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황정은
출판사: 민음사
2010.06 초판 1쇄
가격: 12.000원
2017년의 마지막 소설이자..올해 읽은 책 중에 그나마 소설 같은 소설로 기억될 책.
사전에 작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음에..나도 모르게 애정하고 싶다는 욕망이 커서 그럴까..요즘 나오는 젊은 작가들의 글이란 참으로 분위기로 무언가를 설명하고 싶은 가벼움이 있지 않나..혼자 생각하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영화 <안개>나 <만추> 혹은 우울한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는 이윤기 감독의 영화들..혹은 팍팍한 현실을 바탕으로 한 쓸쓸한 사랑이야기의 또 다른 한 파편을 본 것에 지나지 않지 않나... 요즘 젊은 작가들 책을 많이 안 읽어서 딱히 무어라고 할수는 없지만 요즘 세대의 사랑이야기란 이런 분위기인건가..생각이 들었다.
개인의 삶이 모아져 보이는 것들을 사회적 현상이라고 한다면, 이 책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감싸는 주변 배경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그 안에 있는 주인공들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우울함을 지니고 있다. 무언가 볕이 들지 않을 것 같아서 그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주인공들. 그들은 스스로의 관계를 규정하지도 못하고 더 가까이 다가서지도 못하고 현실 그 안에서 스스로의 삶에도 완전히 안주한것도 아닌, 적응 당한 인물들...현실이 팍팍하면 사랑은 소설보다 더 허무한 것이 되는 것일까 생각해 본다.
효율이나 발전 같은 단어들의 이면에 들어서 있는 피해, 무관심, 무시 같은 것들이 사회 안에서 한 인간들에게 그 안의 관계들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이야기 하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은 이해가 되었으나, 책 속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에게 몰입할 정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다. 근저 나의 피폐한 삶 때문에 그런 부적응을 느낀 건지도 모르지만... 아쉬움..그러나 이 책이 근저 우리 문학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물꼬가 될 수도 있을려나 기대해 본다.
- 책 속의 글 -
"가마가 말이죠.
전부 다르게 생겼데요. 언젠가 책에거 봤는데 사람마다 다르게 생겼데요. 그런데도 그걸 전부 가마. 라고 부르니까..편리하기는 해도, 가마의 처지로 보자면 상당히 폭력적인 거죠".- 38p
"개구리란 차가운 생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다지 차갑지 않아서 놀랐다."-59p
"도시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구역,하며 무재 씨가 나를 바라보았다... 언제고 밀어 버려야 할 구역인데, 누군가의 생계나 생활계, 라고 말하면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지니까, 슬럼, 이라고 간단하게 정리해 버리는 것이 아닐까’" –113, 115p
"은교씨는 뭐가 되고 싶나요. 행성하고 위성 중에..
나는 도는 건 싫어요
혜성은 어떨까요
혜성도 돌잖아요? 핼리 같은 것이
핼리.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가 뉴성은 어떨까요 라고 무재씨가 말했다.
유성이라면 적당하지 암ㅎ을까요
타서 사라지잖아요.허망해
허망하므로..." -126p
"여기는.어쩌면 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둠의 입. 언제고 그가 입을 다물면 무재씨고 뭐고 불빛과 더불어 합, 하고 사라질 듯 했다."-1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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