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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캐나다, 미국, 111분

감 독 : 제리 주커(Jerry Zucker)
각 본 : 앤디 브렉맨(Andy Breckman)

촬 영 : 토마스 E. 애크만(Thomas E. Ackerman)

출 연 : 로완 앳킨슨(Rowan Atkinson)
          라네 챔프먼(Lanei Chapman)
          존 클리즈(John Cleese)
          우피 골드버그(Whoopi Goldberg)
          쿠바 구딩 쥬니어(Cuba Gooding Jr.)
          세스 그린(Seth Green)
          웨인 나이트(Wayne Knight)
          존 로비츠(Jon Lovitz)
          브렉킨 메이어(Breckin Meyer)
          캐시 나지미(Kathy Najimy)
          에이미 스마트(Amy Smart)
          데이브 토마스(Dave Thomas)
          빈스 비에루프(Vince Vieluf)
          딘 케인(Dean Cain)
          실라스 웨어 밋첼(Silas Weir Mitchel)

음 악 : 조 파웰(John Powell)
         보니 그린버그(Bonnie Greenberg)

국내에서 개봉될 때 예고편을 정준하의 바보스러운 목소리로 더빙해서 홍보효과를 노렸던 것으로 기억되는 제리 주커 감독의 2001년도 영화. 도박장이 웅집해 제대로 돈이 미칠 수 이는 공간을 마련해 둔 미국의 라스베가스를 배경으로 우연히 모인 사람들이 역시 우연히 손에 넣게 된 황금 동전 때문에 시작된 내 돈찾아 레이스를 다룬 경주영화.. 코믹함이 온 몸에 베인 세계적인 코미디 배우들이 이 거액을 향한 레이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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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욕심이 없던 사람까지도 거액의 숫자 앞에서는 혹시 그게 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눈에 쌍씸지를 켜고 달려든다. 멕시코의 금고에 제일 먼저 도착해서 열쇠를 꼽기만 하면 나의 인생이 달라진다. 머 당분간 제대로 된 생각은 접어두고 달릴만 한 경주가 아닌가...영화 속의 배우들은 불법에 자신의 기존 성격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고 그저 달리기 시작한다. 함께 경주를 시작한 사람들의 발을 걸고 뒷통수를 쳐 가면서 필사적으로 이 경주에서의 승리를 위해 달려간다. 각자의 사연은 가끔씩 양념으로 전해지고 생경만 만남도 같은 목적으로 더욱 더 가까워 진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멕시코에 도착한 경주 참가자들은 우와좌왕 속에서 함께 열쇠를 열고 안에 담긴 돈을 서로 나누기로 하지만..지구를 살리기 위한 쇼에 초대 되면서 기분 좋게 손을 털고 이 경주를 함께 햇던 사람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황당무게한 코미디 영화스럽지 않은 결말이긴 하지만 이 상황 역시도 이 상황극이 얼마나 웃긴 것인지를 우회적으로 보여주기에 좋은 상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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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이 질주의 시작이 이들을 선수로 해서 또 다른 도박디 벌어진 것임을 아는 관객에겐 이들의 경주가 그저 즐겁기 보다는 조금은 씁쓸한 스타트 였음을 감안한다면 이렇게 스스로 기분 좋게 손을 털 수 이는 상황은 조금이나마 보는 이들에게 인간적인 감회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부분인지도 모른다. 더욱더 감흥 적인 것은 이 도박을 애초에 감행한 자들의 판돈 까지도 지구를 살리기 위해 쓰이게 되었다는 것 정도?...어찌보면 인생이 도박이고 언제 판돈을 올리고 언제 가지고 있는 전부를 버릴 수 있어야 할지를 가늠 당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 아낌없는 손털기가 주는 유쾌함은 작은 사고의 전환을 필요할 때 적절한 처방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돈은 좋은데 쓰고 좋은 인간관계만 남은 이 뇌 없는 질주의 결과는 무조건 해피 엔딩으로 봐도 좋겠다. 거액을 받고 나눌 수 있고 또 다 줄 수 있는 것..가장 비현실적인 코드이지만, 영화가 가장 선택하기 좋은 결과인지도 모른다. 영화의 원래 제목이 "쥐들의 경주"라고 하니 조금은 끔찍한 비유이다라는 생각도 든다.

다양한 캐릭터와 여행중의 만남이 주는 다이나믹함, 그리고 나름대로 꽉 짜여진 내용에도 불구하고 제리 주커 감독의 초기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과대 코미디적 폭소가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던 영화... 그는 보다 더 체계적으로 성장했지만, 영화생활 초입의 그 난잡하고 두서 없는 혼동 속의 황당한 코미디가 조금은 그립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가 취향이고...그의 영화마저 이렇게 깔끔해질 필요가 있나...그런 생각을 잠시 했다. 그 누군가는 잘 만들어놔도 XX이라고 할지고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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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12. 26. 06:16
2002년, 미국, 125분
감 독: 알렉산더 페인 (Alexander Payne) 
각 본 : 알렉산더 페인(Alexander Payne)
          짐 테일러(Jim Taylor)   
원 작 : 루이스 베글리(Louis Begley)

출연: 잭 니콜슨(Jack Nicholson)
        호프 데이비스(Hope Davis)
        더몬트 멀로니(Dermot Mulroney)
        렌 카리오우(Len Cariou)
        하워드 헤스먼(Howard Hesseman)
        케시 베이츠(Kathy Bates)
        준 스큅(June Squibb)
        매트 윈스톤(Matt Winston)
        해리 그로너(Harry Groener)
        코니 레이(Connie Ray)
        필 리브스(Phil Reeves)   
        제임스 M. 코너(James M. Connor)   
        스티브 헬러(Steve Heller)   
        안젤라 랜스베리(Angela Lansbury)   

음 악 : 롤페 켄트(Rolfe Kent)   


같은 직장에서 30년을 전후하는 시간동안 근속 근무를 한다는 건 요즘같은 직장 분위기, 근무 환경을 생각한다면 참으로 힘든 일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장애도 많고,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 쯤으로 치부되기도 쉽고, 요즘에도 그런 마인드로 일하는 사람이 있다니 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만큼 한 직장에 뿌리를 박고 일을 한다는 것은 언제부턴가는 능력이 없다는 것의 한 증거가 되기도 했고, 고지식하다는 말과 연관되어 그 사람의 경직성을 표출하는 다른 표현이 되기도 했다.
그래미 시상식에서 남우 주연상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달고 개봉한 영화 <어바웃 슈미트>는 그 수상자의 이름이 잭 니콜슨이라는 사실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연기를 기대하며 영화에 다가가게 한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순간엔 그가 아니면 안되는, 아니 그를 진짜 연기자로 만들어준 영화구나 라는 생각을 쉽게 하게 된다. 이 바보같고 꽉 막힌것 같은 슈미트는 말 그대로 잭 슈미트여만 가능헐 것 같아 보인다.

평생친구였던 직장과의 영원한 이별, 그리고 그것이 사회로부터의 격리라는 걸 알게 된 슈미트, 정확한 시간에 몸은 움직일 준비를 하지만, 슈미트에겐 그의 움직임을 필요로 하는 곳이 없음을 알게 된다. 자신만의 시간이 많아질거라 기대를 하지만 그 오랜 시간 동안 세상은 너무 많이 변해 버렸고 세상의 어느 곳도 그의 새출발에 무관심하다. 여유로와 곤혹스러운 낮 시간은 그의 허전함을 더욱 배가 시키는 증거가 될 뿐이다. 그 낮 시간에 우연히 보게 된 TV속의 운두구는  그의 허전함에 속에서 유일하게 그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미지의 존재일지도 모른다.
이런 그에게 지저분하고 너무 싫어하는 습관으로 학을 떼게 하는 지겨운 아내의 죽음,  죽음 이후 밝혀지게 되는 친구와 아내와의 불륜은 이제 그가 믿었던 가족은 가짜였으며, 그를 일하게 해준 사회는 단순히 그를 이용한 장치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회는 슈미트를 버렸고, 슈미트 혼자에게  남겨진 가정은 모든 의미상실이 벽에 부닥트리며 힘을 잃고 만다. 말 그대로 팔 떨어지고 다리 부러진 연은 이제 곧 어느 이름없는 촌동네의 나뭇가지에 걸려 떨어지고, 부서져 날아가 없어져야 할 판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성에 차지 않는 사위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 지지 않은 사돈은 자신이 살아온 삶 전체에 대한 도전 바로 그것이다. 이런 그에게 있어 자신의 딸의 결혼식이 있는 도시로 가기까지의 혼자만의 여행(물론 딸의 홀대로 시작된 여행)은 진정 열린 시간을 다시 자기식으로 재배열할 수 있는 계기인지도 모른다.

영화 <어바웃 슈미트>는 그래미 시상식에서의 잭 니콜슨의 말대로 드디어 자신의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게 된, 어느 명배우에게 제 2의 인생에 대해 쏘아 올려진 화려한 신호탄과 같은 작품이다. 잘생겼지만 엽기적인 더몬트 멀로니의 망가짐, 케시 베이츠의 화끈함은 이 영화가 코미디 영화임을 잊어버리지 않게 한다. 하지만 곳곳에 산재해 있는 웃음이란 인생을 살면서 만나게 되는 뜻하지 않은 복병처럼 쉽고 편한 웃음이 아니며 채 웃음이 다 터지기 전에 인생은 황혼을 향해 달려감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 속의 웃음이 주는 여운은 쓸쓸하다. 그 인생의 진실을 슈미트는 아내의 고집스런 버스 위에서 촛불을 밝히며 혼자 잠들고 혼자 깨면서 알 수 있으며, 거짓스런 인생 속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딸아이의 결혼식과 무지한 웃음 속에서 한숨 쉬며 어렵게 깨닫게 된다.

지나온 시간이 많기 때문에 남아 있는 시간이 훤히 보이는 이 나약한 늙은이 슈미트는 모든 사람들이 늙어갈 모습에 대한 한 전형을 보여 주늗 것 일지도 모른다. 영화 말미,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자신의 계좌와 일치하는 먼 곳의 가난한 나라의 소년 운두구는 그나마 슈미트에게 남겨진 선행과 봉사라는 이름의 마지막 의무인 셈이다. 혼자 남은 무력한 노인에게 의무란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행복하게 할 이 슈미트의 숙제 운두구는 고마움을 담은 편지 속의 욕심없는 그림을 통해 그에게 가장 인간적이며 시원스러운 통곡까지 선사한다.  써늘한 자신의 작은 집은 그의 울음을 들어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며 그가 죽어가야 할 그에게 허락된 유일한 장소이다. 이 장면에서의 잭 니콜슨은 이 세상 모두의 늙어버린 슈미트의 모델 같아 보인다. 이 영화의 원안이 되었다는 1996년에 발표된 루이스 베이글의 동명 소설이 그의 통곡 때문에 더욱 더 궁금해 진다. 인생의 씁쓸함을 담고 있는 휴먼 코미디의 정수 <어바웃 슈미트>에게 <늙어감에 대하여>라는 부제를 붙여주어도 전혀 아깝지 않을 듯 싶다.
by kinolife 2006. 7. 1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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