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좀 마셨나요? 라고 불러도 좋을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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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를 위시한 마트 행차시 더운 여름을 이길 가정용 비상약으로 맥주를 좀 사 재어 두었었다. 마치 물처럼 먹어대는 신랑 덕에 한달에 2박스씩 없어졌던 것 같다. 원채 술을 좋아라 하는 가풍이다보니...꽤 즐기는 우리집이다. 퇴근 후..혼자서 맥주 한잔에 즐기는 웹서핑에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았는데...너무 이해를 하면서도 좀 일찍 자고 아침에 무언가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 나름 개인적인 취향 문제니 이 정도만 하고...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맥주의 전량이 외국계 회사로 갔으니 이제 외국맥주 마구 먹자..우리게 없다 이제는 이라고 하던 신랑 말에 그래?...꼭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닌데 지난주에 수입맥주를 좀 마셨다. 홈플러스에서 "이렇게 쌀 떄 냉장고 좀 채워두세요"라는 문구 덕에 더 탄력 받아서...아무튼 지난주에 들이킨 맥주들 나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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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드카 믹스들

최근에 보드카 믹스 맛이 떙겨서 몇가지 먹었는데...

슬램마(호주산) & 유명한 KGB(블루베리 맛, 뉴질랜드산)

슬램마는 예전에 미술사 시절 즐겨 먹었던 술인데..가게에서 꽤 비싸서 어쩌다 먹던 맛난 술 KGB 레몬이랑 맛은 비슷한 것 같은데 두 가지를 동시에 먹어봐야 그 차이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KGB 블루베리 맛은 강한 탄산 맛만 즐겼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보드카 믹스는 역시 레몬이 정통인가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맛 테스트....가격이 조금 아름다워 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먹을 때 마다 든다. 술을 잘 못 마시는 여자들이 즐겨 먹는다는 잇점이 너무 가격에 반영되어 있어서 꽤 부담스러워서 일상적으로 편하게 마시기엔 무리가 있는 술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병들도 개성이 넘치네....라는 생각을 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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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델바이스 스노우후레쉬(오스트리아) & 지퍼(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맥주는 처음 먹어보는 것 같은데 왼쪽의 에벨바이스는 이쁜 이름만큼이나 향이 독특한 허브 맥주. 남편 말로는 이런 맥주는 많이 못 먹는다고 하는데..이해가 간다. 입가심이나 기분전환용 술이라고 봐도 좋을 듯. 오른쪽 지퍼는 간단한 이름만큼이나 담백한 일반 맥주... 가격 압박만 없다면 많이 마셔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깔끔한 맥주였다. 병도 특이한 것이..손에 쥐고 싶은 병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오스트리아 맥주들이 병이 아주 특이하고 맥주 이름도 꽤 예술적으로 지은 것 같다. 오스트리아 국내에선 어떤 평가들을 받는 맥주인지도 조금 궁금하다. 에델바이스는 나중에 다시 한번 더 먹어보고 싶은데..날씨가 아주 맑은 날 헤질녁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바람도 부는 그런 날...아 그러고보니..스위스에서 살고 있는 후배 생각도 살짝 나는것이 .....기분이 요상하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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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엔슈테판 헤페바이스(독일) & 파울라너 헤페바이스 비어(독일)

역시 맥주하면 독일인가...말로만 전해듣던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한번 가 보고 싶다. 몸에는 조금 나쁠지는 모르겠지만, 독일 맥주랑 소시지를 끼니 삼아 실컷 먹어보는 것 좋을 텐데.. 노천 맥주 시음의 기쁨을 언젠가 누려볼 날이 있겠지.. 왼쪽 맥주는 신랑 회사 분이 극추천으로 사 오신 맥주로 거품이 풍부하고 독특한 향이 났는데 조금 걸쭉하네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맥주...먹는 법이 따로 있고 호가든이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오른쪽 맥주는 그에 비해서는 가벼운 느낌이지만 나름 독특한 향내를 가지고 있었다. 확실히 개성이 강한 맥주들이고 나름 풍미가 있어서 독일 맥주의 위력을 엿볼 수 있는 제품들이라고 생각이 된다. 기회가 되면 왼쪽 맥주는 조금 더 마셔보고 싶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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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뮤엘 아담스(미국) & 부데요비츠키 부드바르(체코)

미국 맥주..칼스버그, 버드가 미국맥주였지 싶은데..정도의 얉은 정보를 뒤로 하고 도련님 추천으로 먹은 미국 맥주 ..첫맛이 아 강하다. 이거 진짜 맥준데..다른 말로 하자면 맥주의 교과서, 혹은 원형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큼의 루트 맛이었다. 그 전에 향맥주를 마시고 난 다음이어서 그랬는지 맥주 본래의 맛이 무척이나 강하게 느껴졌다. 다른 맥주에 비해서 도수도 조금 더 있는 편이고 강인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역시 기본이 중요한가 다시 생각해 본다. 오른쪽의 체코 맥주는 솔직히 맛이 별로 기억이 안 나네...체코 맥주도 맛이 좋다는 걸 어떤 잡지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맛이 기억이 안 나다니 애석하다.. 언젠가 다시 먹어봐야겠지만...


이로서 지난주 수입맥주 맛 보기는 끝이 났는데..4병에 9,900원이라는 낚시 문구에 낚여서 8병의 맥주를 사서 먹었지만..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달에 한 번씩 맛나는 세계 맥주를 집에서 맛 볼까 싶다. 가격이야 조금 비싸지만, 대신 양을 적게 먹고 세계여행을 하듯이 맛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이(비록 딸아이들이지만)..크면 이런것도 같이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무언가 새로운 걸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상상만으로도 너무 들뜨게 하는 것 같다.
by kinolife 2009. 11. 15.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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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할로윈 데이랑 정언이랑 같이 간 집 근처 키즈 까페에 먹은 크림치즈 오므라이스

너무 넓은 공간에 많이 놀랐고...엄마용으로 나온 오므라이스가 양이 너무 많아서 좋았다. 내용상 보니 아이랑 함께 먹을 수 있는 양을 주셨다는 배려도 언뜻 엿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맛은 볶은밥에 크림소스..라고 보면 되고...정언이랑 함께 먹어야 하는데 노는데 정신이 팔려서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옵션 중에 선택할 수 있었던 피자를 선택할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네.. 우예 되었든 엄마는 배부르고..아이는 즐겁고....
by kinolife 2009. 11. 12. 06:42
감기를 앓던 둘째 놈이 다 낳아서 유아원에 데려다 주고는 시원한 국물맛에 집 근처 공나물 국밥집을 찾아서 한 그릇 땡겼다. 대학때 친구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30분 넘게 하다보니 국밥 값이나 전화비 값이나 이러다 저러다 그러다보니 국밥은 다 식어버려서 맛있는 혹은 뜨끈한 국물맛은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마음이 무거운 날에 기분 좋게 시원한 맛을 기대했지만 글쎄 그렇게 잘 되질 않네..사는게 다 그렇지.... 시원한 국물을 시큼털털하게 만들어버린 건 나의 고치지 못하는 고질병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이래 저래 개운치 못한 식사..나중에 다시 한번 와서 먹어봐야 겠다. 사진엔 빠졌지만 알토란 계란 2갣 함께 동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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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9. 11. 6. 01:56
살다보니 백화점에서 파는 과일도 짝으로 먹게 되다니.....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지난 여름을 넘기고 있다.
지난 여름..인터넷질을 통해서 알게된 우리 후배님께서 이사한 우리집에 들르셨는데..집 앞에 있는 현대백화점에 들러 복숭아를 한 상자 사 왔다. 한 상자라 해봐야 10개 남짓이니 우리집 복숭아 킬러 5인이 달겨들면 3일도 안 간다. 특히 보숭아는 예민해서 싱싱할 때 먹어주는 건 아주 기초적인 센스다. 후배 덕분에 아주 알 굵은 황도를 몇일 째 아주 맛있게 먹었다. 가격이 너무 궁금해서 뜯어보았는데 55.000원..개당 5천원이라고 대뇌이면서 먹었다. 다른 걸 아끼면 우리 돈 주고 사 먹을순 있잖아...하지만 절대 그렇게 사 먹게 되지 않는...양호 과일..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안 아파서 약 먹거나 온 가족이 비타민 섭취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다. 아무튼 이렇게 저렇게 여름이 지나간다. 내년엔 과감하게 벌이와 상관없이 시장에서 질 좋은 복숭아 황도/백도 각각 한 박스씩 해치우자..외쳐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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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9. 11. 5. 14:15
지난 9월 여행 중 최악은 역시 뜻하지 않았던 나쁜 음식들...역시 음식은 전라도가 아니라 전라남도인가보다..그나마 마지막 부안에서 먹은 갑오징어 철판 구이는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진건씨는 딸려나온 전어조림을 더 맛나 한것 같던데..집 나간 며느리도 아니면서 어찌나 전어를 좋아라 하시는지.....부안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양파를 이용한 양파김치도 함께 먹어서 더 맛났다.  한마리지만 어찌나 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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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두 아이들 먹으라고 시킨 백합죽..나름 부안 명물이라고 하는데 고소해서 아이들이 잘 먹었다. 이렇게 아이 메뉴, 어른 메뉴가 공존하는 집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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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의 특산물로 만들어진 양파김치. 삼겹살이랑 함께 먹어도 좋을 듯 했다. 삼겹살 구울 때 양파 굽는게 그렇게 안 좋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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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징어가 철판에 나오는데...살이 굵으니 그야말로 먹을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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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백미는 마지막 뽁음밥...들깨가루, 참기름, 김 외엔 더 들어간 것도 없는데 맛났다는.....



by kinolife 2009. 10. 9. 07:09
강남은 비싸기만 하고 맛있는 집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먹은 점심...
금요일 정언이가 씽크 스퀘어 수업을 받고 등원하므로..금요일 점심은 진건씨와 짧게 점심 데이트를 즐긴다.
3주 쨴데..사진은 처음 찍는다. 회사 근처에 차돌박이 된장찌게..그냥 찌게 벡반이라고 보면 되는데..나는 이 찌게 백반이 참 좋다. 가볍게 부담없이 맛있게 먹었다. 저 둥둥 뜨는 쇠고기 차돌박이의 기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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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9. 10. 8. 10:00
지난 생일날 하남까지 가서 먹은 바베큐 요리.. 남편 말이 차를 타고 멀리까지 와서 찾아먹을 정도로 맛있지는 않은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지? 그러나 막상 찾아볼려면 그렇게 흔하지도 않다. 블로그나 그런데 검색하면 맛집이라고 쫙 나오지만 무엇이든 먹어보기 전에는 내 맛인지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메뉴들을 먹어봐쓴ㄴ데...가격에 제일 비싼 등갈비는 맛있어도 먹을게 없어서 비싸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삼겹삽을 보통 바베큐 삼겹살 맛을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양으로보나 맛으로 보나 오리구이가 좋았다. 다음에는 오리구이만 시켜 먹어야 겠다. 아 이날이 생일이라 그냥 앉아서 먹었는데..요리를 셀프로 해서 먹으면 20%를 할인해 준단다. 그걸 이용해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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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9. 10. 6. 16:20
부안의 콘도에서 먹은 전어회와 꽃게...전어회는 지금 철이기도 하고 진건씨가 아주 좋아라 하는 메뉴라 샀던 것 같고, 꽃게는 지금이 딱 제철이라 샀다고 한다. 콘도의 남비에 넣고 살짝 삶아 먹었는데..우리 꼬맹이들도 아주 좋아라 한다. 이건 자연의 맛 그대로 인데다가 자극적이지도 않고 몸에도 좋고 해서 아이들이랑 먹는게 좋다. 회색인 게가 익으면 빨갛게 변하는 것도 그대로 교육이기도 하고.... 가격도 꽤 싸서 흡족 흡족..게는 모자란 감도 적지 않았소 신랑 !! 밖에서 머 사 먹을 땐 좀 후하게 쏘씨오 !! 전어 15.000원 꽃게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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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9. 10. 6. 06:40
음 내가 살이 많이 쪘구나. 아이 둘을 낳으면서 각각 4kg 그램씩 8키로그램이 전혀 빠지고 있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이런 이렇게 내 뒷모습을 사진으로 다시 보니...그야말로 충격...영락없는 40대 아줌마의 뒤태였다. 아 나의 뒤태여...머 아가씨 떄도 그다지 태가 아름답진 않았으나 이렇게 잔인한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결혼 5년 이후 별 생각없이 여행 사진첩 속의 이 한장의 사진은 "당신의 뒷모습을 보니 당신이 얼마나 비 환경적인 동물인지 알 것 같소!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추석 지나고 나면 진정 .....몸을 좀 돌보아야 할 것인가...이거 인생의 끓이지 않을 딜레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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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9. 9. 3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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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Coco Chanel]                                                     영화 [Coco Before Chanel, Coco Avant Chanel]
글 : 앙리 지델(Henry Gidel)                                            감 독 : 앤 폰테인(Anne Fontaine)
번역: 이원희                                                                 각 본 : 앤 폰테인(Anne Fontaine)
국내 출판 : 작가 정신                                                     출 연 : 오드리 토투(Audrey Tautou),
출판 년도:2008.06(한국)                                                            브누와 뽀엘부르드(Benoit Poelvoorde)
                                                                                            알렉산드로 니볼라(Alessandro Nivola)                                                                                    음 악 : 알렉상드르 데스플라(Alexandre Desplat)
                                                                                 제작년도 : 2009년, 110분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보고 샤넬이라는 인물(그의 작품들이 아니라 그 인간)에 대해 궁금증이 더해 져서 도서관에 부리나케 달려가 책을 빌리려 했지만...이미 대출중이다. 꽤 오래 기다리다 안되어서 예약을 걸어놓고서야 빌려보게 된 책 코코 샤넬...다 읽고나서도 바로 대출신청이 되어 있는 걸 보니..영화 개봉과 함께 사람들에게 관심을 좀 끄나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했다. 영화, 책 두 작품 모두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또 어느 정도 해소도 해 주었지만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함께 들기도 했는데, 그건 역시 그녀가 패션디자이너였으니..그의 일생 연대기에 따라 발표된 작품들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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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남자들과의 만남과 그것을 대응하는 그녀의 행동양식을 기술한 것을 탐방하는 수준에 그치다 보니 마치 남자와의 관계가 그녀 인생의 대부분인 듯 그려져서 조금은 심심하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그녀의 인생 연대기를 사람과의 만남으로 서술한 책 [코코 샤넬] 속에서 그려진 남자들의 이름들-보이 카펠, 드미트리대공, 피에르 르베르디, 웨스트 민스터 공작, 폴 이리브, 루키노 비스콘티-은 과연 그녀의 명성만큼이나 화려하다. 그 시대의 역사적인 지식이 부족하니 그 남자들의 진 면모를 다 알수는 없었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처칠이나 장 콕토 등의 이름들이 전해주는 아우라는 샤넬의 명성을 어느 정도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아버지에게 버려져 자라난 고아 샤넬이 독특한 매력으로 프랑스 시내의 유행을 창조 해 낸 과정은 지금이 세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성공 이상의 의미를 전해준다. 시대를 앞서간다는 건 대부분 자신의 운명과 능력과도 연관이 있겠지만, 그 시대와 딱 맞아떨어진 그녀의 절대적인 행운의 힘을 어찌 배제할 수 있을까. 독특한 매력의 힘이 절대적인 운명과 만나는 과정은 영화 속에서도 잘 그려져 있다. 프랑스 영화스러운 지루함이 베어 있기는 하지만 영화 속의 코코 샤넬은 오드리 또뚜의 눈부신 변신만으로도 꽤 즐거운 영화 감상을 가능하게 한다. 영화 속에서는 특히 주인공 코코가 샤넬이 되기 이전의 코코 시절의 이야기가 많아서(영화 제목이 '샤넬 이전의 코코'이다) 그녀의 화려한 전성기를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한 사람의 일대기를 2시간에 담는다는 건 무리라는 생각에 유명해 지기 전에 샤넬이 지닌 있던 인간적인 캐릭터를 보는 것에 치중한 영화 <코코 샤넬>은 어떤 부분에서는 감독의 선택이 현명했는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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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적이 꽤 많이 노출되는 외모와 성품이 고스란히 담긴 코코는 남성의 악세사리가 아닌 여성 자신으로서의 삶을 꿈꾸고 쟁취한다는 점에서 꽤 능동적인 여성이 모습을 보여주는 쾌감을 지니고 있다. 시대를 거슬러 코코 시절의 사회상을 생각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페미니즘의 실천이 아니고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저절로 들게 한다. 책에서도 등장하는 부분이지만, 너무 사랑하지만 그 남자의 야망을 이해하고 그 남자의 결혼을 묵인한다거나, 자신의 신분과 인생을 바꿔놓을수도 있는 귀족과의 결혼도 자신의 일에 방해된다고 거절하는 샤넬의 모습은 그녀의 강한 자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당시 풍만한 여성이 대세였음에도 깡마른 그녀가 지닌 매력이 어떤 것일지 꽤 상상이 가는데 외모 마저도 그녀의 인생을 도발적으로 흐르게 한 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영화 속의 샤넬 오드리 또뚜는 기존의 영화 이미지와는 달라서 그런지 좀 늙어보이네..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샤넬이라는 여자가 가지고 있는 인생에 대한 사고가 꽤 앞서 있었고, 인생 면면에 흐르는 외로움과 고독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이미지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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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지델의 전기소설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 책 전에 동화책 코너에서 읽은 위인전 시리즈에서도 그녀의 큰 인품은 그대로 표현되었었는데, 도발적인 매력이라는 걸 그대로 보여주는 여성 샤넬은 그 시대를 풍미한 대표적인 여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구나. 가난한 어린시절을 극복한 강인한 여성. 그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서 유행과 문화를 선도한 여성. 근면함으로 일궈낸 경제적인 힘을 가난한 예술가를 위해 아낌없이 썼던 여성으로서 아이들에게도 배울 면이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처럼 타고난 경제적인 바탕이나 운명에 의해 그저 키워지고 생산되는 듯한 아이들의 세계에 자신의 세계를 찾아가고 만들어 간다는 건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교훈이 되리라는 생각이다. 영화 <코코 샤넬>외에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또 한 편의 샤넬 영화가 있는데 제목은 [코코 샤넬과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Coco Chanel & Igor Stravinsky]이다. 영화가 국내에 공개되고 있지 않아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제목과 포스터 및 스틸을 보자면, 샤넬이 샤넬로서 이름을 떨치면서 만난 스트라빈스키와의 만남을 그린 작품으로 상상된다. 다르게 보자면, 샤넬 이전의 코코를 다룬 [코코 샤넬]과 샤넬 이후의 모습을 그린 [코코 샤넬과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로 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몇몇 스틸만으로도 꽤 매력적인 영화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영화 속의 샤넬 안나 무글라리스와 오드리 또뚜를 비교해 보는 맛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사진을 찾다보니 영화와 책 속에서도 많이 강조되던 담배를 문 샤넬을 찾는 건 쉬웠다. 스틸만으로는 안나 무글라리스가 조금 더 닮은 듯 한데..영화 속에서는 어떻게 그려졌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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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코 샤넬 Coco Avant Chanel의 오드리 또두,실제 샤넬,영화 코코 샤넬과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Coco Chanel & Igor Stravinsky의 안나 무글라리스

영화는 샤넬의 조금은 단편적인 모습을 극화 한 것이고, 앙리 지델의 전기는 샤넬의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연대기별로 나열 기술해서 보여준다. 그녀가 만나고 느꼈던 마음을 따라가는 이 여행은 한 인간의 고독과 쉽게 만날 수 있다. 만나는 사람은 화려했지만, 스스로를 위로 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이었고..근원적으로 외롭게 태어나 외롭게 자란 여성은 일을 통해서 스스로를 극복해 간다. 일면, 안쓰럽기도 또 대단하기도 한 이 패션의 아이콘을 보다 더 이해하려면 진취적인 그녀의 성품이 그대로 드러나 있을 그녀의 옷..그녀의 작품..이라고 부를만한 그녀의 모든 것을 보지 않고서는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거나 모두 이해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젠 그녀의 작품을 좀 보아야 겠다.

by kinolife 2009. 9. 29. 0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