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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미국, 104분

감독 : 데니 고든(Dennie Gordon)   
각본 : 제니 빅스(Jenny Bicks) 
         엘리자베스 챈들러(Elizabeth Chandler)
원작 : 윌리엄 더글러스 홈(William Douglas Home)

출연 : 아만다 바인즈(Amanda Bynes)
         콜린 퍼스(Colin Firth)
         켈리 프레스톤(Kelly Preston)
         에일린 앳킨스(Eileen Atkins)
         안나 챈슬러(Anna Chancellor)
         조나단 프라이스(Jonathan Pryce)
         올리버 제임스(Oliver James)
         크리스티나 콜(Christina Cole)
         실비아 심즈(Sylvia Syms)
         피터 리브스(Peter Reeves)   
         제임스 그린(James Greene)   
         제임스 벨(James Bell)
         스탠리 타운젠드(Stanley Townsend)   
         라파엘로 드그러톨라(Raffaello Degruttola)   
         타라 서머스(Tara Summers)   
         스티븐 앤더슨(Steven Anderson)   
         톰 하퍼(Tom Harper)   
         안토니 캐릭(Antony Carrick)   
         네빌 필립스(Neville Phillips)   
         로저 아쉬톤 그리피스즈(Roger Ashton-Griffiths)   
         앤드류 클락(Andrew Clarke)   
         플레미니아 신쿼(Flaminia Cinque)   

촬영 : 앤드류 던(Andrew Dunn)
음악 : 루퍼트 그렉슨-윌리암스(Rupert Gregson-Willi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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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한 미국 코미디 영화를 만날 수 있는 본 작품은 정말이지 너무나 시간이 많이 남는데 딱 봐야 할 영화가 내가 가장 싫어하는 공포 영화와 이 한편일 때 보기를 권해 드린다. 통속적이다 못해 지루한 결말까지 충분이 예상할 수 있는 답답함을 갖춘 아주 답습적인 헐리우드 코미디 영화의 전형이기 때문이다.

엄마와 둘이서 보내는 생일날, 언제나 엄마와 아빠와의 옛이야기만을 듣던 소녀는 나이 17살이 되어서 아빠의 사진이 담긴 증거물을 들고 아빠를 찾아서 런던으로 향한다.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미래의 남자친구가 될 청년의 친절함을 받고, 아주 순탄하게 장래 영국의 하원의원이 될 대 저택에 별 무리 없이 입궁한다. 입궁하고 나서도 여전히 별 어려움 없이 아버지로부터 본인의 존재를 인정 받고 당당하게 영국 상위층 생활을 시작한다. 이 영화가 가장 지루해 지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그다지 어려움도 난관도...혹은 괴로운 일도 없다. 왜 17년 동안 이들 부녀가 만나지 않았는지가 의아할 정도로 이 소녀의 영국생활은 영화다 지루한 만큼 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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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자유분방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니고 있는 미국 소녀의 영국 귀족 생활엔 조금씩 활기와 신선함이 묻어나지만 기존의 문화적 장벽에 갖히게 되고 아버지의 미래 정치 생활을 위해서 영국의 정서에 맞는 얌전한 프린세스의 나날들을 보낸다. 영국은 이 놀라운 뉴스거리에다 수 많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고 입을 대지만, 정치보다는 단란한 가정을 꿈꾸는 영국의 순진한 정치가는 자신의 입신 양명보다는 17년만에 나타난 당혹스러운 혈육의 역사에 기꺼이 손을 들어 준다.

여기서 이 문제없이 잘 풀리는 집안의 이야기가 어찌나 상투적이고 답습적인지는 궂이 연유를 대지 않아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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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의 해후를 보는 주변의 안일안 시선이나, 당당한 어머니의 이상한 고집같은 면모, 너무 당혹스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를 현실을 마치 인생의 비밀 하나쯤 바래왔던 것 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아빠.기존의 알력안에서 자신의 지위에 안주할 권력층도 아주 기쁘게 새로운 손녀를 받아들이는 것까지..무엇하나 상식적으로 이해될만한 상황을 찾기란 쉽지 않으니 그냥 영화로 보고 말아야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콜린 퍼스의 영국식 억양만이 즐거움을 전해 주었던 본 영화의 가장 큰 아쉬움은 양국간의 문화의 차이를 보여주는 거나, 영국의 귀족문화를 보여주는 부분에서도 미흡해서 눈요기거리감을 찾기도 쉽지 않은 아쉬움이 큰 영화다. 여자 주인공의 매력 역시도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고(급기야 엄마로 나온 캘리 프레스톤이 더 매력적이었다는...) 톡톡튀는 부분이나 영국의 남자들이 매력적이라고 말하는 대사가 조금 넌센스다 싶을 정도로 몰입에 어려움이 있었다.

영화는 단순하다. 미국의 가난한 모녀가 영국의 잘나가는 정치가 아빠를 17년만에 찾아서 다시 가정을 꾸린다는 신데렐라 스토리다. 왕자가 아빠였었네라는 설정만이 첨가 되었을 뿐 기존의 신데렐라 영화와 다른 것은 하나도 없다. 기존의 영화보다 보다 통속적이며 지루할 뿐 조연으로 나온 조나난 프라이스 같은 경우는 그 이름이 아까울 정도로 안일한 영화다. 아무리 킬링 타임용이지만,,,너무 시간을 죽이게 하는 헐리우드식 비디오 영화의 한계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다.
by kinolife 2007. 8. 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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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영국, 92분

감독: 제이슨 라이트맨(Jason Reitman)

출연 : 아론 에크하트(Aaron Eckhart)
         마리아 벨로(Maria Bello)
         카메론 브라이트(Cameron Bright)
         아담 브로디(Adam Brody)
         샘 엘리어트(Sam Elliott)
         케이티 홈즈(Katie Holmes)
         데이비드 코에너(David Koechner)
         롭 로우(Rob Lowe)
         윌리암 H. 머시(William H. Macy)
         J.K. 시몬스(J.K. Simmons)
         로버트 듀발(Robert Duvall)
         킴 딕켄스(Kim Dickens)
         코니 레이(Connie Ray)
         토드 루이소(Todd Louiso)
         다니엘 트래비스(Daniel Travis)
         르니 그레이엄(Renee Graham)
         에릭 하버맨(Eric Haberman)
         마리 조 스미스(Mary Jo Smith)
         조엔 런든(Joan Lunden)
         제프 위츠크(Jeff Witzke)   
         마리안느 무엘러레일(Marianne Muellerleile)
         알렉스 디아즈(Alex Diaz)   
         조단 가렛(Jordan Garrett)   
         코트니 테일러 번니스(Courtney Taylor Burness)   
         조단 오어(Jordan Orr)   
         리차드 스파이트 주니어(Richard Speight Jr.)   
         에릭 맬도나도(Eric Maldonado)   
         케이티 홈즈(Katie Holmes)   
         티모시 도우링(Timothy Dowling)   
         데니스 밀러(Dennis Miller)   
         아론 러스티그(Aaron Lustig)   
         멜로라 하든(Melora Hardin)   
         마이클 맨텔(Michael Mantell)   
         스펜서 가렛(Spencer Garrett)   
         얼 빌링스(Earl Billings)   
         캐서린 라이트먼(Catherine Reitman)   
         데이빗 O. 색스(David O. Sacks)   
         브루스 프렌치(Bruce French)   
         로버트 L. 리차드(Robert L. Richards)   
         크리스토퍼 벅리(Christopher Buckley)   
         마이클 칼더(Michael Calder)   
         재클스 드로센나(Jacques Derosena)   
         카렌 다이어(Karen Dyer)   
         닐 페틸(Neil Patil)   
         아로마 라이트(Aloma Wright)

음악 : 롤페 켄트(Rolfe Kent)

원작 : 크리스토퍼 버클리(Christopher Buckley)

지금 미국이 최고의 자유 국가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초등학생의 논술 숙제처럼 우문에 휩싸인 미국의 현 주소를 아주 실랄하게 보여주는 하이 코미디..오래간만에 씩 쪼개며 비웃을 수 있는 영화를 만난 것이 지극히 반가운 정도였다. 영화의 주인공. 아론 에크하트의 연기를 처음 만난 것, 조연으로 출연한 윌이엄 에이치 메이시의 명연을 오래 간만에 만난 것은 아주 소중한 보너스..영화 자체만으로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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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죽음으로 이끄는 대표적인 3가지..술, 담배..그리고 총의 필요성을 대변하는 세 명의 진실한 동지에 관한 작은 에피소드 안에는 미국이 경제적 이익을 독점하는 몇몇의 이기적인 기업 안에서 어떻게 놀아나는지..협회라는 이름의 경제적인 폭력집단과 어떻게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지를 아주 실랄하게 보여준다.

이른바 로비스트라고 대변되는 직업을 가졌지만 실제로는 답배 협회에 소속되어서 담배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의 외면하며 담배 판매에 도움이 될만한 악덕을 덜 악덕하게 혹은 더 당당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자신의 장기를 들어내는 닉 네일러... 스스로 저당잡힌 자신의 인생의 몫에 살 뿐이라는 이 냉소적인 사람에게도 친구가 있고 아들이 있고 그리고 살아가야 할 날들이 있다. 단 한 사람의 언변에 미국의 사회적인 이슈를 좌지 우지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영화 속에서 닉이 가진 기술들은 조금 많이 아깝다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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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라면 백전백승..미국의 담배 시장의 최고 황제에게 칭찬을 듣는 그런 최고언변의 담배가게 전사에게도 위기는 찾아온다. 자신을 취재하기 위해서 찾아온 미모의 여기자와 동침하면서 자기의 유일한 친구들과의 모임이 지닌 비밀, 회사 안에서 있었던 사건들(암 환자가 되어 버린 말보로맨에게 돈을 전달 한 사건, 헐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담배를 피면서 등장하는 영화를 제작하기 위한 물밑 작업) 등이 그래도 보도 되면서 자신의 로비스트 이력에 절대 위기를 맞는다. 물론 그 위기를 자신이 여기자와의 섹스로 인해서 자기 뿐만이 아니라 주변인들 까지도 물 먹은 사실을 역으로 토로하면서 여기자도 물 먹이고 자신의 다시 로비스트로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로비스트는 단순히 말을 잘하는게 아니고 머리가 비상해야 함은 물론 자기 신조에 따른 요기 조차 필요하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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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도 담배를 피면서..담배를 피우는 자유에 대한 권리를 옹호하며..나아가서는 본인 스스로가 선택해서 책임 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닉의 논조 자체가 틀린 점은 없어 보인다. 물론 그의 논조대로 사회와 그 사회 안에 사는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자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이나 자기 보호에는 나약하다는 점이 문제 인지도 모르겠다. 부족한 사회. 그 사회 안의 나약한 구성원을 위해서 대중을 선동할 수 있는 똑똑한 뇌는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담배 판매율을 높힐수도..많은 사람을 암이나 질환으로 죽게 할 수도 있다는 점..그 사악한 진실이 담배만큼이나 섬뜪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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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지배 논리 안에서 철저히 기생하는 인간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가는 미국의 현재 모습을 '담배'라는 아이콘을 통해서 표현하는 이 깜찍한 드라마는 썩어가는 미국의 현주소를 우회적으로 그것도 제대로 비웃고 있는 정치 코미디 그 자체이다. 담배가 나쁜것을 알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방어하는 닉, 담배의 나쁜점을 홍보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정치생활에 이용하는 하원의원, 자신의 몸을 무기로  당대 최고의 로비스트의 정보를 빼내는 여기자, 그리고 그보다 많은 미국을 죽음으로 이끄는 모임의 기존 회원(담배, 술, 무기) + 신참회원(페스트푸드, 각종 식품 첨가물 등등) 등 모든 스투피트 어메리칸 협회와 혐회원이 보여주는 부당하고 부정한 미국의 현 주소란 미국을 죽음으로 이끄는 모임이 주문한 쓸쓸한 성조기 메뉴처럼 몸에 나빠 보이고 또 그만큼 처량해 보인다. 헐헐 입술을 비틀고, 씩 조개면서 보는 이 영화는 쓸쓸한 웃음이 있기에 더 값진 코미디임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by kinolife 2007. 7. 3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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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영국, 120분
감독: 에드가 라이트(Edgar Wright)
출연: 사이몬 페그(Simon Pegg)
        닉 프로스트(Nick Frost)    
        짐 브로드벤트(Jim Broadbent)    
        패디 콘시딘(Paddy Considine)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    
        빌 나이(William Francis Nighy)    
        빌리 화이트로우(Billie Whitelaw)    
        에드워드 우드워드(Edward Woodward)

        케이트 블란체트(Cate Blanchett) 카메오 니콜의 여자친구 제닌 역
        스티브 쿠건(Steve Coogan) 카메오 경찰청 경감 역
        피터 잭슨(Peter Jackson) 카메오 산타 역

음악 :데이빗 아놀드(David Arnold)    
        닉 엔젤(Nick Angel)

보통의 패러디 영화를 보기 전에는 어떠한 영화들이 영화 속에서 쓰여졌는지를 많이 찾아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을 수 있다. 즐거운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숙제처럼 그런 걱정을 안고 봐야 하는건 패러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긴장감을 즐기는 묘미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영화 <뜨거운 녀석들> 속의 패러디는 아주 친절하면서도 애정 담길 설명으로 그러한 걱정 없이 영화를 볼 수 있게 한다. 머 사실 대부분의 패러디 영화는 아무 생각없는 무뇌 상태에서 감상하는 것이 가장 정도(正道)이니 크게 신경 쓸 건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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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영화에 대한 한 없는 감독의 애정으로 탄생한 이 영화는 황당한 캐릭터에 독특한 분위기가 B급 영화의 탈을 쓰고 있어 보이지만 영화의 전개나 스토리 전개의 탄탄함은 감히 B급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억울함이 묻어날 정도다. 강한 영국식 엑센트는 마치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에 뜨거운 녀석들만의 색깔을 입히는 것 같고 영화속의 수 많은 캐릭터는 아주 작아 보이지만 개성들이 철철 넘친다. 영국의 런던에서 최고의 검거율을 자랑하는 니콜라스는 런던의 경찰들에겐 애증의 대상..그런 그도 조직의 분위기를 흐린다는 위협감 조성의 이유로 영국의 시골마을 샌드포드로 좌천된다.

조용한 시골의 풍경은 런던이나 어디든 범죄가 있고 자신이 할일이 있는 장소 쯤으로 생각한 니콜라스는 마을의 조용한 비밀들에 조금씩 접근하면서 영화는 패러디 영화를 가장한 아주 고급스러운 키치영화로 변모한다. 일련의 호러영화들과 비교해서도 시큰둥하지 않은 전개는 이 영화를 더욱 가치있게 하고 수려한 세트는 기대에 부흥한다. 마을의 여러 사람들(주로 아주머니, 아저씨, 할머니, 할아버지)로 대변되는 조연들의 설정과 연기는 아름다울 정도..영화 속의 살인의 형태나 사건의 발생은 코미디이면서도 코미디가 아닌 재미가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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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포드에서 만난 찌질이 파트너 앤디와 함께 마을의 비밀을 파헤쳐 가는 니콜라스는 마을을 순결하게 하기 위해서 마을의 주민들이 사건을 가장한 살인으로 사라져 가는 사실에 분괴한다.(영화 속의 살인 장면은 가히 코미디적이면서도 호러적인 독특한 묘미가 묻어난다.) 범인과 자신과의 싸움에서 결국은 마을의 비밀을 알고 있는 모든 마을 주민들과 자신과의 싸움임을 알게 되면서 이 엘리트 경찰관은 피가 들끊는다. 영화 <나쁜 녀석들>의 버디에서 이어지는 <포인트 블레이크>의 패러디에서는 절정을 더한다. 런던에서 최고의 검거율을 자랑하던 니콜라스는 마을의 비밀을 풀고 찌질이 동료들과 함께 진짜 정의로운 샌드포드를 만들어가기 위해 런던의 부름을 거부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워커홀릭에 대한 조롱과 자기 업무에 대한 자긍심을 위한 노력이라는 양면의 모습을 고스란히 표현해 내는 영화 <뜨거운 녀석들>의 가장 큰 묘미는 패러디를 가장하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낌없이 하면서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표현하는 데 있다. 배꼈지만 신선하고...있던 이야기를 짜집기 했지만 식상하지 않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말이 쉽지..실제론 대부분 시시하기 마련인데..이 영화속의 패러디는 감독의 애정과 열정이 싸구려틱하게 믹스되지 않은 미덕이 숨어 있다. 패러디를 넘어서는 한편의 잘 만들어진 B급 영화로도 충분한 면모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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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6. 2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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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국, 112분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오달수
        최일화
        윤제문
        박지영
        김소은
음악 : 칸노 요코(菅野よう子)

영화를 개봉함에 맞춰서 극장에 자리를 잡은게 정말 몇년 만인것 같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이 시대 엄마(주부)들의 비애다. 영화 속의 가장 뿐만이 아니라 이 시대의 주부 ...어머니에게도 우아한 세계란 없다.

<연애의 목적> 을 통해 사랑 또는 연애 헤집기를 보여 준 이후 이후 두 번째로 내 놓는 한재권의 테마는 가정 헤집기... 영화의 흥행을 위해서 조폭의 세계를 그린 것을 제외한다면 완벽한 실화 코디미다. 일면, 조폭들의 세계를 다룬 부분에서도 기존의 영화들에 비해서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있다지만 내가 조폭이 아니니 그 현실성의 깊이에 대해서는 언급을 할 수가 없겠고...똥폼잡고 가오 잡는 조폭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서 또는 몸을 사리는 주인공의 모습은 실제라면 그럴것이라는 생각은 언뜻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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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반어법을 차치하고라도..우리들에게 우아한 삶이란 질퍽한 삶 언저리에서 꿈틀대기만 하는 욕망에 머무르는 것이 아닐까..혹은 일확천금이라는 이름으로 내내 짓누르는 머니의 법칙에 의한 절대적인 패배자의 넑두리는 아닐까...우아함이란.참으로 실상에서 찾거나 느끼거나 누리거나 하는 건 힘든 단어처럼 느껴진다. 우아함이라는 단어에 염증을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는 너절한 인생에 대한 슬픈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40대 조직의 중간보스..청과물에서 중간유통을 맡으면서 간혹 이득이 있을만한 이권에 개입해서 갈취하는 이 가장은 우리가 그동안 보아온 수 많은 아빠들과 그저 직업이 조금 다를 뿐인 평범한 가장이다. 언제 자신에게 칼을 꽂을 지 모르는 작업 환경도 언제 사표를 강요하는 인사팀의 전화벨이 올지 모르는 회사와 별반 다르지 않고, 자신의 노력을 시기하는 주변의 동료는 아주 흔하다. 죽지 않기 위해서 눈치 보듯이 찍히지 않기 위해서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다. 아주 흔한 광경이다.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게도 가장과도 같은 무거운 짐을 느끼는 게 어렵지는 않다.  

영화의 흥행을 위해 조직의 생활을 에피소드로 삼은 점은 아주 영리해 보인다. 조폭이라 싫고, 무식해서 싫고, 단순해서 싫은...아버지에게 있어 딸은 참으로 먼 거리를 따로 달리는 평행선이 되기 싶다. 자신을 낳아 준 다른 性에 대한 이 거리 두기는 대한민국 처럼 性이 이상하게 잡혀있는 상황에선 그리 특이할 만한 사항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그런 아버지가 조폭이니..일기장에 쓰인 독설처럼 간극이 벌어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이런 부녀에게도 서로 살 부빌 정도로 진득하고 따뜻한 시간이 있었을 텐데... 세월은 그런 시간을 한정하고..인생은 그것의 소중함을 잃어버리게 한다. 특히 칼을 맞고 수술실에 있는 주인공의 낡은 지갑(피가 묻어 있었나 기억이 아득한데...피가 묻어 있었다면 더 노골적이었겠다 싶지만...) 안에 담긴 즐거운 한 때를 담은 사진 한 장 보다 더 가슴 아픈 건 언제 샀는지도 모르고 쌓이기만 한 여러장의 로또 종이가 아닐런지..대한민국에서..너무 잘 이해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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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경의를 담고 살아가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가난을 피하고 싶어 한다. 등에서 칼이 꼽히는 위험이 간혹 있다고 하더라도 목표를 향해서 갈 수 밖에 없다. 세상의 많은 비루한 인생이여...그 비루한 인생도 언젠가는 끝이 있으리니...그런 구질한 일상을 담은 속 깊은 영화 한편 봐도 나쁘지 않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송강호와 다른 조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궂이 다시 칭찬할 필요는 없겠지만, 실로 대한민국에서 저 역할을 송강호 이외에 누가 할 수 있었을지...그가 입고 있는 땀에 쩔은 누런 런닝구를 누가 입은 듯 저만큼 사실적일까 싶다. 가장은 힘들다. 가난한 가정의 가장은 더 힘들다..가장 큰 이유는 더 많이 외롭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누군가가 이야기 한 적 있는데...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행복한 가정의 문틈(가난의 상징이다.) 사이로 그 사랑과 행복이 스멀스멀 빠져 나간다는 사랑 혹은 행복에 대해서 다시 되뇌이지 않을 수 없다.
이 영화는 보통의 가정에 있어야 할 그 사랑과 행복에 관해서 씁쓸한 웃음 뒤의 깊은 서글픔을 통해 영화를 본 이들에게 설명할 수 없는 대단한 동조로 자신의 가치를 증폭 시킨다. 조폭이라는 외피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곳곳에 우리의 일상과 미래가 적잖게 오버랩 되니...충분히 좌절하며 누려 볼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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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4. 1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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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미국, 116분
감독: 라이언 머피(Ryan Murphy)
출연: 아네트 베닝 (Annette Bening)
        브라이언 콕스 (Brian Cox)
        조셉 파인즈 (Joseph Fiennes)
        에반 레이첼 우드 (Evan Rachel Wood)
        알렉 볼드윈 (Alec Baldwin)
        조셉 크로스 (Joseph Cross)
        질 클레이버그 (Jill Clayburgh)
        기네스 팰트로우 (Gwyneth Paltrow)
음악 : 제임스 레빈(James S. Levine)

"새로운 시도를 겁 내는구나 어거스틴!!" 개 사료를 간식으로 먹는 가정부(알고 보면 가정부도 아니다.)의 어스스한 분위기와 함께 " 가족을 갖는 것이 꿈이었지"라는.... 쓸쓸한 대사를 날리는 늙은 아주머니(동일인물)의 독백처럼 스산한 기운이 가득한 영화 [가위 들고 뛰기]는 코미디 영화라고 하기에는 씁쓸한 웃음 하나 없이 그저 무척이나 애처로운 느낌만이 가득한 영화다.

아주 오래전부터 아주 다양한 병이 인간들과 함께 했고..앞으로도 함께 할..그리고 그 병은 잠재되어 있기도 했고..잠복기만으로 끝나기도 했던... 그러한 역사깊은 병들에 잠식된 인간에 대한 한편의 우울한 이야기.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많은 주인공들은 그런 인간의 긴 역사화 함께 한 설명할 수 없는 병들의 잠복기에 머물러 갖혀버린 사람들이 보여주는 종합선물과 같은 영화다.

아네트 베닝, 기네스 펠트로우 짐짓...화려하다면 화려한 캐스팅 속에는 스타들이 전해주는 화려한 이미지는 어느 한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마음에 상처를 입고 병 들어 주눅들고 배회하며, 언제나 주변에서 맴돌아도 긴 시선 하나 받아내지 못하는 서글픈 인생들만이 빚에 묶인 우울하고 꿀꿀한 캐릭터들만이 영화 속의 더러운 집에 갖혀있다. 스타는 없고 캐릭터는 살아 숨쉬니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는 좋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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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들의 살아 숨쉬는 연기 이면에서는 특이한 캐릭터들이 모여있기 때문인데, 정신학 박사를 가장한 사기꾼 핀치박사(혹은 부도덕한 의사라고 해야 마땅한)과 그녀에게 치료를 받으면서 창작과 정신병 사이를 오가면서 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드는 디어드리(아네트 베닝 분)를 축응로 형성된다. 자신의 창작욕구를 정신병으로 모는 남편을 피해 핀치 박사를 찾은 디어드리와 그런 그녀를 어머니로서 어릴 때 부터 보아온  아들 어거스틴(조셉 크로스 분), 치료를 목적으로 핀치박사의 집으로 들어온 디어드리에 의해 자신의 가정에서 느낀 남편의 부재를 더욱 실감하는 미즈 핀치부인(질 클레이버그 분), 그리고 그 비정상적인 가정 안에서 사랑과 관심없이 기괴하게 성장하는 딸 나탈리(에반 레이첼 우드 분), 아들 닐(조셉 파인즈 분)까지 어느 하나 성한 인간 찾아 볼 수 없는 다양한 정신병적인 세계의 캐릭터들이 영화 속에서 살아 숨쉰다. 지극히 연극적이기도 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과장된 이들 캐릭터들은 이 영화의 시작이자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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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B Movie의 다양성과 독특함을 가지고 있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이 캐릭터들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혹은 자신의 병을 인정하고 이겨내는지 아무런 목적없이 따라가 보는 것이다. 영화는 이 정신병자들 처럼 보이는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시기, 질투, 사랑과 무관심..착취와 무시, 과욕과 무지, 등이 골고루 믹스되어 있어서 이런 감정들의 과잉이 어떻게 타인들에게 전달 될 수 있는지..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순서로 미쳐가게 되는지 어렴풋이 짐작하게 한다. 영화의 중간에 삽입된 동성애 코드는 전형적인  B Movie의 취향이며..디어드리의 편집증적인 창작에 대한 욕구...그런 엄마를 싫어하면서도 글을 쓰면서 창작에 빠져드는 어거스틴의 이율배반적인 성장은 이 영화의 가장 큰 플롯인 셈이다. 캐릭터만큼이나 영화를 아주 아주 돋보이게 하는색깔있는 음악은 영화의 아주 큰 보너스다. 어찌보면 아주 지루할 수도 있고..내용도 없어보이는 이 복잡다난한 캐릭터의 종합선물, 과장된 인물의 풀 팩키지를 있는 그대로 보다보면..누구나가 다 조금은 미쳐 있고, 그 병적 증상을 은폐하는 기술을 익혀가는 것 뿐이라는 자조와도 만나게 된다. 그 기술의 차이가 인간의 급을 나누는 척도가 되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인간의 뇌와 정신...그리고 그것의 표현과 표출에 대한 상관관게에 철학적으로 빠져든다. 영화의 재미와는 아무 상관없는 이 공상이 마치 영화속의 혼잡스러움 처럼 나의 뇌를 자극하고 헤집어 놓는다. 살면서 문득문득 느끼는 이런 미친...이라는 찰나에 대한 숨겨진 일기와 같은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by kinolife 2007. 3. 30.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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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올미다
2006년, 한국, 108분

감독: 김석윤
출연: 예지원
        지현우
        김영옥
        서승현
        김혜옥
        임현식

작품 [올드 미스 다이어리]는 TV 드라마를 통해서 방영 될 때 일부러 찾아서 보진 않았지만, 종종 보곤 했던 드라마라 극 중의 캐릭터나 스타일 등은 이미 알고 있었던 작품이었다. 세 명의 노처녀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드라마 속의 많은 에피소드 중에서 미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일축해 스피디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우리나라에서 서른을 넘은 여자에 대한 인식이 근래 들어서 아주 많이 바뀌어 가고 있지만, 대부분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운 가치를 많이 배제한 휴머니티로도 모자라는 서글픔이 잠재된 존재만이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 여성 스스로가 너무 늦게 자아 찾기를 시작하거나 막상 실현하자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고, 그것 자체에 대한 가치인식의 깊이 역시도 약하기 때문에 지례 포기하고 겁을 먹고 포기 하기 마련이다. 작은 시도이든 시도가 없었던 서른 근저로 들어서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도 모르게 사회에 순응하면서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이미 사회에서 도태되어 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 허탈감은 극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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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아주아주 희박한 영화같은 상상 중에 속한다는 서른 넘은 노처녀에게 꽃피는 봄이 다시 오랴!! 라는 설정에 올 지도 모를 이야기를 담아내는 영화적 뻔한 결론이 서른을 넘기고..먼가 이룬것도 사랑받는다는 느낌도 없는 이 땅의 대부분 소박한 노처녀들에게는 기쁜 편지 한통 같은 메세지 전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가꾸고 들어내는 것도 자신의 즐거움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기 위한 행위가 될 때는 스트레스가 되고 그게 그다지 크게 의미가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될 때랑 서른 즈음은 이상하게 잘 매치한다. 점점 더 생활에 바탕을 둔 게으른 일상에 익숙해 지게 되고, 얼굴에 늘어난 주름만큼이나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는 인생의 해답이 늘 변명처럼 여성들을 뒤 쫒는다. 그래서 주름이나 기미가 많으면서도 팽팽한 20대보다 외모에 덜 관심이 있고(사실 다른 이슈가 더 커진다고 봐야겠지만), 인생 자체에 대한 고뇌에 빠지는 이 자연스러운 상반관계는 여성의 삶이 가지는 영원한 딜레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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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지만, 뚜렷한 일거리가 없어 보이는 (타의에 의한 프리랜서로 보이는) 영화속의 미자는 젊은 후배 성우의 펑크 전화에 후다닥 퍼진 몸매무새를 정비하고 출두하고 퇴짜맞고...돌아오는 길에 자신이 이 사회에서 도태되어 있다는 느낌에 괴로워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우연히 맡게된 아주 작은 역할을 맡게 되면서...이 사회의 마초즘에 젖어있는 권력적 성관계 속에서 괴로워하는 미자의 사회생활은 영화속의 코미디적 요소라고 보기에는 많이 역겨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실제 한국사회의 성의 권력 구조란 영화속의 미자가 격는 현실과 별반 다를바 없다는(때론 이 성적 역학관계의 성립이 성적인 매력이 있는 여성에 한한다는 제한조건 덕분에 그 권력구조에서 완전히 배제된 여성-이른바, 성적 매력이 없는 -이 더 처절한 소외감을 받는다는 우스게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데서 절망감은 극에 달한다. 온전히 미자라는 주인공에 이야기의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드라마 속의 다른 두 친구의 생활을 통한 그 또래 여성의 다양한 삶이 드러나지 않고, 이들 세 여성간의 우정에 관한 에피소드가 적어서 안타가운 부분이 있다. 영화의 깔끔한 진행을 위해서는 감독의 당연한 선택이었으나, 드라마를 생각한다면 안타까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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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된 줄거리..노처녀 백수 처자의 횡재수(잘 나가는 사회적 지위에, 멀꿈한 외모, 거기에다 연하라고 하는 옵션까지 갖춘 남자 꿰차기라고 하는) 찾아가기는 소소한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즐거움을 선사한다. 미자와 함게 사는 세 할머니와 어리버리한 외삼촌, 소시민적인 아빠까지..사회적으로 잘못 없이 소외된 이들의 소소한 에피소드는 영화를 알차게 하는 최고의 부록이다. 그런 의미에서 관련된 조연 배우들의 능숙하면서도 농염한 연기는 이 영화를 받쳐주는 진정한 힘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김영옥의 원맨쇼라고 불려져도 좋을 만한 영화속의 캐릭터는 영화적 인물로 치부해버린다고 해도 아름다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큰 흥행 포인트 없이..놀라운 영화적인 효과 없이 소소한 일상을 다룬 올드 미스 다이어리는 서른의 초초한 손녀딸과 언제 죽을 지 모른다는 허망함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서 채우는 할머니들의 삶이 여성의 삶에 대한 단편들을 잘 조합해서 보여주는 것 같다. 소녀는 여자가 되고 여자는 더 늙어서 언젠가는 할머니가 된다. 그러는 사이 노처녀가 만들어지고 그만큼의 노총각도 있기 마련이며 그 노총각도 언젠가는 할아버지가 된다. 모든 인간이 늙지만 그 안에서 여자의 늙음은 다른 무엇에 겨준 수 없을 만큼 쓸쓸하다. 특히 대한민국이라는 현실 속에서 늙은 여자란 얼마나 비추한 상태의 인간존재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처절하다. 그런 현실을 인정하면서 즐겁게 비틀어주고 영화적 결말까지 선사하는 이 따뜻한 코미디는 충분히 일부의 동조를 얻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영화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조합과 드라마를 통해 다져진 팀웍은 이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다.

영화를 노처녀의 이야기로 단정 지으면 간단해 진다. 그리고 자신이 그 즘의 존재이든 아니든 지나왔던 지나가고 있든 혹은 앞에 다가올 걸 미리 아는 여성일지라도 이 사회적 통과의례는 대부분의 여성에겐 각자에게 짐지워진 만큼 씁쓸함과 쓸쓸함을 맞게 된다. 나도 그 시기를 지나왔고, 지금은 그 시기보다 더 늙어가고 있지만...그것과 무관한게 인생은 흘러간다.그렇게 때문에 이 씁쓸한 소재의 영화를 웃으면서 볼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by kinolife 2007. 3. 2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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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제목 : 내 인생 내 맘대로
2006년, 미국, 107분
감독: 프랭크 코라시(Frank Coraci)
출연: 아담 샌들러(Adam Sandler)
        케이트 베킨세일(Kate Beckinsale)
        크리스토프 월켄(Christopher Walken)
        데이비드 핫셀호프(David Hasselhoff)
        헨리 윈클러(Henry Winkler)


착한 사람들에겐 휴식이 필요한 법이거든 !!
마치 선량한 목자의 따뜻한 가호처럼 느껴지는 이 대사와 함께 마이클에게 찾아온 리모콘 하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생의 변화엔 큰 고통이 필요하다는 진리를 일깨워 준다. 그동안 프랭크 코라시의 말랑말랑한 코미디(그 전의 코미들도 아주 좋다.)에 비해서 상당히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Click>은 아담 샌들러의 정극 연기의 진수와 함께 코미디 영화를 넘어서는 사실극을 선사한다.

건축설계사인 마이클은 사장의 오른팔이 되기 위해 가족보다는 일, 휴식보다는 야근을 선택한다. 가족에 대한 친절함과 아내에 대한 사랑이 충만하지만, 언제나 일에 빠져 다음에 다음에를 연발하는 전형적인 워커홀릭 파파...하지만 바쁜 시간에 더더욱 많은 전자기기들 사이에서 자신에게 몰입의 휴식을 줄 TV의 리모콘을 찾지 못한 마이클은 늦은 밤 급한 성미를 이기지 못하고 리코콘을 사기 위해 24시간 쇼핑센터에 들른다. 완전지능, 완전자동, 모든 기기를 다 클릭할 수 있는 리모콘을 찾던 마이클은 "네 마음대로 세상을 움직여 줄 리모컨"이라는 상품설명과 함께 문제의 리모콘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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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마이클은 전자기기 뿐만이 아니라, 잔소리를 하는 아내의 말들도...자신을 향해 마구 짖어대던 애완견의 소리도..아버지의 틀에 박힌 농담도 모두 줄여주는....소리 줄임은 물론이고 자신의 인생을 빠르게 돌릴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자신이 승진을 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데도 도와주고 결국엔 사장까지 오르는 과정동안..자신의 미래를 염탐하면서 인생의 만능 교과서를 얻은 듯 기뻐하고 즐기던 마이클은 이 힘든 상황 피해가기, 좋은 자리 거저 먹기의 끝이 잔인한 현실의 인식임을 곧 알게 된다. 빨리 감기를 통한 마이클의 인생은 그 염탐이 자신의 모든 미래를 갉아멁어 버리고 탕진한 이후임을....사장이 되었으나, 이미 노파가 되어버렷으며, 아내와는 이혼에다 자신은 암에 걸린 사람이 되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열심이 일에만 매진한 결과 사장이 되었지만, 가족과는 떨어진 외톨이가 되었으며, 자신의 아버지가 죽는 순간도 기억 못하고, 애견이 죽은 줄도..아이들이 커 과는 과정도 전혀 느끼지 못한 바보가 되어버렸음을 알게 된다.

오랜 병과 외로움을 지켜온 자신의 삶에 남은 것은 그런 삶을 인식하는 것과 자신이 만능 리모콘에 의지해 빨리감기를 누른 만큼 자기도 모르게 달려온 인생을 되감기를 통해서 엿볼 수 밖에 안 남은 것이다. 자신의 기억에 없으니 추억도 아닌...그저 잃어버린 시간을 한번 되돌아 보는 것, 자신의 기억에도 없는 경험을 다시 보는 경험만이 남은 이 쓸쓸한 남자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정해진 미래를 가진자의 예정된 결말 정도가 쓸쓸함을 넘어서는 잔혹함이 묻어있다. 이미 자신도 모르게 다 써버린 인생을 어찌 할것인가...열심히 산 빠삐용에게도 "인생을 탕진한 죄"가 씌어진 것에 대해 관객들은 동의하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지는데, 하물며 리모콘으로 마구 돌려본 사람에게 면죄부가 있을 수 있을까...하지만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다. 아담 샌들러가 나오는 ....그 모든 잔혹한 현실은 피곤에 지쳐 침대에 잠든 그의 꿈이었다. 아니면 리모콘을 만든 박사님이 주신 휴식이다. "착한 사람에겐 휴식이 필요한 법이거든" 열심히 일한 마이클에게 따스한 휴식과 함께 그런 휴식을 가족과 함께 하라고...가족의 믿음을 지키라고...사장이 되지 않아도 돈을 더 잘 더 많이 벌지 않는 사람이라도 멋있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멋진거라는 인생의 교훈을 억지스럽지 않게 던져 준다.

아담 샌들러의 연기는 정말 빛난다. 코미디 연기를 할 때믄 물론이고, 꿈속에서지만. 죽음 앞전에서의 그의 연기, 축 쳐진 배로 흔들면서 꼬장을 부리던 연기, 아내의 새 남편에게 퍽큐를 먹이는 그의 손가락이...그리고 이미 지나온 이기적인 마음으로 무시해온 인생에 반성의 눈물을 흘리는 그 모두 황홀할 정도로 좋다. 미국에서의 인기에 비해서 국내에선 인지도도 약하고 인기도 없는게 아쉬운 배우... 그의 근작 <클릭>은 국내개봉 부제 처럼 내 인생 내 맘대로 할 수 있으니...잘 하라는 아주 멋진 교훈을 선사한다. 남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진정, 소중한 삶을 찾아가는 나만의 인생은 이미 Click 되어 있다. Backspace가 먹히지 않으니...Enter를 누를 땐 신중하게 눌러야 하는 법이다. 그러니깐 내 인생이 소중한 거라는 걸 이 영화는 영화를 보는 즐거움 끝에 보너스처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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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3.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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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미국, 113분
감독: 마크 포스터 (Marc Forster)
출연: 윌 페렐(Will Ferrell)
        매기 질렌홀(Maggie Gyllenhaal)
        더스틴 호프만(Dustin Hoffman)
        퀸 라피타(Queen Latifah)
        엠마 톰슨(Emma Thompson)
        윌리엄 딕(William Dick)

자신의 인생이 한편의 소설이라고 믿는 모든 이에게 권할 만 영화...오래간만에 영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깔끔한 영화..수만가지 영화에 관한 말보다 누구든지 느끼라고 말해주고 싶은 영화...영화 <소설보다 이상한>을 보고 난 뒤의 감상이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그날 그날의 삶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느닷없는 죽음의 시점을 알고 있다면...매일 뜨고 지는 해에 대한 감상들도 달라지겠지...그런 흔하고 평범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평범한 일상의, 인간의 삶에 대한 읖조림을 아주 고급스럽게 영화로 옮겨놓은 영화다. 아름다움과 기발함..뛰어난 캐스팅과 극 전개..깔끔한 고뇌를 관객들에게 남기면서 영화라는 매채 자체에 대한 잃어버렸던 매혹을 다시 일으키게 한다. 오랜동안 잊고 있었던 차 한잔의 여유에서 그 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떠올렸을 때의 느낌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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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야기는 이렇다. 아주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국세청 직원 해롤드 크릭은 어느날 자신에게 공명처럼 울려대는 영국 억양의 주저리 주저리 알수 없는 내용의 나레이션을 듣게 된다.(이 나렛이션 역을 맡은 엠마 톰슨은 정말 딱이다. !! 영화 전반부에 여류 소설가 이야기가 가끔 나오는데, 이 작가의 목소리가 헤롤드에게 들리고 있다는 걸 그녀 특유의 음색과 억양으로 바로 알 수 있다.) 자신의 일상에 대한 공격처럼 다가온 이 해설을 쫒아 문학상담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해롤드...문학상담사와의 대화를 통해서 각이 꽉 짜여진 세무사로서의 일상이 조금씩 바뀌면서 그 동안의 삶과는 다른 인생의 묘미를 누린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한 다이나믹해보이지만 지루한 일상,  "일터"에서의 달라보이지만 별반 다를바 없는 생활에 대한 회고가 시작되는 것이다.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영화를 보는 이에게 던지는 것이다.

헤롤드의 공명에 대한 괴로움은 정신병적인 증세로 보이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 안에 갖힌 것이라고도 보여진다. 문학 속의 불안이나 인생에 대한 고민을 대화로 풀어보지만, 헤롤드의 고민은 그 해설을 했던 주체가 실제 존재하는 유명한 소설가이며, 주로 비극을 쓰는 작가이며..현재 그녀가 10년만에 새로 쓰고 있는 소설의 주인공(즉, 비극을 탁월하게 그려놓은 소설가의 주인공으로써 실제 죽음을 맞이하게 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보다 분명해 진다. 자신의 고민의 주체가 되었던 소설가와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이 그녀가 씌어지는 대로 죽게될 거라는 사실을 그리고..그 내용을 자신의 고민을 문학적으로 이해해 주던 교수님의 입을 통해 기정 사실화 하면서 해롤드는 평범함의 가치를 모르고 살았던 자신의 삶에 대한 종지부를 스스로 준비한다. 자신의 환자가 명작 안에 있기 떄문에 환자에게 죽음을 설명하는 인생의 선배야 말로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가 !! 많이 알기 떄문에 더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가 또 이 영화 속에 숨어 있다.

영화 속의 해롤드 처럼. 문학을 잘 모르고,,,소설의 묘미를 잘 모르지만, 위대한 작가의 최대 걸작을 망치지 않는 삶, 혹은 낯선 소설가의 손에서 나오는 글자대로 정해져 있는 부당한 삶에 대한 반항없이 스스로의 삶을 정해진 운명에 맡기는 평범한 이 남자의 소박함과 잔잔한 진실은 그 동안 들뜨고 작은 일에 광분해온 내 일상에 대한 숭고한 독백처럼 울린다. 마치 해롤드의 귀가에 울리는 미스 에이플의 인생에 대한 해설처럼... 삶에는 가이드가 없듯이 정해진 대로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것처럼...자신의 소박한 운명에 찬가를 보내는 것이다. 내일 아침 핵 뜨고 나면 어떤 일이 있을지 알고 있기 때문에 해가 뜨기 전의 밤의 아름답다는 것...내일 또 어떤 불행이 올지도 모르기에 불행한 일이 없는 지금이 행복한 인생의 반어법은 영화 전체에 독감 바이러스처럼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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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롤드 역을 맡은 월 패롤의 연기에(특히 그의 잔잔한 목소리에 반하지 않을 수없다. 특히 영화 중간에 어설프게 기타를 치면서 눈을 감고 노래하는 모습은 그가 엄청난 추남인 걸 잊게 된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스스로 여자보다 연기자를 택한 듯한 엠마 톰슨의 사실적인 연기..더스틴 호프만의 인간적인 고민이 담긴 냉정함의 표현 등등이 이들의 앙상블이야 말로 제대로 베테랑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아닐가 당연히 생각되어 진다. 영화 중간에 나오는 월 패럴의 노래는 무슨 노래인지 영화가 끝난 지금도 찾아서 듣고 싶게 만든다. 월 패럴의 노래 외에도 영화의 크레딧에 나오는 음악....등은 마치 영화 <스모크>와 닮아 있는 듯한 영화의 내용과 음악적 감성이 스르르 뇌와 가슴을 지해하는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이 영화의 장르를 코미디로 지정해 둔 웹 사이트의 진실은 무엇일까...아마도 절반 이상이 월 파렐의 기존의 영화 이력 떄문이리라 생각된다. 만약 이 영화를 코미디로 규정한다면, 시게 떄문에 남자가 죽게도 되고, 살게도 된 이야기의 구조 떄문이겠으나, 단순한 코미디라고 보긴 어렵고..진지한 인생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 블랙 코미디라고 볼 수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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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자다 일어나서...영화를 다 본 이 므흣한 느낌이란..타인의 잘못에 비상하리만치 빠르게 반응하고 크게 해석하고 자신의 방어를 시작하는 대부분의 인간사 행태에 대한 진절머리 나는 반성까지 던져준다. 내일 올지 모르는 불행을 오늘 좀 더 일직 안다면...해롤드의 진정함을 조금이라도 기억한다면, 영화를 보는 모든 이의 일상이 조금은 더 행복해지고, 인생이 조금은 더 충만해 지리라 생각해본다. 일상은 아름답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느끼고 소화하느냐 하는 대부분 인간들의 소화력이 문제다. 영화의 포스터 끝에 소설의 마침표를 알리는 방점이 열여있음에 따라 헤롤드의 인생이 달라졌듯이(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 포스터가 얼마나 감각 있는지 알게 된다.) 많은 사람들의 인생은 열린 방점이다. 그렇기 떄문에 흥미롭기도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삶의 진실을 보다 일찍 안다면 자기 인생만의 행복함을 찾을 수 있다. 소박해서 아름다운 일상의 행복을...



- 영화 속의 명대사 -

" 꺠달음은 10초로도 충분하다"

처음엔 자기가 죽는다는걸
모르는 남자에 관한 책이었는데
그 남자가 자기가 죽는걸 알게 되고, 자기가
그걸 막을 수 있는데도
기꺼이 죽겠다는 남자라면
당신이라도 그런 남자를
살리고 싶지 않겠어요?

해롤드가 쿠키를 한입 깨물자
그는 만사가 잘 풀리리란 걸  느꼈다.
가끔씩 우리가 두려움과 절망
어찌할 수 없는 비극적 일상에서
용기를 잃어 갈 때
그 쿠키 맛을 신께 감사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도, 쿠키가 없다면
가족들의 손길이 쿠키를 대신할 수 있다.
또는 친절하고 사랑스런 행동이나...
자그마한 격려나...
사랑스런 포옹, 위안도 마찬가지다.
병원의 환자수송 침대는 말할 것도 없고.
코마개도, 노숙인도, 가벼운 비밀도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기타도 그렇다.
그리고 마무리 덜 된 소설도 해당될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이 모든 것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린 뉘앙스, 비일상성, 미묘함같은 건
일상속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보다 크고 고결한 원인으로 존재한다.
우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이상하게 느껴진다는 걸 나도 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며 사실로 판명되고 있다.
이 책에서도 그랬다.손목시계가 해롤드 크릭을 구했다.

by kinolife 2007. 2. 26.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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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국, 1275분
감독: 홍상수
출연: 김승우
        고현정
        송선미
        김태우

술을 마시면...기분이 좋아지거나, 우울해진다. 혹은 기분이 아주 좋을 때나 나쁠 때 술을 찾게 된다. 술을 좋아라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자기 기분과 술의 관계는 너무나 밀접하기에 술을 마시다 보면 그 시발점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중요해지지 않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술은 그런 것...하지만 홍상수가 생각하는 술은 누구든지 꼴리는 사람이 있으면 술을 통해서 섹스를 할 수 있는 술이야 말로 섹스를 위한 아주 좋은 단계지!! 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의 전작도 그랬고...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섹스 이전엔 술자리를 가지고, 추파의 정확한 대상을 확인하기 위한 대화 아니 탐색전이 있고, 술로 인해 헤이해진 (아니 Free 해졌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성관념은 언제나 편하게 후배의 애인이든, 절친한 사람의 전 애인이든 현애인이든 관계를 가지게 만든다...다음날 머쓱한 나에게 혹은 상대방에게 혹은 관련된 제 3의 주변인에게.."나 술 많이마셨나봐 !!" 그의 영화에서 술자리의 끝은 언제나 그런 모습이었다.

스무살 때 마신 술은 맛있는 안주를 먹기에 좋은 자리였고, 서른이 된 이후의 술자리는 무언가에 쫒기는 나에게 좋은 휴식처가 되었다. 브라브라...주변인에게 난 이래..라고 쏟아내고 나면 나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술자리에서 누군가에게 성적인 매력(어릴 땐 저 사람이 참 재밌고 좋다!! 라는 생각이었는데..그게 나도 모를 성적인 매력이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을 느끼고 좋아라 하고 한 적이 있지만, 홍상수 영화속의 주인공들처럼 까발로틱하게 성적 농담과 눈빛이 주고 받는 낯설면서도 설레는 술자리는 그닥 기억에 없다. 하지만 이 영화속의 주인공이 영화 안에만 있는게 아닌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나에겐 없었지만 있을 수 있는, 아니 다반사인 사람들에겐 이 영화의 장면들을 지극히 솔직하면서 정직한 표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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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렇다. 영화감독인 모씨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모군의 애인과 함께 리플레쉬 여행을 떠난다. 조금은 톡톡튀면서 후배와의 관계를 애써 인정하지 않는 그녀에게 모씨는 조금 땡긴다. 숙박할 장소를 정하고, 셋은 술을 마시게 되고..외국생활에 조금은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진 그녀에게 매력 반에 성적 꼴림 반에 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겹치면서..이른바, 하고 싶다는 데쉬를 한다. 그녀 역시도 조금은 지분대면서 유치한 남친 아닌 남친 보다는 남자같은 철부지 반항아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와 동행한걸 알면서도 여자는 자신이 아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인걸 알면서도 둘은 모군의 눈을 피해 주인없는 모텔방에서의 하룻밤을 감행한다. 말 그대로 목적은 분명, 전후 사정 설명 필요없이 성인의 성적 욕망은 그대로 실현되고, 이들에겐 각각의 새로운 아침이 밝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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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씨에겐 조금은 껄쩍지근한 밤이, 그녀에겐 흡족한 밤이 모군은 전혀 바보같은 다음날...
여자는 모씨에게 더 친근함을 느끼지만, 그런 그녀의 눈빛이 모씨는 부담스럽다..홍상수스러운 설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런걸 눈치 챈 여자가 모군에게 친한척을 하는 장면이나, 그런 그녀가 모씨의 허리를 얄밉다는 듯이 꼬집는 장면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되었나 봐요. 서울가서 연락 할께요" 라는 대사까지도 역시 홍감독 스러운 면모다.
여기까지 전반부, 후반부엔 그녀와 비슷한 그녀 2에게 비슷한 추파를 던져서 황홀한 밤을 보내게 되고, 다시 해변을 찾은 그녀와 만나면서 이들의 관계는 꼬이게 된다. 홍상수스러운 표현을 쓰자면 질척해지고 만다. 정말 모씨는 그녀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일까...남자는 여자의 외모와 섹스에만 집착하는 것일까...정말이지 궁금한 생물학적, 사회학적 질문이 아니 들 수가 없다. 그게 홍상수 영화속에 그려진 "성인"이라는 남자 여자들의 모습이다. 물론 여기서 성인은 철저히 '몸이 자라 있다'는 수식에 한정되지만...문제는 그런 성인은 현실에도 많이 있고, 그걸 탓하는 사회도 아니다. 그래서 홍상수의 영화에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들이 교감하는 감정들에게 "사랑"이라는 표헌을 쓰는 것은 어쩐지 어색하다. 아주 세련된 원피스를 입고, 고무신을 신은 느낌..그의 영화속 주인공들에겐 몸은 뜨겁지만, 가슴은 가볍게 촐랑거리고, 머리는 휴면기를 맞은 그런 부류의 사람들만 남아 있는 것 같다. <강원도의 힘>에서 부터 시작된 남녀간의 성적 헤게모니에 관한 그의 영화는 갈수록 농담 따먹기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의 최고 남녀관계에 대한 영화적 보고서는 초고(영화 <강원도의 힘>)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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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신선한 연기, 김승우의 연기라고 하기엔 너무 실생활 같은..김태우의 어리버리함까지 살아있는 이 성인들의 코미디는 '사랑'의 여러 고귀한 의미들을 믿는 이들에겐 비추다. 섹스를 즐기는 이들에도 싱거울 수 있다. 이 영화가 팝콘 영화에 머무는 것이란 바로 토론거리가 그닥 없어져 버렸으며, 홍감독의 자기식 표절이 조금은 식상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섹스는 상대가 누구인가 어떤 관계인가 만큼이나 당당한 색깔을 띠는 게 좋다. 표현 거칠게..누구와 씹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섹스가 Cool 하다. 영화속 주인공들처럼...다음날 고개를 숙이거나, 사랑을 여러가지로 확인하는 게 아니라..그것만으로 서로에게 당당하고 누구에게도 당당한 섹스가....아무런 삶의 지표나 색깔없이 술 한잔에 쾌락을 누리고 허망하고 쓸쓸히 자신에게도 떳떳하지 못한 쪽팔린 다음날을 주는 섹스를 하는 게 '남자'라는 동물은 아닐텐데..., 사랑이라고 궂이 되묻고 확인하지 않더라도..하고 싶어요? 알았어요 바로 치마를 내린 후에 사랑 아니었네....나쁜놈!!이라고 질척되는 게 '여자'라는 동물은 아닐텐데..홍상수의 영화 속 '성인'은 여러모로 답답한 나와는 맞지 않는 가벼운 숨결만 흩어내는 캐릭터들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피식 웃으면서 시간은 잘 갔지만, 팝콘을 꾹 눌렀을 때 찍 하고 나오는 기름이 매끄럽게만 느껴지지 않는 허망한 감정을 지울수 없는 건 무얼까....
by kinolife 2007. 2. 2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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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한국, 96분

감독: 최석원
출연: 이동건
        한지혜
        신이
        백일섭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유독 그 중요성을 부각시킨다는 혈액형...다른 나라는 자신의 혈액형을 사고가 나서 수혈 받기 전에는 모르는 상태로 살아가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피의 형태로 사람을 나뉘어서 분석하고 아항!!~이라고 수긍하거나 에잉? 이라는 반문을 전해 받으면서 사람을 구분하는 중요한 하나의 기준으로서 이용한다. 그러한 트렌드가 얼마나 중요하면 그런 내용을 기본 토대로 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주요 이러한 내용이 주된 가쉽으로 쓰이는 젊은이들을 관객층으로 한 연애 드라마...

트렌드를 주요한 소재로 잡은 영화가 어떻게 영화 안에서 녹아서 보여졌는지가 궁금해서 철지난 영화지만 꾸역꾸역 시간을 내어서 봤다. 물론 개봉된지 좀 지났지만, 혈액형에 의한 사람 분석..연애에서 중요히 되는 성격..그 성격을 더 강하게 어필하거나 반론하는 데 씌여지는 혈액형 이야기가 영화 속에 어떻게 녹아 있을까... 확실히 90여분 동안에 튀지 않을 정로도 쉽게 녹여 두었다.

영화의 대 부분을 이동건이 매력에 의지해서 영화가 만들어졌지만, 고집세고 이기적이며, 톡톡튀는 강한 개인성의 B형 남자와..우물 쭈물, 쭈삣쭈삣이라는 의태어로 대변되는 A형 여자의 연애는 혈액형 이야기에서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가장 확연히 구분되는 캐릭터 들이라 이견없이 영화를 보게도 된다. 머 근본적으로 혈액형 이야기를 어떻게 믿어요!! 하고 들이댄다면 궂이 꼭 그래! 라고 반론할 의사는 없으니까.. 그냥 그런 일반적인 성향을 영화에서 어떻게 녹였는지 순수한 재미로만 봐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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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바람둥이 B형 남자친구는 매력적이지만, 역시 남자 친구로서는 부담스러운....불편한... 아니 썩 피곤한 상대임에는 틀림이 없다. 문제는 피곤하고, 예측할 수 없고, 늘 자신의 연애 자체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존재지만, 그 존재만으로 아주 매력이 있어서 빠져 들게 되고 들고 나서는 헤어나오기 싫고,,,늘 함께 있고 싶은 연애의 기본법칙에 추호의 반론 없는 존재다. 아낌없이 사랑하고 싶고, 아낌없이 주고 싶고...뒤 돌아보지 않고 있고 싶은..연애의 기본에 아주 충실한 존재감이 바로 이 영화속의 B형 남자친구이다. 다른 O,A, AB형이 매력이 없으리란 법도 없겠지만, 영화 속의 비상식적인 B형의 매력은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다. 이기적이며, 숨기는 것 많은..그래서 그 비밀을 공유하고 싶게끔 욕망하게 하고, 많은 부분을 자신에게 나누어 주도록 고쳐가고 싶게끔 하는 연애의 심리, 여자의 마음은 꼭 A형 여자가 아니라도 연애를 하는 여자들에겐 필수적인 요소일 때가 많다.
특히 그 연기를 해 내는 이동건은 적절한 캐스팅이라고 보여진다. 물론 당시엔 떠오르는 신예라고 볼 수 있는 A형 여자 한지혜도 무척이나 자연스러운데, 덕분에 영화 촬영, 개봉 할 때 흘러나왔던 이들의 연애설은...그닥 부인하고 싶지 않아도 될만큼, 비록 영화 홍보용이었다고 해도..무척 잘 어울리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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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두 주인공과 함께 주변인으로 역할을 해 준 신이의 톡톡 튀는 연기는 있는 그대로이고, 슬 전형적인 B형의 또 다른 느글느글함을 연기한 이현우도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B형 남자...실제 이현우는 정말 B형 남자 같다. (흑..자료를 찾아보니 그는 B형이 맞다 -_-;;) 영화 속에 등장하는 신이는 역시 A형 또는 O형이겠지...
한국에서 연애를 하는 혹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런 영화 속의 설정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될 만큼 표준화 되어 있는 이야기가 영화 속에서 녹아 있다. 일반화가 아니가 영화 속에서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정도라는 것..
기본적인 팝콘영화의 장르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고 트렌드 영화로서의 준작 정도로 흥행한 이 영화를 보면 기획에서 부터, 트렌드 영화의 개봉과 홍보에 대한 하나의 가이드를 볼 수 있을 듯 한데...영화사에 낳은 영화보다, 치고 빠지기로 즐기는 영화에 대한 표본으로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단도 직입적으로 B형 혹은 혈액형에 관한 탐구를 담은 연예영화로서도 충분히 영화사에 계속 기억될 만한 작품은 있지 않을까..더군다나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해당되는 특수성을 보다 별난 영화소재로 활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조금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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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라!! 진실 되게...혹은 아프게...
혈액형과 상관있게 혹은 상관있게....혈액형이 연애에 상관있다..없다..그것 자체가 논의 거리인가 싶다.
혹여 거기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라면, 상대방의 혈액형에 대한 인지를 높힌 상태에서 보다 지능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OK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영화는 영화, 피는 피!! 핏색깔로 하는 연애법이라는 게 있을 리 만무하고...핏색깔로 사람을 재단 할 수도 없는 법이다. 사랑은 올 때 하는 거고...가기 전에 누리는 거고...많이 한다고 좋은 것도 적게 한다고 아까운 것도 아니니.. 누가 연애와 사랑에 법칙을 달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이 텅빈 머리를 두드리며 영화 보는 내내 들었다. 음...그러고 보니 머리를 비우고 하는 연애 또한 어떨까 싶다. 흘....
by kinolife 2007. 2. 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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