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작 : 후지TV
방 영 : 2006년 4월-6월

감 독 : 사토 유이치(佐藤祐市)
          우에다 야스시(植田泰史)
각 본 : 고토 노리코(後藤法子)
원 작 : 만화 [어텐션 플리즈]

출 연 : 우에토 아야(上戸彩),니시키도 료(錦戸亮)
          아이부 사키(相武紗季),우에하라 미사(上原美佐)
          타카하시 마리코(高橋マリ子),나나세 나츠미(七瀬なつみ)
          유민(笛木夕子),오오츠카 치히로(大塚ちひろ)
          오오토모 미나미(大友みなみ),코이즈미 코타로(小泉孝太郎)
          코이치 만타로(小市慢太郎),아사노 카즈유키(浅野和之)
          이노우에 준(井上順), 코히나타 후미요(小日向文世)
          마야 미키(真矢みき), 야마사키 시즈요(山崎静代)
          타카오카 소스케(高岡蒼甫), 마노 유코(眞野裕子)
          호시노 나츠코(星野奈津子), 모리구치 요코(森口瑤子)
          아사미 레이나(浅見れいな), 야마구치 닛키(山口日記)
          야마사토 료타(山里亮太), 타나카 소겐(田中聡元) 
          이시카와 마키(石川真希)

음 악 : 칸노 유고(管野祐悟)

음악 쪽에 일을 하다 보니,우에도 아야라는 가수에 대한 인지도로 오! 아는 언니가 주인공으로 나오네 쯤으로 접근했던 우에토 아야의 드라마 어텐션 플리즈...우리가 스튜디어스로 알고 있는 기내 승무원이 되기 위한 실습생들에 관한 드라마가 바로 이 드라마이다. 드라마 내에서는 CA(캐빈 어텐던트)와 스튜어디스 차이에는 상당한 수준이나 급의 차이가 있는 걸로 나오지만 용어 안에 있는 정확한 표현은 드라마를 통해서는 차이가 있구나 라는 사실 이 외에 더 알 수 있는 것은 없다.

드라마는 천방지축 소녀의 CA 성장기를 통해서 어떠한 직업이든 긍지와 자존심을 바탕으로 성숙되고 익어가야 한다는 걸 보는 이에게 가르치고 있다. 일에 익숙해 진다는 건 두뇌와 몸의 조합이며 이 모두를 아우르는 건 역시 정신과의 균형이라는 걸 이 드라마는 잘 보여주고 있다. 치~! 겨우 그런 일을 가지고 하면서 자기가 모르는 일에 접근하지만 몸으로 부딪히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과 겪고, 몸으로 익히면서 자세가 달리지고, 기술이 늘어나고 두뇌와 정신이 성장하는 것이다. 여기서 순수하지만 철딱서니 없어보이는 신입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화두이다.

누가 봐도 골치거리로 보이지만 실재로는 한번 키워서 재대로 된 직업인, 생활인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스승(드라마에서는 교관)은 그들을 욕하고 이길려고 하면서 뒤 따라가는 본인 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라마를 보면서 저절로 든다. 비행기를 움직이게 하는 사람도, 비행기를 정비하는 사람도, 비행기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역시도 아니, 비행기 밖에서 일이라는 생활에 부닥친 사람 모두에게 이러한 참된 선배는 필요하고 그 누구든 궁극에는 그러한 사람이 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드라마는 배우고 가르치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 모두가 성숙하고 익어간다는 걸 이야기 하고 싶어 보인다.

직업인의 세계를 보는 즐거움. 그리고 일을 배우는 과정을 제 3자 입장에서 본다는 느긋함. 그리고 그 과정을 따라 성숙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보는이가 자신의 지금의 일을 생각한다는 건 극히 당연한 수학공식같아 보이지만, 그 뻔한 답을 따라 재미나게 보는 것이 드라마라면 이 드라마는 정답 가이드 안에 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하고 이미 정해져 있는 길에 대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드라마...그건 극 중 직업의 세계가 충분히 흥미롭고 그 안의 역할을 맡은 개개인의 캐릭터가 살아서 드라마의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형적인 일본의 아기자기한 맛을 지닌 작품으로 역작, 대단한 작품 등으로 평가받기 보다는 젊은 드라마, 소품 드라마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즐거운 드라마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에 쓰일만한 BGM 들과 주제곡 "Pretty Woman"은 물론이고...

- 드마라 속 명대사 -

이봐 왜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지 알아?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 있었기 때문이야

바보같은 일이
정말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 녀석들이 이런 걸 만든거라고
무리야.. 같은 소린 이젠 하지 말라고...

by kinolife 2006. 10. 24. 00:11



제 작 : 후지TV
방 영 : 1999년 1월-3월
감 독 : 다케우치 히데로키(武內英樹)  
          나가야마 코조(永山耕三)
          하스미 에이이치로(羽住英一郎)
각 본 : 키타가와 에리코(北川悅吏子)  
음 악 : 타케베 사토시(武部聡志)

출 연 : 소리마치 타카시 (反町隆史),
          에스미 마키코(江角マキコ)
          키무라 요시노(木村佳乃
          카토 하루히코(加藤晴彦)
          이토 히아키(伊藤英明)
          니시다 나오미(西田尙美)
          이시다 유리코(石田ゆり子)  
          시이나 킷페이(椎名桔平)
                                                              
 주제곡: そのスピ-ドで (소노 스피도데) - The Brilliant Green  

부모님이 안 계신 집에 누나의 친구들과 함께 사는 사진작가 소이치로, 그리고 그 누나들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어찌보면 이 드라마의 틀은 진부하기 그지 없다. 물론 끝도 없이 쏟아내는 연애에 대한 담론들은 결코 신선하지 않은..하지만 그냥 또 지나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드라마. 내 기억이 정확이 맞다면 SBS에서 채림, 최윤영, 이의정에다 최근에 크게 뜬 권상우를 엮어 만들어 냈던 드라마 <지금은 연애중>은 이 드라마들 배낀 것이 틀림 없어 보인다. 물론 1회, 2회를 보면 딱 떠오르는 생각이기도 하지만, 각 캐릭터들의 조금은 다른 듯 보이지만 같은 포지션이나 조금 변화됐지만 다를 것 없는 극중 인물들의 성격이나 직업 등이 그런 의혹을 버릴 수 없게 한다. 각 드라마가 방영된 시기(각각 1999년, 2000년)를 보아도 작가가 보고서 배끼기(참고가 아니가 배낀다는 과격한 단어를 쓴데는 그 만큼 차용한 정도고 심하기 때문이다.)에 적당한 딱 좋은 텀이 있으니 더더욱 심증을 확실케 한다.


이 드라마는 내가 수 많이 모아온 일본 드라마 중에서 솔직히 처음으로 본 일본 드라마이다. 구한지가 3년이 넘어서야, 그리고 보다 끊다를 5=6번을 반복하며 2년만에 다 본...남들이 들으면 그렇게 볼려면 보지 마라고 할 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한꺼번에 혹은 단 시간에 다 보아내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았다. 그리고 다 보고 난 지금은 오랫동안 미뤄온 숙제를 끝낸 듯, 가뿐하고 기분도 좋다. 궂이 그 이유가 재미있는 드라마라는 것 보단, 20대 후반의 여자들의 연애담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예전에 들아왔던 못난이 공주 이갸기로 풀어온 것도 좋고, 욕심없고 솔직히 사랑을 하고 싶어하는 주인공들의 연애의 자세(?)에도 꽤 공감이 가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주인공인 나츠키와 소이치로는 친구의 동생, 누나의 친구이지만, 다른 누구보다도 각별한 사이이다. 특히 그들의 관계가 가장 빛날 때는 서로의 연애담에 대한 상담이 이루어지는 시간, 서로가 남녀로 보지 않는다는 상호전제 아래에서 이들의 대화는 진지하면서도 따뜻하고,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일면 솔직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더욱 더 사람의 마음을 파고 드는 것은 느닷없이 들리는 사랑한다는 말보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의 상황을 함께 인지해주는 사람이라면 이 둘에게서 사건이 생기고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별 뉘앙스를 남기지 않는 시시콜콜한 연애담에 머물지도 모르겠지만 이 드라마는 자뭇 소소한 재미를 던져주는 캐릭터와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이 주는 유쾌함으로 단순한 이야기의 지루함을 깨고, 이러한 드라마들이 가지고 있는 그 빤한 오점을 털어낸다. 그 외에도 고민 썪인 대화와 역시 사랑의 몫을 보는 이들에게 돌려주는 영리함을 보여주면서 긴 여운까지 남겨 준다.

그걸 이뤄내기 위한 방법이란 누구나 바라는 연애의 성공 짝대기를 보는 이들이 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결론 내리며,  그 결론의 이유로 '뒷모습'이라는 화두와 연애의 성격은 연애를 하는 당사자들의 성격을 따라간다는 연애의 숨은 법칙을 깨지 않으면서 사랑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영리함이다. 주인공 소이치로는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과묵한 남자. 역시 사랑을 쟁취하는 것에서는 한 발짝 물러 서 있다. 이런 반면 나츠키는 솔직하면서도 나름대로의 당당함을 지니고 있지만, 역시 상대방의 마음에 대해서는 바라는 것 만큼의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다는 점에서 활달한 성격과는 달리 전형적인 여성의(연애라는 관점에서) 모습을 지니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결코 여우가 될 수 없는 나약한 여자의 전형이라 볼 수 있겠다. 역시 연애라는 관점에서... 이들 사이에 아니 이들의 사이가 생기기 이전에 있었던 나츠키의 또 다른 남자 쿠가는 이혼을 한, 그래서 사랑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지만 솔직하면서도 너그러운 성격의 기대기 좋은 남자. 말 그대로 마음에서 울리는 사랑의 짝대기는 소이치로와 나츠키겠지만, 현실적인 사랑의 짝대기는 쿠가와 나츠키, 우리 나라 드라마가 전자를 이뤄냈다면 이 드라마는 작가의 본 의도대로 후자의 사랑으로 매듭짓는다.

이유는 역시 상대방에 대한 마음, 그리고 드라마의 제목 "Over Time"을 보는 관점이리라. 사랑을 이루어진다 또는 이루어낸다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Over Time"이란 다 끝났음=상대방을 얻는다는 점에서의 성취를 의미하겠지만 그것에 안주하지 않는다면 "Over Time"은 연장전이라는 또 다른 관계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대사 "똑같은 것이라도 보는 위치에 따라서 다르게 보인다"는 말처름 사랑 역시도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고, 사랑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의 마음의 기준에 따라 다르지 않겠나, 역시 사랑은 영원보다는 찰나에 가깝고, 변하기도 잘 변하고, 변덕스럽기 까지 하다.

연애의 대상이란 앞에서 손을 내어 끌어주는 사람과 뒤에서 항상 지켜봐 주는 사람..어쩌면 연애에는 이 두 사람이 꼭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드라마 속의 나츠키 처럼 뒤에서 봐주는 사람과의 연애는 불안하면서도 끌리지만, 내가 또 언젠가 실연을 했을 때 티슈를 통째로가 아니라 뽑아다 줄 수 있는 배려깊은 사람을 잃기 싫기 때문이라고...사랑은 사랑대로 가지고 싶지만 그런 배려깊은 소중한 사람을 친구라는 이름으로 붙들어 매놓고 싶은 마음 역시 어쩔 수 없다. 역시 사람에 대한 욕심은 사랑보다 앞서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의 연장전-Over Time-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걸 버린 사람에게는 그것의 가치를 모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드라마 속 명대사-

"뭐랄까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은 기적이야. 그런 기적이니까 하나님이 '연애'라는 멋진 이름을 지어준거잖아"

"한번 준 마음은 회수할 수 없는 것"

"난장판에 형편 없어도 혼자서 머리 싸매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좋잖아. 애교를 부리든 화를 내든 싸움을 해도 괜찮아. 아니면 뭐하러 이 세상에 이렇게 여기저기 사람들이 많겠어. 친구도 있고, 애인도 있고, 동반자도 있고, 그러니까 하나님은 오직 혼자만 살라고 놓아 두진 않았잖아. 우리들을"

"똑같은 것이라도 보는 위치에 따라서 다르게 보인다."

"뒷모습이 좋은 건...봐 주는 사람의 따뜻한 마음 때문......"


by kinolife 2006. 7. 12. 23:53

제 작 : 후지TV
방 영 : 2002년 1월-3월
감 독 : 와카마츠 세츠로(若松節朗)
         무라카미 마사노리(村上正典)
각 본 : 아이자와 토모코(相澤友子)
음 악 : 스미토모 노리히토(住友紀人)
출 연 : 후카츠 에리(深津繪里), 츠츠미 신이치(堤眞一)
          야다 아키코(矢田亞希子),사카구치 켄지(坂口憲二)
          니시무라 마사히코(西村雅彦),네코제 츠바키(猫背椿)
          쿠가 요코(久我陽子),스가와라 토시미(菅原禄弥)
          시가 코타로(志賀廣太郎),코다마 키요시(児玉清)
          오오사와 케이스케(大沢恵介), 사노 타카시(佐野崇) 
시미즈 유코(清水優子), 히로사와 미키(広沢味希)  
타니하라 쇼스케(谷原章介), 토네사쿠 토시히데(東根作寿英)
한카이 카즈아키(半海一晃), 나미키 시로(並樹史朗)  
 타카스기 코다이(高杉航大), 오오바야시 타케시(大林丈史)  
하세가와 하츠노리([長谷川初範), 노구치 마사히로(野口雅弘)  
시다 마사유키(信太昌之),후루고리 마사히로(古郡雅浩)  
시마오 야스시(嶋尾康史),나카고메 사치코([中込佐知子)  
카네코 타카토시([金子貴俊),타케이 히데노리(武井秀哲)  
키카와다 마사야(黄川田将也),오시키리 모에(押切もえ)  
오오츠카 마에(大塚麻恵),나스 마사에(那須正江)  
카와구치 노리코(川口典子),아키모토 마유미(秋元真由美)    

주제곡: キラキラ(반짝 반짝) - 오다 카즈마사(小田和正)

"이 세상에 태어나 30년하고 6개월 19일...
더이상 사랑 따윈 없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에게도 사랑은 다시 찾아왔다..."

어느 평범한 여자의 일기에서 읽을 수 있을 듯한 이 독백에서 시작되는 드라마 [사랑의 힘]은 여자에게 있어 인생에 있어서 일이나 남자라는 문제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까 하는 문제를 아주 담담하면서도 소박하게 풀어낸 수작 드라마다. 더군다나 주인공을 맡은 후까츠 에리의 극중 나이가 30이니까 말 그대로 일본판 브리짓 존스라고도 볼 수 있겠으나, 브리짓 보다는 보다 감정이입이 잘 되는 캐릭터다. 일본의 특수적인 상황인 듯 보이는 몇몇 장면이 부담스럽지도 하지만, 그녀의 기본적인 캐릭터는 정말이지 평범하면서 소박해서 생각하면 할 수록 그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들기 쉽다.

주인공 코모미야 토코는 아주 큰 광고 회사에서 일을 하고는 있지만 스무살 때 자신이 꿈꿔왔던 광고일과는 거리가 멀다. 사무실에서는 뮤료하게 졸음을 쫓기에 바쁘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핀잔을 듣는 게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말그대로 할일 없는 노처녀의 평범한 일상이 직장이라고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유일한 인생의 위로라면 회사 동료인 스다와 금요일이 오면 즐겨가는 와인바에서 각각 한병씩의 와인 앞에서 자신의 주량을 확인하는 일 뿐이다. 홀로인 노처녀들에게 잘 익은 와인과 맛있는 치즈케익은 그야말로 입만이라도 즐거울 수 있는 친구가 아닐 수 없다. 게으름과 무료함 그리고 와인과 치즈....이 별 일 없는 일상은 반복의 되풀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그녀에게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는데 그 기회가 일인지 사랑인지 알 수 없지만, 드라마를 보는 이들은 그것이 두가지 모두를 의미하는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진행방식이 자연스러워 결코 식상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
그 변화의 시작은 누구나 처음에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었을 때, 혹은 자신의 잃어버린 열정과 만날 때와 같은데, 코모미야는 예전 자신의 그 꿈과 만나게 되는 광고계의 이단아 누쿠이와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면서 다시 인생의 열기와 대면하게 된다. 물론 함께 일하는 소고의 실수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만, 코모미야는 결코 포기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전의 무료한 삶에다 안녕을 하고 난 다음이니 말이다. 실수를 인정하듯 누쿠이 기획은 이제 코모미야에게 일과 밥을 주어야 한다. 그녀가 눌러앉아버렸으니....

비록 코모미야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전화를 받고, 줄광고 일을 맞는 일이지만, 이전에 자신의 꿈에 탄력을 받게 해준 누쿠이의 광고에 대한 열정을 지켜보는 것은 작은 월급이나 유명한 회사에 다니지 않은 불영예와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은 가난한 마음에, 솔직한 가슴에 그리고 자신 스스로를 낮추어 볼 수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혼자서 오랜동안 동경인지 연모인지를 모르고 키워온 마음은 자신의 예전 남자친구의 여동생과 누쿠이가 데이트를 시작하면서 어찌보면 동경이었음을 스스로 느끼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함께 일을 하면서 함께 얼굴 보고, 밥을 먹고, 술을 먹고 어려운 일을 헤쳐나간 이들에겐 스스로도 모르는 우정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코모미야의 마음이야 동경과 연모를 오간다지만, 함께 일하면서 옆에서 보는 코모미야는 연애의 상대라고는 전혀 예상이 되지 않는 캐릭터, 말 그대로, 생긴 것과는 상관없이 연애 감정 이전에 우정이 생겨버리는 만인의 연인이자 친구이다. 물론 드라마 속의 누쿠이는 그저 말썽장이로 보이겠지만, 드라마 후반부로 갈 수록 자신 스스로도 모르게 정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스스로를 그대로 내 보인 자들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위안이란 있을 땐 몰라도 사라지만 가장 섭섭한 존재라는 것이다. 누쿠이는 자신도 모르는 감정을 코모이야가 떠나고 나서야 알게 되고, 코모미야는 자신의 옛애인의 청혼을 거절하게 되면서 자신이 누쿠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드라마는 역시 예상대로 누쿠이와 코모미야의 러브 스토리에 대한 종결점을 향해가는 이야기이지만, 이 드라마의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코모미야 역을 맡은 후카츠 에리의 캐릭터와 그녀의 연기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보여주는 사실적이면서도 소박한 묘사다. 우리나라의 드라마 속에 나오는 연인이라면 흔히 운명적이며, 그 운명의 사랑 옆에 있는 그 누구의 노력도 헛된 것으로 비치면서 그 사랑을 견고하게 하지만, 이 드라마 속의 사랑은 생활 속에 묻어나 있으면서도 누구나 있을만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전해줘서 더 감정이입이 되곤 한다. 정말 이 드라마 속의 연인들 처럼 11번의 커피 리필은 없었지만, 헤어지기가 힘들어 서로의 버스 정류장과 집을 왔다 갔다 한 경험, 전화를 끊기 위해 끊어 안 끊어를 반복해 본 경험 등등이 있는 나로서는 너무나 와 닿는 내용들이 운명이 아닌 생활속의 범인들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 같아 반갑기도 했다. 물론, 드라마 속의 여자친구와의 끊임없는 음주작태 역시 많이 해 보던 일 같고, 그것도 병채 나발의 보는 그녀들의 모습이란....웃습지도 않은 나의 다른 모습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재미는 물론이지만 그저 좋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면에서는 서른 초입의 나의 후배들에 권해주고 싶은 드라마인데, 사랑은 드닷없이 온다는 이야기... 그래서 신비하지만 그 안에 이상한 운명같은 것이 있다는 걸 이 드라마는 그냥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 준다.

-드라마 속 명대사-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여자에게 매력 못 느끼는 법이야
일이 힘들다고 해서 남자에게 먹여 살려달라고 하다니..
결혼으로 도망치면, 재미없지
그리고 결혼해도 마찬가지야 후회하는 녀석은
어떤 답을 고를지라도
결국 후회하기 마련이야


정말로 광고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구나 라고..
만드는 것에 대한 마음만은
순수하구나 라고 느껴져서..조금 부러웠어요


8년 동안의 추억은 몇 년이 지나야 없어지는 걸까요?
순식간이야
잊고싶지 않아도 추억은 점점 없어져
그러니깐 기억하고 있는 동안 소중히 간직해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야
그렇게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야

30살 생일이 온 뒤에는 더 이상 사랑하는 일 따위는
더 이상 사랑하는 일 따위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진심으로.. 괴로워질 정도로
괴로워질 정도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 것만으로도..행복했다고 생각해
정말 그렇게 생각해

가장 사랑할 때 더나고 싶은 유혹도 가장 큰 법이다. 그것은 자기만의 추억을 가지고 싶은 유혹과 욕심에 다름 아니다.

Tip : 내가 이 드라마를 보고 글을 쓴 것이 2005년 1월...그러니까 1년 반이 훨씬 지나버렸다.
      그리고 올해 한국에서 이 드마라를 각색한 드라마가 제작되어 방영되었다. 개인적으로 괜찮게 생각하는 배우 유준상이 나오길래 무언가 해서 봤더니 첫회에서 바로 이 드라마글 배낀건가? 이런 생각을 했다...드라마 끝 스크롤에 원작 표시가 되어 있길래 보니 리메이크였는데..후카츠 에리의 생활연기를 김민선이 따라가기엔 아주 많이 역부족...아무튼 매회 시청률에 연연하는 우리 드라마의 현실이 안타깝다.


by kinolife 2006. 7. 1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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