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음식에 감춰진 더러운 진실

제 : Poisoned: The Dirty Truth About Your Food

2023년, 82분, 미국

감 독 : 스테파니 소크틱(Stephanie Soechtig)

 

 

넷플릭스가 영화보는 형태를 여러모로 바꾸고 있겠지만, 나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반가운 사람이다. 오늘 어쩌다 얻어걸린 이런 영화들을 만날 때 같이...

 

미국의 식품 산업의 이중성이나 미국 정계의 부도덕성.. 화려하지만 뭔가 불쌍해 보이는 미국 사람들 같은 걸 느낄 수 있는 영화 였는데.. 살짝 농사 경험이 있고 다양한 농부와 농업 현장을 엿본 나로서는 이것이 꼭 미국같은 큰 나라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는 미국의 식품 섭취 과정에서 어떤 식품이 어떤 과정 안에서 오염되고 그 오염된 식품이 미국 국민들을 어떻게 죽였는지 몇몇 케이스를 통해서 미국의 거대하지만 허점 투성이이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길 수 밖에 없는 문제들을 보여준다. 

 

제일 먼저 언급된 건 덜 익은 혹은 소고기를 가공 및 분쇄하면서 생긴 대장균 O157 : H7에 의한 감염과 이로 인해 신장이 망가지고 균이 혈관을 타고 그 외의 장기와 뇌를 잠식해서 죽게하는 것에 대한 케이스..

물론 이 대장균은 거대한 축산업을 하는 미국의 가장 큰 식품문제의 발단으로 오염된 가축의 변에서 나온 균들이 땅에 스며들고 물에 녹아들어서 밭으로 이동해... 로메인 상추의 오염, 시금치로까지 이어져 멀쩡한 사람들, 특히 어린 아이들을 죽게 하고 신장을 망가트려 평생 환자로 살게 한다. 그 다음은 닭의 밀집 사육과 비위생적인 공장으로 인해 주로 발생하는 살모넬라균으로 인한 감염.. 증상은 장기 파괴로 이어지니까... 대장균과 비슷하고 많은 경우 복통과 설사 같은 것이지만 심하면 장기가 손상되고 죽기도 한다. 밀집 사육되는 닭과 그들이 생산하는 달걀.. 그리고 가공공장이 더러워서 양산되는 살모넬라 균이 득실되는 땅콩 버터 같은 건 좀 많이 놀랐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가능한 일인가 해서..

 

그러나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너무나 가능하다. 미국은 그 가능성을 권장하는 나라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최 상위 국가.. 돈을 위해 가능한 것들이 많은 나라이지 않나. 식품을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는 CEO나 그들에게 자금을 지원받는 과학자나 로비스트..이들이 다시 합법적으로 의회를 조정하고 압박을 가해 법의 무용성을 증가 시키는 구조.... 그 구조 모두가 합법적인 나라니... 이런 구조 속에서 윤리보다 이윤이 중요한 기업인들에게 뭐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는 우리도..먹거리에 대한 긴장감을 어떤 식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정치권이나 법 테두리 안에서의 기대는 힘들어도 개개인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까... 식품 산업구조 안에서 어떻게 건강장 밥상지도를 만들 수 있을까. 

 

음식을 만들어 유통하면서 큰 돈을 벌려고 하는 의지에서 시작되는 이 자본주의 욕망 안에서 어떻게 건강함의 근본을 세워갈 수 있을까.. 많이 키우고 한꺼번에 많이 출하하는 구조가 먹거리의 질을 떨어트리고 많은 병원균을 만들고 결국은 지구가 병들게 한다면? 그렇다면 그 방식 정 반대에서 길러지고 키워지는 식자재에 관심을 가져본다거나... 직접 농사를 지어본다거나 하는 노력 같은 것들이 남았을까. ?! 축산도 야채들도 소규모로.. 내가 키우고 가족이 먹는다 같은 구호가 왜 의미가 있는지 영화는 역으로 알게 한다. 영화를 보다보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우스운지 느끼게 되는데.... 그건 식품이 산업 안으로 들어와 있을데는 충분히 위험할 수 있다는 걸 경고하고 유기농은 산업구조 안에서 고부가가치 생산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기도 한다.  다시 한번..우리 농정도 기업화와 소농 사이에게 건강한 방법을 찾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조율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텐데..미국처럼 책임은 농부와 소비자에게 떠 넘기고..나쁜 기업인이나 일부 농부를 처벌하는 것으로 해결안을 만들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더더욱 자립을 위한 자존 농업에 대해 관심이 더 생기기도...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하게 죽기 위한 노력의 시작... 건강한 먹거리를 찾고 키우는 것...그리고 이 다큐는 그 일면의 어떤 반대편의 문제들을 보여주면서 내가 먹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해 볼 것을 주문한다. 주제의식을 뺴고도 몇몇 에피소들은 재미있게 봤는데... 농업과 축산업의 관계, 농업과 산업의 관계, 생산과 유통의 문제,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비웃는 법과 인간들... 건강한 먹거리에 한정 짓기에는 다양한 아이템을 탑재한 작품이다. 짧은 런닝타임..후루룩 한끼처럼 후루룩 지나간다. 밥이 소화되는 시간 이상으로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by kinolife 2023. 10. 1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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