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 생각나무 TRAVEL-203 

글: 정진국 

출판사: 생각의 나무
2008.05 초판 1쇄
가격: 15.000원


유럽을 이런식으로 여행을 갈 수 있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책을 좋아해서 책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저가가 되는 경우. 그것이 아니라면 뜻하기 않은 유산이나 대박이 터지는 일이 생겨 일을 안해도 되는 사람...과 같은 전생에 복을 받을 만한 사람밖에 없겠지...

책이 재미있다거나 글 내용이 아름답다거나 그런건 아니었지만, 유럽의 책이 있는 마을 곳곳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로움은 좋았던 것 같다. 이 곳의 이곳저곳은 죽을 때까지 책으로밖에 볼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크게 가고싶다는 생각도 없이 아 여긴 이렇게 책과 함께 하는구나..그렇구나 이 정도의 자조로 만족하면서 책장을 덮을수 있었던 것 같다.

국내든 해외든 여행은 누군가와 어디를 어떻게 가느냐도 중요하겠지만, 무엇을 얻기 위해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보기 위해 발길을 뗄 것인지도 함께 생각해 보는 여행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책 속의 글 -


"대자연 속에서 살던 사람은 인간이 하는 짓을 대범하게 웃어넘기는 기질이 있다. 

자살은 가장 인간적인 죽음일 수도 있다."


"역사는 종종 탐미적 의식 儀式으로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어쩌면 의식에서 그 절정을 찾는다. 인터넷으로 세상 소식을 접하다보니 이런 공교로운 우연의 일치가 종종 벌어진다. 

역사와 현재는 온통 이런 어긋나는 일로 넘친다. 물론 누군가에게 무엇을 바친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야 흐뭇한 일이다."

by kinolife 2014. 3. 31. 09:37

글: 이동미
출판사: 생각의 나무
2011.04 초판 1쇄
가격: 13.800원

여행작가가  자식이 생기면, 그 자식만큼 훌륭한 동행자를 따로 만난다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자식보다 더 좋은 여행 동행자가 있을 수도 있고 자식이 여행을 꺼릴 수도 있으니 일반화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자신과 가장 가까운 유전자를 지닌 도 다른 나와의 여행이 즐겁다면 그 보다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나도 여자로 태어나 여행같은 일생을 살고 있고, 그러던 중 만난 우리 딸은 그 여행의 아주 좋은 동반자임은 분명하다. 그런 마음을 담은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므흣함을 주었다. 아무 생각없이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보니.. 이 작가의 책을 두 권 째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셈이 되었다. 첫번 제 책은 도서관에 없는 것을 신청해서 읽었고, 이 책은 신간코너에서 찾아서 읽고는 들고 다니다 잃어버려서..새 책을 구입해서 반납을 기다리고 있다.  요것도 꽤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길을 딸과 함께 걷는다면 딸과 함께하는 나의 시간이 좀 더 다양해 져서 좋을 것 같다. 더운 여름엔 하드 하나씩 들고 마냥 걸어도 좋겠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길도 나와서 반가웠는데 그런 일상이 쌓여 내가 늙고 내 딸이 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행책은 여행책을 읽는 것에 머무르면 크게 의미가 없는데..우리 딸이 조금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예비초등생인 지금이 여행가방을 사기에 좋을 것 같은데... 그 리스트를 보고 발자욱을 한번 떼 봄직 하다. 

책 속의 골목길들

봄; 엉켜 있던 매듭이 풀리는 순간
3월 봄을 부르는 미친 개나리 - 응봉산
3월 한약 냄새 풀풀, 힘이 불끈 - 서울 약령시
3월 천호千戶가 북적이던 동네 - 천호동
4월 난분분亂紛紛 벚꽃 날리던 날 - 면목동
4월 딱딱이를 치던 종묘 옆 작은 길 - 순라길
4월 종이 냄새 물씬 나는 그곳 - 충무로
5월 그곳에 자존自尊이 있어라 - 사직단 뒷길
5월 젊기에 당연히 가야하고 젊지 않기에 은근히 들르고 싶은 곳 - 대학로

여름; 매일 너와 이 길을 걷는다면
6월 비 오는 오후 - 피맛골
6월 그녀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할까? - 신당동
7월 예술끼와 젊음의 시한폭탄 - 홍대 뒷골목
7월 기차가 지나가네 - 이문동
8월 얘들아, 물놀이 가자 - 성내천
8월 골목의 진수 - 한남동

가을; 이쯤에서 잠시 길을 잃어야 겠다
9월 음악, 카메라, 우표 그리고 사람 - 회현동
9월 도심 속 문화골목 - 정동길
10월 역사의 시간 창고 - 동대문
10월 채석장의 흔적 - 숭인동
11월 코리안 드림의 쪽방촌 - 가리봉동
11월 하늘 아래 첫 동네 - 후암동

겨울; 잊히는 것에 대한 예의
12월 눈 오는 서울역 근처를 배회하다 - 중림동
12월 서울 같지 않은 서울 - 부암동
1월 배호의 그 시절로 돌아가고픈 - 삼각지
1월 소시민의 삶이 펄떡이는 곳 - 아현동
2월 뜨끈함과 서늘함이 공존하는 - 공덕동
2월 그곳에 옛정情이 있어라 - 답십리
2월 성곽 밑 첫 동네 - 이화동
by kinolife 2011. 7. 1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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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중만
시 : 황학주
출판사 : 생각의 나무
2005년 11
가격 : 9,500

병옥씨가 선물로 보내준 CD에 끼어 있는 책을 보고 냅다 읽어 버리고...아프리카에 빠져드는 두 명의 뇌 속으로 들어가 본다.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어서 살아가는 이 불모의 땅에 대한 두 명의 호기심을 넘어서는 인간적인 관심과 사랑은 도시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겪는 심리적인 환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떠나서 함께 할 수 없지만 내내 동경하고야 마는 땅..그 땅에 대한 김중만의 사진과 그 땅을 보고 쓴 황학주의 시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선명하고 단순하고 명확한 사진에 비해 조금은 난해하며 개인적인 시선에 다가가 있는 황학주의 시는 조금 난해하다. 갑갑한 방에서 떠나는 먼 사색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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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중만

- 임신 검사 -
                     詩 황학주

어차피 우리는 더 낮은 데로 흘러가는 것 뿐이다.
어차피 나를 위해 사는 게 아니다.
무엇으로 보나 몸 앞에 꽁무니 뺄 만한 구실은 없고
미리내가 지나가는 사막처럼 자꾸만 마음은 외롭고 넓다
뉘도 티도 없늠 몸이었으나 태양 아래 홀딱 태울 수 밖에 없어
인간의 잉태는 매양 작은 발처럼 아름답고 위태롭다
우리를 빌려 썼던 죄들보다 더
깊을 만치 캄캄한 데서 뜨겁게 오는 날갯짓
나인데 어느덧 너다

자궁은 웅크리고 앉아 당하는게 아니다
어제의 내 모양을 기억하는 자궁은
생의 어제를 만든 유일한 솟구침이다
뼈가 단단해질 때까지 엉덩이는 누웠다 일어나고
시큰거릴 때까지 바닥을 짚었던 손은 튀어나오고
자궁이 기어코 아기로 부웅 떠오르는 일
어차피 우리는 더 낮은 데로 흘러가는 것 뿐이다
저녁 바람이 저녁을 만나고 가듯이

일샘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직업을
한때 가지고 싶었잖은가




by kinolife 2007. 11. 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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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대수
사진 : 한대수
출판사: 생각의 나무
2005.11 초판 1쇄
가격: 13.000원

"어떠한 종교도 당신을 치료할 수 없네. 어떠한 사상도 시련도 당신을 해방시킬 수 없네. 그것은 고대의 여름. 산들바람을 찍은 사진이라네. 인생은 신기루(Life's A Mirage). 막스도 레닌도 당신에게 자유를 줄 수 없네. 어떤 증권도 채권도 당신을 지켜주지 못해. 그것은 처녀가 첫경험할 때 흘리는 눈물. 인생은 신기루라네."


그가 부른 노래 <No Religion>의 가사의 일부분이다. 지금 한선생의 자서전을 읽고 있는데 그 자서전에 나오는 구절이다. ...정말이지 사는 건 신기루인지도 모르겠다. 종종 한선생을 만나면 이 자유로운 영혼을 바라보는 인간의 규율과 법칙에 대한 반항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누군가는 죽고 또 누군가는 태어나고..누군가는 그 사이에서 살아간다. 누구는 건강하고 누구는 그 보다 건강하지 못하며 누구는 부유하면 또 그 누구는 그러지 못하다. 절대적인 가치가 없는 제 각각 인생에 대할 때면 살아간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 모두가 신기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 누구이든 그 누구의 어떠한 인생이든 조금씩은 신기루와 같지 않을까! 손에 잡히지 않고,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이라는 놈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별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죠 선생님?


by kinolife 2007. 8. 17. 12:57

글: 김훈
출판사: 생각의 나무
2002.03.01 초판 1쇄
가격: 9.800원

운동으로 자전거를 시작해 볼까 하고도 계절이 2개나 바뀌었다. 자전거로의 여행이라...운동을 넘어선 낭만이 아닌가 싶다.

"가장 알기 쉬운 앎이 가장 소중한 앎이라는 것을 그는 알았는데, 이 앎은 쉬운 앎이 아니다."

"빛에 마음이 쏠리는 사람은 원근법으로 산맥을 해석하기를 힘들어 한다. 원근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은 자신의 위치를 지상의 한 점 위에 결박하고, 그렇게 결박된 자리를 세상을 내다보는 관측소로 삼는다. 이 부자유는 사람들의 눈 속에서 편안하게 제도화 되어 있고 그렇게 관측된 세상은 납작하다. 자신이 발붙이고 선 입지(立地)를 버려야 세상의 온전한 모습이 보일 터인데, 사람들의 발바닥은 땅바닥을 떠나지 못한다."

"흐르고 또 흘러서 아무런 역사를 이루지 않는 강물의 자유는 얼마나 부러운가."


by kinolife 2006. 11. 1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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