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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국, 106분

감 독 : 김동원

출 연 : 이정진
          임창정
          양동근
          한채영
          이대근
          김인문
 
음 악 : 조성우

이렇게 촌스어울수가...혹은 이렇게 촌스러운 것들이 있나..참으로 딱일세..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영화. 2002년도에 이런 풍경을 만들어냈다니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 기념할 만하다 싶을 정도로 독특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 땡떙이 치고 동네 깡패들이랑 싸움질을 해대는 해적과 봉팔, 성기는 지나간 우리 아부지 시대의 전형적인 동네 오빠들이다. 삼촌에서 언듯이 전해 듣거나 드라마를 통해서 엿본 풍경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 영화는 동네에서 이른바 주먹 좀 쓴다는 해적이 사랑하는 여자 아이를 위해서 춤꾼이 될 수 밖에 없는 춤 교습기이기도 하다.

이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딱 들어맞는 캐스팅. 임창정, 양동근의 촌발 작렬은 이 영화의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자연스럽게 그 시절로 관객들을 내려놓는 자연스러움은 이 배우들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내는 것 같다. 물론 캐스팅이 다 좋은 건 아닌데, 한채영의 경우는 동네에서 눈에 확 띄는 미모를 가진 소녀라는 컨셉은 좋은데 마치 무뚝뚝한 나무 막대기 같은 연기 떄문에 얼굴만 이쁜거였구나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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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친구 봉팔의 여동생 봉자를 만나 정신을 빼앗겨 버린 해적. 함께 어울려 다니던 봉팔이 안 보이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봉자가 봉팔의 동생이며, 봉팔의 아버지가 다쳐 봉자가 술집에 몰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적잖이 유머와 감수성을 가진 봉자의 디스코택 사장 이대근 선생은 주먹질을 해 대던 해적의 순수함을 보고 춤을 쳐서 봉자를 데려 갈 것을 제안한다. 일주일의 시간동안 댄스계에 입문해서 경연대회에서 일등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을 받게 된다. 하지만 사랑에 물이 들어버린 해적에겐 해볼만한 아니 해야만 하는 숙제이다. 성기의 엄마에게 춤바람을 들게 한 동네 딴스홀의 제비에게 찾아간 해적과 친구들은 해적의 건승을 빌어본다.

이 장면에서 아무런 인연도 없을 법한 동네의 딴스홀 제비는 일주일의 짧은 시간을 두고 땀을 흘리는 공동의 시간을 통해서 가까운 형이자 스승이 된다. 이 관계가 꽤 흥미로웠는데, 세상이 모든 지식은 내가 알기 이전의 모든 것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스스로 다시 한번 감탄하기도 한 장면이다. 뻣뻣한 몸이 음악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으로 바뀌기 까지 흘린 땀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일까. 세상의 모든 일이 그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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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가난함이 스려있는 영화의 무대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유머스러움과 따스함으로 인해서 쉽게 따스해지는 걸 느끼는데 이래서 지나온 과거는 추억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정으로 스며 힘을 발휘하는것 같다. 세 명의 딱 떨어지는 주연들과 함께 동네를 무대로 활동하는 많은 조연들의 빛나는 연기와 풀풀 흘려나오는 촌스러움에 박수를 보낸다. 너무나 즐겁거나 재미난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우리 아부지, 삼촌 시대의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었다는 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가 아닐까 싶다. 촌발날림...지대로 날리니 볼만 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영화다. 2002년 월드컵과는 정반대 되는 시간대에서 무게 중심을 잡고 있는 이 영화속의 지진아들에게 웬지 모를 박수를 보내고 싶은 것은 왜일까? 아픈 친구 아버지를 대신해서 함께 동네의 푸세식 똥을 퍼 줄 수 있는 친구를 지금에 그 누가 만들 수 있을까..향수 안에 담긴 우정과 의리 ..함께 간다는 것의 의미를 앞으로의 세대가 공감할 수 있을까? 자신 있게 대답을 못하는 건 왜일까?
by kinolife 2008. 12. 2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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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작 : 미국                                                                        제 작 : 한국
상영시간 : 138분                                                                 상영 시간 : 116분
제작 년도 : 1997년                                                                     제작 년도 : 2008년
감 독 : 오우삼(吳宇森)                                                          감 독 : 양윤호
각 본 : 마이크 워브(Mike Werb)                                             각 본 : 김미라, 이재진
          마이클 콜러리(Michael Colleary)
                                                    
출 연 :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                                          출 연 : 신하균
          니콜라스 케이지(Nicolas Cage)                                              변희봉
          조안 알렌(Joan Allen)                                                           이혜영
          알렉산드로 니볼라(Alessandro Nivola)                                    손현주
          지나 거손(Gina Gershon)                                                      이은성
          도미니크 스웨인(Dominique Swain) 

음 악 : 존 파웰(John Powell)                                                  음 악 : 김준성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자신의 얼굴을 범인의 얼굴과 바꾼 FBI 요원과..너무 많은 재산을 쓰기에는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탐욕스러운 기업가가 자신의 젊음을 위해 젊은이에게 내기를 걸어 뇌를 바꾼..이 극명한 소재에 관한 두 편의 영화... 몸의 일부를 바꾼 다는 소재는 같지만 극을 전개하는 방식이나 긴장감에는 큰 치아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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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년도를 보니, <페이스 오프>가 만들어진지 10년 아 이 영화를 본지 벌써 10년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조금씩 영화의 스틸들과 자료를 보면서 조금씩 영화를 봤을 때의 긴장감이나 흥미로움이 조금씩 되살아 나는 것이 아 진짜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는 생각이 새록 새록 떠 올랐다. 나쁜놈을 잡기 위해 그 놈의 얼굴과 자신의 얼굴을 바꾸고 작전에 들어갔지만, 이내 그 놈이 자신의 얼굴로 다시 변신해서 자신의 가족과 자신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원래의 의미 보다는 살기 위한 또 다른 경쟁으로 변모하는 영화의 탄력성이 아직도 생생하다. 각 시퀀스 별로 다닥다닥 완벽한 퍼즐처럼 잘 어우러져 있는 영화는 내심 우리 편이라고 하는 주인공에 유리하도록 감정이입이 되어 있으면서도 어떻게 될까 라는 궁금증을 지울 수가 없는 긴장어린 몰입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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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일본의 원작 만화 <체인지>를 바탕으로 해서 인간의 탐욕을 탐구하는 영화 <더 게임>은 지극히 만화적인 소재와 극단적인 표현법으로 관객들에게 1차적인 충격을 주는 것에만 만족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는 영화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어이없는 복선까지 깔아서..머냐 이건 이라는 실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스포일러라...-_-;;)자극적이지만 치밀하지 못한..충분히 흥미로운 소재이나 영화를 보면서는 완벽하게 빠져들면서 느끼지 못하는 한계가 너무 많이 드러나는 느낌의 영화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도 20대와 60대 이상의 나이를 감안해서 그 내면을 서로 표현해야 되는 상황에서 최대한의 연기력을 끌어냈음에도 조금 어색한..그 어색함이 당연한 설정인데도 봐주기 쉽지 않은 아쉬움은 우리 영화라서 그 연기의 폭이 너무 드러나기 때문인지 무척 불편한 점이 있었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도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을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점이 이 영화의 한계 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 가난한 젊은이의 몸을 빼앗고 결국엔 그 정신까지 빼앗아서 완벽한 젊은이가 되려는 욕심많은 영화 속의 캐릭터를 영화가 아닌 실제 상황에서 어떻데 받아들여야 할지 무척 애매한 것이다.

영화에서는 그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라는 단어로 이 상황을 정당화 하지만...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점..그저 그런 사람이라고 인식해야 하는 점이 영화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젊은이가 자신의 여자 친구의 보증빚을 위해서 내기를 하게 되지만...실제 깡패들이 쳐 들어온 그 여자 친구의 집을 팔면 충분히 보증빚 3억은 갚겠네 라는 생각을 하고서는 이게 좀..먼가 아구가 안 맞는건가 라는 가벼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두 명의 주연 배우들과 손현주의 연기를 제외하면 그 외의 배우들의 연기는 겉도는 느낌이 가득했으며, 이혜영은 역시 영화 안에서가 아니라 영화 밖에서 빛나는 느낌이라 아쉬움이 크다.

영화 안에서 충분히 상상력을 발휘해서 설득력을 이끌어내는 가장 큰 힘은 영화 안에 관객을 최대한 묶어 두는 점..그런 면에서 <페이스 오프>가 < 더 게임>보다 두 수 이상 위 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런 영화에서 극적인 치밀함이나 관객의 허를 찌르는 반전이 없고서야 배우들의 연기에만 의지한다는 건 먼가 불안한 면이 있다. 이런 점에서 시간이 지나도 예전 영화가 더 좋았어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이래 저래 씁쓸한 것이다. 영화를 위해 씌여진 각본, 만화를 영화로 극화 한다는 점..어떻게 글을 화면에 옮길 것인가 많은 감독들의 숙제 겠지만, 원 시나리오든, 원작의 각색이든 충분히 영화스러운 문법이 잘 포장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기회가 된다면 페이스 오프나 한 번 더 보는게 좋을 듯 싶다.
by kinolife 2008. 1. 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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