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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일본 영화, 105분
영문제목 : Summer Time Machine Blues

감 독 : 모토히로 카츠유키(本広克行)
각 본 : 우에다 마코토(上田誠)
 
출 연 : 에이타(瑛太)
          우에노 주리(上野樹里)
          요자 요시아키(与座嘉秋)  
          카와오카 다이지로(川岡大次郎)
          마키 요코(真木よう子)
          사사키 쿠라노스케(佐々木蔵之介)

음 악 : 하라 유키(原夕輝)

영화를 보는 중간 중간에 키득 키득이 저절로 나오는 유쾌한 영화다.

어느 더운 여름날, 혼이 빠질 듯한 여름날의 꿈처럼 영화는 후다닥 하루의 기록을 통해서 주인공들의 나른하고 평범한 일상을 이래저래 뒤섞어서 되짚어 보여준다. 미래와 근 미래를 오가면서 뒤뚱거리는 조금 모잘라 보이는 SF 동호회의 땀나는 하루 체험일기는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도 꽤 후다닥 지나가 버리는 즐거운 영화보기를 선사한다.

일본의 어느 작은 시골마을..진상이라고 하기엔 많이 순박하고 귀여운 우리 SF 동호회 회원들..머가 그리 더운 여름에 신나는지 다들 모여서 야구 하고 함께 목욕하고 신나게 노는 모습이 아 저런 청춘의 시절이 있지라는 낭만까지 던져 준다. 영화를 그런 즐거운 놀이시간 중 어느 한 가운데, 사고로 날려버린 쭈쭈바의 안면가격으로 죄다 넘어지고 엎어지면서 마치 도미노처럼 회원들의 머리를 감싸고 터지듯이 쏟아진 콜라에 젖어버려 영면하신 에어콘 님의 존재에 대한 회귀로 시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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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덥구나 더워!! 이 더운 여름날 좁은 동호회실에 있는 낡은 에어콘이 즉사 하셔서 너무나 더운 하루를 견더내고 있는 2%보다도 많이 부족하신 SF 동호회 회원님들이다. 쓰레기장에서 선풍기와 온풍기가 섞인 곳에서 쓸만한 놈도 찾아보고. 제조도 해 보고, 시원한 풍경을 만들거나 찾아보고 재현도 해 보고, 갓파님에게 빌어보고..이래저래 돌아다녀 보지만 별 뽀족한 수가 없던 차..어느 해괴하게 생긴 넘이 타임머신을 타고 이 더운 여름날 이들을 찾아 온다. 과거의 SF 동호회를 보고 싶어서 왔다는 미래의 동호회 후배..머 누구 누구의 아들이기도 하지만 이 꼬마 녀석 덕분에 이들은 꿈에 꾸던 동호회실의 에어콘을 찾아 헤메는 기이한 하루를 맞이하게 된다. 믿을 수 없는 육체의 순간이동. 시간을 타고 미래와 과거를 오가는 이 SF적인 상황이 이들에게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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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그런 황당한 설정 속에 꽤 아기자기한 영화적인 맛을 느낄 수 있게 하는데..그 중 몇가지는 동호회의 소년과 소녀의 아기자기하면서도 풋풋한 사랑 이야기나. 망해서 쓰러져 가는 어느 시골 극장 아저씨의 열정, 그리고 학교에 기숙하는 똥개 한마리가 전해주는 정다운 풍경, 그리고 함께 목욕탕을 가서 놀면서 보내는 청춘의 일면(그리고 그 놈의 비달 사순 샴푸에 대한 집착까지..생긴 것과는 달리 어찌나 섬세하신지요..)들이 꽤 영화의 정겨움을 전해 준다. 제작된지 4년 정도 지나지 않았는데 에티타나 우에노 주리의 싱싱한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영화의 아주 즐거운 일면이기도 하다. 이 두배우는 지금은 꽤 토프(Top)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한데오 이 영화 속의 모습이 어제처럼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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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구리한 동호회실의 물건들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보면 어느 것 하나에 빠져서 지나쳐 오는 청춘에 대한 알 수 없는아스라함이 추억 이상의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영화의 말미에 타임머신을 타고 온 미래의 동호회 후배는 현재의 어느 회원의 아들이고 그 어머니는 에이타가 좋아하던 우에노 주리였음을 언뜻 알려주는 감독의 센스는 아주 세밀한 부분에까지 작은 여운을 남겨준 즐거움이다.

영화의 배경이 어느 시골의 작은 학교이기에 그 풍경이 전해주는 사람들의 모습이 얼마나 정겹고 즐거운지 모른다. 단순하게 더운 여름날을 이기게 해줄 에어콘의 리모콘을 찾기 위해서만 동문서주하는 영화 속의 주인공들..만약 이게 현실이라면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떠 오른 것이 그 주의 주말 로또 번호를 신문에서 보고 외워 와야지라고 생각한 이 얄팍한 아줌씨라니...아 내 삶이 굉장히 팍팍하다는 것을 거기서 느낄 수 있었다. 영화는 그런 현실적인 상상이 아니라 더운 여름날, 왜 이렇게 덥냐면서도 함께 있는 이들에게 짜증내지 않는 어느 동호회 회원들의 정다움에서.. 그리고 어떻게 하면 함께 시원해질까라는 목표 아래 시덥지 않은 머리 굴리기를 헤 대는 이 순박한 소년들의 풋풋함에... 미래와 과거를 오가면서도 SF 동호회 안에서 함께 움직이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영화 속의 캐릭터 들에게 매료 될 수 밖에 없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바보 스러워 보이지만 바보가 아니고 막 지멋대로 섞인 것 같지만 꽤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는 감독의 꼼꼼함도 즐거운 퍼즐 맞추기 처럼 흥미롭다. 원하는 걸 함께 찾은 영화 속의 주인공들이 부러운 건 영화 밖의 많은 곳에서 그런 모습을 본 지 너무 오래 되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주 순쉽간에 즐겁게 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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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모로 제작된 영화의 타이틀이라니..정말 다이모 좋아라 하는 일본인들의 일면을 바로 목격할 수 있었다.




by kinolife 2009. 2.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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