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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중만
시 : 황학주
출판사 : 생각의 나무
2005년 11
가격 : 9,500

병옥씨가 선물로 보내준 CD에 끼어 있는 책을 보고 냅다 읽어 버리고...아프리카에 빠져드는 두 명의 뇌 속으로 들어가 본다.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어서 살아가는 이 불모의 땅에 대한 두 명의 호기심을 넘어서는 인간적인 관심과 사랑은 도시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겪는 심리적인 환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떠나서 함께 할 수 없지만 내내 동경하고야 마는 땅..그 땅에 대한 김중만의 사진과 그 땅을 보고 쓴 황학주의 시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선명하고 단순하고 명확한 사진에 비해 조금은 난해하며 개인적인 시선에 다가가 있는 황학주의 시는 조금 난해하다. 갑갑한 방에서 떠나는 먼 사색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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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중만

- 임신 검사 -
                     詩 황학주

어차피 우리는 더 낮은 데로 흘러가는 것 뿐이다.
어차피 나를 위해 사는 게 아니다.
무엇으로 보나 몸 앞에 꽁무니 뺄 만한 구실은 없고
미리내가 지나가는 사막처럼 자꾸만 마음은 외롭고 넓다
뉘도 티도 없늠 몸이었으나 태양 아래 홀딱 태울 수 밖에 없어
인간의 잉태는 매양 작은 발처럼 아름답고 위태롭다
우리를 빌려 썼던 죄들보다 더
깊을 만치 캄캄한 데서 뜨겁게 오는 날갯짓
나인데 어느덧 너다

자궁은 웅크리고 앉아 당하는게 아니다
어제의 내 모양을 기억하는 자궁은
생의 어제를 만든 유일한 솟구침이다
뼈가 단단해질 때까지 엉덩이는 누웠다 일어나고
시큰거릴 때까지 바닥을 짚었던 손은 튀어나오고
자궁이 기어코 아기로 부웅 떠오르는 일
어차피 우리는 더 낮은 데로 흘러가는 것 뿐이다
저녁 바람이 저녁을 만나고 가듯이

일샘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직업을
한때 가지고 싶었잖은가




by kinolife 2007. 11. 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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