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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다니엘 월러스(Daniel Wallace)
번역: 장영희
출판사: 동아시아
2004.07.26 초판 5쇄

영화를 보고나서 원작과 비교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영화의 국내 개봉 시즘에 사둔 책을 이제서야 삐줏 꺼내서 읽었다. 더욱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 아직까지도  영화도 보질 못했다는 점이다. 이제 어떻게든 책은 읽었으니..영화를 보고 비교해 보는 일이 남았다. 음...소설은 그닥 재미있지 않았고..나에게 큰 감동도 없었다. 비교 전에 더더욱 영화를 만틈 팀 버튼에 대한 믿음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소설이 되어 버린 책이다.


- 책 속의 문구 -

"그러므로 아버지의 대단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행복한 것 같지는 않았다. 엄마도 나도 그리고 분명히 아버지도 행복하지 않았다. 가족이 가족답지 않다는 생각에 차라리 아예 따로 살까 하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그 일은 실천에 옮겨지지 않았다. 기회는 간혹 다른 얼굴로 찾아온다. 나의 부모는 어려운 시절을 함께하기로 하였다."

by kinolife 2007. 3. 22.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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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이현
문학과 지성사
2006.07 초판 18쇄

2006년 한국의 20대 후반과 30대들이 가장 많이 읽었다는 소설..다 읽고나서 보니 특히 우리 사회에서 노처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에게 아주 어필할 만한 상황과 문구들이 넘쳐나느구나 라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는 소설책이었다.
여류 작가 특유의 고백적인 문체도 물론이거니와 주인공이나 주변인들의 캐릭터나 고민 등은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고통들이 담겨 있다. 난 이 고민 속의 여성들이 겪는 시기를 지나왔고, 운 좋게 결혼도 했지만..이들이 소설속에서 가지고 있는 고민들이 없어진건 아니다.
생이 끝나지 않는 한 외로움과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다만 바라는 건 고통스럽거나 외롭지 않은 끝을 바라는 것..정말 작은 소망만이 소설 끝자락에 남는다.

- 책 속의 문구 -

"혹시 내 피가 미지근하게 식어버린 건가? 앞으로 이렇게 점점 더 차가워져갈 일만 남은 건가? 더럭 겁이 났다. 이러다가 곧, 냉동칸의 동태처럼 꽁꽁 얼어붙은 채 늙어갈지도 모른다. 영원히 무감동한 인간으로 말이다."

"일부일처제 사회의 위대한 규칙 한 가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결혼하는 건 아니지만, 결혼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랑해야 한다. 그 사람의 존재 자체를 사랑할 수도 있고 그 사람이 가진 무언가를 사랑할 수도 있으며, 그 사람의 무엇을 사랑하는지 모르면서 사랑할수도 있다."

"모든 고백은 이기적이다.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고백을 할 때, 그에게 진심을 알리고 싶다는 갈망보다 제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는 욕심이 더 클지도 모른다."

"쇼핑과 연애는 경이로울 만큼 흡사하다."
 한 개인의 파워를 입증하는 장(場)일뿐더러, 그 안에서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정서적 안도감을 느낀다. 여유로운 시간과 젊음이 있을 때는 경제력이 받쳐주지 않고, 경제력이 생겼을 떄는 여유로운 시간과 젊음을 돌이킬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이 한정되어 있다."

"인생을 소모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관계란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 걸까? 그래서 사람들은 기꺼이 사랑에 몸을 던지나 보다. 순간의 충만함, 꽉 찬 것 같은 시간을 위하여. 그러나 사랑의 끝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안다. 소모하지 않은 삶을 위해 사랑을 택했지만, 반대로 시간이 지나 사랑이 깨지고 나면 삶이 가장 결정적인 방식으로 탕진되었음을 말이다. 이번 사랑에서는, 부디 나에게 그런 허망한 깨달음이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꿈은 인간을 생에 가뿐히 헌신하도록 만드는 기적의 동력처럼 보인다."

"하나의 사랑이 완성되었다는 말은, 누군가와 영원을 기약하는 순간이 아니라 지난한 이별 여정을 통과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입에 올릴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사랑할 때보다 어쩌면 헤어질 때, 한 인간의 밑바닥이 보다 투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가끔은 행복하게 사랑하는 연인들보다 평화롭게 이별하는 연인들이 더 부럽다."

"눈을 뜨자 어제와 다른 내일이 펼쳐졌다, 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리 없지 않은가. 그 전날과 완전히 다른 내일이란 어디에도 없다는 체념을 받아들이면서 사람은 나이를 먹어간다."

"그림자는 빛이 만들어 내 허상이다. 세상의 모든 실체들이 저마다 하나씩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살듯이, 세상의 모든 그림자들은 저마다 하나씩의 실체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림자가 없는 것은, 그림자 뿐이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서울의 맛이다."

by kinolife 2007. 2. 28. 09:14

원제 : The French Lieutenan's Woman
글 : 존 파울즈(John Fowles)
번역 : 김석희 역
출판사 : 열린책들
2004년 05월

지루하게 해를 걸쳐서 읽게 되어버린 존 파울즈의 명성 어린 작품을 다 읽었을 땐, 재밌다 와 명작 이런 느낌보다 오랜 숙변을 제거했을 때의 느낌 혹은 긴 숙제를 마쳤을 때의 기쁨이 먼저 다가 왔다.

시대를 거슬러 조금은 답답한 기운을 전해주는 영국 신사들의 시대에 마음을 숨기고 살아가는 혹은 열정을 누르고, 욕망을 감추고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단상이 어찌나 갑갑하지만 진실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하룻밤의 추억...아니 기억...혹은 상처가 되어버린 걸 잊어버리지 못하는 남자와 역시 그것을 털어내 버린 여자와의 긴 기다림과 엇갈림, 오해와 이해가 이 빠른 시대에 적잖게 여운으로 남는다. 고루하고 고지식한 이들의 만남과 헤어짐이 지금 이 빠른 시대에 사는 나에게 와서 전해주는 건 무엇일까. 불분명하지만 진지한 시대가 적잖게 가슴에 페인다.


- 책 속의 글 -

"미래에 생겨날 비행기라든가 제트 엔진, 텔레비전, 레이더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듣더라도 놀라지는 않았겠지만, 시간을 대하는 세상 사람들의 태도가 변한 것을 알았더라면 분명 놀랐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기의 비극 사운데 하나는 시간 부족이다. 과학에 대한 사심 없는 열정이나 지혜 때문이 아니라 시간 자체에 대한 사고방식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독창성과 사회의 소득 가운데 큰 몫을, 일을 보다 신속하게 처리는 방법을 찾는데 투자하고 있다. 마치 인류의 궁긍적인 목적이 완전한 인간성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번갯불에 가까워지는 것이기나 한 것 처럼.그러나 찰스에게, 또한 시대. 사회적으로 그의 동료였던 사람들 대부분에게 존재를 지배하는 시간의 박자는 분명 <아다지오>였다. 문제는 한정된 시간 속에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끼워 넣은 것이 아니라, 남아도는 여가의 드넓은 광장을 채우기 위해 일을 일부러 질질 끄는 것이었다. "

"앞으로 여러분은 찰스가 좀 더 높은 곳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지성을 가진 게으름뱅이들은 자신의 지성을 상대로, 자신의 게으름을 정당화하기위해 늘 그러는 법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는 바이런적 배출구. 즉 천재와 방탕한 기질은 전혀 없이. 다만 바이런적 권태만을 가지고 있었다."

"찰스, 나는 가장 장인한 사람의 눈에서도 그런 생각을 읽었다. 의무란 항아리에 불가한 것이다. 그건 가장 큰 악에서부터 가장 큰 선에 이르기까지, 그 안에 들어오는 건 뭐든지 담고 있다."

"에술가가 자신에게 가장 엄격한 심판자가 되지 못하면, 그 사람은 예술가가 될 자격이 없다고 하더군요."

"다소 멜로드라마 같은 말투였다. 그러나 말보다는 그 뒤에 숨어 있는 감정의 깊이가 더 중요할 때도 있는 법이다. 이 말은 찰스의 모든 존재와 절망에서 나온 말이었다."

"언어는 줄무늬 비단과 같아서,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진다."

"신비로운 법칙과 신비로운 선택으로 이루어진 인생의 강물은 황량한 강둑을 지나 흘러간다. 그리고 또 다른 황량한 강둑을 따라서 찰스는 자신의 시체가 실린, 눈에 보이지 않는 상여를 뒤따라 가는 사람처럼 걷기 시작한다. 그는 임박한, 그리고 스스로 선택한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드디어 자신에 대한 믿음 한 조각, 그 위에 자기 존재를 세울 수 있는 진정한 고유성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도 비통하게 그것을 부인하려 하지만, 그리고 그의 눈에는 그 부인을 지지하는 눈물까지 고여 있지만, 그리고 사라가 어떤 면에서는 스핑크스 역할을 맡기에 유리한 점을 많이 갖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인생이란 결코 하나의 상징이 아니며, 수수께끼 놀이에서 한 번 틀렸다고 해서 끝장이 나는 것도 아니고, 인생은 하나의 얼굴로만 사는 것도 아니며, 주사위를 한번 던져서 원하는 눈이 나오지 않았다 해도 체념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그는 이미 깨닫기 시작했다. 도시의 냉혹한 심장으로 끌려 들어간 인생이 아무리 불충분하고 덧없고 절망적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 인생을 견뎌 내야 한다. 그리고 인생의 강물은 흘러간다. 다시 바다로, 사람들을 떼어 놓는 바다로. "
by kinolife 2007. 1. 25. 00:27
박현욱 저
문이당
2006년 03월

정말 황당하지만 재미있어! 라는 감탄으로 시작된 동료의 권유에 휘리리릭(정말이지 휘리리릭이다.) 읽어버린 소설..젊은 작가의 기치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일처다부제를 실천하는 어느 당동한 여자를 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작가는 실제로 인생사 되돌이 픽션들이 마치 축구처럼 와일드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소설 가득 흘러나오는 축구에 대한 이야기들은 축구 자체에 대한 흥미를 유발 할 만큼 즐거운 정보였고, 그만큼 다이나믹하게 잘 비유되고 인용되어 책읽는 동안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한다.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전해주는 컴펙트한 소설...전개가 빠르고 소설 속의 여 주인공이 워낙 똑똑하고, 용기넘치며, 부지런하며, 개방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점...거기다 갖가지 지적인 면모을 바탕으로 한 삶 자체에 대한 노력하는 자세는 책을 읽다보면, 일처다부제, 혹은 일부다처제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일순간이라고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소설속의 여자처럼 실천할 수 없다는 점일테니...용기가 있다 한들..그 행위는 실로 위험해 보인다. 절대 안된다라는 금기가 아니라..하기 힘들다는 의미에서(그걸 생각하기도 힘들고, 실천하기란 더더욱 힘들다.) 이 이야기는 정말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 책 속의 글 -

"사랑에 관한 한 '최후의 로맨티스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도대체 사랑에서 낭만을 빼면 남는게 뭐가 있단 말인가."

"나이가 좀 들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알게 된 게 하나 있는데,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리면 모든 게 간단해지는 것 같아. 뭔가 마음이 들지 않더라도 원래 그런 사람이려니 하면 그만이거든. 마찬가지로 누가 나에 대해 뭐라고 해도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하고 생각하면 그만이야. 내가 잘못한 거라면 고쳐야겠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내가 잘못해서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싫어서 뭐라고 하는 게 대 부분이야.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게 있고 그걸 참을 수 없어서 덕훈씨가 헤어지자고 했던 거잖아. 근데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덕훈 씨는 원래 그런걸 싫어하는 사람이고. 우리는 서로 맞지 않는 사람들인 거야."

"사랑하지도 않는 배우자와 같이 살 수 있는가?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다. 내 친구들, 직장 동료들, 찾아보면 수도 없이 많다. 마찬가지로 신뢰하지 못하는 배우자와도 얼마든지 같이 살 수 있다.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같이 사는 것보단 이게 좀 나은 일 아닌가. 그리고 나는 그녀를 신회했기 때문에 결혼한 것이 아니었다. 아내를 신뢰하지는 않지만 나는 아내를 사랑한다.
잡힌 물고기에 먹이를 주지 않는 이유는 바로 상대방이 잡힌 물고기임을 믿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전적인 신뢰가 꼭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식어 빠진 사랑을 애둘러 표현할 때 신뢰하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으니 말이다. 조금 이상한 얘기지만 아내가 믿을 수 없는 여자일수록 나는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삶이 어렵고 힘겹다 해도 살다 보면 살아진다. 살다 보면 힘겨움에도 적응이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일들도 겪다 보면 감당할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지게 된다. 알래스카의 혹한도, 열대 지방의 무더위도 살다 보면 적응해 살아갈 수 있다. 삶에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이란 없다. 다만 견딜 수 없는 순간만이 있을 뿐이다."

by kinolife 2006. 9. 29. 00:04
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J.D Salinger)
번역: 공경희
출판사: 민음사
2002.09.05 초판 12쇄
민음사-세계문학전집-047

존 레넌을 저격했다는 저격수가 들고 있었다는 그 소설 책...
읽은지 한 참이 지났지만 지금고 영국의 우중충한 날씨같은 소설의 분위기는 습한 기온 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재미있지 않았지만 웬지 끝까지 일어야만 할 것 같은 기운이 맴돌던 소설책의 전형이었다.

- 책 속의 문구 -

"이 곳의 12월은 마녀의 젖꼭지처럼 춥다."

"내가 왜 달리고 있는지는 몰랐다. 그저 달리는 것이 좋다고 느꼈던 것 같다. 길을 다 건너자 내 모습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 날은 정말 이상한 오후였다. 끔찍할 정도로 추웠고, 햇빛도 비추지 않는 날이었다. 그래서 길을 건너면서 점점 자신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느꼈던 것이다."

"뉴욕이란 곳은 누군가가 이렇게 밤 늦은 시간에 거리에서 웃음을 터트리는 순간부터 삽시간에 무시무시한 곳이 되어버린다. 멀리 떨어진 곳가지 그 소리가 울리기 때문이다. 그것이 더욱 더 사람을 외롭게 만들고, 우울하게 느끼게 한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말을 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 지기 시작하니까."
by kinolife 2006. 9. 27. 13:22
글 :  공지영
출판사 : 푸른 숲
2005.04 초판 1쇄

영화의 원작으로 쓰이면서 근래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공지영의 소설... 극장 개봉을 앞두고 정점을 달리고 있다. 주중에 시사회에 초대되었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보질 못했다. 그 안에는 아직 원작소설을 읽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공 지 영 진정 베스트 셀러 작가라고 말 할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여류작가! 딱 여기까지가 그녀의 입지다.
더 이상의 의미 부여는 조금 무의미해 보인다. 쉽게 써서 쉽게 읽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쉽게 잃히는 만큼 또 쉽게 잊혀진다.

인용문을 통해 힘들게 씌어진 책 처럼 보이지만, 참으로 영리하지만 깊이가 없는 소설...팝콘 아이콘..오래간만에
읽는 것 같다. 덕분에 재미있는 시간 보냈다.

- 책 속의 문구 -
"생을 두고 설사 그것이 유치하고 어리석으며 심지어 우스꽝스러운 결말로 끝난다고 해도, 그렇게 모든 걸을 걸 수 있는 대상을 나는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미안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처럼 그런 표현들 할 수가 없었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같은 말들을 그냥 건성으로 하는 거 말고 진정 그 말이 필효할 때, 그 말이 아니면 안 되는 바로 그때에는 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인간의 얼굴은 그리고 눈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가. 그것은 하나의 연설문보다 더한 웅변을 담고 있다. "

"그러므로 모른다. 라는 말은 어쩌면 면죄의 말이 아니라 사랑의 반대말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정의의 반대말이기도 하고 연민의 반대말이기도 하고 이해의 반대말이기도 하며 인간들이 서로 가져야 할 모든 진정한 연대의식의 반대말이기도 한 것이다."

-책 속에 인용된 문구 -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주십시요. 왜냐하면 저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처형당사던 서른 세 살의 예수

"느끼지 못하는 것보다 사악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그건 당신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거야"-찰스 프레드 앨퍼드 <왜 인간은 악에 굴복하는가>

"사람을 괴물처럼 대하면 그 사람은 괴물이 된다"-범죄 수사학

"왕이시여! 이 때문에 울지 마소서 저들이나 또 다른 이들 가운데 그토록 짧은 삶에서 삶보다 죽음을 한 번 이상 원치 않은 이가 없나이다."- 헤로도투스 <역사>

"슬픔 속에서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 눈물에 젖은 채 내일을 갈망하며 밤을 지새우지 못한 사람
그들은 모른다 성스러운 힘을" - 괴테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게 말해보아라
네가 어떤 하느님을 믿고 있는지 내가 말해주리라" - 니체

"조용히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 없이 기다려라.
왜냐하면 희망은 그릇된 것에 대한 희망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 벗이 기다려라
왜냐하면 사랑도 그릇된 사랑에 대한 사랑일 것이기 때문이다." - T.S 엘리어트 <네 개의 사중주>

"누구에게나 슬픔은 있다. 이것은 자신이 남에게 줄 수 없는 재산이다.
무든 것을 남에게 줄 수 있지만 자신만은 남에게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이 소유한 비극은 있다.
그 비극은 영원히 자신이 소유해야 할 상흔이다.
눈물의 강, 슬픔의 강, 통곡의 강
슬픔은 재산과는 달리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 분배되어 있다." - 박삼중 스님

"사람들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대지에 입을 맞추세요.
그리고 온 세상을 향하여 큰 소리로 외치세요.
"나는 살인자입니다." 하고. - 한 때 사형수였던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증, 소냐의 말

"저는 기적을 믿지 않습니다.
다만 기적에 의지해 살아갈 뿐입니다." - 칼 라너

"주위의 모든 사람이 진흙 같은 빵 한 조각 때문에 투쟁할 때 고상한 즐거움을 누리는 게 옳다고 할 수 있을까? - 크로포트킨

"나는 인생을 즐기고자 신께 모든 것을 원했다.
그러나 신은 모든 것을 즐기게 하시려고 내게 인생을 주셨다.
"내가 신에게 원했던 것은 무엇 하나 들어주시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당신의 뜻대로라고 희망했던 것은 모두 다 들어주셨다." - 이태리 토리노에 있는 무명용사의 비

"사형제도는 그 벌을 당하는 자들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제도이다. 정신적으로 수개월 내지 수년 동안 육체적으로
생명이 다하지 않은 제 몸뚱이가 둘로 잘리는 절망이고도
잔인한 시간 동안 그 형별을 당하는 사형수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다른 품위라고는 아무것도 없으니, 오직 진실을 품위라도
회복할 수있도록 이 형벌을 제 이름으로 불러서 그것이 본질적으로
어떤지 인정하자. 사형의 본질은 복수라는 것을. " - 알베르 까뮈 <단두대에 대한 성찰>

"우리는 곰팡네 나는 지하실과 비좁은 감옥에서 앉아서
금가고 파괴적인 운명의 기습를 받아 신음한다. 우리는 결국 사물에
그릇된 광채와 잘못된 존엄성을 더 이상 부여하지 않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구제받지 못한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해야 한다. " - 나치의 감옥에서 죽은, 알프레드 델프

"너무 늦게 당신을 사랑했나이다.
이토록 오래되어도 늘 새로운 아름다움이시여
이다지도 늦게야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나이다. " - 성 아우구스틴

"신비롭게도 사람이 삶을 배우는 데 일생이 걸린다.
더더욱 신비롭게도 사람이 죽음을 배우는 데 또 일생이 걸린다. " - 세네카

"그가 못된 행실을 한 자라고 해서 사람이 죽는 것을 내가 기뻐하겠느냐?
주 야훼가 하는 말이다.
그런 사람이라도 그 가던 길에서 발길을 돌려 살게 되는 것이
어찌 내 기쁨이 되지 않겠느냐? " - 구약 <에제키엘서>

"나는 항상 이것만은 말하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틀림없다고 확신하는 것은
우리들은 언제나 어려움에 의지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어려운 쪽이 바로 우리들의 몫이지요. "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책 속의 그림 -
렘블란트의 돌아온 탕자 [Rembrandt. 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
by kinolife 2006. 9. 12. 06:25

일본의 짧은 시 하이쿠를 연상하면서 썼다는 프랑스 작가의 이 짧은 소설은 시적 감각이 너무 지배적이라 소설을 다 읽고 나도 그런 느낌에 휩싸이게 된다. 이런 류의 소설은 책을 읽을 때는 책장도 잘 넘거가고 좋은데, 책장을 덮으면 책 안의 세게를 까맣게 잊게 한다.
책 표지가 인상적이라 구입했는데, 다 읽고 보니 책 표지 역시 책의 스타일과 매치 된다는 느낌이다.

글: 막상스 페르민(Maxence Fermine)
번역: 조광희
출판사: 현대문학북스
2002.02.02 1판 1쇄

- 책 속의 문구 -

"제가 하고 싶은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여담이지만, 별 시원찮은 책 한권 만드는 데에 저 푸른 숲 속의 아름드리 나무를 몇 그루나 베어내어야 하는지를, 함께 산에 가는 친구에게서 들은 뒤로, 책이 나무 백정이라는 말을 들은 뒤로, 나는 지금 손에 들고 읽고 있는 책이 과연 그 나무의 푸르름 만큼이나 가치 있는가를 읽고 가끔 자신에게 물어보곤 한다."-옮긴이의 말
by kinolife 2006. 8. 19. 22:24

글: 라우라 에스키벨(Laura Esquivel)
번역: 권미선
출판사: 민음사
2004.10 초판 5쇄
민음사-세계문학전집(108)

음식과 성의 관계는 지극히 깊은 머랄까 마치 에너지와 에너지원과 같은 관계이다. 그런 관계를 한 집안의 여자들의 일생을 통해 엮어둔 멕시코 여류 작가의 데뷔작..영화를 통해서 먼저 알려졌지만, 이 책을 읽을 동안은 영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영화를 본지 10년이 넘어서 영화에 관한 그 어떤 것도 생각이 나지 않아서이기도 했지만, 여자들이 주가 된 세계에 등장하는 남자들의 별 볼일 없음에 므흣하며 즐겨 보다가 영화 생각은 잊어버렸다.

역시 사랑은 뜨겁다...그리고 언젠가는 식는다. 사랑 역시도 음식과 같은 논리를 따르는 것이다. 역시 서글픈 주제다.

- 책속의 문구 -
"아시다시피 우리 몸 안에도 인을 생산할 수 있는 물질이 있어요. 그보다 더한 것도 있죠.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걸 알려드릴까요? 우리 할머니는 아주 재미있는 이론을 가지고 계셨어요. 우리 모두 몸 안에 성냥갑 하나씩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혼자서는 그 성냥에 불을 당길 수 없다고 하셨죠. 방금 한 실험에서처럼 산소와 촛불의 도움이 필요한 거예요. 예를 들어 산소는 사랑하는 사람의 입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촛불은 펑 하고 성냥불을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이나 애무, 언어 소리가 되겠지요. 잠시 동안 우리는 그 강렬한 느낌에 현혹됩니다. 우리 몸안에서 따뜻한 열기가 피어오르지요. 이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사라지지만 나중에 다시 그 불길을 되살릴 수 있는 또 다른 폭발이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각자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불꽃을 일으켜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만 합니다. 그 불꽃이 일면서 생기는 연소작용이 영혼을 살찌우지요. 다시 말해 불꽃은 영혼의 양식인 것입니다. 자신의 불씨를 지펴줄 원가를 제 때 찾아내지 못하면 성냥갑이 축축해져서 한 개비의 불도 지필 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영혼은 육체에서 달아나 자신을 살찌워 줄 양식을 찾아 홀로 힐흑같이 어두운 곳을 헤매게 됩니다. 남겨두고 온 차갑고 힘없는 육체만이 그 양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말입니다." [6월 성냥반죽] 중에서

"삶은 그녀에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삶은 그녀에게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많은 댓가를 치러야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고, 그것도 몇 가지밖에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이 싸움은 그녀 혼자서 해야만 하는 싸움이었으며, 티타에게 삶은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9월 초콜릿과 주현절 빵] 중에서

"진실 !, 진실 ! 티타,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진짜 진실이야. 세상은 보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거야" [ 10월 크림 튀김] 중에서


by kinolife 2006. 8. 15. 21:48

글 :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
번역 : 오유리
출판사 : 북스토리 발간
2005년 01월 초판 1쇄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듯한 두 형제를 소재 삼아 각각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묶은 이 독특한 소설은 단편들을 묶었다는 것 이외에도 의외로 시간이 술술 넘어가는 서술 전개를 가지고 있다. 총 5편의 단편들이 출근 시간, 퇴근 시간 합해서 3일에 다 읽게 만들었으니 근래 들어 책 읽기에 집중 못하는 나에게 용기를 십분 불어 넣어 준 책이 아닐 수 없다.

버림받은 두 형제와 일요일이라는 공통 복선이 각각의 단편 속의 인물들에게 다른 의미가 되어 전개가 된다. 책 앞의 카피처럼 애인이 있든 없든, 할일이 있든 없든, 일요일은 누구에게나 오고 또 지나간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일요일에도 난 마트를 다녀온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정말이지 평범한 휴일을 보냈다. 이 책 덕분에 다음 읽을 책을 고르는 여유와 용기를 얻기도 하고...각 단편마다 주인공의 연령대나 성별도 다양하며 등장인물들 역시 평범해 일본식 평범한 일상에 대한 작은 재미에 빠져 볼만한 책이다. 문학의 깊이 이전에 젊은 작가의 재치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 책 속의 문구 -

"너 말이야."
수화기에서 형의 소리가 났다.
"너, 지금, 행복하냐?"
"뭐?"
"아니, 그러니까....."
"뭐야, 기분 이상하게."
"아니 그러니까 말이야, 너처럼 살아도 한평생, 나처럼 살아도 한평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형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다바타는 쉽게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행복하냐는 갑작스런 질문에 그리 간단하게 대답할 수는 없었다.
다바타는 직사광선에 조금 익숙해진 눈으로 해를 마주보았다. 그리고 혹시라도 오늘밤 갑자기 자기가 모습을 감추면 도모미는 눈물을 흘릴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울겠지.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눈물을 그치게 될 날도 오겠지. 아니,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거라 우긴다 해도, 그 날은 꼭 오고야 만다. 울음을 그칠 날이 올 때까지 곁에 있어 주면 된다고 다바타는 생각했다. 넌 바보야, 어리석어. 형은 그리 말할지라도 그런 식으로밖에 사람을 사랑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여보세요."
다바타는 수화기 저편에서 잠자코 입을 닫아버린 형에게 말했다.
"태양은 말이지,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더 이상 눈이 부시지도 않고, 뭐 아무렇지도 않게 되더라." [ 일요일의 운세] 중에서

분명 언젠가는 잊어버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치우지 않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게이고는 무언가를 잊지 않고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다. 무언가를 잊지 않고 산다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면 그럴수록 점점 더 그 무언가를 절대 잊고 싶지 않았다. [일요일의 남자들] 중에서

이 괴로움의 끝에 도대체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로 그 차이였다. 부조리한 괴로움은 내일을 기다려도 해결되지 않는다. [일요일들] 중에서


by kinolife 2006. 8. 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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