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권: 1권
글: 송아람
그림 : 송아람
출판사: 미메시스
2015.07 초판 1쇄
가격 : 15.800원
만화 제목에서 나 연애만화요!!라고 말하고 있지만, 가장 감각적인 것은 책 표지에도 있는 저 대사다.
"나 오늘 안 들어갈건데요. 들어가기 싫다구요, 오늘~~"
뭐 "사랑해요." "보고 싶었어요"가 연애에서는 가장 필요한 언어겠지만 어떨때는 저만한 직설화법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만화는 생각보다 민낯이었다. 대사도 직설적이었고, 저렇게 될걸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는 구조였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주인공들의 상황이나 심리가 날것으로 노출되면서 음~~하는 관조가 어느 정도 가능했다.
인위적인 해피엔딩을 기대하지도 않게 하고 쓸쓸하거나 슬픈 이별을 안타까워 하게도 하지 않는다.
그냥 흔히 있을 법한 어른들의 연애 이야기가 정말 솔직하게 그려진다.
한국 만화도 꽤 많이 다양해 졌구나라는 생각을 저절로 들게 하는 지점이 자연스러움, 주인공과 조연들의 사실성 떄문인 것 같다. 작가 이력을 간단하게 인터넷 서점에서 찾아보니 만화 속의 주인공이 자신이었구나라는 절반의 가능성을 느끼게 한다. 학습만화의 삽화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일러스트레이터와 만화가의 사이..생업과 예술 사이..혹은 현실과 이상 사이 ..우리 모두는 그 상반된 이미지 속에서 흔들흔들하면서 그거 비틀거리는 존재인지도 모를..
누구나 장미래가 있었을..지금 장미래 일..뭐 그런..
그러고보니, 주인공 이름이 장미래인건 쉽게 변하기 않을 현실에 인장을 새기는 듯한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속의 장미래처럼 첫 작품을 막 끝낸 송아람 작가. 자신의 첫 새끼 주인공의 이름처럼 길게 미래를 구가하길 바래본다.
- 책 속의 글 -
"야뇨, 전 연애 안 해요."
"왜요? 연애는 또 무슨 이유 때문에 안 하는데요?"
"남자라는 인간 종을 신뢰하지 않아요."
"그... 남자라는 <인간 종>을 하나로 묶엉서 말씀하시는 건 아니죠.?"
"남자 생식기 달린 종들 전~부요."
"왜죠?"
"음...이건 인류가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인데....
인간이라면, 가슴으로 소통할 줄 아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남자라는 인간 종은 생식기로만 소통하려고 하니까요. 게다가 <그것>이 내 몸 속에 들락거릴 때의 불쾌함이란..."
"예전에 <자유창작> 사장이 그러더군.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며 우리가 살면서 겪는, 혹은 겪게 될 대부분의 문제들은 필연적으로 둘 중 하나라는 선택에 직면하게 되고, 이 때 둘 중 하나를 잘 골라야만 한다고. 그렇다면 둘 중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인지 알 수 있냐고 물었더니, 고르지 않은 하나를 깨끗이 잊는 것이라고 하더라...
나는 그게 말도 안 단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어떻게 깨끗이 잊냐?
만약 지우는 게 혹은 되돌리는 게 가능했다면 그걸 애당초 선택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게 아닐까?
선택하지 않은 미련이 끈질기게 생애를 따라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닐까?
그래, 너의 불행이 모두 내 탓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이건 말해 주고 싶어.
너에게 상처를 줄 생각은 아니었어. 너와 알고 지낸 긴 시간 동안 진심이 아니었던 적은 없었다고, 또 그 남자와는 달랐다고 얘기해 주고 싶었어. 지금 이게 무슨 소용이겠냐만은....
맞아, 나는 너를 떠났어. 그리고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모두 내 변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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