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난해한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12가지 키워드
글: 정서연
출판사:  21세기북스
2023.04 초판 1쇄
가격 : 24,000원

 

요즘 미술은 진짜 잘 모르겠더라만은..뭐 그렇다고 이전 미술이라고 잘 아는 건 아니어서... 그림이라는 걸 보는 걸 좋아하고..그림을 보다가 생긴 호기심이나 작가들에 대한 궁금증을 확장해서 보는 걸 좋아하다보니....정말이지 어쩌다보니 현대미술에 대한 개론서를 만나게 되었다. 비교적 간단한하게 정리를 하고 있고 쉽게 씌어져 있어서 책장은 잘 넘어간다. 덕분에 지금 현재의 미술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작품 작가들에 대해서 눈요기를 하게 되고..기술과 과학이 파고드는 요즘의 미술에 대한 변화들을 맛 볼 수 있었다. 모든 미술사에서 기술의 발달과 함께 변화한 이면들이 다 있겠지만, 요즘처럼 과학과 기술이 예술 가까이에서 접목되던 시대가 있었을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다양한 사조만큼이나 다양한 생각들이 다양한 작품으로 표현되고..미술을 통해서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삶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지금의 미술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개론서... 늘 느끼는 거지만..예술이 기술과 과학하고만 가까울까? 경제랑 한발씩 같이 맞추어서 가니까..늘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읽게 되는데... 이번에도 그런 생각을 중간중간에 하면서 읽었다. 

 

- 책 속의 현대 미술 -

 

01. 미니멀리즘 :  잭슨 폴락, 칼 안드레, 도널드 저드, 댄 플래빈, 로버트 모리스

02. 개념미술 - 조셉 코수스, 마르셀 뒤샹 , 온카와라, 마우리치오 카텔란

03. 페니미즘 - 미리암 랴피로, 주디 시카고, 낸시 스패로, 메리 켈리, 바바라 크루거, 오노 요코, 구보타 시게코, 키키 스미스

04. 퍼모먼스 -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비토 아콘치, 크리스 버든, 백남준

05. 팝 아트 - 앤디 워홀, 로이 히리텐슈타인

06. 장소 특정적 미술 : 미술관의 화이트큐브에서 벗어나 꼭 그 장소에 있어야만 하는 예술작품을 구현

                                   -로버트 스미슨, 한스 하케, 멜보흐너, 장 미셀 오토니엘

07. 인류세(생태미술) : '인류세'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파울 크뤼천은 인류세의 시작을 '산업 혁명'으로 보는데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한 1784년부터 지구의 순환에 큰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보기 떄문. 

                                    - 피나 율다스 (플라스틱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작품을 만드는 작가)

08. 포스트휴먼 :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함께 어우러지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새로운 인간존재. 그리고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을 던지며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 하려는 시도 등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라파엘 로자노 헤머, 회우람

09. 관계미술 : 관객의 참여가 가미된 마술품으로 예술과 관람객과 사회의 관계에 주목하는 미술, 프랑스의 큐레이터이자 미술비평가인 니콜라 부리오는 '관계 미술'을 작품을 매개로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공감과 소통을 불러 일으키는 활동이라고 정의하기 시작.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인간의 분리된 관계를 예술이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 리트리트 티라바니자

10.공공미술 : 일상의 공간을 모두를 위한 예술로 만든다

                    : 공공미술의 세 가지 : 공공장소 속의 미술, 공공장소로서의 미술, 새로운 장르의 공공미술

                    - 크리스토프 자바체프 & 잔 클로드 : 대표적인 작품 <포장된 개선문> 파리 샤를 드골 광장의 개선물을 포장해서 낯설게 하기 시도. 미술이 상업적으로 변해 가는 것에 저항하고 관객은 물론이거니와 작가 자신도 작품을 소유할 수 없다는 메세지를 전달한다.

                     -리처르 세라

11.가상 

             1) 가상현실(VR) : 현실을 완벽하게 차단한 가상

             2) 증강현실(AR) : '현실'이라는 실체에 가상을 중첩한 기술로 감소 현실(현실에 존재하는 정보를 삭제한 후 정보를 덧 입히는 기술)도 포함한다. - 제프리 쇼, 재닛 카디프 & 조지 밀러, 마크 스크와렉(감소현실 작가)

             3) 혼합현실(MR) :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혼합한 형태 : 증강현실의 고도화된 형태로 이해하기도 하는데 현실을 바탕으로 현실과 가상의 정보를 혼합해 더욱 진화된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기술

             4)확장현실(XR) : 가상현실+증강현실+혼합현실+@의 의미로 X가 아직 정의되지 않은 변수를 의미한다고 보면 무한한 확장성을 가진 현실 개념으로 이해.

12. 인공지능 : 인공지능 연구소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인 미드저니(Midjourney). 언어로 표현된 명령어를 조합해 그림을 그려주는 프로그램  

                     : 구글에서 개발한 프로그램 딥드림(Deep Dream)은 인셉셔니즘(Inceptionism)이라는 기술을 적용하는 기술로 이미지의 변수를 찾아내 새로운 이미지를 합성하는 방식

                     : 마이크로소프트와 네덜란드 공과대학교, 렘블란트 미술관에서 협업으로 개발하는 '넥스트 렘블란트' 프로젝트는 딥 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렘블란트의 그림 346점을 분석해 렘블란트풍의 새로운 작품 창조 가능. 렘블란트의 스타일을 재현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림의 주제를 스스로 선정하고 완전히 새로운 그림으로 창조해 낸다.

                     : 파리의 예술단체 오비어스(Obvious)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그린 그림. 15,000장의 초상화를 학습해 실존하지 않는 벨라미의 초상을 완성함

                      : 해럴드 코헨이 개발한 스스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알고리즘 '아론 AARON' 개발

                      - 김윤철의 <쏟아지는 입자들의 폭포> <채도> 물질의 세계는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다루면서 우리가 지각할 수 없는 무언가를 행위자로 상정->인간과 기계, 사물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계를 표현한다. 작가가 해외에서 유학하던 시절 어머님이 보내주신 떡이 어떤때는 멀쩡하고 어떤때는 상해서 왔을 떄 상한 떡이... 얼마나 오랜 시간 먼곳에서 왔는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고....

                     : 뉴미디어 이론가 제이 데이비드 콜터가 제안한 '튜링스 맨 (Turing's Man)' 컴퓨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본질을 재규정하려는 인간을 의미함

              

 

 

by kinolife 2024. 2. 13. 16:21


원제 : 安西水丸 靑山の空の下

부제 :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

글: 안자이 미즈마루(安西水丸)

그림 : 안자이 미즈마루(安西水丸)
출판사: 씨네 21북스
2015.11 초판 3쇄
가격:16,000원


하루키를 보다 더 많이 읽기 전에 이 사람의 그림에 더 매혹되었다고나 할까.

처음 책을 들었을 때는 글이 좀 없고 그림이 예쁜 책이라고 잡았지만, 그 내용이나 그림에 쉬어가면서도 느끼는 것이 있군!! 이이라는 느낌이 저절로 들어맞는 책을 만난 것 같았다. 책 속의 작가의 삶과 그 철학이 고스란이 느껴지는 책이다.

책 안에 있는 그의 이력도 재미나고, 하루끼와의 교감도 꽤 동경의 대상이 되었지만, 나 대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조금 다시 생각해 보고 그 생각이 깊어지면서 적지 않게 위로가 된 면이 있는 책이다.


마음을 다해서 대충 그리지만, 그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을 가진 사람이 느끼는 긴장과 여유로움이란 어떤 것일지...상상하면서 부러움을 느꼈던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그의 영화관련 수필집들을 읽어보고 싶다. 이 책이 어느 정도 팔리는 듯 하니..국내 출간도 기대해 볼만 하지 않을까?!!


- 책 속의 글 -


"매력적인 그림이란, 그저 잘 그린 그림만이 아니라 역시 그 사람밖에 그릴 수 없는 그림이 아닐까요. 그런 걸 그려가고 싶습니다. "


"대충하는 게 좋다.

저는 뭔가를 깊이 생각해서 쓰고, 그리고 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하지 않아요. 이렇게 말하면 '대충 한다'고 바로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대충 한 게 더 나은 사람도 있답니다. 저는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지 않으려나요. 대충 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긴 합니다만,"


""되풀이해서 그리면 잘 그려지는 것이 싫다고도 했었지. 교툐에서 펜촉을 바꿀까 어떨까 하는 얘기가 나왔을 때, 미즈마루는 가늘고 둥근 펜으로 그렸는데, 바로 바꿀 수 있다더군. 펜에 익숙해져서 생각대로 선이 그려지면 재미없다고.

난 그때 우연을 믿고 그걸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것이 참 어렵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고 할까, 철학적인 얘기여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지. 게다가 색 지정도 독특하고 제대로 선을 그려서 색 지정을 해라. 하는 방법으론 그런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어."-신타니

by kinolife 2016. 2. 11. 14:07

시리즈명 : 작은 탐닉 13
글: 앨리스 설탕
출판사: 갤리온
2007.09 초판 6쇄
가격: 8,800원

책이 나오자 마자 사서는 오랜동안 묵혀두고 보다 말다 하다가...아 나도 모으지만..이것도 역사가 쌓여야 의미가 있어지는구나..조금 더 공부가 필요하겠군..이라는 자각을 하고는 책장을 덮어 두었었다.


일을 그만두고 시간이 꽤 나서 띄엄 띄엄 읽던 책장의 끝을 봐 버렸다.

꽤 많은 데이터와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의 역사가 느껴지는 그림들이 조금씩 모으던 특이한 책들 팝업북..그림책에 대한 열정이 다시 솟구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 삶이란..종목만 바뀌고..계속 무언가를 수집하면서 지나가는 삶 같다. 팝업북을 좋아한다면, 책의 내용은 무론이거니와 사진을 보기 위해서라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책 같다.




by kinolife 2012. 11. 6. 23:53
글 : 정재승, 진중권
판사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일 : 2009년 12 초판 1쇄
가격 : 13,800

도서관에서 빌리려다 몇 번 실패한..나름 인기있는 베스트셀러..역시 베스트셀러는 책장이 잘 넘어가...머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 장을 덮었다.

2010년대를 기점으로 하는 우리 사회의 키워드를 다양하게 논의한 이 두분의 박학다삭에..캬...싶고 사고가 진지한 사람은 현재를 분석하고 또 미래를 예상하는구나 라는 당연한 생각을 했다. 흔히 보지만 스쳐 지나가고 별 사고 없이 내 삶에 깊숙이 들어온 것들에 대한 이들의 되짚어 봄은..살아가는 내내 염두에 두어도좋을 사고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진지함과 가벼움이 공존하는 책의 성격이 우리 삶의 일면을 들여다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렇지도 한게 익숙해 진 것들에 낯선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지금 이 책을 읽은 이 시점의 키워드라는 의미에서 책의 챕터를 보고 다시 한번 훑어보니...또 다시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10년 후에는 이 키워드 들은 또 어떻게 진화하거나 퇴화할까..또 얼마나 키워드가 달라져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흥미롭게 접근하는 우리의 일면일면들....이 나의 2011년 여름 한 가운데를 지나간다.

- 책 속의 키워드(리스트)-

1. 입맛으로 나, 우리, 그들을 구별하는 세상 : 스타벅스
2. 디지털 세상, 어떤 사람이 구루가 되는가 : 스티브 잡스
3. 검색을 잘하면 지능도 발달할까 : 구글
4. 미래를 예측한다는 위험한 욕망 : 마이너리티 리포트
5. 캔버스 위 예술가와 실험실의 과학자 사이 : 제프리 쇼
6. 소년공상만화가 감추고 있는 그 무엇 : 20세기 소년
7. 다음 세기에도 사랑받을 그녀들의 분홍 고양이 : 헬로 키티
8. 기술은 끊임없이 자아도취를 향한다 : 셀카
9. 왜 눈 위의 작은 선 하나가 그토록 중요한가 : 쌍꺼풀 수술
10. 아름다움도, 도덕도 스스로 창조하라 : 앤절리나 졸리
11. 악마도 매혹시킨 스타일 : 프라다
12. 마시는 물에도 산 것과 죽은 것을 구별하는 이유 : 생수
13. 나는 모든 것을 다 보고 싶다 : 몰래카메라
14. 웃음, 열등한 이들의 또다른 존재 증명 : 개그콘서트
15. 끼와 재능도 경영하는 시대 : 강호동 vs 유재석
16. 그곳에서는 정말 다른 인생이 가능할까 : 세컨드 라이프
17. 집단 최면의 시간 : 9시 뉴스
18. 작게 쪼갤수록 무한 확장하는 상상력 : 레고
19. 사이버의 민주주의를 실험하다 : 위키피디아
20. 예술의 경계가 무너지다 : 파울 클레
21. 지식의 증명서? 혹은 사람의 가격? : 박사


 
by kinolife 2011. 7. 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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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제 : Mother : Portraits by 40 Great Artists

글: 줄리엣 헤슬우드(Juliet Heselwood)
번역 : 최애리
출판사: 아트북스
2010.015초판 1쇄
가격: 13,800원

화가들의 어머니..이름이 많이 알려진 화가들이 그린 어머니와 그림 이야기, 그 보다는 그림속에 담긴 화가들 어머니와 화가들의 이야기라고 불러도 좋을 이야기가 담긴 책. 무척 가볍기 때문에 슬슬 아주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어머니의 관계 속에서 아주 다양한 화가들이 탄생했는데 책을 다 일고나서 드는 생각은 화가가 화가라는 운명을 타고 나듯이 화가의 어머니도 화가의 어머니라는 운명을 타고 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함께 했다. 그림 속에서 기억에 남는 건 고갱의 어머니와 고흐의 어머니..인터넷 상에 고갱의 어머니는 있는데, 고흐의 어머니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 책 속에 그림의 설명이 한글로만 되어 있어서 더더욱 화가들의 어머니를 화일로 찾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그림과 함께 소개된 어머니와 화가의 이야기가 조금은 단편적이라서 보다 깊게 관심을 가지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책이다. 그림 설명 역시도 보다 자세히 이루어졌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소재는 좋았는데, 다 읽고나서 더 찝찝한 느낌이 드는 것은 역시 깊이의 부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뭔가 더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그러면서 책장을 넘겼다.

기억에도 남고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준 고갱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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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10. 7. 1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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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및 엮음 : 편집부
출판사 : 도서출판 가나아트
1989.03 초판 1쇄

헌책방에서 구입해서 본 책은 어느새 20년이라는 세월이 이곳 저곳에 묻어 있었다. 가나아트라는 출판사도 그런 느낌이거니와 편집부라는 저자명에서 그 느낌을 더욱 더 느꼈다. 요즘은 감각있는 사람 누구나 블로그를 통해서 혹은 출판사를 차려서 자기 책을 낼 수 있겠지만, 20년 전만 해도 출판사의 기획실을 통해서 공동 작업하고 그 작업물을 출판사 몫으로 낸 것인가 추렴이 되는 책을 보니 책 내용만큼이나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책은 20세기를 근저한 현대 화가들의 모습..그러니까 그 화가의 그림보다는 화가의 모습이 실린 책이다 ..원래 잘 생긴걸 알고 있었던 달리의 모습이나 지적인 베이컨의 면모 장난끼 가득한 워홀의 모습 사이 사이에 끼인 낯선 화가들의 모습과 짧은 생에 관한 이야기도 꽤 흥미로와 책을 잡은 이후 바로 2-3시간 만에 다 읽은 것 같다. 화가는 그림만큼이나 자신의 모습 만큼이나 그 생활이 흥미를 자아낸다는 걸 ...이 책을 아주 쉽게 보여준다. 광기와 병을 끼고 사는 예술인의 면모를 볼 수 있는 예술인의 삶에 관한 수박 겉핡기를 담은 책...언젠가는 수박 안도 맛 볼 수 있는 책들도 만날 수 있겠지만.....이책은 그 이전까지의 가이드를 전해준다.
by kinolife 2009. 3.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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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조병준
시 : 조병준
출판사 : 샨티
2009년 09
가격 : 13,000

사진을 찍고 시를 썼을까? 시를 쓰고 사진을 맞췄을까..이 책은 먼저 있는 사진에다가 단어를 끼워 맞추듯 시를 써 내려 간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전해주는 책이다.

사진과 시처럼 그 색깔이 비슷한 장르들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작업을 모아둔 사진작가이자 시인이 조병준 님의 책...그의 책 속의 사진과 그림을 보면서 여행하듯이 살아가는 인간의 인생에 대해 스치면서 느껴본다. 책 속의 사진과 그 옆에 씌어진 시를 다 읽고 나니 그는 시보다 사진이 더 좋을 것 같다.








- 책 속의 글 -

- 물에게 -

물에게 물을 바칩니다.
그것이 제 사랑의 방식이기를 빕니다.
당신에게 다시 당신을 보태어
언젠가 당신이 뚝방을 넘쳐 먼 세상으로 흘러가는 날이 오면
그날엔 제 눈물도 보탤 수 있기를 빕니다.

- 벤치에 대한 예의 -

그 오솔길, 언제나 저녁 속에 있었다.
산책에 나선 사람들은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따뜻하고 밝은 집으로 돌아갔으므로
벤치는 언제나 비어 있었다.

비어 있음이 충만이라고
저 벤치에게 말할 수 있는가?
오, 차라리 아무 말도 말아라.
그 오랜 기다림을 모욕해선 안 된다.
그저 서둘러 그 앞을 지나면 된다.
아니면 아무 말 없이 잠시 앉아주면 된다.
벤치가 바라는 건 그 뿐이다.

- 구름, 기억 -

모든 흐르는 것들은 덧없다.
흐르지 않는 것이 세상에는 없다.

덧없는 것들도 모이면 무거워진다
무겁지 않은 기억은 없다.

구름, 흩어져 있어도 좋을 텐데
자꾸 모인다
기억, 꼭 그 자리에서 덧나
피고름으로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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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9. 1. 30.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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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영택
출판사 : 마음산책
2005년 10월 초판 1쇄
가격 : 12,500

책으로 읽어보는 미술 전시회라는 부제를 붙여주면 딱 좋을 듯한 이 책은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의 미술관을 홀대 해온 사람들에게 좋은 미술관 가이드 같다. 글을 잘 쓰는 작가라 책장이 술술 잡지책 읽듯이 넘어가는 장점을 뒤로하고라도 미술이나 예술에 대한 작은 관심만 있어도 서울에 발품을 팔아서 구경할 곳이 많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게 친절하게 알려준다.

책 속에 등장하는 장소를 조금씩 찾아 가 보는 건 지루하고 때론 고루하기 까지 한 일상 생활에 작은 쉼터를 제공해 줄지도 모르겠다. 멀리 있는 곳도 아니고 서울에서 살면서 이 책에 나오는 미술관을 찾아 다니는 건 작은 호사 이상의 즐거움이다. 비슷한 종류의 책 중에서도 맛깔나는 글을 읽는 즐거움 역시 크다.

책 속의 좋은 글

"사실 작가란 존재는 무엇보다도 세상에 대해 삶에 대해, 끊임없이 지껄이는 자들이다. 이 세상의 모든 아픔과 희망에 대해 발화하는 자들인 것이다."

"삶은 단순하고 명료해야 한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 역시 그렇게 단순한 삶에서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작업 역시 엉덩이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 시간과 노력없이 되는 일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들이 눈 앞에 펼쳐지면서 현재의 시간에 그 이미지들과 접촉할 미래의 시간이 내려 앉는다."

by kinolife 2008. 12. 2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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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성기완, 이유정, 박희정, 이강주, 변병준
         윤태호, 이경석, 최미르, 이애림, 박형동
         Mr.D, 이우영, 양경일
출판사 : 생각의 나무
2003년 11
가격 : 10,000

한국에서 독특한 만화 세계를 보여주는 젊은 작가들이 김광석의 노래에 대한 감성을 자신만의 색깔로 그려낸 만화모음집..

김광석의 노래 제목을 인용하기도 하고 노래를 들었을 때 작가의 느낌을 만화로 되살려 낸 작품들이 모여 있다.

기획의도는 신선한데...그 안에 그려진 만화들 중에 눈에 띄는 작품이 크게 없다는 건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음악 뿐만이 아니라 문화계 전반으로 김광석은 새로운 아이콘으로 이해되고 있나 보다. 특히 김광석을 즐기던 30~40代에겐 더더욱 각별한 인상을 지우는 이름인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by kinolife 2008. 3. 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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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중만
시 : 황학주
출판사 : 생각의 나무
2005년 11
가격 : 9,500

병옥씨가 선물로 보내준 CD에 끼어 있는 책을 보고 냅다 읽어 버리고...아프리카에 빠져드는 두 명의 뇌 속으로 들어가 본다.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어서 살아가는 이 불모의 땅에 대한 두 명의 호기심을 넘어서는 인간적인 관심과 사랑은 도시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겪는 심리적인 환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떠나서 함께 할 수 없지만 내내 동경하고야 마는 땅..그 땅에 대한 김중만의 사진과 그 땅을 보고 쓴 황학주의 시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선명하고 단순하고 명확한 사진에 비해 조금은 난해하며 개인적인 시선에 다가가 있는 황학주의 시는 조금 난해하다. 갑갑한 방에서 떠나는 먼 사색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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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중만

- 임신 검사 -
                     詩 황학주

어차피 우리는 더 낮은 데로 흘러가는 것 뿐이다.
어차피 나를 위해 사는 게 아니다.
무엇으로 보나 몸 앞에 꽁무니 뺄 만한 구실은 없고
미리내가 지나가는 사막처럼 자꾸만 마음은 외롭고 넓다
뉘도 티도 없늠 몸이었으나 태양 아래 홀딱 태울 수 밖에 없어
인간의 잉태는 매양 작은 발처럼 아름답고 위태롭다
우리를 빌려 썼던 죄들보다 더
깊을 만치 캄캄한 데서 뜨겁게 오는 날갯짓
나인데 어느덧 너다

자궁은 웅크리고 앉아 당하는게 아니다
어제의 내 모양을 기억하는 자궁은
생의 어제를 만든 유일한 솟구침이다
뼈가 단단해질 때까지 엉덩이는 누웠다 일어나고
시큰거릴 때까지 바닥을 짚었던 손은 튀어나오고
자궁이 기어코 아기로 부웅 떠오르는 일
어차피 우리는 더 낮은 데로 흘러가는 것 뿐이다
저녁 바람이 저녁을 만나고 가듯이

일샘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직업을
한때 가지고 싶었잖은가




by kinolife 2007. 11. 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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