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전국 각지의 소문난 막걸리를 찾아서

글: 정은숙  

출판사: 한국방송출판
2010.03 초판 1쇄
가격: 13.500원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쉰 김치..비린내가 비릿 올라오는 저렴한 안주의 영원한 친구..배고플 땐 한 끼 떼우기에 좋은 소박한 밥상의 주인...막걸리..


작년엔 꽤 막걸리가 붐이었는데..올해 들어서자 조금 시들해진 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하다. 우리 부부는 종종, 저녁에 전 한쪼가리 부쳐, 쉰김치랑 한 잔 하기도 하는데..아이들 저녁 떼울거리가 해결되었땐 그만큼 편한 대채식사도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 막걸리다. 서울에서는 장수막걸리 밖에 없다시피 하니..주로 그걸 먹는데 맛이 나쁘지 않다. 마트에 간다면 시판되는 조금 더 다양한 막걸리를 먹을 수 있겠지만, 역시 막걸리는 집 앞 조그만 소매점에서 한병씩 후다닥 먹어버리는 맛이 더 크다. 그래서 우린 주구창창 서울 장수 막걸리다.



책장을 넘기면 책의 부제처럼 정이 넘쳐나는 소박하다 못해 소탈한 지역의 막걸리집을 곁눈질 하면서.하긴 뭐 사는게 별건가...정을 나누도 맛을 나누고..매일을 추억처럼 사는 것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내가 먹어본 건 얼마나 되나 싶어서 책장을 넘기고 넘겨도..겨우 시댁이 있는 대구에서 나는 몇몇 막걸리와 경남의 몇몇 막거리만 먹어본거네..싶으니깐 조금 속이 쓰린다. 맛을 봐야 정도 느끼지..아쉬움이 쌓인다. 


여행을 가도 목적의식을 가지고 막걸리집을 찾아다니기 어렵고..그렇게까지 막걸리 매니아는 아니니까..얼렁둥땅..집으로 되돌아오니..막걸리가 한 가운데에 기억된 여행이 그리 많지 않다. 이 책 덕분에..호기심이 조금은 더 생긴 셈이니..다음 어느 곳이든 여행을 가게 되면..작은 선술집을 기웃거려보거나, 슈퍼에서 막걸리를 사다 날라볼까?라는 생각도 든다. 무엇을 먹느냐 보다는 누구와 먹느냐에 방점이 찍이는 인생이다보니..더더욱 먹은 것에 대한 기억이 크지는 않은 것 같은데 나 먹는거 먹는 것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데...라는 여운도 남는게 사실이다. 다음에 대구에 가게 되면 꼭 책이 등장한 곡주사와 도루묵 집에 가 보리라.... 막거리잔 한번 기울여 보리라...생각하며, 그동안 '다양히 못먹어 봄'에 아쉬움을 접고 책장을 덮는다.

by kinolife 2012. 11. 2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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