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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6에 해당되는 글 2건
- 2023.08.16 [홍대, 탄탄면공방]-라멘...과 돈까스
- 2023.08.16 [문학과 지성사 시인선-572][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전은영
주인장의 주문을 받지 않고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혼자 앉아서 먹어도 되는 간단한 식당
탄탄면이 궁금해서 갔었는데.. 먹을만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마구 먹고 싶은 맛은 아니었다.
모든 면이 다 맛있어도 큰일인데..그냥 먹을만 한 정도인 면요리가 있다는 건 내 몸을 위해서는 다행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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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은영
출판사:문학과 지성사
2022.08 초판 1쇄
가격: 12.000원
올 봄, 조금 간단한 것이기는 하지만 수술을 하면서 함께 했던 책..
먹지 못하고 잠이 오지 않을 때 한편 한편 성의 있게 읽으면서 지루한 시간들을 견뎌냈다.
언제나 변함없는 포멧으로 제작되어 나오는 문학과 지성사의 시인선은 책 자체가 너무 이쁘고 좋다.. 여러권이 모여 있을 떄 더 빛나는 책들...
- 책 속의 시 -
- 청혼 -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별들은 벌들처럼 웅성거리고
여름에는 작은 은색 드럼을 치는 것처럼
네 손바닥을 두드리는 비를 줄게
과거에게 그랬듯 미래에게도 아첨하지 않을게
어린 시절 순결한 비누 거품 속에서 우리가 했던 맹세들을 찾아
너의 팔에 모두 적어줄게
내가 나를 찾는 술래였던 시간을 모두 돌려줄게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벌들은 귓속의 별들처럼 웅성거리고
나는 인류가 아닌 단 한 여자를 위해
쓴잔을 죄다 마시겠지
슬픔이 나의 물컵에 담겨 있다 투명 유리 조각처럼
- 당신의 고향집에 와서 -
나는 오늘 밤 잠든 당신의 등 위로
달팽이들을 모두 풀어놓을 거예요
술집 담벼락에 기대어 있던 창백한 담쟁이 잎이 창문 틈의 웅성거림을 따라와
우리의 붉은 잔 속에 마른 가지 끝을 넣어봅니다.
이 앞을 오가면서도 당신은 아무것도 얻어 마시질 못했죠.
아버지를 부르러 수없이 드나든 이곳의 문을 열고 맡던 냄새와 표정과 무늬들
그 여름 당신은 마당 가운데 고무 목욕통의 저수지에 익사할 뻔한 작은 아이였어요.
아, 저 문방구 앞, 떡갈나무 아래, 거기가 당신이 열매를 줍거나 유리구슬 몇 개를 따기 위해
처음으로 희고 부드러운 무릎을 끓었던 곳이군요.
한참을 머뭇거리던 나의 손을 잡고
어린 시절이 숨어있던 은유의 커라단 옷장에서 나를 꺼내 데려가 주세요
얇은 잠옷 차림으로 창문 넘어 별을 타고 야반도주하는 연인들처럼 가볍게
들판의 귀리 싹이 몇 인치의 초록으로 땅을 들어 올리듯
차력사인 봄을 불러다 주세요
붉은 담쟁이 잎이 잔 속에서 피어나고 흰 양털 장화 속이 축축해지도록 눈 내립니다.
별과 알코올을 태운 젖은 재를 휘날립니다.
- 내가 고백할 수 있도록 -
아버지의 술냄새로 문패를 달았던 파란 대문
욕설에 떨어져 나간 문고리와 골목길
널, 죽일거야 낙서로 가득했던 담벼락들과 집고양이. 길고양이, 모든 울음을 불러 주세요.
당신이 손을 잡았던 어린 시절의 여자아이, 남자아이들의 두근거리는 심장.
잃어버린 장갑과 우산, 죽은 딱정벌레들, 부러진 작은 나뭇가지와 다 써버린 산수 공책
마을 전체를 불러다 줘요.
다리 잘린 그들의
기다린 목과
두 팔과
눈 내리는 언덕처럼 새하얀 등 위로
나는 사랑의 민달팽이들을 풀어놓을 겁니다.
- 나는 도망 중 -
머릿속에 놓인 누군가의 일기장
펼치면 한 줄도 씌어 있지 않다.
무기력의 종이 위에
나는 따스한 손바닥으로
펜을 쥐었어. 부화시키려고
그가 살아야 할 이유의 알들을
그거 알아요? 나는 생쥐가 파충류인 줄 알았어
그거 알아요? 나는 이 별이 내 별인 줄 알았어
그거 알아요? 내가 남자인 줄 알았어
그거 알아? 나는 펠릭스를 훔쳤습니다.
그거 알아? 계산이 잘못 되었다.
그거 알아? 슬픔이 하느님보다 힘세다는 거
그거 알아? 너는 텅 빈 목욕통에 남겨졌다.
그거 알아? 하루도 쉬지 않고 가져온 우편배달부를 위로했어
그거 알아? 노른자가 깨졌다. 식탁 부부위에서
나는 단단하게 살아 있다!
잘 익은 간처럼
삶은 부사(副詞) 같다고
언제나 낫에 묻은 봄풀의 부드러운 향기
언제나 어느 나라 왕자의 온화한 나무조각상에 남은 칼자국
언제나 피, 땀, 죽음
그 뒤에, 언제나 노래가
태양이 몽롱해질 정도로
언제나
너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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