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이 되는 것에는 크게 의미를 둘 일이 아니나 유치원때부터 함께 학교를 다닌 친구 여울이가 5학년이 되기 전에 서산으로 전학을 간다고 해서 나름 아이들을 위한 이별여행이 되었다.
방학이 되었으나 늘 바빠서 어딜 운신하기 어려워 년말에 미리 예정하고 엄마들과 일정을 잡아 두었었다. 예상대로 여행날이 다가오니 총회 준비가 턱 걸려서 숨이 막혔지만, 그럴수록 바람을 쐬고 와야 겠다 싶어서 약속대로 영주로 가는 길을 떠났다.
[부석사]
영주를 가면 당연히 부석사..
생각보다 부석사로 올라가는 길이 멀게 느껴졌던 아이들이 조금 힘들어 했고..우리 작은 딸은 어찌나 투털 거리던지.. 그러나 좋은 장소는 장소대로 느낌이라는 것이 있는것인지 작은딸과 친구들은 아래에서 내려보는 부석사의 면모에 즐거워 했다. 개인적으로 부석사를 좋아하는 남편 덕에 몇번 가 보았으나 갈떄마다 늘 사람이 많아서 올라가는 공간 중간중간에 틈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전체 뷰를 가렸지만, 평일이고 차가운 날씨 덕분에 상당히 한가한 부석사의 뷰를 즐길 수 있었다.
표지판에 적힌 500m가 점점 줄어들면 겨울의 부석사가 눈에 들어온다.
일직선으로 건물들이 이어져 있지 않아서 늘 각도에 따라 다른 그림을 부여주는 부석사.
무량수전 왼쪽 위의 돌들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영주에서 학교를 다닌 하윤이 엄마와 가현이 엄마가 부석사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여름이면 무량수전의 문을 걸어 올릴 수 있는 발도 알려주고..하늘을 치솟은 처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상언이도 그냥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보는거 같다.
겨울의 풍경이지만 따뜻하게 느껴진다. 부석사를 나와 점심을 먹으러 간다.
영주에는 유명한 쫄면집이 2군데 있다고 한다. 인생쫄면이라고 하는 쫄면집..나드리 분직. 쫄면 외에 다른 메뉴가 있닥 중앙분식은 쪽면 밖에 없어서 매운걸 잘 못 먹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나드리 분식으로 갔다. 쫄면과 만두, 돈까슬 먹으며 오래간만에 추운 날씨에 걸은 몸을 녹인다.
오전 일정 하나가 부석사 점심 식하 후에 오후 일정은 영주시내 공방 [갱이곰팩토리]에서 아이들이 운동화를 만들기로 예약해 두었다. 밑그림을 자신들이 고르고 디테일한 선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들 모두 그림을 잘 그리고 시간내에 끝낼 수 있어서 대견하다는 후문을 들었다. 아이들이 공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엄마들은 커피 한잔했다.
전학가는 여울이와 담임선생님은 누가될까.. 중학교는 특별히 생각하고 있는 곳이 있는가 같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상언이야말로 일반 중학교가 맞지 않을까 정말 고민이 깊어진다.
경북에 살고 있어서 가까이 있다고 느끼지만, 가지 않으면 먼 곳이 세상 모든 여행지이고..기회가 되면 많은 기회를 만들어서 좋은 사람들과 많이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늘...
애월읍의 더럭분교는 다양한 CF의 배경이 들만큼 유명한 곳이지만, 대중교통과는 아주 거리가 먼 촌의 어느 한적한
시골 작은 분교인데,,장 필립 랑클로의 컬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색감있게 탈바꿈한 학교이다. 오후 느즈막에 들려서 따스한 햇볕 아래에서 놀지는 못했지만, 학교의 예쁜 면면은 잘 구경할 수 있었다.
아이들도 즐겁게 놀고...때마침 급실식을 수리하고 있었는데...그부분은 참 부러웠다. 아이들이 많지 않으니 선생님과 함께 차례대로 밥을 먹을 수 있다. 그건 정서적으로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서울의 학교에서는 급식하는 음식을 교실로 가져와 배식을 받고 자기 자리에 앉아 가능하면 떠들지 않고 빨리 먹어야 하는 시스템인데..밥을 함께 먹으면서 친구들과 선생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낭만에 불과하고..자신의 밥만 빨리 먹야 하는 시스템을 보고 아 이건 사육이랑 뭐가 달라!!라고 생각하며 아쉬워 한 적도 있다. 아이들을 다 데리고 급식실로 옮겨왔다 다시 교실로 오는 그 시간도 아쉬워할 서울의 시간이 아닌가.. 고즈넉한 촌 학교에 잠시 발길을 놓았다.
컬러감이 풍부하다.
이곳은 다실.. 더럭분교는 정규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과 선생님이 다도교실을 한 이후 수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소문을 들어보니 아이들은 (특히 몸이 근질거리는 남자아이들은) 미칠지경인 시간이라고 한다.
학교의 색깔도 멋지지만, 학교 앞은 큰 나무는 더욱 운치를 준다.
더럭분교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마을에서 자랑할 만한 연화지가 있다. 겨울이야 연들은 자취를 감추었지만, 여름에는 정말 장관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풍취가 깊은 마을이라는 생각을 했다.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