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妻と私.幼年時代

글: 에토 준(江藤淳)

번역 :김경남

출판사: 중앙m&b
2000.02 초판 1쇄
가격:6,500원


아내가 병으로 죽었고..난 글을 쓸 수 없게 되었다....

자신의 인생 중 절반을 함께 한 동반자를 잃어버리고 나머지 반, 공부하고 글을 쓰는 것이 불가능 해진 초로의 남자가 스스로 선택한 학자의 그 끝. 치열하게 읽고 쓰고 공부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오는 불온함이 던져준 죽음..그 치열함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 이미 서점가에서 절판이 되어 버린 이 책을 단골 헌책방에 들려서 바로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조금 행운이었던 것 같다.  


삶은 전소되기 전엔 그저 타고 있을 뿐인 것일테다. 누군가의 불꽃이 더 활활이라고 말하기 어렵겠지만, 양초의 마지막 불끝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저 계속되는 타오름을 이어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치열한 삶에 대한 열정의 그 끝에 대한 이해와 동감이 되는 짧은 시간이었다. 동반자의 위치에 궂이 열렬한 사랑 따위의 일반적인 포장을 할 필요는 없겠으나 저자가 느꼈던 상실감에 대한 유추는 그 삶의 궤적에서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생각을 넓게 보다는 깊게 해 주는 짧은 글이다.


- 책 속의 글 -


"나는 그녀의 무언의 말에 대하여 역시 무언으로 되풀이 하였다. 고맙다고 알아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당신의 생명이 다한다 하더라도 내게 의식이 있는 한, 당신은 나의 기억 속에 언제까지나 살아 있을 것이라고...."


" 아내와는 얼마 안 있어 이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때에는 나 자신이 일상적인 실무의 시간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하고 생각한 것은 아무래도 너무 강박했던 것 같았다. 무슨 까닭인지 죽음의 시간과 일상적인 실무의 시간 사이에는 그렇게 간단하게 왕복 가능한 구조가 아니었던 듯 하다. 일단, 죽음의 시간에 깊이 빠져 거기에 홀로 남겨져 살아가는 인간만큼 절망적인 자는 없다."


"가슴 속의 비애는 흡사 바닥이 없는 우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언제 다 퍼내어질지 알 수가 없다. 내가 바로 그 한가운데에 놓인 시공간이야말로 저 삶과 죽음의 시공간이었다. 그리고 희미한 등불로 밝혀진 마당의 모습은 나의 눈에는 마치 게이코의 혼령을 지키려고 다른 세계에서 방분한 사람들의 그림자처럼 보였다."

by kinolife 2012. 11. 7. 18:33

시리즈명 : 작은 탐닉 13
글: 앨리스 설탕
출판사: 갤리온
2007.09 초판 6쇄
가격: 8,800원

책이 나오자 마자 사서는 오랜동안 묵혀두고 보다 말다 하다가...아 나도 모으지만..이것도 역사가 쌓여야 의미가 있어지는구나..조금 더 공부가 필요하겠군..이라는 자각을 하고는 책장을 덮어 두었었다.


일을 그만두고 시간이 꽤 나서 띄엄 띄엄 읽던 책장의 끝을 봐 버렸다.

꽤 많은 데이터와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의 역사가 느껴지는 그림들이 조금씩 모으던 특이한 책들 팝업북..그림책에 대한 열정이 다시 솟구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 삶이란..종목만 바뀌고..계속 무언가를 수집하면서 지나가는 삶 같다. 팝업북을 좋아한다면, 책의 내용은 무론이거니와 사진을 보기 위해서라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책 같다.




by kinolife 2012. 11. 6. 23:53

 

부제 : 예 교수의 먹고 사는 즐거움

글: 예종석  

출판사: 소모(somo)
2011.03 초판 1쇄
가격: 13.500원

 

현존하는 이름난 식도락가 중의 한 분인 예교수에 관한 이야기를 라디오에서 듣고 책을 찾아서 사 버렸다. 시중에 나오는 맛집 관련 사료보다 이런 책이 더 알차고 가지고 있을 만한 책이라..책을 읽다보니 아 이 책은 배고플 때, 식사 시간에는 읽거나 펼쳐보며 안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 지역별, 주요 식자재, 메뉴별 주요 식당들은 가 보고 싶다는 욕구가 불끈 불끈, 입맛이 맹글맹글 돈다. 음식에 관한 사진이 적어서 (저작권 같은 이슈 때문이겠지만...) 조금 더 궁금증이 커졌던 거 같기도 하다. 언젠가 이들 음식과 만날 행운이 있으리라...막연한 기대를 뒤로 하고 책장을 덮는다.

 

- 책 속의 글 -

"사천요리는 호남요리와 더불어 맵기로 유명한데 호남 사람들이 "우리는 매운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고 하면, 사천 사람들은 "우리는 맵지 않은 것을 두려워 한다."고 응수할 정도라 한다."

"기본적으로는 갓 잡아 싱싱한 것은 생태 또는 선태, 얼린 것은 동태(凍太), 말린 것은 북어 또는 건태라고 한다. 겨울철에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수없이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노릇노릇 말려진 것은 황태, 말릴 때 일교차가 심해서 하얗게 되면 백태, 기온 변화가 적어서 검게 되면 흑태, 또는 먹태라 한다. 내장을 꺼내지 않고 통째로 말린 것은 통태, 소금에 절여 말린 건 짝태, 꾸덕꾸덕하게 반건조 상태로 말린 것은 코다리, 잘못 말려 속이 붉고 딱딱해진 것은 골태 또는 깡태, 대가리 떼고 말리면 무두태, 손상된 것은 파태, 날씨가 따뜻해서 물려지면 찐태, 고랑대에서 떨어진 것은 낙태라 하고 기계로 급속 건조한 최하품은이프태, 구해서 비싸지면 금태라 한다.

잡는 방법에 따라서도 이름이 달라지는데, 먼저 유자망으로 잡은 것은 그물태 또는 망태라 하고, 낚시로 잡은 것은 원양태, 근해에서 잡힌 것은 지방태, 연안태라 하고, 그중에서 강원도에서 나는 것은 강태, 간성 앞바다에서 잡힌 건 간탤 한다.

계절에 따라 겨울에 나는 것은 동태, 봄에 잡히는 것은 춘태, 오월에 잡히는 건 오태, 가을에 잡히는 것은 추태라 이른다. 간란을 하고 나서 뼈만 남은 은 꺾태라 하고 새끼는 새끼는 애기태, 노가리, 앵치 등으로 칭하며 아주 큰 명태는 외태라 한다. 초겨울에 도루묵 떼를 쫓는 명태어군은 은어받이, 동지 전후에 나오는 것은 동지받이, 섣달 무렵에 내유하는 것은 섣달바이라 했고 맨 끝물에 잡히는 것은 막물태라 한다. 예전 서울사람들은 함경남도 신포산 동결건조 명태를 최고로 쳐 더덕북어라고도 일렀다."

"밥 먹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평균나이 80으로만 따져도 평생 87,600끼의 식사를 한다. 횟수로도 중요하지만 먹는 일에는 즐거움이 따른다. 한 끼라도 잘못 먹으면 주어진 인생의 즐거움을 그만큼 허비하는 게 아닌가. 인생의 즐거우을 나누기 위해서도 먹을거리 이야기와 정보는 중요하다."

by kinolife 2012. 11. 5. 23:47


 원제 : Your Life is Your Art

 글: 케리 스미스(Keri Smith)

 번역 : 신현림

 출판사 : 갤리온


- 책 속의 글 -


"사는 건 결국 주워 모으기 게임"


-크리에티브 킷을 잘 사용하기 위한 마지막 팁!-

  1. 집 밖을 나갈 떈 반드시 노트와 펜을 지참한다.

  2. 혼자 있을 때가 깊이 보고, 깊이 듣기에 가장 좋은 때임을 기억한다.

  3. 무엇을 보든 그 대상을 소중히 여긴다.

      그게 자연이든, 사람이든, 혹은 그 무엇이든 간에...

  4. 누군가 뭘 하는거냐고 묻는 곤란한 상황이 생기면

      "관찰 조사 중입니다."라고 둘러대고 하던 일에 더 집중한다.

  5. 항상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진짜 그런 일들이 일어날테니...)

by kinolife 2012. 4. 12. 11:07

저자 : 서천석
출판사: BB books
2011.09 초판 4쇄
가격: 12,800원


MBC 라디오 여성시대를 통해서 귀로 친숙하고 트위터 팔로윙을 통해서 눈 역시도 친숙한 서천석 선생의 짧은 단문을 모은 책...다시 한번 되새김질이 필요한 문구들을 활자로 만났다.

선생의 말을 기록해서 내내 반복하며 대뇌이는 어느 부모만큼은 아니지만, 이 책의 위로를 통해서 부모도 성장하고 아이도 함께 자란다는 걸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다. 아이에게 욕심을 내는게 아니라 내 스스로의 삶에 조금 욕심을 내다보니 아이도 그걸 알겠지 하면서 그냥 살아낸다. 그걸 알면서 작은 실천의 파편들을 모으는 건 쉽지만은 않다.
 
이 책을 다 읽고다니..
봄이다.
우리 딸이랑 손 잡고 그냥 걸어봐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엄마도 딸도 그냥 걸어가고 그냥 살아간다.

- 책 속의 글 -

#008

무엇이 되고 싶다는 꿈보다
어떻게 살고 싶다는 꿈을 갖게 하세요
그래야 아이가 꿈을 지키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무엇이 되겠다는 꿈은 안 될 것 같으면 아예 포기하기 쉽지요
하지만 어떻게 살고 싶다는 꿈은 다릅니다.
조금씩 가다듬으며 계속 노력할 수 있어요

#011
뽀로로 장난감을 사주는 부모는 많지만
아이와 뽀로로 주제가를 부를 수 있는 부모는 얼마 없다.
부모는 돈을 쓸 뿐 함께 놀 방법을 모른다.
그저 아이가 잘 놀고, 잘 자라겠지 믿음 뿐이다.
가장 소중한 돈을 썼으니까.

#028
약점을 숨기려 시간을 들이는 건 어리석습니다.
약점을 해결하는데 들일 시간도 부족하니까요
떄론 약점을 해결하는 데 들이는 시간조차 아깝습니다.
장점을 살리고 그 장점을 통해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만드는 데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나를 받아들어야 내 시간의 주인이 딥니다.
나를 부정하면 내 시간도 나를 부정하고 떠납니다
부모에게 아이의 약한 부분은 못내 아쉽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때로는 장점으로 약점을 감추고,
때로는 약점을 극복하며 사는 거지요
약점도 아이의 일부분입니다.
우리 아이에겐 도통 장점이 없다고요?
장점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뭐든 꾸준히 하면 그게 장점이 됩니다.
아이에겐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045
자식이 잘하면 '내가 운이 좋구나'
감사하면 그만이다. 자식이 못하면
'내가 더 도워줘야지' 결심하면 그만이다
자식 잘난 것 대부분 부모 덕이 아니다
자식 못난 것도 부모 탓인 경우는 드물다
잘난 체도 말고, 주눅 들지도 말자.
아이도 부모도 모두 한 번뿐인 인생이다.

#068
'아직은'이란 말을 붙여주세요
"그건 못 하겠는데요."하면
"아직은 못 한다는 말이지?"로 바꿔주세요
"전 도저히 할 수 없어요."하면
"그래 이해해. 하지만 '도저히' 말고 '아직은'이겠지"라고 말해주세요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아이가 느끼게 해주세요.

#094
아이가 화가 났을때는 편지지에
자기 기분을 좋게 하는 말을 쓰게 하세요
'나는 최고야''사람들이 다 날 좋아해''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바보지'
쓰고 나면 봉투에 집 주소와 아이 이름을 쓰고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습니다.
아이는 편지를 쓰면서, 또 나중에 받으면서
기분이 두 번 좋아집니다.

아이에게 화를 푸는 방법을 하나씩 모아가게 하세요
자기 기분을 좋게 하는 방법이 생각나면 적을 멋진 수첩을 하나 만들어주세요
기분은 언제나 나빠질 떄가 있지요
부모가 도와줄 부분은 기분을 돌리는 방법도 분명 있다는 걸 가르쳐 주는 겁니다.

#118아이가 어릴 때는 마음보다 몸이 먼저 힘듭니다.
아이가 점점 크면 몸보다 마음이 힘들지요
아이가 어릴 떄는 아이에게 해줘야 할 일이 너무 많아 힘듭니다.
아이가 크면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져서 힘들어집니다.

#145
시험 잘 봤다고 상 주지 마세요
차라리 시험 전날 상을 주세요
아이가 시험에 대비해 스스로 시간을 정하고
성실히 준비했다면 시험 전날 아이를 칭찬하며 상을 주세요
그리고 결과는 묻지 마세요
'결과가 아닌 과정을 격려하기'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야주세요.

#147
'자신감'이 어떻게 생길까?
높은 점수나 등수, 부모님의 칭찬, 물론 도움이 되지
그러나 효과가 오래 가지 않아
자기가 계획한 것을 매일 매일 지킬 때 자신감이 생겨
난 결심한 건 꼭 한다고. 이게 자신감의 기본이야
무리한 계획은 세우지 말아
대신 지키지 못하는 널 적당히 봐주지도 마.
그래야 네가 널 좋아하게 돼. 그게 자신감이야

#159
"좋은 점수를 받으려고 공부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을 머릿속에 뭐가 남았는지 생각해보렴"
좋은 점수가 자신감을 준다고 합니다. 천만에요
점수에 집착하지 않고 공부를 해야 자신감이 생깁니다.
아이들은 불안해서 점수에 매달립니다.
자기 스스로를 믿지 못하기에 점수로 자신을 확인하려 합니다.
부모까지 점수에 매달린다면 진짜 공부는 불가능합니다.

#161
흔희 윗하사람이 평가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진짜 평가는 아랫사람이 합니다.
시간이 지나 내 뒤에 오는 사람이 내 가치를 평가합니다
육아에 대한 평가도 아이의 선생님이나 이웃이 하는 게 아닙니다. 아이가 합니다
내가 나의 부모를 평가하듯이
아이도 나를 평가할 것입니다.

by kinolife 2012. 3. 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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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석훈, 박권일
출판사: 레디앙
2007.08 초판 1쇄
가격: 12.000원


말 잘하는 사람은 역시 글도 잘 쓴다. 글 잘 쓰는 사람이 비논리적이기 힘들다. 우석훈도 그런 사람이었다. 책은 조금 무거운 주제였지만 책장은 잘 넘어가고, 40대 진정한 중년이 된 지금 되돌아보니...나의 젊은 시절이 행복한 시절일 수 있다는 것에서 좌절을 느꼈다. 이기적인 어른들이 만들어 낸 이 잔혹한 시대에 보다 크게 눈을 뜨고 세상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 세대에 이미 예약된 불행은 지금은 우리 세대가 지닌 불행의 확대라는 점에서 작지만 작은 운동이라도 생각의 변화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우울함이 이 책장을 덮는 내내 무거웠던 마음에 정점을 찍었다. 

-책 속의 글-

"우리들의 20대에 어울릴 만한 이름은 무엇일까? 이미 마케팅을 중심으로 재편이 완료된 우리 사회는 그들을 다만 '덩어리'로 인식할 뿐이다. 2030,2535 혹은 1326 등 숫자로 지칭되는 그들은 다만 나이에 따라 구별되는 덩어리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 기성세대는 20대를 이름도 없이 그저 소비만 하는 덩어리로 바라본다는 말인가? 바로 그렇다. 대한민국이라는 땅덩어리 안에서 지금의 20대들은 TV와 라디오가 시키는 대로 소비하는 꼭두각시이며, 그 마케팅의 주체가 이들에게 붙여준 이름은 단지 나이에 따라 무리를 나눠놓은 덩어리의 이름일 뿐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학도의용군들도 '군번 없는 용사'라는 버젓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승자 독식의 이 살벌한 초절정 경쟁 사회에서 일상을 전쟁 치르듯 살아가는 20대들에게는 제대로 된 이름조차 없다니!"

"10대들을 아무런 방어 장치 없이 마케팅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자본주의는 현대 자본주의도 아니고 건전한 자본주의도 아니다. 그저 노동자 대신 10대를 노린 '세대 착취 자본주의에 불과하다."
by kinolife 2012. 2. 24. 05:48
저자 : 고경태
출판사: 한겨레출판

2011.05 초판 1쇄
가격: 15,000원

아빠랑 꽤 긴 일정한 시간을 두고 할 수 있는 그 무엇...역시 그것은 아빠의 관심, 능력과 직결이 되고. 또 그래야만 능률도 오를 것이다. 기자인 아빠의 직업을 한 껏 살린 이 글쓰기 홈스쿨 프로젝트는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우리말과 할 수 있는 가장 고단위의 유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아빠가 직업이 기자니까...아무 아빠가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세상의 모든 아빠들아 !! 자신이 잘 하고 관심 있는 걸 아이랑 함께 긴 시간 반복적으로 해 보자...그 아이는 바로 너의 아이이니까....

우리 집에서는 있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꽤 설득력 있게 우리 집에 대비해 가며 키득거리며 읽었다. 그냥 내 유년시적을 되돌아보니..이런 거 하나라도 기억이 나는 게 없다는 걸 발견하기도 했다. 물론 내가 해 줄수 없는 일이라는 걸 함께 발견한 두 번째 좌절이 더 큰 것이었지만....

- 책 속의 글 -

"가식은 '폼'이다. 정확히 말하면, '헛폼'이다. 왜 펜만 들면(아니 자판만 두드리면) 헛폼을 잡으려 할까? 자기만 아는 척, 혼자 옳은 척, 전지전능하게 세상을 굽어보는 척 뻣뻣해질까? 그 탓에 솔직하지 못한 글이 나온다. 도식은 '틀'이다. 눈치 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쓰면 안될까? 왜 해온 대로뻔하게만 쓰려 할까? 이미 짜인 틀과 방식에 덜 순종했으면 좋겠다. 그동안의 관습을 곧이 곧대로 존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기만의 틀을 짤 때 더 짜릿하지 않은가?"

"미치려먼 아주 독특한 분야에 미치자. 정공법으로 미치지 말자. 미치는 일에도 색깔이 필요하다. 남들 다 세계명작에 미쳐 있을 때 무협지에 미치듯! 모두가 소망하는 고지에만 오르려 바둥거리지 말고 색다른 영역을 찾아 미쳤으면 좋겠다. 그래야 경쟁력도 생긴다. '안 미친놈'보다는 '미친놈'에게 이야기가 있다. '그냥 미친놈'보다는 '특별하게 미친놈'에게 더 기똥찬 이야기가 있다." 
 
by kinolife 2012. 2. 23. 12:59

글: 문재인

출판사: 가교출판
2011.06 초판 1쇄
가격: 16.000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없었다면, 그에 대한 기억이 지금만큼 커지지도 혹은 그가 주목받는 인물이 되지도 못했다는 생각을 한다. 정치 밖에서 대통령 곁에서  행복했음 좋았을 그의 인생이 우리 역사 한가운데로 향하고 있는 요즘이다. 개인적으로 그의 인격이나 역사를 존중하고 꽤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온화해 보이면서도 격조가 있고 위엄마저 느껴지는 데가 있다. 올해의 그의 인생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산건 작년 여름이었지만, 잠시 책을 덮어 두었었는데..올해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을 뒤늦게 보고 바로 다 읽어버렸다. 책이 먼저일 수 있었지만, 어찌어찌 하다보니 TV 프로그램이 먼저가 됐다. 소박하고 인간적인 면이 많이 부각된 그의 프로그램은 꽤 그의 인지도를 높여주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책장도 더 잘 후루룩 넘어갔다.

- 책 속의 글 -
 
"어릴 적 가난의 기억은 살아가면서 그대로 인생의 교훈이 됐다. 더 이상 가난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혼자 잘 살고 싶지도 않았다.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받았던 도움처럼 나도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었다. 자라서 학생운동을 하게 된것도, 인권변호사가 된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굴곡이 많고 평탄치 않은 삶이었다. 돌아보면 신의 섭리 혹은 운명 같은 것이 지금의 자리로 이끌어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그 한가운데에 노무현 변호사와의 만남이 있었다. 그는 나보다 더 어렵게 자랐고 대학도 갈 수 없었다. 어려운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나보다 훨씬 뜨거웠고 돕는 것도 훨씬 치열했다. 그를 만나지 않았으면 적당히 안락하게 그리고 적당히 도우면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의 치열함이 나를 늘 각성시켰다.

그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by kinolife 2012. 2. 9. 15:53

원제 :  Books Make a Home 
부제 : 갖고 싶은 나만의 공간, 책으로 꾸미는 집 

글: 데이미언 톰슨(Damian Thompson)
번역 : 
정주연  

출판사: 오브제
2011.12 초판 1쇄 
가격: 16.000원


책 제목만으로 혹해서 바로 질러버린 이달의 고가 도서...책이 있는 집..그것이 인테리어가 되고 철학이 되어버린 집들을 보면 아 이래서 내 집을 갖고 싶고, 또 방 하나에 내 서재에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집들을 모아서 모아서 좋은 화보로 만들 책....

그렇다 보니 책에 관한 집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눈이 즐거운 책이다. 그러다보니 책값도 비싸지고.... 옛말에 책 좋아하는 사람은 집이 그 책의 무게 때문에 무너진다고도 했는데..옛집의 부실함과 종이의 무게를 생각한다면 영 틀린 말은아닌 것 같고..책이 좋아서 읽지 않아도 쟁겨두기 시작하면서 맞아 맞아 하게 된다. 두 아이와 책게 파 묻혀도 좋고 깔고 누워도 좋은 책에 관한 많은이야기가 담긴 책. 배송 온  그날 후다닥 다 읽어버렸다..그만큼...글은 작다는 이야기.... 
by kinolife 2012. 1. 20. 23:44

부제 : 대한민국 최초 법의학자 문국진이 들려주는 사건 현장과 진실규명 

글 : 문국진, 강창래
출판사 : 알마
출판일 : 2011년 10 초판 1쇄
가격 :17,000
 
그냥 도서관을 스쳐 지나가다가 우연히 보고는 재미있겠다 싶어서 빌렸다가 그날 다 읽어버린 책...근래엔 시간에 쫒겨서 그렇게 읽은 책 별로 없었는데..꽤 반갑게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다.
덕분에 문박사의 다른 책을 찾아 웹의 샵들을 뒤져서 한권은 샀고...나아가서 장기려 박사의 책도 샀다.

드라마 <싸인>이 꽤 미국의 CSI를 흉내냈다는 아쉬움을 안고도 사람들에게 인기를 끈 것은 이 분야, 살인사건, 범인과 피해자, 시체를 매개로 그 사건을 역추론하는 이 세계가 지닌 흥미로움, 인간의 추악한 이면을 들여다보는 낯선 흥분 등이 주는 호기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책도 무척 재미나게 보았고, 법의학에 일생을 마친 의학도..은퇴 후에도 자신의 지식을 취미와 접목해서 작곡가와 화가들 그림 속에서 그 지식을 접목한다는 그의 일생에 존경 못지 않는 흥미를 느겼다. 시간이 되면 그의 다른 저서들도 찾아보아야 겠다.

- 책 속의 글 -

"법의학자가 부검을 통해 중요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정황을 잘 파악해야 한다. 그런 것이 문국진의 몸에는 습관처럼 베어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누구에게든 배울 것이 있다면, 서슴치 않고 배울 만큼 겸손했던 것 같다. 별것 아니겠지만, 이주헌 관장은 문국진 박사의 아들보다 나이가 어리다. 그리고 이 일은 고려대학교에서 정년퇴임을 한 뒤의 일이다."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현장' 만이 아니라, 그 현장의 뒤에 서려 있는 구체적인 삶을 그려볼 수 있어야 한다. 문국진은 그림에 담긴 '통증'을 읽어내려면, 먼저 그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 했던 것 같다." 
by kinolife 2012. 1. 19.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