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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Puss In Boots
글 : 새를 페로(Charles Perraut)
그림 : 플레드 마르셀리노(Fred Marcellino)
번역 : 홍연미
출판사 : 시공주니어
2006년 04월 초판 23쇄
가격 : 8,000

영화 <슈렉>에 등장하던 빨간 장화를 신은 고양이의 원전이라고 해도 될만한 고양이 이야기...아주 오래된 이야기의 전형성을 가지고 있는 원전 동화책이다. 옛날 이야기 치고는 아주 상상력이 뛰어나고...재미 있다. 캐릭터의 비상함이나 독특한 그림체가 몇백년에 지나도 식상하지 않다.

영화의 캐릭터로 차용되었기 때문인지 이 느물느물, 음흉하기 까지 한 귀여운 고양이 이야기를 즐겁게 안 읽을수가 없다.
by kinolife 2007. 2. 2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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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미국, 113분
감독: 마크 포스터 (Marc Forster)
출연: 윌 페렐(Will Ferrell)
        매기 질렌홀(Maggie Gyllenhaal)
        더스틴 호프만(Dustin Hoffman)
        퀸 라피타(Queen Latifah)
        엠마 톰슨(Emma Thompson)
        윌리엄 딕(William Dick)

자신의 인생이 한편의 소설이라고 믿는 모든 이에게 권할 만 영화...오래간만에 영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깔끔한 영화..수만가지 영화에 관한 말보다 누구든지 느끼라고 말해주고 싶은 영화...영화 <소설보다 이상한>을 보고 난 뒤의 감상이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그날 그날의 삶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느닷없는 죽음의 시점을 알고 있다면...매일 뜨고 지는 해에 대한 감상들도 달라지겠지...그런 흔하고 평범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평범한 일상의, 인간의 삶에 대한 읖조림을 아주 고급스럽게 영화로 옮겨놓은 영화다. 아름다움과 기발함..뛰어난 캐스팅과 극 전개..깔끔한 고뇌를 관객들에게 남기면서 영화라는 매채 자체에 대한 잃어버렸던 매혹을 다시 일으키게 한다. 오랜동안 잊고 있었던 차 한잔의 여유에서 그 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떠올렸을 때의 느낌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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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야기는 이렇다. 아주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국세청 직원 해롤드 크릭은 어느날 자신에게 공명처럼 울려대는 영국 억양의 주저리 주저리 알수 없는 내용의 나레이션을 듣게 된다.(이 나렛이션 역을 맡은 엠마 톰슨은 정말 딱이다. !! 영화 전반부에 여류 소설가 이야기가 가끔 나오는데, 이 작가의 목소리가 헤롤드에게 들리고 있다는 걸 그녀 특유의 음색과 억양으로 바로 알 수 있다.) 자신의 일상에 대한 공격처럼 다가온 이 해설을 쫒아 문학상담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해롤드...문학상담사와의 대화를 통해서 각이 꽉 짜여진 세무사로서의 일상이 조금씩 바뀌면서 그 동안의 삶과는 다른 인생의 묘미를 누린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한 다이나믹해보이지만 지루한 일상,  "일터"에서의 달라보이지만 별반 다를바 없는 생활에 대한 회고가 시작되는 것이다.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영화를 보는 이에게 던지는 것이다.

헤롤드의 공명에 대한 괴로움은 정신병적인 증세로 보이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 안에 갖힌 것이라고도 보여진다. 문학 속의 불안이나 인생에 대한 고민을 대화로 풀어보지만, 헤롤드의 고민은 그 해설을 했던 주체가 실제 존재하는 유명한 소설가이며, 주로 비극을 쓰는 작가이며..현재 그녀가 10년만에 새로 쓰고 있는 소설의 주인공(즉, 비극을 탁월하게 그려놓은 소설가의 주인공으로써 실제 죽음을 맞이하게 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보다 분명해 진다. 자신의 고민의 주체가 되었던 소설가와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이 그녀가 씌어지는 대로 죽게될 거라는 사실을 그리고..그 내용을 자신의 고민을 문학적으로 이해해 주던 교수님의 입을 통해 기정 사실화 하면서 해롤드는 평범함의 가치를 모르고 살았던 자신의 삶에 대한 종지부를 스스로 준비한다. 자신의 환자가 명작 안에 있기 떄문에 환자에게 죽음을 설명하는 인생의 선배야 말로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가 !! 많이 알기 떄문에 더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가 또 이 영화 속에 숨어 있다.

영화 속의 해롤드 처럼. 문학을 잘 모르고,,,소설의 묘미를 잘 모르지만, 위대한 작가의 최대 걸작을 망치지 않는 삶, 혹은 낯선 소설가의 손에서 나오는 글자대로 정해져 있는 부당한 삶에 대한 반항없이 스스로의 삶을 정해진 운명에 맡기는 평범한 이 남자의 소박함과 잔잔한 진실은 그 동안 들뜨고 작은 일에 광분해온 내 일상에 대한 숭고한 독백처럼 울린다. 마치 해롤드의 귀가에 울리는 미스 에이플의 인생에 대한 해설처럼... 삶에는 가이드가 없듯이 정해진 대로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것처럼...자신의 소박한 운명에 찬가를 보내는 것이다. 내일 아침 핵 뜨고 나면 어떤 일이 있을지 알고 있기 때문에 해가 뜨기 전의 밤의 아름답다는 것...내일 또 어떤 불행이 올지도 모르기에 불행한 일이 없는 지금이 행복한 인생의 반어법은 영화 전체에 독감 바이러스처럼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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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롤드 역을 맡은 월 패롤의 연기에(특히 그의 잔잔한 목소리에 반하지 않을 수없다. 특히 영화 중간에 어설프게 기타를 치면서 눈을 감고 노래하는 모습은 그가 엄청난 추남인 걸 잊게 된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스스로 여자보다 연기자를 택한 듯한 엠마 톰슨의 사실적인 연기..더스틴 호프만의 인간적인 고민이 담긴 냉정함의 표현 등등이 이들의 앙상블이야 말로 제대로 베테랑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아닐가 당연히 생각되어 진다. 영화 중간에 나오는 월 패럴의 노래는 무슨 노래인지 영화가 끝난 지금도 찾아서 듣고 싶게 만든다. 월 패럴의 노래 외에도 영화의 크레딧에 나오는 음악....등은 마치 영화 <스모크>와 닮아 있는 듯한 영화의 내용과 음악적 감성이 스르르 뇌와 가슴을 지해하는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이 영화의 장르를 코미디로 지정해 둔 웹 사이트의 진실은 무엇일까...아마도 절반 이상이 월 파렐의 기존의 영화 이력 떄문이리라 생각된다. 만약 이 영화를 코미디로 규정한다면, 시게 떄문에 남자가 죽게도 되고, 살게도 된 이야기의 구조 떄문이겠으나, 단순한 코미디라고 보긴 어렵고..진지한 인생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 블랙 코미디라고 볼 수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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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자다 일어나서...영화를 다 본 이 므흣한 느낌이란..타인의 잘못에 비상하리만치 빠르게 반응하고 크게 해석하고 자신의 방어를 시작하는 대부분의 인간사 행태에 대한 진절머리 나는 반성까지 던져준다. 내일 올지 모르는 불행을 오늘 좀 더 일직 안다면...해롤드의 진정함을 조금이라도 기억한다면, 영화를 보는 모든 이의 일상이 조금은 더 행복해지고, 인생이 조금은 더 충만해 지리라 생각해본다. 일상은 아름답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느끼고 소화하느냐 하는 대부분 인간들의 소화력이 문제다. 영화의 포스터 끝에 소설의 마침표를 알리는 방점이 열여있음에 따라 헤롤드의 인생이 달라졌듯이(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 포스터가 얼마나 감각 있는지 알게 된다.) 많은 사람들의 인생은 열린 방점이다. 그렇기 떄문에 흥미롭기도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삶의 진실을 보다 일찍 안다면 자기 인생만의 행복함을 찾을 수 있다. 소박해서 아름다운 일상의 행복을...



- 영화 속의 명대사 -

" 꺠달음은 10초로도 충분하다"

처음엔 자기가 죽는다는걸
모르는 남자에 관한 책이었는데
그 남자가 자기가 죽는걸 알게 되고, 자기가
그걸 막을 수 있는데도
기꺼이 죽겠다는 남자라면
당신이라도 그런 남자를
살리고 싶지 않겠어요?

해롤드가 쿠키를 한입 깨물자
그는 만사가 잘 풀리리란 걸  느꼈다.
가끔씩 우리가 두려움과 절망
어찌할 수 없는 비극적 일상에서
용기를 잃어 갈 때
그 쿠키 맛을 신께 감사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도, 쿠키가 없다면
가족들의 손길이 쿠키를 대신할 수 있다.
또는 친절하고 사랑스런 행동이나...
자그마한 격려나...
사랑스런 포옹, 위안도 마찬가지다.
병원의 환자수송 침대는 말할 것도 없고.
코마개도, 노숙인도, 가벼운 비밀도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기타도 그렇다.
그리고 마무리 덜 된 소설도 해당될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이 모든 것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린 뉘앙스, 비일상성, 미묘함같은 건
일상속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보다 크고 고결한 원인으로 존재한다.
우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이상하게 느껴진다는 걸 나도 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며 사실로 판명되고 있다.
이 책에서도 그랬다.손목시계가 해롤드 크릭을 구했다.

by kinolife 2007. 2. 26.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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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The Wolf Who Loved Music
글 : 크리스토프 갈라츠(Christoper Gallaz)
그림 : 마샬 아리스만 (Marshall Arisman)
옮긴이 : 처미례
출판사 : 마루벌
2004년 12월
가격 : 9,600

바이올린을 좋아하는 소녀 애니는 우연히 엄마로부터 받은 늑대관련책(할머니를 잡아먹어버린 늑대 이야기인 듯)을 읽은 날 우연히 숲 속에서 동화책에서 본 듯한 동물의 흔적을 느낀다.
몇일 후 숲 속에서 본 동물이 늑대라는 것을 알게 되고, 어른들이 그 늑대를 잡아서 마을로 데리고 온 것을 알게 된다.

어린 소녀의 눈으로 본 늑대는 자신이 연주한 음악을 사랑하는 늑대였으나, 실제 어른들이 보는 늑대는 잔혹한 동물이었다. 어린 아이의 동심과 어른들의 현실 사이를 아주 새로운 그림으로 표현해 주고 있는 아주 고급스러운 이 동화책은 어린이가 아니라 어른이 봐야 할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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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2. 25.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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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The Sweetest Figt
글 :
크리스 반 알스버그(Chris Van Allsburg)
그림 : 크리스 반 알스버그(Chris Van Allsburg)
옮긴이 : 이지유
출판사 : 미래 M & B
2006.11 초판 54쇄
가격 : 9,000

딱딱하고 고집세며, 이기적이고 까칠한 치과 의사 비보씨가 오우연히 급한 마음에 치료 해 준 할머니로 부터 받은 무화과는 세상에서 맛도 제일 좋았지만, 세상에서 흔히 만날 수 없는 무화과 였다.
자신이 꿈꾸던 대로 현실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무화과...이 동화책은 그런 동화같은 이야기에 못된 의사가 어떻게 철퇴를 맞는지를 보여주는 형식이 무척이나 유머러스하면서도 긴장감 있다. 그가 무화과의 비밀을 알고서 먹었어야 했던 무화과를 키우던 강아지가 꿀꺽... 그 이후엔 어른들에게도 아이에게도 상상헤 맡겨 볼만한 것 같다.
동화적이면서도 사실적인 특징이 동시에 느껴지는 독특한 그림에 재밌는 이야기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깊은 유머러스가 고급스러움을 더 하는 동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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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2. 25. 02:01
대구에 가면 먹고 싶었던 막창...
오래간만에 도련님, 애림, 수진 아가씨랑 같이 먹었다....정언이 땜에 맘 편하게 못 먹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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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2. 21. 15:04

SONY/BMG의 간담회 미팅을 마치고 차장님이 사주신 맛있는 커피와 케익들..
여자 둘 데리고 언제나 고생이신데..캬악 소리를 지르면서 먹었다는 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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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2. 21. 15:01
SONY/BMG와의 간담회 전에 먹은 점심 식사
오래간만에 매운 오징어 볶음을 먹었다. 점심 메튜로 오징어 튀김이 함께 있는건 아주 좋았다.
연이은 매출맞추기 내기에서 진 내가 쐈어요...그럭저럭 먹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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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2. 21. 14:58
싸이 송 페스티벌을 마치고 간 대학로...
행사장 근처에서 먹은 상봉 화로구의 소고기...
맛이 없지는 않았지만 너무 비싸고 먹을 게 없어서 상당히 NG 였다.
대학로 였던 덕분에 앞 테이블의 조승우와, 오만석을 슬 실물로 볼 수 있었다는 Tip이 있긴 했지만 먼가 부족했던 회식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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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2. 2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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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Old Macdonald Had
           An Apartment House
글 :
쥬디 바레트(Judi Barrett)
그림 : 론 바레트(Ron Barrett)
옮긴이 : 정혜원
출판사 : 미래 M & B
2006.11 초판 7쇄
가격 : 8,000

아파트의 작은 마당에서 시작된 맥도널드 아저씨의 작은 농장엔 아파트 전부가 다 차도록 양배추며, 당근이며, 배추 등을 심어서 나중엔 아파트 주민들이 다 나가고 채소들이 자리를 잡아서 이른바 아파트 야채가게가 된다는 이야기...

그림은 신선하고, 내용도 나쁘지 않다. 특히 욕실의 물통에서 식물이 자라고 야채가 재배되고 아파트 거실에서 소와 말이 자란다는 상상력은 어린 아이들에게 기존에 보던 것들이 다르게 해석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주지 않을까 어른의 입장에서 그냥 생각해 본다. 하지만 책을 읽어주면서 어른들의 생각을 먼저 말하면 안되다는 것..다시 인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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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2. 21.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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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국, 1275분
감독: 홍상수
출연: 김승우
        고현정
        송선미
        김태우

술을 마시면...기분이 좋아지거나, 우울해진다. 혹은 기분이 아주 좋을 때나 나쁠 때 술을 찾게 된다. 술을 좋아라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자기 기분과 술의 관계는 너무나 밀접하기에 술을 마시다 보면 그 시발점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중요해지지 않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술은 그런 것...하지만 홍상수가 생각하는 술은 누구든지 꼴리는 사람이 있으면 술을 통해서 섹스를 할 수 있는 술이야 말로 섹스를 위한 아주 좋은 단계지!! 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의 전작도 그랬고...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섹스 이전엔 술자리를 가지고, 추파의 정확한 대상을 확인하기 위한 대화 아니 탐색전이 있고, 술로 인해 헤이해진 (아니 Free 해졌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성관념은 언제나 편하게 후배의 애인이든, 절친한 사람의 전 애인이든 현애인이든 관계를 가지게 만든다...다음날 머쓱한 나에게 혹은 상대방에게 혹은 관련된 제 3의 주변인에게.."나 술 많이마셨나봐 !!" 그의 영화에서 술자리의 끝은 언제나 그런 모습이었다.

스무살 때 마신 술은 맛있는 안주를 먹기에 좋은 자리였고, 서른이 된 이후의 술자리는 무언가에 쫒기는 나에게 좋은 휴식처가 되었다. 브라브라...주변인에게 난 이래..라고 쏟아내고 나면 나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술자리에서 누군가에게 성적인 매력(어릴 땐 저 사람이 참 재밌고 좋다!! 라는 생각이었는데..그게 나도 모를 성적인 매력이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을 느끼고 좋아라 하고 한 적이 있지만, 홍상수 영화속의 주인공들처럼 까발로틱하게 성적 농담과 눈빛이 주고 받는 낯설면서도 설레는 술자리는 그닥 기억에 없다. 하지만 이 영화속의 주인공이 영화 안에만 있는게 아닌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나에겐 없었지만 있을 수 있는, 아니 다반사인 사람들에겐 이 영화의 장면들을 지극히 솔직하면서 정직한 표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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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렇다. 영화감독인 모씨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모군의 애인과 함께 리플레쉬 여행을 떠난다. 조금은 톡톡튀면서 후배와의 관계를 애써 인정하지 않는 그녀에게 모씨는 조금 땡긴다. 숙박할 장소를 정하고, 셋은 술을 마시게 되고..외국생활에 조금은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진 그녀에게 매력 반에 성적 꼴림 반에 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겹치면서..이른바, 하고 싶다는 데쉬를 한다. 그녀 역시도 조금은 지분대면서 유치한 남친 아닌 남친 보다는 남자같은 철부지 반항아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와 동행한걸 알면서도 여자는 자신이 아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인걸 알면서도 둘은 모군의 눈을 피해 주인없는 모텔방에서의 하룻밤을 감행한다. 말 그대로 목적은 분명, 전후 사정 설명 필요없이 성인의 성적 욕망은 그대로 실현되고, 이들에겐 각각의 새로운 아침이 밝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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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씨에겐 조금은 껄쩍지근한 밤이, 그녀에겐 흡족한 밤이 모군은 전혀 바보같은 다음날...
여자는 모씨에게 더 친근함을 느끼지만, 그런 그녀의 눈빛이 모씨는 부담스럽다..홍상수스러운 설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런걸 눈치 챈 여자가 모군에게 친한척을 하는 장면이나, 그런 그녀가 모씨의 허리를 얄밉다는 듯이 꼬집는 장면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되었나 봐요. 서울가서 연락 할께요" 라는 대사까지도 역시 홍감독 스러운 면모다.
여기까지 전반부, 후반부엔 그녀와 비슷한 그녀 2에게 비슷한 추파를 던져서 황홀한 밤을 보내게 되고, 다시 해변을 찾은 그녀와 만나면서 이들의 관계는 꼬이게 된다. 홍상수스러운 표현을 쓰자면 질척해지고 만다. 정말 모씨는 그녀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일까...남자는 여자의 외모와 섹스에만 집착하는 것일까...정말이지 궁금한 생물학적, 사회학적 질문이 아니 들 수가 없다. 그게 홍상수 영화속에 그려진 "성인"이라는 남자 여자들의 모습이다. 물론 여기서 성인은 철저히 '몸이 자라 있다'는 수식에 한정되지만...문제는 그런 성인은 현실에도 많이 있고, 그걸 탓하는 사회도 아니다. 그래서 홍상수의 영화에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들이 교감하는 감정들에게 "사랑"이라는 표헌을 쓰는 것은 어쩐지 어색하다. 아주 세련된 원피스를 입고, 고무신을 신은 느낌..그의 영화속 주인공들에겐 몸은 뜨겁지만, 가슴은 가볍게 촐랑거리고, 머리는 휴면기를 맞은 그런 부류의 사람들만 남아 있는 것 같다. <강원도의 힘>에서 부터 시작된 남녀간의 성적 헤게모니에 관한 그의 영화는 갈수록 농담 따먹기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의 최고 남녀관계에 대한 영화적 보고서는 초고(영화 <강원도의 힘>)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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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신선한 연기, 김승우의 연기라고 하기엔 너무 실생활 같은..김태우의 어리버리함까지 살아있는 이 성인들의 코미디는 '사랑'의 여러 고귀한 의미들을 믿는 이들에겐 비추다. 섹스를 즐기는 이들에도 싱거울 수 있다. 이 영화가 팝콘 영화에 머무는 것이란 바로 토론거리가 그닥 없어져 버렸으며, 홍감독의 자기식 표절이 조금은 식상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섹스는 상대가 누구인가 어떤 관계인가 만큼이나 당당한 색깔을 띠는 게 좋다. 표현 거칠게..누구와 씹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섹스가 Cool 하다. 영화속 주인공들처럼...다음날 고개를 숙이거나, 사랑을 여러가지로 확인하는 게 아니라..그것만으로 서로에게 당당하고 누구에게도 당당한 섹스가....아무런 삶의 지표나 색깔없이 술 한잔에 쾌락을 누리고 허망하고 쓸쓸히 자신에게도 떳떳하지 못한 쪽팔린 다음날을 주는 섹스를 하는 게 '남자'라는 동물은 아닐텐데..., 사랑이라고 궂이 되묻고 확인하지 않더라도..하고 싶어요? 알았어요 바로 치마를 내린 후에 사랑 아니었네....나쁜놈!!이라고 질척되는 게 '여자'라는 동물은 아닐텐데..홍상수의 영화 속 '성인'은 여러모로 답답한 나와는 맞지 않는 가벼운 숨결만 흩어내는 캐릭터들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피식 웃으면서 시간은 잘 갔지만, 팝콘을 꾹 눌렀을 때 찍 하고 나오는 기름이 매끄럽게만 느껴지지 않는 허망한 감정을 지울수 없는 건 무얼까....
by kinolife 2007. 2. 21. 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