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 학번이었던 우리의 대학 시절에 김영현의 소설들은 꽤나 잘 팔리는 소설이었다. 나름 평가도 나쁘지 않았고 정말 활발히 새 소설이 나오곤 했다..최근의 그의 근작은 먼지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기간이 흘러가듯...문학도 유행이 되고 작가도 인기가 없으면 너무 쉽제 잊여지 는 것 같다.

글: 김영현
출판사: 학고재
1996.11.10 초판 1쇄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길바닥에 벌렁 드러 누웠다. 땅바닥은 따뜻하고 편안하다. 밤하늘에는 언젠가 시골 고향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은하수가 강처럼 하얗게 흘러가고 있다. 어떤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페부를 찌르고 올라와 코 끝을 찡하게 울렸다. 그대로 오래오래 누워 있고 싶었다."

"우리는 웃통을 다 벗어버리고 호양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담배를 태우며 망연하게 이 이승같이 않은 풍경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순간, 생명이란 어쩌면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막 속의 이 호수와 같이 죽음의 바다에 떠 있는 우연 같은 것...."

"문득 눈을 들어 서쪽 하늘을 보니 별이 다 사라진 하늘에 흰 낮달만 혼자 떠 있었다. 넓고 넓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나뭇잎 같은 낮달...... 저 흰 달 역시 서쪽으로 서쪽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 옛날부터 그랬던 것처럼......근심 많은 내 마음의 여정도 그 낮달을 따라 끝없이 서쪽으로 흘러갈 것이다."


by kinolife 2006. 10. 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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