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서만 개발된것 같은 거피..이름이 장마라떼...메뉴 소개에는 꿀, 에스프레소, 시나몬, 우유가 들어간다고... 시나몬 좋아해서 시켜 보았고... 티그레 중에서는 황치즈와 카라멜을.. 오후에 졸릴 때 심하게 달지 않은 달달커피와 디저트로 채워본다.. 아! 그게 아니라 수다로 채운 기분이 더 크지만... 평온한 평일 오후의 기쁨이라.....
후지노미야 숙소 근처에 있는 후지산 혼구 센겐 타이샤 신사.. 신사를 보는 재미도 있었겠지만, 신사 주변의 풍경을 꽤 즐겼다. 조용히 천천히 걸었고 하늘을 보았고 어디가 나올지 뭐가 있을지 모르는 낯선 동네 구경..어디를 가야 된다고 정한 곳도 없고.. 큰 목적도 없던 여행이다보니..동네 구경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이렇게 걸어도 하루 만보에서 만오천보는 그냥 찍으니... 이날도 별일 없이 동네 근처를 걷다가 신사 반대편에 위치한 후지산 세계유산센터를 또 들렀다. 전날에는 낮에 갔었기 떄문에 오후 산책을 마치면서 일부러 저녁의 이 센터를 한번 더 들러서 낮과 밤을 모두 보았다. 후지노미야에서 3일간 있어서 가능했던 일인 듯...
후지산을 뒤집어서 본뜬 모양으로 건축된 후지산 세게유산센터의 건축가는 반 시게루라고.. 언능 건축가의 이력을 찾아본다. 반 시게루는 프리츠 커상을 수상한 동시대 건축가 이며 국내 작가와 함께 작업한 작품(경기도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 클럽하우스와 2006년 서울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조각공원 안에 들어섰던 페이퍼테이너 뮤지엄 Papertainer Museum 등) 도 있는 작가였다. 별로 계획없이 만났지만 뜻하지 않은 행운같은 풍경이었다. 그래서 못내 아쉬워서 다음날 저녁에도 찾았다. 건축물이 날씨나 시간..빛의 양과 위치에 따라서 상당히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 할 수 있어 보였다.
낮과는 사뭇 다른 밤의 풍경들.. 건물 입구 앞쪽에 물로 연결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안도 다다오의 건물들이 생각나기도...
시즈오카는 후지산이 잘 보이는 지방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두번째 숙소가 있는 후지노미야로 가는 길에서도 많은 후지산을 만났다. JR을 타고 가면서도 내려서 걸으면서도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후지산을 볼 수 있었다. 구름에 조금 가린 후지산 확 열린 후지산.. 겨울이다보니 봉우리에 내린 눈을 걸친 후지산이 주된 모습.. 정말 후지산이 잘 보이는 동네로 온 거구나...
숙소로 가는 길에 잔잔한 음악들이 길거리에 낮게 깔렸다. 어디서 나는 소리인가 보니까 요렇게 앉을 수 있는 돌 의자 아래에 조그만 스피커가 있었다. 조용하고 한적하고...늙어가는 소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시골의 정취이기도....
후지노미야 역에서 숙소로 오는 길목에 있는 과일집에서 산 일본 귤과 방울 토마토..
방울 토마토는 단맛은 적었지만 향이 좋았고.. 일본의 씨 있는 밀감을 먹으면서..아 참 일본에 왔지...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오후 비행기는 하루를 다 비행기 타는데 쓰게 하는데..우리 같은 지방러들에게는 더욱 큰 일이기도. 이번 일본 여행도 단 한기의 직항은 오후 출발 비행기 회항은 저녁 출발 비행기..어쩔 수 없는 지방에 사는 사람의 일본 지방여행이니...
처음 내린 공항의 낯설음도 잠시... 시내에 예약한 호텔 인근에서 일본의 아사이 나마 비루를 들이킴.. 아직 성년이 몇일 남은 큰딸과 함께...처음 마시는 생맥주...
크리스마스 이브 날이다보니 많이 북적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조용했고..사전 지식없이 흐름해 보이는 술집으로 들어가 가볍게 한잔한다. 일본식 교자와 튀김 꼬치... 냉동 식품을 녹여서 튀기고 구워 준거겠지만, 노곤함을 뒤로 하고 여유로움이 느껴지기도. 인근에 유명하다는 일본식 오뎅거리가 있었지만, 일본인들만 즐길 수 있다는 주인장의 말에 뻰치를 한번 맞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되돌아 나온터라..북적북적한 작은 가게에서 안도의 술잔을 기울일 수 있었다. 이후에 자세히 찾아보니 현지인들이 일과를 마치고 가볍게 술 한잔과 수다를 떠는 가게들이다보니 단골들이 많고 지역 특색이 있다보니..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했다. 일본어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알았다면, 주인장도 색다르게 맞아 주었을 수도.. 잘 도착했다는 것에 안심.. 두 딸과의 여행에 만족...그렇게 첫날 밤은 저물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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