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감독 : 안슬기
각본 : 안슬기
출연 : 유형근
조시내
김도균
최가현
이경세
노정아
곽대호
음악 : 최용락
방의 주인은 자신을 한 집안의 호구 정도로 생각하는 핏줄 보다는 자신을 심리적으로 의지하는 이 낯선 이웃들에게 다 가족의 느낌을 받았던 것일까. 현실적으로는 말이 안되는 이야기 처럼 보이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은 영화 속의 설득력에 특별한 이견 없이 받아 들이게 된다.
무영의 배우들과 신예 감독이 만들어 내는 이 당혹스러운 중편 영화는 현대를 살아하가는 사람들이 돈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간적인 유대에 대한 물음을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가고 있다.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방에서 기숙한다는 사실을 서로가 알게 된 상황에서 바지를 벗으면서 "밥값은 할께요."라고 말하는 소년에게 허망한 웃음이 터져 나오지만 실제로 우리 사회가 어린 소년에게 가르쳐 준 인생의 진리라는게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장면이기도 하다. 세상은 변한다. 그것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이 변화하는 걸 문뜩 문뜩 느끼는 그 순간에는 나도 역시 그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인간이기에 그럴 꺼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작은 쪽방에서 시작된 기숙자 세기는 그 좁은 방 안에서 다섯번째로 애기가 태어나게 된 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여유와 웃음이 생겼음을 보여준다. 영화를 절망이 가득해 보이는 주인공들의 삶 안에서 그렇게 희망을 그리고 싶었다는 걸...그리고 그 희망이 영화를 다 본 관객들에게 따스함을 전해준다는 걸 알 수 있게 한다. 코미디라고 하기엔 서글픈 현실이 적잖이 사회적으로까지 비쳐지는 신인감독의 기치가 돋보이는 영화.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지고 있는 재산이 얼마나 많아 보이고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다시 한번 더 스쳐 지나가도 알 수 있게 된 건 이 영화를 본 작은 기쁨 이상의 수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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