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ナミヤ雜貨店の奇蹟

글 : 히가시노 게이고(東野 圭吾)

번역 : 양윤옥

출판사: 현대문학

2012.12 초판 1쇄
가격: 14.800원


2012년에 출간되었으나 중고책을 찾기 쉽지 않은 베스트셀러라...흔한 경우는 아니지 싶다.

오전에 읽기 시작해서 저녁 답에 다 읽어내 버릴 수 있는 소설 역시 흔한 경우는 아닐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읽는다면 <백야행>이 처음이 아닐까 생각했으나 의외로 이 책을 제일 먼저 만나게 되었는데 그 역시 베스트셀러라는 이 책의 특성과 맞닿아 있는건 아닐까 싶다. 책은 앞서 말한 대로 너무 술술 편하게 잘 읽힌다. 입담 좋은 이야기꾼의 면모를 여지없이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문제는 거기서 부터 출발하는 것 같다. 너무 잘 읽히고 재미 있게 읽어서 뭐 특별이 기억에 남거나 기록할 만한 것이 없다는 점..이 역시 베스트셀러의 한계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예상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과 많이 동 떨어져 있는데 그건 그의 이전 작품들과 조금은 궤를 다르게 한 이야기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조만간의 그의 대표작들을 보아야만 이 책과 그 책들의 간극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준다. 혹은 의견을 내어준다. 더 나아가서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대부분의 고민은 고민하는 자 스스로가 그 문제와 해결책을 알고 있고 그 문제의 핵이 본인 안에 있기 때문에 해결 역시 그 안에서 분출 될 수 밖에 없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야 마는 사람은 그 해결을 위한 결정에 누군가에 의지하는 마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라지만, 그 스스로 안에 들어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모이고 그것의 총합으로 나오는 것이지 않을까..나미야 잡화점의 나미야는 일본어 나야미(なやみ:고민)의 뒤튼 단어.잡화점이라는 말 역시 복잡한 인생사를 조합한 말은 아닐까..고민백과사전이라고 불러도 좋은 우리 인생에 그 사람을 만나면, 그 곳을 가면, 그 일을 하는 동안은 그 고민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


다른건 몰라도 이 책을 읽는 동안은 그 어떤 고민도 떠 오르지 않았으니 그 역시 역설적인 즐거움.

오래간만에 소설 읽은 즐거움을 느꼈다. 그래서 큰 울림이나 기억, 역작이라는 칭호보다는 누구에게나 추천해도 좋을 만만한 즐거움이 있는 책으로 기억될 듯 하다.


- 책 속의 글 -


"주위 사람들에게서 칭찬받을 만한 길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끝없이 노력해야 하는 현실이 힘에 버거워 가장 편한 길로 도망한 것이다. 현실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스스로를 정직하게 바라보았을 때, 기적이 일어난다."-451P 옮긴이의 말 중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은 그나마 행복하다. 그들 앞에는 그래도 길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길도 그려져 있지 않은 백지의 지도 앞에서 막막한 답답함에 빠져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절망조차 사치스러운 얘기인지도 모른다."-452 옮긴이의 말 중에서


by kinolife 2018.03.21 18:06


글 : 황정은

출판사: 민음사

2010.06 초판 1쇄
가격: 12.000원


2017년의 마지막 소설이자..올해 읽은 책 중에 그나마 소설 같은 소설로 기억될 책.

사전에 작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음에..나도 모르게 애정하고 싶다는 욕망이 커서 그럴까..요즘 나오는 젊은 작가들의 글이란 참으로 분위기로 무언가를 설명하고 싶은 가벼움이 있지 않나..혼자 생각하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영화 <안개>나 <만추> 혹은 우울한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는 이윤기 감독의 영화들..혹은 팍팍한 현실을 바탕으로 한 쓸쓸한 사랑이야기의 또 다른 한 파편을 본 것에 지나지 않지 않나... 요즘 젊은 작가들 책을 많이 안 읽어서 딱히 무어라고 할수는 없지만 요즘 세대의 사랑이야기란 이런 분위기인건가..생각이 들었다.


개인의 삶이 모아져 보이는 것들을 사회적 현상이라고 한다면, 이 책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감싸는 주변 배경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그 안에 있는 주인공들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우울함을 지니고 있다. 무언가 볕이 들지 않을 것 같아서 그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주인공들. 그들은 스스로의 관계를 규정하지도 못하고 더 가까이 다가서지도 못하고 현실 그 안에서 스스로의 삶에도 완전히 안주한것도 아닌, 적응 당한 인물들...현실이 팍팍하면 사랑은 소설보다 더 허무한 것이 되는 것일까 생각해 본다.


효율이나 발전 같은 단어들의 이면에 들어서 있는 피해, 무관심, 무시 같은 것들이 사회 안에서 한 인간들에게 그 안의 관계들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이야기 하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은 이해가 되었으나, 책 속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에게 몰입할 정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다. 근저 나의 피폐한 삶 때문에 그런 부적응을 느낀 건지도 모르지만... 아쉬움..그러나 이 책이 근저 우리 문학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물꼬가 될 수도 있을려나 기대해 본다.



- 책 속의 글 - 


"가마가 말이죠.
전부 다르게 생겼데요. 언젠가 책에거 봤는데 사람마다 다르게 생겼데요. 그런데도 그걸 전부 가마. 라고 부르니까..편리하기는 해도, 가마의 처지로 보자면 상당히 폭력적인 거죠".- 38p

"개구리란 차가운 생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다지 차갑지 않아서 놀랐다."-59p

"도시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구역,하며 무재 씨가 나를 바라보았다... 언제고 밀어 버려야 할 구역인데, 누군가의 생계나 생활계, 라고 말하면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지니까, 슬럼, 이라고 간단하게 정리해 버리는 것이 아닐까’" –113, 115p

"은교씨는 뭐가 되고 싶나요. 행성하고 위성 중에..
나는 도는 건 싫어요
혜성은 어떨까요
혜성도 돌잖아요? 핼리 같은 것이
핼리.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가 뉴성은 어떨까요 라고 무재씨가 말했다.
유성이라면 적당하지 암ㅎ을까요
타서 사라지잖아요.허망해
허망하므로..." -126p

"여기는.어쩌면 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둠의 입. 언제고 그가 입을 다물면 무재씨고 뭐고 불빛과 더불어 합, 하고 사라질 듯 했다."-166p

by kinolife 2017.12.11 23:10



글: 정지아

그림 : 송지연
출판사: 웅진주니어
2005.08 초판 1쇄
가격: 각권 8.000원


올해 아홉살이 되는 딸아이가 어서어서 이러한 이 정도의 100페이지 미만의 글들을 즐겁게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헌책방에 드를 때 마다 청소년 문학을 무턱대고 한권씩 한권씩 사 모으고 있는데...아이에게 그 시간이 오기전에 내가 먼저 한번 읽어보자..그러는 와중에 재미있는 책들을 만나면 그 놈부터 소개해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마음으로 처음 손에 들었던 책이다. 20005년도 발간 책에서 우리 시대의 산업시대..젊은 고모, 이모들의 노동이 담긴 이 책을 우리 딸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감성을 얻게 될까...나의 감상보다는 그 부분이 역시 더 궁금해 졌다.


역시 이 책에 담긴 감성이나 이야기 전개는 어떤 부분에서 너무 빤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그 빤한 감정들이 쌓여서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어 가는 것일거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중학교 때 읽었던 [몽실언니]를 떠 올린 건 어쩌면 비슷한 감성의 엮음..뭐 그이상 이하도 아닐 것이다. 이 책만의 감성이 아니라 나의 예전 어린 시절..그리고 그 시간을 향해 가고 있는 딸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조금은 복잡한 마음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조금씩 아이와 함께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수없이 재간된 몽실언니를 다시 본다면 또 어떤 느낌일지..조금 궁금해 지기도 한다.





by kinolife 2013.03.23 13:50
원제 :
Utopia
글: 토마스 모어(Thomas More)
출판사: 펭귄클래식 코리아
2011.01 초판 19쇄
가격: 10,000원

올해 3월 도련님이 장가를 가고...그동안 도련님과 함께 살았다고 주는 수고 및 하사 격려금.. 그냥 부주로 목돈이 생기신 시어머니가 너 사고 싶었는데 못 산거 있으면 사라시며 100만원 주셨다. 3개월이 지나도록 뭐 하나 사지는 못하고 아이쇼핑만 하다가 결정한 것이 최근에 100권이 나온 펭귄 클래식....각권마다 살려면 가격이 좀 있지만. 홈쇼핑을 통해서 남편이 쿠폰에 할인 날짜까지 인용해가며 공을 들여 45만원 정도에 구입을 했다. 권당 4.500원 정도인 셈....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죽기 전에 한권씩 한권씩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처음 든 책이 1권 [유토피아] ....정말 지루하고 횡설수설 같은 이 공상소설을 근 한당달 동안 손에 쥐고 그이 2권의 다른 책을 읽을 정도로 힘이 들었지만, 책장을 어렵게 덥고 나니 인간의 삶 속에 있는 행복과 평등..공존이라는 단어들이 머리에 맴도면서 삶에 대한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서 고전을 읽는 거겠지...두고두고....반복해가며.... 사전같은 책이 고전이니까...사전은 다 외울 수는 없지만 무언가 막힐 때 다시 꺼내 드는 것인만큼 고전의 미덕은 충분히 양지할 수 있게 한 나의 첫 스타트였다.

책 속에 그려져 있는 모어의 유토피아는 공산주의를 닮아있다고 읽는 내내 생각이 들었다. 모어의 상상 속 유토피아는 보퉁의 복수 인간 세계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 중에서도 권력관계를 만들고 자연스럽게 서열화 되는간의 속성을 상당히 제거하고 상상속에 그리면서 그런 나라가 있다네요...식의 설명으로 이루어져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공산주의와는 많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존재에 대한 유무에 대한 고찰은 이 부분에서 필요가 없다. 인간과 인간이 함께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 규모가 커지고 그 규모만큼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것을 그 집단의 구성원들이 결속와 실천으로 가능성을 설명한다. 
결핍과 착취가 없으며(작은 것에 만족하면 불필요한 것을 취할 이유를 느낄 수 없으며), 정의와 평등(나만이 아니라 남이 공정하다면 내가 불편, 불만이 생길 일이 없으며,), 이런 삶의 태도가 이성과 합리적 제도의 국가를 만든다는 논리는 논리만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지 않나...그래서 모어의 유토피아는 ~~ 주의와는 거리를 두고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책 안의 내용보다는 이름만 알던 토머스 모어라는 학자의 인생을 보다가 우리 나라로 치면 왕의 그른 점을 고하다 죽은 고집있는 학자였고 변호사였지만 학자로 살았다는 것은 작은 발견 이었다.(이래서 이름만 아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 그와 더불러 생각해서 본 그의 유토피아는 목숨을 걸거나 자신의 인생 전부를 담보로 조직의 질서에 자신의 인생을 맞추어야만 하는 인간의 삶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던지는 구나..더불어 딱히 해답은 없는 각각의 인간의 삶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읽는 내내 책장 한 장 한 장에 너무 힘을 주어 읽다보니..조금 피곤함을 느낀...2010년 첫 고전..아니 내 인생에 첫 전집을 이렇게 시작하고 읽어내고 책장을 덮었다.

- 책 속의 글 -

"유토피아라는 나라가 긍정적 이상향의 상장이 아니라 타락한 유럽 사회에 대한 부정적 공격이라는 대답이다."

"긴 세월 동안 이어진 위기 상황들은 극복하며 착실히 지혜를 쌓아 올렸습니다. 그런 식으로 배우는 지혜란 쉽게 잊히지 않은 법이지요."

"궁정에서는 철학이 들어설 공간이 없다"

"윤리 문제에 있어서는 그들도 우리들과 같은 문제들을 논의 합니다. 그들은 정신적, 생리적, 환경적 차원의 세 가지 '선'을 구분해 놓은 뒤, 과연 이 '선'이라는 용어가 이들 세 가지 모두에 엄밀하게 적용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오직 첫 번째에만 적용 가능한 것인지 계속해서 묻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가장 중심적인 논쟁 주제는 인간 행복의 본질, 즉 인간의 행복은 어떤 요인 혹은 요인들에 달려 있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유토피아 인들은 법률의 유일한 목적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by kinolife 2011.07.0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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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素晴らしい一日
글 : 다이라 아즈코(平安壽子)
출판사 : 문학동네
2004.09 초판 2쇄

전도연과 하정우의 조우로 세간의 이목을 잠시 잠깐 끌기도 했던 영화 <멋진 하루>의 원작이 담겨져 있는 다이라 아즈코의 소설집. 정말 쉽게 읽힐 수 있는 대중소설작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누가 옆에 와서 속닥속닥 이야기를 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의 가벼운 책이다.

이 중에서 영화의 원작이 된 단편을 영화와 비교해 보고 싶었는데..시사회도 못 가고 영화관도 못 가고 했더니 볼 수 있는 기회가 만나기 쉽지 않다.웬지 이 뭉글뭉글하고 낙천적인 남자와 지극히 정상적인 여자와의 만남은 어찌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이 주변에 보면 꽤 이렇게 대책없는 부류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꼭 남자 여자 중 남자가 그런면이 있는 부류가 많다고 이야기 할 순 없겠지만, 이상하게도 나에게 있어선 그쪽이(여자보다 남자가 비현실적인 경우가 많은) 이해와 납득이 빠르게 느껴진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영화도 꼭 보고 싶다. 명절 특집을 한번 기다려 봐야겠다. 돈을 빌리는게 습관이 되고 갚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구속받지 않는 아주 해피한 캐릭터란...옆에 그런 사람이 없다는 게 행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돈과 얽인 관계 만큼 구질구질 해지기도 쉽잖기 때문이다. 그 사소하지만 사람 열 받게 하는 나아가서 인간이 진짜 싫어지는 상황을 통해 아 이렇게도 살 수 있는건가 알려주는 듯한 이상야릇한 감정을 받게 하는 재미있는 단편이다. 본 책에 수록이 되어 있는 다른 소설들고 아 이럴수 있겠구나...라고 하는 삶속의 작은 이야기를 소설적으로 아주 잘 표현해 내고 있다.

- 책 속의 글 -

운명에 톱니바퀴가 있다면, 니카하라의 그것은 성격을 반영해서 타성으로 터덜터덜 운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온리 유] 중에서

by kinolife 2010.03.25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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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별아
출판사 : 문이당
2005.06 초판 29쇄

빌린지는 꽤 된 듯 한데 그 사이 읽고 싶다는 사람이 있어서 빌려주고 뒤 늦게 받아서 이번주에 짬내서 다 읽어버렸다. 진정 문학보다는 대중소설에 가까운 말랑말랑 소설의 전현을 오래간만에 맛 보았다.

읽는 동안 지루함이나 고통 같은 것은 없었지만, 이거 꼭 읽어야 했나 머 그런 생각도 같이 들었다. 미사어구나 표현이 물 흘러가듯이 자연스럽지만 감동 근저에도 가지는 못하니 통속소설인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무튼 다 읽고나니 읽었나 싶다.

- 책 속의 글 -

"무릇 사랑이 그러하다. 깨어지고 부서져 사라지는 순간 그 정체가 가장 선명해진다."
by kinolife 2010.03.14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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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연수
출판사 : 문학과 지성사
2009.01 초판 8쇄

1930년대 동만주에서 벌어진 "민생단 사건"을 모티브로 김연수가 그려내는 역사상상소설이라고 해야할 이 연애 치정 역사 소설..역사적인 사실을 조금 차지하고라도 조금 다이나믹하게 읽을 수 있다. 위대한 역사도 개인의 역사와 따로 떼어놓을 수 없고 아무리 찬란한 역사라고 하나 인간 없이 가능한 것은 없으니 소설은 역시 인간미 풀풀 넘치는 묘사로 흥미로운 시간을 전해준다. 역사적인 사실은 전혀 모르고 지금도 그저 소설의 모티브 정도의 지식과 영감으로 남아 있지만 소설 속의 인물들이 주는 쏠쏠한 재미로 꽤 빠르게 읽어낼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소재를 살려내는 힘이 인물의 관계에 함몰되는 건 보면, 역시 김연수는 연애소설은 잘 쓰지만. 사이즈 큰 걸 버거운 건가?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 책 속의 글 -

"죽음이란 그것을 통해 삶이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 깨닫게 되는 것만으로 족한 거야"

"서로의 심장을 꺼내놓고 싸우고 나면 세계는 어떤 식으로든 정리될 테니까. 역사책이란 그런 사람들의 심장에서 뿜어난 피로 쓴 책이야."

"이제는 알겠다. 사랑은 여분의 것이다. 인생이 모두 끝나고 난 뒤에도 남아 있는 찌꺼기와 같은 것이다. 자신이 사는 현실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요컨대 측량이란 완전해지지 않으려는 태도를 익히는 일이다. 자신의 몸으로 세계를 재어보면 분명 참값을 경험할 수 있지만, 그것을 도면으로 옮길 때는 참값을 포기해야만 한다."

"도덕이란 그렇게 변화하는 인간만이 알 수 있는 것이오. 일단 그렇게 변화하는 인간의 도덕을 알게 되면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그 모든 잔혹한 일들을 혐오하게 될 수 밖에 없소. 변화를 멈춘 죽은 자들만이 변화하는 인간을 잔혹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 그건 정말 구역질이 나는 일이오. 하지만 인간은 그보다 힘이 더 센 존재요. 나는 잔인한 세계에 맞서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잔인한 세계 속에서도 늘 변화하고 성장하는 인간의 힘을 믿고 있기 때문에 공산주의자가 됐소. 인간이 성장하는 한, 세계도 조금씩 변하게 마련이오. 그런 인간의 힘을 나는 믿었소."

"자신의 운명에 대해 알고 싶다면 지금 자신이 누구인지 말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간절히 소망하고 무엇을 그토록 두려워하는지 알게 되면 자신이 누구인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by kinolife 2009.07.0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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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황순원문학상 07
글 : 김연수
출판사 : 중앙 Books
2007.09 초판 1쇄

김연수의 책을 다 보겠다고 해서 샀는데..문학상을 탄 단편집이라 ..에헤라 책을 잘못 사셨네 했다. 꼭 상을 타서가 아니라 김연수의 작품과 김애란의 작품이 제일 집중력 있게 읽혔던 것 같다. 이렇게 찾아 읽어도 그의 작품은 더 있을 터..물론 지금도 쓰고 계시겠지....만

- 책 속의 글 -

"휴가의 예감은 결투의 예감처럼 끔찍하고 달콤하다. 모욕에 결투로 응하는 풍습은 사라졌지만 그 깨끗한 변제에 대한 향수는 인류의 정신 속에 면면히 남아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권여선의 [반죽의 형상] 中에서

"어머니의 칼 끝에는 평생 누군가를 거둬 먹인 사람의 무심함이 서려 있다."-김애란의 [칼 자국]中에서




by kinolife 2009.03.24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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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연수
출판사: 문학동네
2007.09 초판 1쇄
가격: 10.000원

책이 막 출간하자 사 두고선 이번에 김연수 작가 시리즈 다 읽는다고 작심하고 후루룩 읽어버렸다. 배경이 1980년대 광주를 언급하는 부분이 곳곳에 나와서 마치 대학시절 때 읽었던 운동권 소설같은 느낌이 살짝이 들기도 했다. 조직적이고 선동적인 사회를 지나와 현재의 나에게도 이런 류의 소설 속의 정치적 상황이란 꽤 상투적인 느낌이 강하다. 김연수 씨의 다른 작품에 비해서 조금 재미 없게 읽기도 했다.

- 책 속의 글 -

"결국 내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수 없는 건 용기가 없기 때문이야"

"완전한 해방은 두려울 정도로 요염한 쾌감과 연결돼 있었다."

"다시 말하지면 이 세상을 가득 메운 수 많은 이야기(Story), 또한 그러하므로 이 세상에 그 만큼 많은 '나(Self)'가 존재한다는 애절한 신호(Signal). 정민의 눈에는 옆으로 누운, 짧게는 삼밀리미터에서 길게는 삼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수많은 외로운 'S'들이 누군가 들어줄 사람을 찾아 날개를 달고 어두운 하늘을 가로지러 날아가는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

"폭력이 몸에 벤 사람은 폭력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리고 바로 그 '인식하지 못함'이 그가 속한 세계를 폭력적으로 만든다. 그런 세계에서는 제아무리 비폭력을 주장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그들의 몸은 폭력보다 비폭력을 더 불편해 한다. 그걸 가리켜 현실감각이라고 부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그 순간 우리가 예전의 자신으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인생은 신비롭다. 그런 탓에 우리는 살아가면서 몇 번이나 다른 삶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차이코스프스키 교향곡 제 4번의 세계란? 패배하는 것은 언제나 인간일 뿐, 운명은 결코 패배하지 않으니 꿈처럼 지나가는 비극의 삶에서 살아남겠다면 먼저 웃으라는, 쓸쓸한 목관과 유머러스한 현악의 전언, 그 순간 베르크 씨는 차이코스프스키가 그 교향곡을 작곡한 이래, 인류가 그 곡을 어떤 식으로 들었건 이제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그러므로 다음에 올 인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곡을 새롭게 들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것은 폐허가 됐고 베를린에는 물도, 가스도, 전기도 없었다. 그런데도 삶은 계속되어야 했다. 그러므로 음악은 본질적으로 역설이었다. 왜냐하면 삶이 본질적으로 역설이니까."

"이유 없이 외로움에 시달리는 것보다는 누군가가 그리워서 외로움에 시달리는 편이 풜씬 더 낫다는 거 나는 그때 알았다."
by kinolife 2009.02.1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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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2003년 동인문학상 수상작
글: 김연수
출판사: 문학동네
2002.11 초판 1쇄
가격: 9.500원

최근에 이상문학상도 받았으니, 김연수가 국내 문학상을 꽤나 많이 탔겟구나라는 생각에 다다르니...마치 백수처럼 빵집에서 헤메인 기억이 책 구석 구석에서 들어나는 그의 이력에 밝은 기운이 가득함을 상상할 수 있다. 2003년도에 동인문학상을 받은 이 소설집의 9편의 단편 소설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방황하는 사람들의 겨울날 얇은 옷자락처럼 애처로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캐릭터들이 많이 나온다. 자신의 과거가 오버랩이 되어 있는 이 스산한 느낌들....이 마냥 좋지만은 않네...라는 생각을 했다.

- 책 속의 글 -

밤의 산길을 걸어가다보면 사람은 과연 어디까지가 자신이고 어디까지가 자신이 아닌지 알게 된다. 빛이 없을 때 사람의 눈이란 그저 코앞만을 볼 수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현실의 공간 역시 손을 뻗거나 발을 내딛어서 닿을 수 있는 그 정도까지일 뿐이다. 그러고 나면 자신과 세계는 완벽하게 분리된다. 두려움은 자신이 이 세상 어느 것과도 연결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떄 일어난다. - [노란 연등 드높이 내걸고] 중에서
by kinolife 2009.02.0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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