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텔 미 썸딩 Tell Me Something>에는 두 편의 그림을 찾아 볼 수 있다.

한 편은 15C의 화가 헤랄드 다비드(Herald David)가 그린 그림 [캄뷰세스 왕의 재판]과 또 다른 한 편은 셰익스피어의 소설 [햄릿]과 연관이 있는 존 에버릿 밀레이(J E.Millais)의 작품 [오필리어의 죽음]이다.

전작 [캄뷰세스 왕의 재판]의 경우는 재판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결단과 그림 속의 잔혹함이 영화 속의 주인공이 지닌 살기에 대한 느낌을 충분히 전달해 준다. 그다지 아름답고 완벽해 보이는 그녀가 왜 이렇게 피 비린내 나는 그림들을 좋아하는지....어떤면에서는 신비로운 느낌마저 전해준다. 영화속 주인공 채수연(심은하 분)이 자신만의 완벽한 남자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애인들의 몸을 조합해온 사실은 앞선 그림의 시각적 효과가 영화 속에 어떻게 반영 되었는지를 짐작 할 수 있게 하는 부분. 살아있는 사람의 생살을 찢고 피를 내는 심판은 영화 속에서는 시체 절단이라는 행위로 치환되어 이해 될 수 있겠다. 뒤 이은 작품 [오필리어의 죽음]의 경우는 세익스피어의 소설 [햄릿] 속의 오필리어가 사랑하는 오빠 햄릿이 선왕의 복수를 위해 발산하는 광기, 급기야 그녀의 아버지 폴로니어스를 죽이는 모습을 보고 절대 순수의 상징인 자신이 미쳐  물속에서 빠져 죽는 과정을 그린 그림이다. 특히 이 그림의 모델은 당시 뛰어난 프로의식을 가진 모델로 실제로 얼어붙은 강에서 몇 시간 동안이나 물에 들어가 있음으로서 명작 탄생이 기꺼이 동조했으나 이후에는 병을 얻어 나이보다 쇠락해 일찍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는 그림이다. 이런 그림 속의 오필리어의 죽음은 순수를 위해 죽음으로 향하는 자아를 자신에게 맞는 타아를 찾아 죽음을 감행하는 여주인공의 심리를 대변하는 모습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살인을 저지르는 여자, 알고 보면 미친 여자인데...그 여자가 너무 매혹적이다 보니, 영화 속의 남자들이 빠져들듯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그녀와 그녀의 살인에 빠져든다. 역사 속의  전혀 다른 느낌의 두 그림이 영화 <텔미 썸딩>에서 새로운 이미지로 치환, 소생했다고 도 볼 수도 있다.

by kinolife 2006. 4. 18. 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