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광섭
출판사: 민음사
1975. 11.15 초판 1쇄
가격: 300원

-소망-

비가 멎기를 기다려
바람이 자기를 기다려
해를 보는 거예요

푸른 하늘이 얼마나 넓은가는
시로서 재며 사는 거예요

밤에 뜨는 별은
바다 깊이를 아는 가슴으로 헤는 거예요

젊어서 크던 희망이 줄어서
착실하게 작은 소망이 되는 것이
고이 늙는 법이예요.

-가을이 서럽지 않게-

하늘에서 하루의 빛을 거두어도
가는 길에 쳐다본 별이 있으니
떨어지는 잎사귀 아래 묻히기 전에
그대를 찾아 그대 내 사람이리라

긴 시간이 아니어도 한 세상이니
그대 손길이면 내 가슴을 만져
생명의 울림을 새롭게 하리라
내게 그 손을 빌리라 영원히 주라

홀로 한 쪽 가슴에 그대를 지니고
한쪽 비인 가슴을 거울 삼으리니
패물같은 사람들이 지나간 상처에
입술을 대이라 가을이 서럽지 않게......
by kinolife 2006. 11. 2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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