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픽션 Pulp Fiction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주연 : 브루스 윌리스 Bruce Willis
        존 트라볼타 John Travolta
        우마 써먼 Uma Thurman
         사무엘 L 잭슨 Samuel L. Jackson
음악 :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1994년 MCA Records 국내발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의 영화음악계는 오리지널 스코어를 담은 사운드트랙 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담긴 컴플레이션 음반들이 많이 발매되어 인기를 얻었었습니다. 그 수만큼이나 종류도 다양했었는데요. 그런 컴플레이션 음반들의 앨범 중에 눈에 띄는 이름 하나를 찾을 수 있는데, 그는 영화감독인 쿠엔틴 타란티노였습니다. 그는 90년대 미국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감독이기도 하지만, 영화음악에서 이야기하자면 자신의 영화의 음악을 자신의 색깔대로 짜집기 하는 독특한 사람이기도 했었습니다. 그건 바로 사운드트랙에서 자신의 애창곡들을 들려주고 그 사이 사이에 영화 속 배우들의 대사들을 삽입하는 형식이었지요.

'깐느 입성'이라는 화두와 함께 우리에게 소개된 영화 <펄프 픽션>의 음악 역시 그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독특한 사운드트랙이었습니다. '영화 속의 클럽'에서 나오는 음악을 감상하는 네 번째 시간에는 그의 영화공간 속의 클럽으로 들어가 보기로 하겠습니다. 오늘 음악과 함께 찾아가 볼 영화의 장면은 너무나 유명한 장면이라 설명을 한다거나 소개를 한다는 것이 무색하기까지 합니다. 이 장면은 영화 속에서 존 트라볼타(빈센트)와 우마 써만(미아)이 그들만의 색깔이 담긴 디스코를 추는 장면인데요. 마릴린 먼로나 엘비스 프레슬리의 커다란 구조물이 완벽한 미국색을 자랑하는 이 클럽은 이들의 춤으로 인해 더 색다른 영화속 공간으로 탈바꿈 합니다.

자! 손가락을 벌리고 얼굴 가까이에 댑니다. 머리를 흔들어 대는 이들의 춤사위를 돋보이게 하는 음악은 바로 척 배리(Chuck Berry)의 곡이었지요. 타란티노는 "자신의 영화에 자신이 좋아해 왔던 가수의 노래를 담는 게 무척 행복하다"고 피력한 적이 있었습니다. 영화가 자신의 이야기이듯, 자신의 영화 속의 음악 역시 자신의 것이라는 생각, 여러모로 타란티노 답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영화 속의 음악들은 또 다른 그의 목소리처럼 들립니다.

물론 이 영화 속의 클럽 역시도 마약과 술,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관계가 어우러진 진정한 환락의 공간이었던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타란티노의 색깔 때문인지 이 공간은 타락을 연상하기 이전에 새로운, 아니 잊혀졌던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가능하게 한 공간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리고 코믹하게 느껴져 더욱 잊혀지지 않게 하지요.

<토요일 밤의 열기>이후로 다시 춤으로 제기한 존 트라볼타의 몸은 예전과 다르지만 춤은 예전과 비교해 전혀 빠질게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건 아마 타란티노에게 있어 기억에 남았던 음악을 새롭게 느끼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전의 스타를 현재의 스타로 다시 가공하는 그의 힘을 느끼게 했었지요. 한마디로 '내가 좋아하는 거 이야기 했더니 남들도 좋아하더라고....' 이런 생각을 하게끔 하는 거지요.

검은 바지, 흰 셔츠의 우마 써먼과 진한 슈트 한 벌의 존 트라볼타가 보여주는 댄스의 현장으로 다시 가서 '타란티노식 환락'을 경험하는 독특한 3분 11초가 되시길 빕니다. 아! 사운드 트렉 에서는 넘버 9번에 자리잡고 있는 곡이군요.  

-수록곡 리스트-
1. Pumpkin And Honey Bunny - (dialogue) / Miserlou - Dick Dale & His Deltones
2. Royale With Cheese - (dialogue)
3. Jungle Boogie - Kool & The Gang
4. Let's Stay Together - Al Green
5. Bustin' Surfboards - The Tornadoes
6. Lonesome Town - Ricky Nelson
7. Son Of A Preacher Man - Dusty Springfield
8. Zed's Dead, Baby - (dialogue) / Bullwinkle Part II - The Centurians
9. Jack Rabbit Slim's Twist Contest - (dialogue) / You Never Can Tell - Chuck Berry
10. Girl, You'll Be A Woman Soon - Urge Overkill
11. If Love Is A Red Dress (Hang Me In Rags) - Maria McKee
12. Bring Out The Gimp - (dialogue) / Comanche - The Revels
13. Flowers On The Wall - The Statler Brothers
14. Personality Goes A Long Way - (dialogue)
15. Surf Rider - The Lively Ones
16. Ezekiel 25:17 - (dialogue)

by kinolife 2006. 10. 6. 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