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오정희
출판사 : 시공사
출판일 :2022년 08 초판 1쇄
가격 : 15,000

 

오정희의 문체가 깔끔하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젊었을 때와는 달리 나이든 오정희가 꽤 우익화 되었다는 뉴스는 앗, 이런..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젊었을 때 수작이라고 거론되는 많은 책들을 뒤로 하고 ..그녀의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접하는 책이 이 짧은 소설이 모여있는 단편집...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감동적인 소설은 없었고 ... 복잡하지 않은 언어들은 쉽게 읽게는 했다.

 

- 책 속의 글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 안에서의 모든 일에 남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는 수칙을 고수하는 것은 그것이 밥을 짓는 일, 빨래를 하는 일처럼 무언가 삶을 살아가는 근본적인 정직성과 관계 있는 듯이 여겨지기 때문이었다."-14P [부부]

 

"우리 같은 아낙네야 생사의 깊은 이치를 어찌 알겠느냐만 돌아간 네 아버지 생각이 견딜 수 없이 간절해 질 때마다 이렇게 죽은 목숨 살리는 일로 마음을 달래왔지. 단지 자기 마음의 위안이겠지만 사실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이런 것밨에 더 있겠냐...."-84P [밤샘]

 

"사람의 면모란 결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바위가 닳아지듯 안개비에 모르는 새 옷이 젖듯 의식 못할 만큼 느린 속도로 진행되다가 어느 날 문득 섬뜩한 자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리라. 성장과 늙음이 그러하듯 잠복기가 긴 만성적인 질환이 그러하듯..."-211P [떠 있는 방]

by kinolife 2024. 2. 18. 23:54

글 : 한강

출판사 : 창비

출판일 :2014년 05 초판 1쇄

가격 : 15,000

 

내가 5.18을 처음 경험한 것은 십대 때 대구에서 열렸던 광주에 관한 사진전을 통해서였다.

보고도 믿기 어려웠던.. 관련해서 아버지는 당시 대한통운에 다녔었는데..5.18이 있기 전전날에 광주로 운행 갔다가 참사 전에 광주를 빠져 나왔다고 했다. 이 시대를 지나오는 이들에게 전해 들은 이들에게도 광주는 공포..불안의 단어다.

소설은 광주에 휩쓸린 소년에 대한 이야기... 잔인한 장면를 극려하게 표현하지도..극적인 주인공을 확대해석하지도 않는 담담함에..그 공포가 일상 안으로 많이 들어와서 읽는 내내 마음이 참으로 불편했다. 다행히 그 시대를 비켜가고 그 도시에서 벗어나 있어서 나를 포함한 살아 남은 모든 이들에게.. 과거는 현재와 연결되고 역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걸 다시 대뇌인다. 

 

- 책 속의 글 - 

 

"계단을 올라온 군인들이 어둠속에서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 조의 누구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습니다. 방아쇠를 당기면 사람이 죽는다는 걸 알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린 쏠 수 없는 총을 나눠 가진 아이들이었던 겁니다. " -117P

 

 

by kinolife 2023. 9. 3. 06:08

시리즈 : 소설 조선왕조실록 -01

글 : 김탁환

출판사 : 민음사

출판일 :2014년 02 초판 1쇄

가격 : 12,500

 

조선 건국의 숨은 실력자 정도전에 관한 소설..실제 살아 있는 사료에 언급된 인물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있는 김탁환씨의 소설은 일단 쉽게 잘 읽히는데..그건 그가 굉장히 부지런히 쓰고 있기 떄문이 아닐까..생각해 본다. 부지러한 소설가의 노력 덕분에 독자는 편하게 읽기를 수행한다는 것.. 참으로 혜자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소설로 조선왕조 실록을 완성하겠다는 김탁환의 프로젝트...에 얼마나 동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치고는 꽤 옛 서적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읽었다.

 

- 책 속의 글 - 

 

"우리의 목표는 용상의 주인을 갈아치우는 것이 아니라 변혁의 기운운이 이 작은 시골에까지 두루 미치는 것, 그리하여 어제와는 다른 오늘, 오늘과는 다른 내일을 이곳 백성이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 1권 130P

 

"혁명이 무엇을 먹고 자라는 줄 아는가. 절망이다. 분노에 뒤이은 실패 그리고 절망. 이 셋을 반복하는 동안 혁명은 싹이 트고 뿌리와 줄기가 뻗고 가지가 펼쳐진 뒤 꽃이 피고 열매가 매달린다." 1권 192P

 

"공자가 전혀 하지 않으신 네 가지를 잊었는가? 모호한 것을 맘대로 결정하지 않으셨고, 단언하지 않으셨고, 고집하지 않으셨고, 아집이 없으셨네." - 1권 224P

 

"왕도 사람이다. 어진 이도 있고 각박한 이도 있으며 똑똑한 이도 있고 멍청한 이도 있으며 유약한 이도 있고 강건한 이도 있다. 왕이 전권을 휘두른다면 혼군(昏君) 혹은 폭군(暴君)의 도래는 시간문제다. 왕은 신하를 두려워해야 하고 신하는 백성을두려워해야 한다. 두려움은 힘에서 나오고 그 힘은 법과 제도를 통해 뒷받침된다. 내 구상의 핵심은 왕을 예외로 두지 않는 것이다. 왕은 가장 중요한 위치에 놓이지만 전체를 뒤바꾸지는 못하는 체계 속 일원이다. 이렇게 짜 둬야 왕이 설령 삼강과 오륜을 무시하더라도 체계 속에서 고쳐 나갈 수 있다." - 1권 239P

by kinolife 2023. 8. 20. 14:44


원제 : The Pigman

시리즈 :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블루픽션)41

글 : 폴 진델 (Paul Zindel)

출판사 : 비룡소

출판일 :2010년 00 초판 1쇄

가격 : 9,000


책의 표지에 기록된 호밀밭의 파수꾼보다는 쉽고 더 읽을만한 청소년 소설이고 초콜릿 전쟁은 아직 안 봤으니 비교하지 말고... 미국에 많이 출간되어 있는 청소년 소설 중에서 사실성을 더 높여서 쓴 책이 이 책아리고 하니 그걸 감안해서 일었다. 가끔 성장과 살아가는 것 사이를 궂이 어떤 시점을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 보는데 특히 성장기 청소년들이 읽기 좋다는 청소년 소설 역시 어른이 되어서도 좋은 책은 읽기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틀을 정하고 거기에 맞게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비루한지... 다만,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나이를 감안해서 그 또래의 아이들이 읽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내가 그 또래가 아니니 비료가 불가해서 그 유용성에 대해서 언급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책은 문안하고 별볼일 없는 청춘에게 찾아온 우연과 인연 사람과의 관계..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주인공들의 다양한 감정들이 쉽게 다가와서 좋았다. 어렵지 않아서 좋고 잔인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가 나오지 않아서 좋고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아이들의 성장하겠구나 느껴질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 오래간만에 읽은 소설인데 많이 재미있지 않았지만 또 그렇다고 너무 재미없지 않아서 다행이었던 책이다.


- 책 속의 글 -


"자신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 최신 유행어를 사용하는 교사야말로 확실히 시대에 뒤떨러진 사람이다."-30P


"우리집 거실이 반짝거리는 것은 아무도 거기서 생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엄마는 거실 안 모든 집기에 비닐을 씌워 두었다. 나는 진심으로 엄마를 좋아하지만, 집안일을 하는 엄마의 모습은 머리가 달린 채 종종거리는 암탉처럼 보인다."-52P


"'놀다'라는 단어가 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나는 문득 고무공을 갖고 놀던 고양이 한 마리를 떠올렸다. 어느 소녀가 생일 선물로 받았던 새끼 고양이 ...고양이는 의자 다리 뒤에 숨어서 고무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공을 덮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는 게 옳을 것이다. 새끼 고양이는 고무공이 어떤 물건인지 잘 알고 있었다. 줄곧 그것을 갖고 놀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부드러운 고무공에 날카로운 이빨을 박아 넣기 위해서 발톱을 세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소녀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어머 저 고양이 좀 봐. 공을 갖고 정말 재미있게 놀고 있네." 새끼 고양이는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를 대하듯 거칠게 고무공을 공격했다.. 그때 나는 고양이가 살아남기 위해 상대를 죽여야 할 경우를 대비해서 미리 연습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노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거라고. 자연이 우리를 미래에 대비시키기 위해 권하는 행위라고.....230P


by kinolife 2019. 4. 11. 22:04


글 : 러디어드 키플링 (Rudyard Kipling)

출판사 : 찰리북

출판일 :2018년 07 초판 1쇄

가격 : 13,000


도서관에 들려서 고른 작은 책이 계획에도 없던 2019년의 첫 책이 되었다.

다양한 선장들이 나올 줄 알았더니 주요 선장은 2명...그리고 선장이 주인공이 아니라 선장에게 인생의 가르침을 받는 하비가 주인공이다. 이런 모험 소설 성장 소설은 지금 한창 자라나는 우리 딸이 읽어줘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지만, 요즘 아이들은 성장도 유투브로 하고 모험도 핸드폰으로 하니 할말 다 했지.. 싶다. 나 역시 그 젊은 날에는 키플링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자랐고 나이 오십이 다 되어서야 흐뭇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다니 인생은 역시 알 수 없는것 같다.

책에 대해서 찾아보니 최초 완역본이라고 하고 삽화도 초판 당시의 그림이라고 하니 덕분에 역사속의 낯선 미국의 문화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사실적인 바다그림 선원들 이야기는 활기차고 지금의 자본주의적인 세태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고군분투하는 미래의 부자들과 그들과 섞여서 전혀 자신의 존재에 영향없이 교류하는 선장들의 면모에 일면 생경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부잣집 아들이 죽을지도 모르는 바다에서 벌인 이야기들을 살면서 젊을 떄 격을 수 있는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신흥부자의 마인드에 감탄한다. 이건 순전히 지금 우리나라 세대에 비추어서 그렇다.


고통없이 크는 생물은 없으니 다 함께 인생을 살찌우는 고통이 하나의 사람을 보다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겠거니 생각해 본다. 새해 벽두부터 나이와 상관없이 도전하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힘에 대해 응원 받은 느낌을 전해 주는 소설이다. 정글북을 안 읽어봐서 그것보다 더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고전적인 글을 썼던 사람이구나 키플링은....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는다.


- 책 속의 글 -


"깊은 잠은 사람의 영혼과 눈과 마음을 개끗하게 하고 아침밥도 게걸스럽게 먹게 만든다."-85P


"제 아무리 슬픈 일이 있다고 해도 천만장자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일을 계속해야 하는 법이다. "-281P


"트루프 선장님이 그러셨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다음 세대가 어떻게 밥벌이를 하는지 알아내는 것이라고요.." 304P


"저는 말처럼 열심히 일했고 돼지처럼 열심히 먹었고 시체처럼 열심히 잤다고요."-305P


"절망의 가장자리로 내몰렸을 때조차도 그는 믿을 버리지 않았다.그 믿음은 사람과 사물에 대해 아는 것에서 부터 나왔다."-353P

by kinolife 2019. 1. 7. 07:37


원제 : ナミヤ雜貨店の奇蹟

글 : 히가시노 게이고(東野 圭吾)

번역 : 양윤옥

출판사: 현대문학

2012.12 초판 1쇄
가격: 14.800원


2012년에 출간되었으나 중고책을 찾기 쉽지 않은 베스트셀러라...흔한 경우는 아니지 싶다.

오전에 읽기 시작해서 저녁 답에 다 읽어내 버릴 수 있는 소설 역시 흔한 경우는 아닐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읽는다면 <백야행>이 처음이 아닐까 생각했으나 의외로 이 책을 제일 먼저 만나게 되었는데 그 역시 베스트셀러라는 이 책의 특성과 맞닿아 있는건 아닐까 싶다. 책은 앞서 말한 대로 너무 술술 편하게 잘 읽힌다. 입담 좋은 이야기꾼의 면모를 여지없이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문제는 거기서 부터 출발하는 것 같다. 너무 잘 읽히고 재미 있게 읽어서 뭐 특별이 기억에 남거나 기록할 만한 것이 없다는 점..이 역시 베스트셀러의 한계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예상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과 많이 동 떨어져 있는데 그건 그의 이전 작품들과 조금은 궤를 다르게 한 이야기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조만간의 그의 대표작들을 보아야만 이 책과 그 책들의 간극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준다. 혹은 의견을 내어준다. 더 나아가서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대부분의 고민은 고민하는 자 스스로가 그 문제와 해결책을 알고 있고 그 문제의 핵이 본인 안에 있기 때문에 해결 역시 그 안에서 분출 될 수 밖에 없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야 마는 사람은 그 해결을 위한 결정에 누군가에 의지하는 마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라지만, 그 스스로 안에 들어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모이고 그것의 총합으로 나오는 것이지 않을까..나미야 잡화점의 나미야는 일본어 나야미(なやみ:고민)의 뒤튼 단어.잡화점이라는 말 역시 복잡한 인생사를 조합한 말은 아닐까..고민백과사전이라고 불러도 좋은 우리 인생에 그 사람을 만나면, 그 곳을 가면, 그 일을 하는 동안은 그 고민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


다른건 몰라도 이 책을 읽는 동안은 그 어떤 고민도 떠 오르지 않았으니 그 역시 역설적인 즐거움.

오래간만에 소설 읽은 즐거움을 느꼈다. 그래서 큰 울림이나 기억, 역작이라는 칭호보다는 누구에게나 추천해도 좋을 만만한 즐거움이 있는 책으로 기억될 듯 하다.


- 책 속의 글 -


"주위 사람들에게서 칭찬받을 만한 길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끝없이 노력해야 하는 현실이 힘에 버거워 가장 편한 길로 도망한 것이다. 현실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스스로를 정직하게 바라보았을 때, 기적이 일어난다."-451P 옮긴이의 말 중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은 그나마 행복하다. 그들 앞에는 그래도 길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길도 그려져 있지 않은 백지의 지도 앞에서 막막한 답답함에 빠져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절망조차 사치스러운 얘기인지도 모른다."-452 옮긴이의 말 중에서


by kinolife 2018. 3. 21. 18:06


글 : 황정은

출판사: 민음사

2010.06 초판 1쇄
가격: 12.000원


2017년의 마지막 소설이자..올해 읽은 책 중에 그나마 소설 같은 소설로 기억될 책.

사전에 작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음에..나도 모르게 애정하고 싶다는 욕망이 커서 그럴까..요즘 나오는 젊은 작가들의 글이란 참으로 분위기로 무언가를 설명하고 싶은 가벼움이 있지 않나..혼자 생각하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영화 <안개>나 <만추> 혹은 우울한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는 이윤기 감독의 영화들..혹은 팍팍한 현실을 바탕으로 한 쓸쓸한 사랑이야기의 또 다른 한 파편을 본 것에 지나지 않지 않나... 요즘 젊은 작가들 책을 많이 안 읽어서 딱히 무어라고 할수는 없지만 요즘 세대의 사랑이야기란 이런 분위기인건가..생각이 들었다.


개인의 삶이 모아져 보이는 것들을 사회적 현상이라고 한다면, 이 책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감싸는 주변 배경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그 안에 있는 주인공들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우울함을 지니고 있다. 무언가 볕이 들지 않을 것 같아서 그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주인공들. 그들은 스스로의 관계를 규정하지도 못하고 더 가까이 다가서지도 못하고 현실 그 안에서 스스로의 삶에도 완전히 안주한것도 아닌, 적응 당한 인물들...현실이 팍팍하면 사랑은 소설보다 더 허무한 것이 되는 것일까 생각해 본다.


효율이나 발전 같은 단어들의 이면에 들어서 있는 피해, 무관심, 무시 같은 것들이 사회 안에서 한 인간들에게 그 안의 관계들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이야기 하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은 이해가 되었으나, 책 속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에게 몰입할 정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다. 근저 나의 피폐한 삶 때문에 그런 부적응을 느낀 건지도 모르지만... 아쉬움..그러나 이 책이 근저 우리 문학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물꼬가 될 수도 있을려나 기대해 본다.



- 책 속의 글 - 


"가마가 말이죠.
전부 다르게 생겼데요. 언젠가 책에거 봤는데 사람마다 다르게 생겼데요. 그런데도 그걸 전부 가마. 라고 부르니까..편리하기는 해도, 가마의 처지로 보자면 상당히 폭력적인 거죠".- 38p

"개구리란 차가운 생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다지 차갑지 않아서 놀랐다."-59p

"도시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구역,하며 무재 씨가 나를 바라보았다... 언제고 밀어 버려야 할 구역인데, 누군가의 생계나 생활계, 라고 말하면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지니까, 슬럼, 이라고 간단하게 정리해 버리는 것이 아닐까’" –113, 115p

"은교씨는 뭐가 되고 싶나요. 행성하고 위성 중에..
나는 도는 건 싫어요
혜성은 어떨까요
혜성도 돌잖아요? 핼리 같은 것이
핼리.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가 뉴성은 어떨까요 라고 무재씨가 말했다.
유성이라면 적당하지 암ㅎ을까요
타서 사라지잖아요.허망해
허망하므로..." -126p

"여기는.어쩌면 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둠의 입. 언제고 그가 입을 다물면 무재씨고 뭐고 불빛과 더불어 합, 하고 사라질 듯 했다."-166p

by kinolife 2017. 12. 11. 23:10



글: 정지아

그림 : 송지연
출판사: 웅진주니어
2005.08 초판 1쇄
가격: 각권 8.000원


올해 아홉살이 되는 딸아이가 어서어서 이러한 이 정도의 100페이지 미만의 글들을 즐겁게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헌책방에 드를 때 마다 청소년 문학을 무턱대고 한권씩 한권씩 사 모으고 있는데...아이에게 그 시간이 오기전에 내가 먼저 한번 읽어보자..그러는 와중에 재미있는 책들을 만나면 그 놈부터 소개해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마음으로 처음 손에 들었던 책이다. 20005년도 발간 책에서 우리 시대의 산업시대..젊은 고모, 이모들의 노동이 담긴 이 책을 우리 딸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감성을 얻게 될까...나의 감상보다는 그 부분이 역시 더 궁금해 졌다.


역시 이 책에 담긴 감성이나 이야기 전개는 어떤 부분에서 너무 빤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그 빤한 감정들이 쌓여서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어 가는 것일거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중학교 때 읽었던 [몽실언니]를 떠 올린 건 어쩌면 비슷한 감성의 엮음..뭐 그이상 이하도 아닐 것이다. 이 책만의 감성이 아니라 나의 예전 어린 시절..그리고 그 시간을 향해 가고 있는 딸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조금은 복잡한 마음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조금씩 아이와 함께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수없이 재간된 몽실언니를 다시 본다면 또 어떤 느낌일지..조금 궁금해 지기도 한다.





by kinolife 2013. 3. 23. 13:50
원제 :
Utopia
글: 토마스 모어(Thomas More)
출판사: 펭귄클래식 코리아
2011.01 초판 19쇄
가격: 10,000원

올해 3월 도련님이 장가를 가고...그동안 도련님과 함께 살았다고 주는 수고 및 하사 격려금.. 그냥 부주로 목돈이 생기신 시어머니가 너 사고 싶었는데 못 산거 있으면 사라시며 100만원 주셨다. 3개월이 지나도록 뭐 하나 사지는 못하고 아이쇼핑만 하다가 결정한 것이 최근에 100권이 나온 펭귄 클래식....각권마다 살려면 가격이 좀 있지만. 홈쇼핑을 통해서 남편이 쿠폰에 할인 날짜까지 인용해가며 공을 들여 45만원 정도에 구입을 했다. 권당 4.500원 정도인 셈....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죽기 전에 한권씩 한권씩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처음 든 책이 1권 [유토피아] ....정말 지루하고 횡설수설 같은 이 공상소설을 근 한당달 동안 손에 쥐고 그이 2권의 다른 책을 읽을 정도로 힘이 들었지만, 책장을 어렵게 덥고 나니 인간의 삶 속에 있는 행복과 평등..공존이라는 단어들이 머리에 맴도면서 삶에 대한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서 고전을 읽는 거겠지...두고두고....반복해가며.... 사전같은 책이 고전이니까...사전은 다 외울 수는 없지만 무언가 막힐 때 다시 꺼내 드는 것인만큼 고전의 미덕은 충분히 양지할 수 있게 한 나의 첫 스타트였다.

책 속에 그려져 있는 모어의 유토피아는 공산주의를 닮아있다고 읽는 내내 생각이 들었다. 모어의 상상 속 유토피아는 보퉁의 복수 인간 세계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 중에서도 권력관계를 만들고 자연스럽게 서열화 되는간의 속성을 상당히 제거하고 상상속에 그리면서 그런 나라가 있다네요...식의 설명으로 이루어져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공산주의와는 많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존재에 대한 유무에 대한 고찰은 이 부분에서 필요가 없다. 인간과 인간이 함께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 규모가 커지고 그 규모만큼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것을 그 집단의 구성원들이 결속와 실천으로 가능성을 설명한다. 
결핍과 착취가 없으며(작은 것에 만족하면 불필요한 것을 취할 이유를 느낄 수 없으며), 정의와 평등(나만이 아니라 남이 공정하다면 내가 불편, 불만이 생길 일이 없으며,), 이런 삶의 태도가 이성과 합리적 제도의 국가를 만든다는 논리는 논리만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지 않나...그래서 모어의 유토피아는 ~~ 주의와는 거리를 두고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책 안의 내용보다는 이름만 알던 토머스 모어라는 학자의 인생을 보다가 우리 나라로 치면 왕의 그른 점을 고하다 죽은 고집있는 학자였고 변호사였지만 학자로 살았다는 것은 작은 발견 이었다.(이래서 이름만 아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 그와 더불러 생각해서 본 그의 유토피아는 목숨을 걸거나 자신의 인생 전부를 담보로 조직의 질서에 자신의 인생을 맞추어야만 하는 인간의 삶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던지는 구나..더불어 딱히 해답은 없는 각각의 인간의 삶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읽는 내내 책장 한 장 한 장에 너무 힘을 주어 읽다보니..조금 피곤함을 느낀...2010년 첫 고전..아니 내 인생에 첫 전집을 이렇게 시작하고 읽어내고 책장을 덮었다.

- 책 속의 글 -

"유토피아라는 나라가 긍정적 이상향의 상장이 아니라 타락한 유럽 사회에 대한 부정적 공격이라는 대답이다."

"긴 세월 동안 이어진 위기 상황들은 극복하며 착실히 지혜를 쌓아 올렸습니다. 그런 식으로 배우는 지혜란 쉽게 잊히지 않은 법이지요."

"궁정에서는 철학이 들어설 공간이 없다"

"윤리 문제에 있어서는 그들도 우리들과 같은 문제들을 논의 합니다. 그들은 정신적, 생리적, 환경적 차원의 세 가지 '선'을 구분해 놓은 뒤, 과연 이 '선'이라는 용어가 이들 세 가지 모두에 엄밀하게 적용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오직 첫 번째에만 적용 가능한 것인지 계속해서 묻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가장 중심적인 논쟁 주제는 인간 행복의 본질, 즉 인간의 행복은 어떤 요인 혹은 요인들에 달려 있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유토피아 인들은 법률의 유일한 목적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by kinolife 2011. 7. 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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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素晴らしい一日
글 : 다이라 아즈코(平安壽子)
출판사 : 문학동네
2004.09 초판 2쇄

전도연과 하정우의 조우로 세간의 이목을 잠시 잠깐 끌기도 했던 영화 <멋진 하루>의 원작이 담겨져 있는 다이라 아즈코의 소설집. 정말 쉽게 읽힐 수 있는 대중소설작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누가 옆에 와서 속닥속닥 이야기를 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의 가벼운 책이다.

이 중에서 영화의 원작이 된 단편을 영화와 비교해 보고 싶었는데..시사회도 못 가고 영화관도 못 가고 했더니 볼 수 있는 기회가 만나기 쉽지 않다.웬지 이 뭉글뭉글하고 낙천적인 남자와 지극히 정상적인 여자와의 만남은 어찌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이 주변에 보면 꽤 이렇게 대책없는 부류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꼭 남자 여자 중 남자가 그런면이 있는 부류가 많다고 이야기 할 순 없겠지만, 이상하게도 나에게 있어선 그쪽이(여자보다 남자가 비현실적인 경우가 많은) 이해와 납득이 빠르게 느껴진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영화도 꼭 보고 싶다. 명절 특집을 한번 기다려 봐야겠다. 돈을 빌리는게 습관이 되고 갚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구속받지 않는 아주 해피한 캐릭터란...옆에 그런 사람이 없다는 게 행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돈과 얽인 관계 만큼 구질구질 해지기도 쉽잖기 때문이다. 그 사소하지만 사람 열 받게 하는 나아가서 인간이 진짜 싫어지는 상황을 통해 아 이렇게도 살 수 있는건가 알려주는 듯한 이상야릇한 감정을 받게 하는 재미있는 단편이다. 본 책에 수록이 되어 있는 다른 소설들고 아 이럴수 있겠구나...라고 하는 삶속의 작은 이야기를 소설적으로 아주 잘 표현해 내고 있다.

- 책 속의 글 -

운명에 톱니바퀴가 있다면, 니카하라의 그것은 성격을 반영해서 타성으로 터덜터덜 운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온리 유] 중에서

by kinolife 2010. 3. 25.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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