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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이브 Drive>-자기 인생의 속도
kinolife
2006. 7. 14. 20:32
감독: 사부(SABU)
주연: 츠츠미 신이치(堤眞一)
시바사키 코우(柴咲コウ)
안도 마사노부(安藤政信)
오오스기 렌(大杉漣),
테라지마 스스무(寺島進)
인생이란 수 많은 비유법으로 칭송되고, 의미화 되어왔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길"이란 단어에 의해 규정 지어진 삶이란 언제나 끝이 없고 다시 되돌아 갈 수도 없는 어떤 꽉 짜여진 길이 가지고 있는 묘한 의미처럼 다가오곤 했다. 그래서 운명같고, 또 그래서 아프게 느껴지기도 하는 길과 같은 인생, 우리는 그 위를 걸어가면서 살아가고, 뛰어가면서 넘어가고, 때론 쉬면서 나름의 형태를 취하며 길을 지나간다. 물론 그 길이란 끝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적잖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길로 치환된 삶에 대해 그리고 그 길을 지배하는 인생의 속도에 관한 의미를 생각케 하는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제목은 <드라이브 Drive> 말 그대로 인생, 길, 속도에 관한 왁짝지컬한 인생역전 코미디이다.
영화를 만든 이는 국내에 <포스트맨 블루스>로 어느 정도 알려진 사부 감독, 나름의 색깔을 가지고 재미난 영화를 만들어 내는 감독으로 관심 있는 주제를 별 욕심없이 작게 잘 그려내는 감독이다.
이제 남은 두 사람 중에서 이야기의 축이 되는 것은 주인공, 역시 이 뜻하지 않았던 동행은 소심하다 못해 짜증발전소를 방불케 하는 주인공의 소심증을 낳게 하고, 눈여겨 보던 은행 아가씨와의 새로운 동행이 줄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주인잃은 돈에게 제 갈길을 안내 해주며, 교정속도가 안겨 줬던 생활에 또 다른 드라이브의 속도를 선사한다.
젊은 감독 사부의 재기발랄함이 그대로 엿보이는 이 영화는 차 한 대와 그 차에 올라탄 사람들의 우연적이면서도 상상적이며, 또한 엽기적인 상황을 통해 인생에 대한 또 다른 해법의 가능성을 언급한다. 인생이 길로 치환되는 영화 속에서 드라이브란 그 과정이며, 그 안에 있는 속도는 자신의 인생이라는 차를 운전하는 속도=방식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이 사부식의 은유와 그 속에 담긴 유머가 비슷한 그의 영화들과 다르지 않으면서도 식상하지 않게 다가오는 것은 그 표현의 방식이 주는 묘미가 아니라 정론을 비켜난 듯 보이지만 자신의 스타일로 정론을 표현하는 사부만의 스타일 때문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