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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영문도 모른채 강금당한 오대수는 자신이 강금당한 이유에 대한 대답을 얻지 못해 미칠 지경이며 그 미치는 지경이 그 대답없음에 대한 답답함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영화 속의 이 그림은 적절한 선택이었는지 모르겠다.그림의 제목은 [슬퍼하는 남자] 1892년에 완성된 이 그림은 벨기에 출신의 후기 표현주의 화가 제임스 시드니 앙소르(James Sydney Ensor)의 그림이다. 화가 스스로 위기가 닥쳤을 때 완성했다는 이 그림은 영화 속 오대수의 알 수 없는 외로움과 고독과 쉽게 오버랩 된다.그림의 아랫부분에 적혀 있는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 것이다.'라는 경구는 정말이지 오대수의 더욱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더 극명하게 만들어준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혼자라고 생각하겠지만, 갖힌자의 대답 없는 고뇌를 어찌 표현하느냐를 이 작은 그림으로 총화시켜 주는 것 같다. 급기야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얼굴이 스스로 헝크러트리고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오대수의 얼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그림과의 오버랩 이후의 독백 가스가 나오면 ~ 잠이 들고 일어나면 머리고 깍아 주고 몸도 씻어주었다는 비능동에 맡겨 버린 체념을 통해 스스로를 지워버리는 오대수는 영화 속에서 그 어떤 주인공보다 애처롭다. 그래서 그의 얼굴과 결코 다르지 않는 이 그림속의 남자처럼 웃을 수도 울지도 못하는 이의 마음이 쓸쓸히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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