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중에 지리산 자락에 살면서 겪는 사람의 이야기를 두 권이나 읽었으니 조금 아이러니 하다. 그 중 한권인 본 책은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나 읽게 된 책. 여느 여행책 중의 하나라기 보다는 그 곳의 풍광을 삶 속에서 녹아낸 여행책이다. 잠시 들르는 것이 아니라 인생 중 일부를 떼어내어 그 곳에서 보내는 것. 삶은 여행이라는 수식을 그대로 실천한 여행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다보니 살아보면서 여행기를 쓰는 작가의 연작 시리즈 중 한 권이었다. 이 책 이전에는 전 세계의 유명한 도시에서 머물렀었는데, 국내의 첫 삶+여행지로 선택한 곳이 지리산이라는 점에 호기심이 실린 것이 사실이다.
살면서 느끼는 여행도서의 책장을 자꾸 넘기다보니 이 책의 저자처럼 진짜 지리산 언저리에서 내 삶의 일부를 보내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마치 작가의 낚시질에 걸린 붕어 같은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제주도에서의 긴 여행에서 느낀 것 처럼. 잠시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잠시 머무는 여행의 매력은 곁눈질이 아니라서 그윽함이 있는 것 같다.
애월읍의 더럭분교는 다양한 CF의 배경이 들만큼 유명한 곳이지만, 대중교통과는 아주 거리가 먼 촌의 어느 한적한
시골 작은 분교인데,,장 필립 랑클로의 컬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색감있게 탈바꿈한 학교이다. 오후 느즈막에 들려서 따스한 햇볕 아래에서 놀지는 못했지만, 학교의 예쁜 면면은 잘 구경할 수 있었다.
아이들도 즐겁게 놀고...때마침 급실식을 수리하고 있었는데...그부분은 참 부러웠다. 아이들이 많지 않으니 선생님과 함께 차례대로 밥을 먹을 수 있다. 그건 정서적으로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서울의 학교에서는 급식하는 음식을 교실로 가져와 배식을 받고 자기 자리에 앉아 가능하면 떠들지 않고 빨리 먹어야 하는 시스템인데..밥을 함께 먹으면서 친구들과 선생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낭만에 불과하고..자신의 밥만 빨리 먹야 하는 시스템을 보고 아 이건 사육이랑 뭐가 달라!!라고 생각하며 아쉬워 한 적도 있다. 아이들을 다 데리고 급식실로 옮겨왔다 다시 교실로 오는 그 시간도 아쉬워할 서울의 시간이 아닌가.. 고즈넉한 촌 학교에 잠시 발길을 놓았다.
컬러감이 풍부하다.
이곳은 다실.. 더럭분교는 정규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과 선생님이 다도교실을 한 이후 수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소문을 들어보니 아이들은 (특히 몸이 근질거리는 남자아이들은) 미칠지경인 시간이라고 한다.
학교의 색깔도 멋지지만, 학교 앞은 큰 나무는 더욱 운치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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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럭분교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마을에서 자랑할 만한 연화지가 있다. 겨울이야 연들은 자취를 감추었지만, 여름에는 정말 장관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풍취가 깊은 마을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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