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오카의 밤

오후 비행기는 하루를 다 비행기 타는데 쓰게 하는데..우리 같은 지방러들에게는 더욱 큰 일이기도. 이번 일본 여행도 단 한기의 직항은 오후 출발 비행기 회항은 저녁 출발 비행기..어쩔 수 없는 지방에 사는 사람의 일본 지방여행이니...

처음 내린 공항의 낯설음도 잠시... 시내에 예약한 호텔 인근에서 일본의 아사이 나마 비루를 들이킴.. 아직 성년이 몇일 남은 큰딸과 함께...처음 마시는 생맥주...

 

크리스마스 이브 날이다보니 많이 북적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조용했고..사전 지식없이 흐름해 보이는 술집으로 들어가 가볍게 한잔한다. 일본식 교자와 튀김 꼬치...  냉동 식품을 녹여서 튀기고 구워 준거겠지만, 노곤함을 뒤로 하고 여유로움이 느껴지기도. 인근에 유명하다는 일본식 오뎅거리가 있었지만, 일본인들만 즐길 수 있다는 주인장의 말에 뻰치를 한번 맞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되돌아 나온터라..북적북적한 작은 가게에서 안도의 술잔을 기울일 수 있었다. 이후에 자세히 찾아보니 현지인들이 일과를 마치고 가볍게 술 한잔과 수다를 떠는 가게들이다보니 단골들이 많고 지역 특색이 있다보니..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했다. 일본어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알았다면, 주인장도 색다르게 맞아 주었을 수도.. 잘 도착했다는 것에 안심.. 두 딸과의 여행에 만족...그렇게 첫날 밤은 저물어 갔다.

 

 

 

by kinolife 2024. 1. 5. 11:30

경기도 광주 쪽에 볼일이 있어서 언니들이랑 쉭쉭 이동..

볼일 보기 전에 밥을 먼저 먹느라 선택한 밥... 고기나 회나 어느 주종목보다는 조금 색다르고 깔끔한 식사를 해야겠다 싶어서 검색해서 갔었는데... 생각보다 붐비지도 복잡하지도 않게 조용히 한끼 잘 먹은 것 같다.

 

식당 이름인 느:루의 뜻을 찾아보니 한꺼번에 몰아치지 아니하고 오래도록., → 늘, (계속하여 언제나.)라는 뜻이라고 하는데..식당의 분위기나 메뉴가 그 이름에 걸맞게 서브 되는 식당이었다. 짧은 나들이 간단한 식사..에 딱 어울리는 한끼..

 

식당 입구 모습 : 깔끔한 인테리어
식사 소개 입간판...
삼겹 우렁 솥밥
스테이 솥밥

 

내가 먹은 가지 솥밥

 

위치 정보

https://naver.me/Gfb2UrLU

by kinolife 2024. 1. 5. 11:10

생각해보니 일본여행이 다섯번째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교토...그리고 이번에 갔던 시즈오카...

기억을 복기해보니 결혼 전 유학간 친구 보러,  신혼여행. 귀촌후 교육 등..다양한 이유로 일본여행을 갔었었는데.. 20년 동안 별로 변화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인상이 있기도 했었지만, 여전히 일본은 강한 나라고 선진국의 면모가 생활 곳곳에 묻어 있는 나라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인이 되는 큰딸 고등학생이 되는 큰 딸..새로운 출발 앞에서 늙은 엄마랑 함께 여행 해준 딸들에게 감사하기도 하고..연말 성수기에 기꺼이 여행 금액에 마음을 내준 남편도 더 없이 감사했다.

현재 시즈오카 직항은 인천에서 하루 오후 출국 저녁 입국 한편 밖에 없어서 출국, 입국을 합해서 약 1.5일을 다 날려버리는 현실은 암담했고. 년말이라 항공권 비용도 엄청 높아서 이 즉흥적인 여행에 불안함이 있었지만..소도시 생활여행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어서 비싼 물건을 사는 것도 값비싼 요리도 없이 ..그냥 일본에서 일주일 살아보는 것에 만족하는 여행을 다녀왔다.

 

프라모델의 도시 시즈오카

 

시즈오카는 전 세계 프라모델의 성지답게 주요 시설 앞에 이렇게 프라모형을 살린 조형물들이 있다.

우리는 첫날 시즈오카 역 근처에서 두 장의 사진을 찍고 다음날 숙소가 있는 후지노미야로 이동했다. 

 

 

오후 늦게 시즈오카 역이 있는 도심의 일부를 엿보기 1

다음날 오전에 시즈오카 역이 있는 도심의 일부를 엿보기 2

by kinolife 2024. 1. 2. 22:43

 

글: 카밀라 예르데                                              글, 그림: 이마리아       

                 출판사: n press                                                   출판사 : 샘터                               

2022.05 초판 1쇄                                     2023.11 초판 1쇄

가격: 36,000원                                                 가격 17,000원

 

와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이래저래 마시다가..일단 화이트 와인을 파보자. 화이트 와인 중에서 데일리 와인부터 파 보자.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쇼비뇽 블랑부터 파 보자...같이 관심이 생기면 조금더 세분화 된 관심으로 확장되는 습관이 술에도 적용이 되고..주종이 정해지니 그 안에서도 다양하고 충분한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질서가 생기는 것 같다.

데일리 화이트 와인을 흡입한지 2년... 샴페인과 로제 와인 등으로 확장이 되기도 하고...늘 관심이 있는 내츄럴 와인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한 2권의 책..이 나의 책장으로 들어왔다.

 

[와인에 쓸데 없는 건 넣고 싶지 않았어요.]는 유럽에서 내츄럴 와인을 만드는 여성 농장인들의 이야기이고...[내추럴 와인은 귀여워]는 국내 그림작가의 내츄럴 와인에 대한 애정기록을 담은 책이다. 두 책 모두 와인, 그 중에서도 내추럴 와인에 조금만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와인에 쓸데 없는 건 넣고 싶지 않았어요.]는  포도와 사람의 흔적 외에는 아무것도 넣고 싶지 않다는 의도는 그야말로 내추럴 와인에 딱 어울리는 제목이고 그 제목에 맞게 책 속의 여성농장주, 경영주는 정말이지 퓨어하고 내츄럴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철학을 만들고 실천하고 있는지를 다양한 여성인을 통해서 보여준다. 그 지역에 맞는 포도를 찾고 땅을 살리는 노력을 하며..그해를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와인을 만들어 낸다. 기회가 된다면 책에 소개된 농장주의 내추럴한 와인을 전부 다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고,,와인이라는 이름 안에서 그들만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며 탄복했다. 인생을 채울 수 있는 몇개의 단어 중에서 자기를 증명할 수 있는 언어로 와인. 그것도 내추럴한 와인을 정했다니... 그해의 바람과 해의 기운을 고스란히 담은 포도를 온전히 녹여된 술이라.. 그 노곤하고 반복되는 피로에 더할나위 없는 위로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이 책이 조금 낯설면서도 감동적인 느낌이라면.. [내추럴 와인은 귀여워]는 책 제목처럼...사랑스럽거 귀여운 와인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다 못해 톡톡 터져 나오는 책이다. 내추럴 와인에 대한 간략한 정의과 단순하고 명료한 설명들이 곁들어진 작가의  내추럴 와인 애호기는 내추럴 와인은 물론이거니와 와인에 빠진 이들의 경향성과 양상들을 충분히 상상하고 이해하도록 해 준다. 그림 작가답게 그림으로 풀어주니..그 어떤 초보라도 아주 쉽게 기본적인 지식과 와인에 대안 애정이 담긴 들뜸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같은 주제를 다른 식으로 풀어낸 이런 책을 동시에 탐독하다보면..책 속의 내용을 정리하고 리스팅 하고 싶은 욕구나 넘쳐난다. 손과 눈이 빨라지고 나면...책장을 덮을 때 쯤이면 입이 실룩실룩 거리면서 어느 이쁜 라벨을 탑재한 내추럴 와인이 한잔 손에 들려 있을지도 모르겠다.

 

두 권 모두 즐거운 한잔에 대한 다양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적잖은 감동을 주기도 하고..와인 선택을 위한 좋은 가이드가 되는 것 같다. 음~~ 꼴깍!! 맛있음을 음미하는 소리가 책장을 넘길 때 마다 울려 퍼지는 것 같은 독서의 시간이었다.

 

 

 

 

by kinolife 2023. 11. 20. 00:46

예전에 여경이의 이 요리주점의 오픈을 듣고 찾아갔었는데..올해 여경이는 이 요리주점을 폐업한다.

업장이 열리는 주중에만 사람이 있는 판교... 주말에는 황량하다던 동생에게 그간 고생했다고.. 글에 남겨둔다.

 

특이하고 맛있었던 요리들이 있었던 곳.. 즐거운 대화가 있었던 곳...

그 모든 것들이 기억에만 남는 곳이 된....

 

 

 

 

 

 

 

 

by kinolife 2023. 11. 20. 00:20

식당이 백화점처럼 연결되어 있는 건물 사이사이에서 한끼 식사를 떼우는 서울에서의 하루는 꽤나 번잡하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카드로 계산하고..기계화된 어떤 복합적인 시스템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한끼 !!

 

 

by kinolife 2023. 10. 17. 21:49

 

부제 : 음식에 감춰진 더러운 진실

제 : Poisoned: The Dirty Truth About Your Food

2023년, 82분, 미국

감 독 : 스테파니 소크틱(Stephanie Soechtig)

 

 

넷플릭스가 영화보는 형태를 여러모로 바꾸고 있겠지만, 나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반가운 사람이다. 오늘 어쩌다 얻어걸린 이런 영화들을 만날 때 같이...

 

미국의 식품 산업의 이중성이나 미국 정계의 부도덕성.. 화려하지만 뭔가 불쌍해 보이는 미국 사람들 같은 걸 느낄 수 있는 영화 였는데.. 살짝 농사 경험이 있고 다양한 농부와 농업 현장을 엿본 나로서는 이것이 꼭 미국같은 큰 나라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는 미국의 식품 섭취 과정에서 어떤 식품이 어떤 과정 안에서 오염되고 그 오염된 식품이 미국 국민들을 어떻게 죽였는지 몇몇 케이스를 통해서 미국의 거대하지만 허점 투성이이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길 수 밖에 없는 문제들을 보여준다. 

 

제일 먼저 언급된 건 덜 익은 혹은 소고기를 가공 및 분쇄하면서 생긴 대장균 O157 : H7에 의한 감염과 이로 인해 신장이 망가지고 균이 혈관을 타고 그 외의 장기와 뇌를 잠식해서 죽게하는 것에 대한 케이스..

물론 이 대장균은 거대한 축산업을 하는 미국의 가장 큰 식품문제의 발단으로 오염된 가축의 변에서 나온 균들이 땅에 스며들고 물에 녹아들어서 밭으로 이동해... 로메인 상추의 오염, 시금치로까지 이어져 멀쩡한 사람들, 특히 어린 아이들을 죽게 하고 신장을 망가트려 평생 환자로 살게 한다. 그 다음은 닭의 밀집 사육과 비위생적인 공장으로 인해 주로 발생하는 살모넬라균으로 인한 감염.. 증상은 장기 파괴로 이어지니까... 대장균과 비슷하고 많은 경우 복통과 설사 같은 것이지만 심하면 장기가 손상되고 죽기도 한다. 밀집 사육되는 닭과 그들이 생산하는 달걀.. 그리고 가공공장이 더러워서 양산되는 살모넬라 균이 득실되는 땅콩 버터 같은 건 좀 많이 놀랐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가능한 일인가 해서..

 

그러나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너무나 가능하다. 미국은 그 가능성을 권장하는 나라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최 상위 국가.. 돈을 위해 가능한 것들이 많은 나라이지 않나. 식품을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는 CEO나 그들에게 자금을 지원받는 과학자나 로비스트..이들이 다시 합법적으로 의회를 조정하고 압박을 가해 법의 무용성을 증가 시키는 구조.... 그 구조 모두가 합법적인 나라니... 이런 구조 속에서 윤리보다 이윤이 중요한 기업인들에게 뭐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는 우리도..먹거리에 대한 긴장감을 어떤 식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정치권이나 법 테두리 안에서의 기대는 힘들어도 개개인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까... 식품 산업구조 안에서 어떻게 건강장 밥상지도를 만들 수 있을까. 

 

음식을 만들어 유통하면서 큰 돈을 벌려고 하는 의지에서 시작되는 이 자본주의 욕망 안에서 어떻게 건강함의 근본을 세워갈 수 있을까.. 많이 키우고 한꺼번에 많이 출하하는 구조가 먹거리의 질을 떨어트리고 많은 병원균을 만들고 결국은 지구가 병들게 한다면? 그렇다면 그 방식 정 반대에서 길러지고 키워지는 식자재에 관심을 가져본다거나... 직접 농사를 지어본다거나 하는 노력 같은 것들이 남았을까. ?! 축산도 야채들도 소규모로.. 내가 키우고 가족이 먹는다 같은 구호가 왜 의미가 있는지 영화는 역으로 알게 한다. 영화를 보다보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우스운지 느끼게 되는데.... 그건 식품이 산업 안으로 들어와 있을데는 충분히 위험할 수 있다는 걸 경고하고 유기농은 산업구조 안에서 고부가가치 생산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기도 한다.  다시 한번..우리 농정도 기업화와 소농 사이에게 건강한 방법을 찾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조율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텐데..미국처럼 책임은 농부와 소비자에게 떠 넘기고..나쁜 기업인이나 일부 농부를 처벌하는 것으로 해결안을 만들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더더욱 자립을 위한 자존 농업에 대해 관심이 더 생기기도...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하게 죽기 위한 노력의 시작... 건강한 먹거리를 찾고 키우는 것...그리고 이 다큐는 그 일면의 어떤 반대편의 문제들을 보여주면서 내가 먹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해 볼 것을 주문한다. 주제의식을 뺴고도 몇몇 에피소들은 재미있게 봤는데... 농업과 축산업의 관계, 농업과 산업의 관계, 생산과 유통의 문제,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비웃는 법과 인간들... 건강한 먹거리에 한정 짓기에는 다양한 아이템을 탑재한 작품이다. 짧은 런닝타임..후루룩 한끼처럼 후루룩 지나간다. 밥이 소화되는 시간 이상으로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by kinolife 2023. 10. 17. 21:47

예전에 서울에 살 때..집 근처에 자전거 끌고 나갔다가 떙겨서 맥주 한잔 하던 좋았던 시절..

저 때는 튀김도 최잭감없이 맛있게 먹었었는데....

 

사 먹

 맛

 

레치

 

by kinolife 2023. 10. 17. 21:03

글 : 한강

출판사 : 창비

출판일 :2014년 05 초판 1쇄

가격 : 15,000

 

내가 5.18을 처음 경험한 것은 십대 때 대구에서 열렸던 광주에 관한 사진전을 통해서였다.

보고도 믿기 어려웠던.. 관련해서 아버지는 당시 대한통운에 다녔었는데..5.18이 있기 전전날에 광주로 운행 갔다가 참사 전에 광주를 빠져 나왔다고 했다. 이 시대를 지나오는 이들에게 전해 들은 이들에게도 광주는 공포..불안의 단어다.

소설은 광주에 휩쓸린 소년에 대한 이야기... 잔인한 장면를 극려하게 표현하지도..극적인 주인공을 확대해석하지도 않는 담담함에..그 공포가 일상 안으로 많이 들어와서 읽는 내내 마음이 참으로 불편했다. 다행히 그 시대를 비켜가고 그 도시에서 벗어나 있어서 나를 포함한 살아 남은 모든 이들에게.. 과거는 현재와 연결되고 역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걸 다시 대뇌인다. 

 

- 책 속의 글 - 

 

"계단을 올라온 군인들이 어둠속에서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 조의 누구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습니다. 방아쇠를 당기면 사람이 죽는다는 걸 알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린 쏠 수 없는 총을 나눠 가진 아이들이었던 겁니다. " -117P

 

 

by kinolife 2023. 9. 3. 06:08

한국에서 먹는 많은 쌀국수들은 쌀국수니까 비싸도 되고..뭐 대충 줘도 되고...뭐 그렇게 생각하는 집들이 많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지저분하거나 많이 비싸거나 먹을걸 덜 주거나 뭐 그런식이다.

맛있는 특별식을 먹으려고 찾아가지만..나올떄는 배는 채웠으니까..정도의 이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 집도 하도 오래전에 가서 명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걸 사진을 통해서 느낄 수 있을 정도니까...

 

 

 

by kinolife 2023. 9. 3. 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