 1쇄
가격 :13,000

신문에서 기사로 읽고는 아 정말이지 참으로 드라마틱한 인물이로구나!! 생각하고는 도서관에 신청까지 해서 읽었다.

개인적인 고통을 실제로 고통스런 현실과 오버랩 시키면서 성장해온 이 세기의 방송인은 최근 기사를 보니 오프라 윈프리 쇼의 뒤를 이어 자기의 토크쇼를 진행 한다고 한다. 삶이 죽음과 멀지 않고 고통이 행복과 멀지 않다는 이 이중적인 현실을 엿 볼 수 있는 책으로 책장은 잘 넘어간다. 그런데 책장이 넘어갈수록 즐겁고 행복하기 보다는 내내 답답하다. 행복보다는 고통에 가까이 있었던 그의 삶의 일면이 그의 서늘한 시선과 한숨 이면으로 그려져서 일지도 모르겠다.

- 책 속의 글 -

"삶과 죽음 사이에는 어떠한 장벽도 없으며, 다만 한 걸음 정도의 거리가 있을 뿐이다."

"모든 병사는 제 각각 전혀 다른 전쟁을 치릅니다. 모두가 단지 자신의 눈에 보이는 전쟁의 단편만 볼 뿐이죠. 그렇게 때문에 모두가 전쟁을 똑같이 볼 수는 없죠."

"두려움은 모든 것을 변화 시킨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달려가며, 자신이 모래 위를 달리고 있음을 잊지 않는 것이다."

"언제 그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하지 않았다. 뭔가가 변했다고 느낀 그 시점 말이다. 하긴 정확히 딱 부러지게 그런 시점이나 날짜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마치 누구의 죽음을 슬퍼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슬픔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처럼 그럴 땐 언제부터 슬픔이 사라지기 시작했는지를 결코 알 수 없다. 어느 날 문득 즐겁게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워 한다. 내 자신이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은 많은 낭떠러지가 있고 우리는 아주 가느다란 끈을 붙잡고 그 낭떠러지에 매달려 있다. 문제는 그 끈을 놓치지 않고 끝가지 매달려 있는 것이다."
by kinolife 2010. 11. 3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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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희호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2008.11 초판 12쇄
가격: 15,000원

한 해가 바뀌니 김대중 대통령 서거도 1년이 넘어간다. 1992년도 대선에서 김대중 대통령 선거인단인가 감시단인가 머 대학생 아르바이트 같은 것이 있어서 참석했던 기억이 어슴프레 나는데 그것을 제외하면 김대중 이라는 이름은 알지만 잘 모른다고 대답하는 것이 맞는 일인 것 같다.

전라도 출신이기 때문에 5.18을 거치면서 빨갱이라는 오해를 평생 짊어진 이 희대의 정치인과 함께 반평생을 살았던 이희호 여사의 일생 역시 만만치 않은 스토리를 지니고 있음을..어느 누구의 개인 못지 않은 드라마틱함을 책 이면 구석구석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여사님 역시도 꽤 덕망이 있으시다는 걸 엿 볼 수 있으며. 김대중이라는 정치인이 가장 빛났던 건 함께 같은 길을 갈 배우자를 훌륭히 골랐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는 건 모든 개인의 역사를 두고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 곳곳에 가장 많이 반복되고 이희호 여사님이 언급하는 부분은 역시 고 김대중 대통령의 메모 습관과 독서열인데ㅔ..이 두 가지는 일반인들이 취해야 할 습관 중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두뇌를 믿고 싶지만, 그건 한계가 있는 법이고 세월은 그 능력을 조금씩 무력화 시킴으로 그 존재를 확인하니 다시 한번 더 두뇌를 활동시키는 독서와 그 이면에 놓치기 쉬운 것을 잡아주는 메모습관은 참으로 어울리는 한쌍의 궁합과도 같은 생활습관이 아닐 수 없다. 가계부를 비롯한 다양한 메모에 대한 현실성을 다시 한 번 더 되세겼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도 드라마틱한 고인의 삶 이면을 본다는 흥미로움 덕분에 꽤 빨리 책을 읽어버렸다. 재미를 뛰어넘는 교훈을 지니고 있는 이 책속의 부부를 역사적이것이나 정치적인 관점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삶으로 들여다 보아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이 잘 사는 것에 우선하는지 다시 한 번 더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드라마틱한 인생. 그것은 자신의 일생을 넘어서는 어떤 것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전직 대통령 부부의 삶은 책으로 수도 없이 옮길 수 있는 인생이었다는 생각을 다시 하지 않을 수 없다. 책 이면 이면엔 여사님의 개인적인 고뇌와 김대중 대통령과 가족으로 살면서 느낀 갖가지 소회들이 고단하면서도 가지런이 정리 되어 있어 읽이에도 좋다. 한국 현대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이름의 이면을 통해 다시 한 번 독서라는 꾸준한 자기학습과 메모라는 자기반성의 습관에 대서 생각해 본다.
by kinolife 2010. 1. 21.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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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My Remarkable Journey
글: 래리 킹(Larry King)
출판사: 청년정신
2009.10 초판 1쇄
가격: 15,000원

래리 킹...인터넷 서점을 검색하다가 나온 신간서적 소개를 보고 무심결에 생겨버린 호기심..그것으로 인해 읽게 된 책..덕분에 미국의 인터뷰어의 세계의 중심에 있다고 봐도 좋을 래리 킹에 대한 삶을 조금은 엿볼 수 있게 된 책이다. 사람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만나 그 사람의 내면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던 8번 결혼 경력의 철부지 아저씨 래리 킹..스스로가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행복했다고 느끼는 그의 다채로운 삶을 통해 살아가는 것 혹은 살아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잠시 하게 된다. 딱히 무엇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지만, 삶 그 자체에 대한 생각이 그가 만남 수 많은 사람들의 각자의 모습처럼 내게 한꺼번에 스며들듯이 전해져 와서 짧은 단문으로 정리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꼭 많은 사람들의 삶이 아니라 나 스스로의 삶도 그렇게 짧게 정의내리기 쉽지 않은 것이 살아가는 것...그것의 이면이라는 생각도  든다. 흥미로운 인물이었던 것 처럼 책은 재미있게 책장 잘 넘어가고...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오프라 윈프리 것도 한번 읽어볼만 하겠지 라는 생각도 함께 했다. 방송인의 삶이란. 대중의 밖과 안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는 점에서 꽤 부담스러우면서도 매력적인 직업 같다. 책 속에 담긴 인생은 책 제목처럼 원더풀 하다.

- 책 속의 좋은 글 -

"비결이 없다는 것이 비결이라던 그 말 말이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면 된다. 나는 전쟁에 참전해본 적도 없고 배관공 일을 해본 적도 없고 소송사건 적용서를 써본 적도 없고 법정에서 사건을 심리해본 적도 없고 병을 치료해본 적도 없었다. 내가 잘하는 일이라곤 그저 질문을 던지는 것, 그것도 짧고 단순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by kinolife 2010. 1. 11.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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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유시민, 진중권, 홍세화 외
출판사: 책보세
2009.06 초판 2쇄
가격: 10.000원

너무 늦게 읽었나? 노짱이 서거한지 어느새 5개월이 훌쩍 지나간다. 봉하마을에도 못 가보고..그냥 이냥저냥 역사의 한쪽을 물끄러미 겪고 넘기고 있다.  노짱에 관한 책도 꽤 사 두었으니 이제 슬슬 한 해를 정리하면서 읽어나가야 겠다.

현재진행형의 역사를 맞딱트린다는 것은 역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물며 그 역사 안에서 온 몸을 짖이기면서 살아온 그는 어찌 했으랴.. 2009년을 잊을 수 없는 건 그의 죽음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역사앞에서 아무것도 한 일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점점 더 시간이 갈수록 우리나라는 개인화 되고 ...신자유주의 안에서 정신의 이면들을 퇴색시켜 나가는 것 같다. 이 글들 속에 씌어진 노짱에 대한 측근들의 기억이 나의 것은 아니지만 그 언저리에서 그를 본 나의 착찹함 역시 책 속의 인물들보다 작지 않다. 일면 말로 다 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사념이 담긴 행동하지 못한 시민으로서의 반성 역시도 크다. 그의 죽음 즈음해서 관심만 있었다면 인터넷에서 다 찾아서 읽어볼 수 있는 글들이었지만, 5개월이 지난 뒤 다시 들춰보니 노짱의 죽음이 슬픔이 아니라 역사라는 것을 그리고 색깔과 모양만 다르다 하더라도 그의 죽음 뒤에도 변화된 것 보다 변화되어야 할 것들이 더 많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by kinolife 2009. 10. 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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