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오정희
출판사 : 시공사
출판일 :2022년 08 초판 1쇄
가격 : 15,000

 

오정희의 문체가 깔끔하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젊었을 때와는 달리 나이든 오정희가 꽤 우익화 되었다는 뉴스는 앗, 이런..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젊었을 때 수작이라고 거론되는 많은 책들을 뒤로 하고 ..그녀의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접하는 책이 이 짧은 소설이 모여있는 단편집...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감동적인 소설은 없었고 ... 복잡하지 않은 언어들은 쉽게 읽게는 했다.

 

- 책 속의 글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 안에서의 모든 일에 남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는 수칙을 고수하는 것은 그것이 밥을 짓는 일, 빨래를 하는 일처럼 무언가 삶을 살아가는 근본적인 정직성과 관계 있는 듯이 여겨지기 때문이었다."-14P [부부]

 

"우리 같은 아낙네야 생사의 깊은 이치를 어찌 알겠느냐만 돌아간 네 아버지 생각이 견딜 수 없이 간절해 질 때마다 이렇게 죽은 목숨 살리는 일로 마음을 달래왔지. 단지 자기 마음의 위안이겠지만 사실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이런 것밨에 더 있겠냐...."-84P [밤샘]

 

"사람의 면모란 결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바위가 닳아지듯 안개비에 모르는 새 옷이 젖듯 의식 못할 만큼 느린 속도로 진행되다가 어느 날 문득 섬뜩한 자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리라. 성장과 늙음이 그러하듯 잠복기가 긴 만성적인 질환이 그러하듯..."-211P [떠 있는 방]

by kinolife 2024. 2. 18. 23:54

부제 : 난해한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12가지 키워드
글: 정서연
출판사:  21세기북스
2023.04 초판 1쇄
가격 : 24,000원

 

요즘 미술은 진짜 잘 모르겠더라만은..뭐 그렇다고 이전 미술이라고 잘 아는 건 아니어서... 그림이라는 걸 보는 걸 좋아하고..그림을 보다가 생긴 호기심이나 작가들에 대한 궁금증을 확장해서 보는 걸 좋아하다보니....정말이지 어쩌다보니 현대미술에 대한 개론서를 만나게 되었다. 비교적 간단한하게 정리를 하고 있고 쉽게 씌어져 있어서 책장은 잘 넘어간다. 덕분에 지금 현재의 미술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작품 작가들에 대해서 눈요기를 하게 되고..기술과 과학이 파고드는 요즘의 미술에 대한 변화들을 맛 볼 수 있었다. 모든 미술사에서 기술의 발달과 함께 변화한 이면들이 다 있겠지만, 요즘처럼 과학과 기술이 예술 가까이에서 접목되던 시대가 있었을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다양한 사조만큼이나 다양한 생각들이 다양한 작품으로 표현되고..미술을 통해서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삶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지금의 미술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개론서... 늘 느끼는 거지만..예술이 기술과 과학하고만 가까울까? 경제랑 한발씩 같이 맞추어서 가니까..늘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읽게 되는데... 이번에도 그런 생각을 중간중간에 하면서 읽었다. 

 

- 책 속의 현대 미술 -

 

01. 미니멀리즘 :  잭슨 폴락, 칼 안드레, 도널드 저드, 댄 플래빈, 로버트 모리스

02. 개념미술 - 조셉 코수스, 마르셀 뒤샹 , 온카와라, 마우리치오 카텔란

03. 페니미즘 - 미리암 랴피로, 주디 시카고, 낸시 스패로, 메리 켈리, 바바라 크루거, 오노 요코, 구보타 시게코, 키키 스미스

04. 퍼모먼스 -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비토 아콘치, 크리스 버든, 백남준

05. 팝 아트 - 앤디 워홀, 로이 히리텐슈타인

06. 장소 특정적 미술 : 미술관의 화이트큐브에서 벗어나 꼭 그 장소에 있어야만 하는 예술작품을 구현

                                   -로버트 스미슨, 한스 하케, 멜보흐너, 장 미셀 오토니엘

07. 인류세(생태미술) : '인류세'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파울 크뤼천은 인류세의 시작을 '산업 혁명'으로 보는데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한 1784년부터 지구의 순환에 큰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보기 떄문. 

                                    - 피나 율다스 (플라스틱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작품을 만드는 작가)

08. 포스트휴먼 :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함께 어우러지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새로운 인간존재. 그리고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을 던지며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 하려는 시도 등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라파엘 로자노 헤머, 회우람

09. 관계미술 : 관객의 참여가 가미된 마술품으로 예술과 관람객과 사회의 관계에 주목하는 미술, 프랑스의 큐레이터이자 미술비평가인 니콜라 부리오는 '관계 미술'을 작품을 매개로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공감과 소통을 불러 일으키는 활동이라고 정의하기 시작.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인간의 분리된 관계를 예술이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 리트리트 티라바니자

10.공공미술 : 일상의 공간을 모두를 위한 예술로 만든다

                    : 공공미술의 세 가지 : 공공장소 속의 미술, 공공장소로서의 미술, 새로운 장르의 공공미술

                    - 크리스토프 자바체프 & 잔 클로드 : 대표적인 작품 <포장된 개선문> 파리 샤를 드골 광장의 개선물을 포장해서 낯설게 하기 시도. 미술이 상업적으로 변해 가는 것에 저항하고 관객은 물론이거니와 작가 자신도 작품을 소유할 수 없다는 메세지를 전달한다.

                     -리처르 세라

11.가상 

             1) 가상현실(VR) : 현실을 완벽하게 차단한 가상

             2) 증강현실(AR) : '현실'이라는 실체에 가상을 중첩한 기술로 감소 현실(현실에 존재하는 정보를 삭제한 후 정보를 덧 입히는 기술)도 포함한다. - 제프리 쇼, 재닛 카디프 & 조지 밀러, 마크 스크와렉(감소현실 작가)

             3) 혼합현실(MR) :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혼합한 형태 : 증강현실의 고도화된 형태로 이해하기도 하는데 현실을 바탕으로 현실과 가상의 정보를 혼합해 더욱 진화된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기술

             4)확장현실(XR) : 가상현실+증강현실+혼합현실+@의 의미로 X가 아직 정의되지 않은 변수를 의미한다고 보면 무한한 확장성을 가진 현실 개념으로 이해.

12. 인공지능 : 인공지능 연구소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인 미드저니(Midjourney). 언어로 표현된 명령어를 조합해 그림을 그려주는 프로그램  

                     : 구글에서 개발한 프로그램 딥드림(Deep Dream)은 인셉셔니즘(Inceptionism)이라는 기술을 적용하는 기술로 이미지의 변수를 찾아내 새로운 이미지를 합성하는 방식

                     : 마이크로소프트와 네덜란드 공과대학교, 렘블란트 미술관에서 협업으로 개발하는 '넥스트 렘블란트' 프로젝트는 딥 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렘블란트의 그림 346점을 분석해 렘블란트풍의 새로운 작품 창조 가능. 렘블란트의 스타일을 재현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림의 주제를 스스로 선정하고 완전히 새로운 그림으로 창조해 낸다.

                     : 파리의 예술단체 오비어스(Obvious)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그린 그림. 15,000장의 초상화를 학습해 실존하지 않는 벨라미의 초상을 완성함

                      : 해럴드 코헨이 개발한 스스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알고리즘 '아론 AARON' 개발

                      - 김윤철의 <쏟아지는 입자들의 폭포> <채도> 물질의 세계는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다루면서 우리가 지각할 수 없는 무언가를 행위자로 상정->인간과 기계, 사물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계를 표현한다. 작가가 해외에서 유학하던 시절 어머님이 보내주신 떡이 어떤때는 멀쩡하고 어떤때는 상해서 왔을 떄 상한 떡이... 얼마나 오랜 시간 먼곳에서 왔는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고....

                     : 뉴미디어 이론가 제이 데이비드 콜터가 제안한 '튜링스 맨 (Turing's Man)' 컴퓨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본질을 재규정하려는 인간을 의미함

              

 

 

by kinolife 2024. 2. 13. 16:21

글 : 한강

출판사 : 창비

출판일 :2014년 05 초판 1쇄

가격 : 15,000

 

내가 5.18을 처음 경험한 것은 십대 때 대구에서 열렸던 광주에 관한 사진전을 통해서였다.

보고도 믿기 어려웠던.. 관련해서 아버지는 당시 대한통운에 다녔었는데..5.18이 있기 전전날에 광주로 운행 갔다가 참사 전에 광주를 빠져 나왔다고 했다. 이 시대를 지나오는 이들에게 전해 들은 이들에게도 광주는 공포..불안의 단어다.

소설은 광주에 휩쓸린 소년에 대한 이야기... 잔인한 장면를 극려하게 표현하지도..극적인 주인공을 확대해석하지도 않는 담담함에..그 공포가 일상 안으로 많이 들어와서 읽는 내내 마음이 참으로 불편했다. 다행히 그 시대를 비켜가고 그 도시에서 벗어나 있어서 나를 포함한 살아 남은 모든 이들에게.. 과거는 현재와 연결되고 역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걸 다시 대뇌인다. 

 

- 책 속의 글 - 

 

"계단을 올라온 군인들이 어둠속에서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 조의 누구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습니다. 방아쇠를 당기면 사람이 죽는다는 걸 알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린 쏠 수 없는 총을 나눠 가진 아이들이었던 겁니다. " -117P

 

 

by kinolife 2023. 9. 3. 06:08

시리즈 : 소설 조선왕조실록 -01

글 : 김탁환

출판사 : 민음사

출판일 :2014년 02 초판 1쇄

가격 : 12,500

 

조선 건국의 숨은 실력자 정도전에 관한 소설..실제 살아 있는 사료에 언급된 인물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있는 김탁환씨의 소설은 일단 쉽게 잘 읽히는데..그건 그가 굉장히 부지런히 쓰고 있기 떄문이 아닐까..생각해 본다. 부지러한 소설가의 노력 덕분에 독자는 편하게 읽기를 수행한다는 것.. 참으로 혜자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소설로 조선왕조 실록을 완성하겠다는 김탁환의 프로젝트...에 얼마나 동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치고는 꽤 옛 서적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읽었다.

 

- 책 속의 글 - 

 

"우리의 목표는 용상의 주인을 갈아치우는 것이 아니라 변혁의 기운운이 이 작은 시골에까지 두루 미치는 것, 그리하여 어제와는 다른 오늘, 오늘과는 다른 내일을 이곳 백성이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 1권 130P

 

"혁명이 무엇을 먹고 자라는 줄 아는가. 절망이다. 분노에 뒤이은 실패 그리고 절망. 이 셋을 반복하는 동안 혁명은 싹이 트고 뿌리와 줄기가 뻗고 가지가 펼쳐진 뒤 꽃이 피고 열매가 매달린다." 1권 192P

 

"공자가 전혀 하지 않으신 네 가지를 잊었는가? 모호한 것을 맘대로 결정하지 않으셨고, 단언하지 않으셨고, 고집하지 않으셨고, 아집이 없으셨네." - 1권 224P

 

"왕도 사람이다. 어진 이도 있고 각박한 이도 있으며 똑똑한 이도 있고 멍청한 이도 있으며 유약한 이도 있고 강건한 이도 있다. 왕이 전권을 휘두른다면 혼군(昏君) 혹은 폭군(暴君)의 도래는 시간문제다. 왕은 신하를 두려워해야 하고 신하는 백성을두려워해야 한다. 두려움은 힘에서 나오고 그 힘은 법과 제도를 통해 뒷받침된다. 내 구상의 핵심은 왕을 예외로 두지 않는 것이다. 왕은 가장 중요한 위치에 놓이지만 전체를 뒤바꾸지는 못하는 체계 속 일원이다. 이렇게 짜 둬야 왕이 설령 삼강과 오륜을 무시하더라도 체계 속에서 고쳐 나갈 수 있다." - 1권 239P

by kinolife 2023. 8. 20. 14:44

글: 전은
출판사:문학과 지성사
2022.08 초판 1쇄
가격: 12.000원

 

올 봄, 조금 간단한 것이기는 하지만 수술을 하면서 함께 했던 책..

먹지 못하고 잠이 오지 않을 때 한편 한편 성의 있게 읽으면서 지루한 시간들을 견뎌냈다.

언제나 변함없는 포멧으로 제작되어 나오는 문학과 지성사의 시인선은 책 자체가 너무 이쁘고 좋다.. 여러권이 모여 있을 떄 더 빛나는 책들...

 

- 책 속의 시 -

 

- 당신의 고향집에 와서 -

 

나는 오늘 밤 잠든 당신의 등 위로

달팽이들을 모두 풀어놓을 거예요

 

술집 담벼락에 기대어 있던 창백한 담쟁이 잎이 창문 틈의 웅성거림을 따라와

우리의 붉은 잔 속에 마른 가지 끝을 넣어봅니다.

이 앞을 오가면서도 당신은 아무것도 얻어 마시질 못했죠.

아버지를 부르러 수없이 드나든 이곳의 문을 열고 맡던 냄새와 표정과 무늬들

그 여름 당신은 마당 가운데 고무 목욕통의 저수지에 익사할 뻔한 작은 아이였어요.

아, 저 문방구 앞, 떡갈나무 아래, 거기가 당신이 열매를 줍거나 유리구슬 몇 개를 따기 위해

처음으로 희고 부드러운 무릎을 끓었던 곳이군요.

한참을 머뭇거리던 나의 손을 잡고

어린 시절이 숨어있던 은유의 커라단 옷장에서 나를 꺼내 데려가 주세요

얇은 잠옷 차림으로 창문 넘어 별을 타고 야반도주하는 연인들처럼 가볍게

들판의 귀리 싹이 몇 인치의 초록으로 땅을 들어 올리듯

차력사인 봄을 불러다 주세요

붉은 담쟁이 잎이 잔 속에서 피어나고 흰 양털 장화 속이 축축해지도록 눈 내립니다.

별과 알코올을 태운 젖은 재를 휘날립니다.

 

- 내가 고백할 수 있도록 - 

 

아버지의 술냄새로 문패를 달았던 파란 대문

욕설에 떨어져 나간 문고리와 골목길

널, 죽일거야 낙서로 가득했던 담벼락들과 집고양이. 길고양이, 모든 울음을 불러 주세요.

당신이 손을 잡았던 어린 시절의 여자아이, 남자아이들의 두근거리는 심장.

잃어버린 장갑과 우산, 죽은 딱정벌레들, 부러진 작은 나뭇가지와 다 써버린 산수 공책

마을 전체를 불러다 줘요.

다리 잘린 그들의

기다린 목과

두 팔과

눈 내리는 언덕처럼 새하얀 등 위로

 

나는 사랑의 민달패이들을 풀어놓을 겁니다. 

 

- 나는 도망 중 - 

 

머릿속에 놓인 누군가의 일기장

펼치면 한 줄도 씌어 있지 않다.

무기력의 종이 위에

 

나는 따스한 손바닥으로

펜을 쥐었어. 부화시키려고

그가 살아야 할 이유의 알들을

 

그거 알아요? 나는 생쥐가 파충류인 줄 알았어

그거 알아요? 나는 이 별이 내 별인 줄 알았어

그거 알아요? 내가 남자인 줄 알았어

그거 알아? 나는 펠릭스를 훔쳤습니다.

그거 알아? 계산이 잘못 되었다.

그거 알아? 슬픔이 하느님보다 힘세다는 거

그거 알아? 너는 텅 빈 목욕통에 남겨졌다.

그거 알아? 하루도 쉬지 않고 가져온 우편배달부를 위로했어

그거 알아? 노른자가 깨졌다. 식탁 부부위에서

 

나는 단단하게 살아 있다!

잘 익은 간처럼

삶은 부사(副詞) 같다고

언제나 낫에 묻은 봄풀의 부드러운 향기

언제나 어느 나라 왕자의 온화한 나무조각상에 남은 칼자국

언제나 피, 땀, 죽음

그 뒤에, 언제나 노래가

태양이 몽롱해질 정도로

언제나 

너의 빛

by kinolife 2023. 8. 16. 17:29

원제 :  The Man Who Wasn't There

글 : 아닐 아난타스와미 (Anil Ananthaswamy)

출판사: 더퀘스트

2023.03.15  초판 1쇄

가격: 19.800

 

 

예전에 아이들이 어릴 때 혹시나 내 몸의 어느 기관이 다칠 상황이 있다면 제일 중요한 기관은? 심장..그리고 그 다음은 뇌 라고 생각한다고... 첫번쨰 심장이 완전히 안전하다고 생각된 이후에는 정말이지 뇌가 제일 중요하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상황에 따른 결정에 의해서 그 삶의 양상이 정해지는데 그 결정을 해 내는 기관이 뇌이기 떄문이다.

뇌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삶이 달라진다..그게 내가 50년을 살면서 느낀 삶의 가장 큰 열쇠 같은 것이다.

이 책은 그 뇌에 관한 책이다.

온전하지 못한 뇌의 여러 증상들과 징후에 관한...자페스펙트럼 장애, 알츠하이머병, 조현병, 신체 통합 정체성 장애, 유체이탈..등등 이른바, 정신이 멀쩡하지 않은 인간..그 인간들을 괴롭히는 뇌의 여러 장애들에 대한 보고서다.

 

머리에 관한 책이라 그런건 아니었지만 마음이 무겁고 머리도 답답했다.

나이 들어 몸이 늙으면 2가지 가장 무서운 비인간적인 병이 있는데 그런 치매와 중풍..

중풍은 내와 내 주변인이 함께 괴롭고 치매는 나의 주변인이 괴로운 병.. 

 

책을 다 읽고는 인간적인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절식, 소식과 같이 욕망을 비워내는 것과 운동과 노동의 조화로 인한 몸의 발란스를 맞추는 노력 같은 것들..물론 이 모든 경험을 기억하고 몸을 조절하는 것도 결국은 뇌....완전히 늙지 않았고 정상 범주에 있는 뇌를 가지고 있는 지금의 시간에 감사했다.

 

책은 보고서에 관한 기록들이라 어렵다기 보다..조금 지루한 면은 있었지만..오래간만에 뇌 좀 움직이면서 읽은 것 같다.

 

- 책 속의 글 -

 

"알츠하이머병은 당신에게서 '내가 누구인가'하는 것을 빼앗아가죠. 인간에게 그보다 더 큰 공포가 있을까요? 이 병이 일단 삶에 들어오면 하루하루 살아오면서 축적한 모든 기억과 가치관, 이 세상과 가족,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사라져요. "인간으로서 내가 누구인가"를 사실상 규정하는 경계를 뜯어내 버리죠." - 61P

 

"아비투스 (Habitus) : 계급적 사회적인 관행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재생산하는 성향체계로 피에르 부르디외로부터 온 논리다. 아비투스는 인지적 한계점 아래에서 기능하고 정반성적 수준에서 일어나는 지식과 경험에 관한 성향과 구조로 구성된다. 여기서 성향을 구성하는 것은 존재하는 방식, 습관적인 상태, 경향, 성격, 의향 같은 것이다. " -80P

 

"정의에 따르면 자아의 기능이란 유기체가 자기와 타인 사이의 경계를 알아차리도록 돕는 것이다." - 241P

by kinolife 2023. 7. 27. 13:11

책도 역시 해마다 읽을 책을 리스팅 하고 못 읽었는데 2021년에는 읽은 책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뭐든지 메모하지 않고 정리하지 않으면 성과가 없는데 2021년은 그 사실을 있는 그래도 알려주는 해 였던 것 같다. 2권의 오디오북과 2권의 활자책을 읽었고..수많은 뉴스 기사만 탐독했다. 

 

책을 읽지 않아도 되는 삶이 이어지고 있고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되고 있다.

 

어쩄든 씁쓸하게 마무리 된 2021년이다.

내년에는 조금 더 달라질 수 있으려나...

 

 

 

 

 

 

 

 

 

 

 

 

1월  [일도 사랑도 일단 한잔 마시고]-권용득 작 드렁큰에디터 출판

       [말 그릇 :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김윤나 저 카시오페아 출판

       [마지막 한해 : 이만희 감독과 함께 한 시간들]-문숙 저 창비 출판

5월 [음식천국 노회찬]-이인후 저 일빛 출판

 

by kinolife 2022. 4. 6. 09:24

@예술,건축, 대중문화 10권@

01.나를 세우는 옛 그림 : 조선의 옛 그림에서 내 마음의 경영을 배우다-손태호
02. 
03.다 그림이다-손철주 & 이주은
04.레코드를 통해 어렴풋이-김기연
05.콜렉터 : 한 웃기는 만화가의 즐거운 잉여수집생활-이우일
06.위대한 영화감독들의 기상천외한 인생 이야기-로버트 쉬네이큰버그 저
07.눈의 황홀-마쓰다 유키마사
08.미식가의 도서관-강지영
09.모든 게 노래-김중혁
10.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가지 플롯-로널드 B. 토비아스

@인물 5권@
01.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가네코 후미코 
02.섹스와 지성: 마릴린 먼로와 작가 아서 밀러-크리스타 메르커 저
03.페기 구겐하임: 모더니즘의 여왕-메리 v.디어본 저
04.에드워드 호퍼-롤프 퀸터 레너
05.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오연호 

@소설 15권@
01.
02. 
03.마이 코리안 델리-벤 라이너 하우
04.고래-천명관
05.화씨451-레이 브레드베리
06.바람이 분다,가라-한강
07.관촌수필-이문구 저
08.주홍글자-너새니얼 호손
09.제인에어-브론테
10.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스티븐 킹의 사계 봄 · 여름-스티븐 킹
11.내 연애의 모든 것-이응준
12.표백-장강명
13.세상의 끝, 여자친구-김연수
14.사월이 미, 칠월의 솔-김연수
15.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레이먼드 카버 저

@인문학 5권@
01.한일 피시로드, 흥남에서 교토까지 일본 저널리스트가 탐구한 한일 생선 교류의 역사-다케쿠니 도모야스
02.쇼에게 세상을 묻다 : 모르면 당하는 정치적인 모든 것-버나드 쇼 저
03.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 : 가축사육, 공장과 농장사이의 딜레마-박상표
04. 
05.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프리먼 다이슨


@수필.에세이 15권@

01.도시수집가-박사,이명석 공저
02.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함민복
03.잔-박세연
04.오늘도 잘 먹었습니다.-가쿠타 미쓰요
05.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줄릴언 번즈
06. 달을 보며 빵을 굽다-쓰가모토 구미
07. 읽는 인간-오에 겐자부로 
08.
09.월든-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10.행복한 라디오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부탄이 말해준 것들
11.나무탐독-박상진
12.작가의 책-패멀라 폴 
13.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우다 도모코 지음
14.
15.꼬리 치는 당신 : 시인의 동물감성사전-권혁웅 저



@정치,역사,사회과학 10권@
01. 
02.
03.필링의 인문학-유범상
04. 
05.극단의 형벌:사형의 비인간성에 대한 인간적 성찰-스콧 터로 저
06. 
07.도룡뇽과의 전쟁-카렐 차페크
08.미국을 발칵 뒤집은 판결 31 : 역사적인 미국 연방대법원 사건들과 숨은 이야기-L. 레너드 캐스터,사이먼 정 공저
09.침묵의 봄-레이첼 카슨
10.금요일엔 돌아오렴-4.16 세월호참사 기록위원회


@과학 10권@
01.눈먼 시계공-리처드 도킨스
02.권오길의 괴짜 생물이야기-권오길
03.창백한 푸른 점-칼 세이건
04.죽은자들은 토크쇼 게스트보다 더 많은 말을 한다-마이클 베이든 
05.수의사가 말하는 수의사 : 22명의 수의사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수의사의 세계-김영찬 등저
06.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황선도 
07.사이언스 이즈 컬처: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노암 촘스키,에드워드 윌슨,스티븐 핑커 등저
08.물고기는 알고 있다-조너선 벨컴
09.새의 감각-팀 버케드
10.깃털 : 가장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소어 핸슨 저


@고전 10권@
01.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루이스 캐럴
02.80일간의 세계일주-쥘 베른 
03.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설훈
04.
05.구운몽전 :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꿈이 아니더냐-이상일
06.

07.

08.

09.

10.


@만화 10권@

01.
02.겨울동물원-다니구치 지로
03.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전 5권)-아오노 슌주
04.아이콘의 탄생-강민지
05.가지-구로다 이오우
06.어메이징 그래비티-조진호
07.고모가 잠잘 때 생길 법한 일-김은성
08.쥐-아트 슈피겔만
09.트리니티 : 신의 불을 훔친 인류 최초의 핵실험-조너선 페터봄 글,그림
10.시간의 주름-매들렌 렝글 글/호프 라슨 그림

 

 @교육서 5권@

01. 
02. 공부와 열정-제임스 마커스 바크
03.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김민숙
04.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김종원
05. 


@시 5권@


01.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함민복
02.꽃의 고요-황동규
03.말랑말랑한 힘-함민복
04.해변의 묘지-폴 발레리
05.열두 겹의 자정-김경후


by kinolife 2020. 1. 16. 00:42

부제 : 빵을 만드는 일 그리고 삶, 그 조화로움에 관한 이야기서현

원제 : 月を見てパンを燒く

글 : 쓰카모토 쿠미 (塚本久美) 

번역 : 서현주

출판사: 더 숲

  2019.01 초판 1쇄

가격: 14.000원

 

제빵사만큼 워라벨이라는 걸 이루기 어려운 직업이 없을 것 같으면서도 이 책의 저자처럼 지신만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워라벨이 가능한 제빵사도 있는 것 같다. 책 제목에서 꽤나 고집스러운 제빵사 이미지를 떠 올릴 수 있지만  그것 보다는 빵에 대한 생각, 음식에 대한 마음..그리고 그걸 생활 안에서 만들어낸 것 소비하는 것에 대한 조금은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책이다.

누군가가 인생의 항로를 결정해 놓고 그저 가는게 아니라면, 이 책의 저자의 삶이 주는 풍요로움을 살짝 엿본다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경험이다. 바람이 솔솔 부는 날..뜨겁지 않은 커피 한잔과 함께 슬슬 읽어내기에 딱 좋은 책. 이 곳의 빵을 택배가 아니가 바로 먹어볼 수 있음 정말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덮는다.

 

- 책 속의 글 -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직접 몸을 움직여 눈으로 확인한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바로 연락해서 만나러 간다. 가만 있지 못하고 촐랑거리며 돌아다니느 이 성격이 단바로 이사 와 살면서 빛을 보았다. 다양한 빵을 만들어내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는 것이다. "

by kinolife 2020. 1. 16. 00:41

글 : 김영민

출판사: 어크로스

  2018.11 초판 1쇄

가격: 15.000원 

 

'추석이란 무엇일까'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유명해진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김영민의 대표작.

그가 주로 국내 서평란에 썼던 글들과 영화평들 그리고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나온지 1년 밖에 안 되어서 도서관에 없을 줄 알았는데..용케 2권이나 다 꼽혀 있었다. 상주에는 안 먹히는 작가인건가 혼자 비식 웃으면서 빌려왔다.

 

트위터를 통해서도 한국인이고 한국을 알지만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한국을 한국 사람들을 읽어내는 저자의 필력에 감탄을 했고. 특히 인터뷰를 통해서 느낀 그의 일상과 사고방식 같은 것들은 꽤 재미 있었다. 글쓰기와 읽기  미술 전시 관람, 달콤한 디저트 먹기, 개봉영화 챙겨 보기와 같은 꾸준하게 반복적이면서 그의 표현에 따르면 덜 불행해지지 위한 그의 행동들이 꽤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시간 확보를 위해 동창회를 가지 않고 노래방은 적극적으로 피해다닌 호불호의 행위들을 보면서...늘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자기것보단 함께라는 미명하에 우~`~몰려다다니곤 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한다. 책은 쉽고 잘 읽히며 좋은 문장에 대한 욕구 같은 것을 채우기에는 아주 좋은 책이다.

 

- 책 속의 글 - 

 

"설겆이는 윤리학. 설겆이는 밥을 하지 않은 사람ㄹ이 하는 게 대체로 합리적입니다. 취식은 공동의 프로젝트입니다. 배우자가 요리를 만들었는데, 설거지는 하지 않고 엎드려서 팔만대장경을 필사하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귀여운 미남도 그런 일은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혹자의 삶이 지나치게 고생스럽다면, 누군가 설겆이를 안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의 현대사는 19세기 유합계급 양반들이 게걸스럽게 먹고 남긴 설겆이를 하느라 이토록 분주한 것은 아닐까요? 후대의 사람들이 자칫 설거지를 하며 인생을 보내지 않으려면, 각 세대는 자신의 설거지를 제대로 해야 합니다. 이것이 이른바, 세대간의 정의(Jusrice)입니다."-40P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인간보다 큰 어떤 것이 아닐까. 그 큰 어떤 것을 끝내 온전히 알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조건이다. 그 알 수 없는 운명이 궁금하여 점을 치고, 신의 가호를 얻기 위해 기도한다. 그러나 보통의 인간이 감내하기에 신은 너무 오래 침묵한다. 신이 영원에 가깝도록 침묵할 때,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기 위해 인간이 해볼 수 있는 것이 정치다. 그래서 정치는 인간의 자력 구제 행위다."-166P

 

"악이 너무도 뻔뻔할 경우, 그 악의 비판자들은 쉽게 타락하곤 한다. 자신들은 저 정도로 뻔뻔한 악은 아니라는 사실에 쉽게 안도하고, 스스로를 쉽사리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악과 악의 비판자는 일종의 적대적 의존관계에 있다.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때로 악을 요청한다. 상대가 나쁘면 나쁘다고 생각할수록 비판하는 자신은 너무나 쉽게 좋은 사람이 된다."-189P

 

"뱃살 넘어에는 무엇이 있는가? 결국 몸 전체가 뱃살이라면, 뱃살이 뱃살을 개혁할 수 있는가? 피하지방이 내장지방을 개혁해야 하는가? 그 개혁은 어떤 정치경제를 전제한 것인가? 아침에 일어나면, 존재의 가장 정치적인 부위인 뱃살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 생각마저 뱃살이 꾸는 꿈에 불과할지라도."-223P

 

"아무튼 책을 꼭 읽어야 하나요? 물으면 사실 안 읽어도 된다고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만, 책은 인류가 발명한, 사람을 경청하게 만드는 정말 많지 않은 매개 중 하나죠. 그렇게 경청하는 순간 우리가 아주 조금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겁니다. 자기를 비우고 남의 말을 들어보겠다는 자세요."-318P

 

"인간의 불가피한 운명 중의 하나는 남과 공존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당신이 집단생활, 공동체적 삶을 싫어하건 좋아하건, 상관없다. 어떤 식으로는 타인과 '공존'하지 않고서는 삶은 유지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타인과의 공존은 운명이다. 정치학이란 그 운명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정치사상이란 그 운명의 사랑에 대해 근본에서부터 생각해보는 일이다."-327P

 

"행복보다는 불행하지 않기를 바라는 쪽이다. 행복이 단지 시분이 좋은 걸 의미한다면, 나는 우리 사회에서 행복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 "-334P

 

 

by kinolife 2019. 12. 30. 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