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김어준의 명랑시민 정치교본 
글: 김어준,지승호
출판사: 푸른숲
2011.11.23 초판 61쇄
가격: 13,500

2011년은 명실공히  "나는 꼼수다"의 해로 봐야 하지 않나!!

기존의 언론에 빅엿을 먹이면서 진기한 자기애에 빠진 네 남자 모두에게 눈길을 준, 난 우연히 트위터를 통해서 4회차 부터 듣게 되어서 그날 당장에 1-3회까지 다 찾아듣고 그 다음주부터는 업로드를 마냥 기다리면서 그 한주 한주를 버텨 2011년을 마감했던 기억이 있다.

삶은 누구의 잘못을 탓하기 이전에 이미 녹녹치 않았고 구질구질했으며, 체력의 한계는 넘어서기 힘든 저 외국의 어느 이름 긴 산 만큼 삶의 노동강도는 엄청났다. 그것이 정말 무섭도록 힘들게 느껴진데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미래의 억울한 그림들이 점점 나에게 나의 아이에게 비철학을 넘어서는 무철학에 가까이 가면서 해답없이 반복되어 왔기 때문이었다. 그럴 때 아무 생각없이 듣고 또 다시 생각할 거리를 찾고 또 아무 생각없이 웃으면서 털어내고 또 삶에 적용하고 하는 반복적인 정치생활(?)을 통해서 적잖이 삶의 고통과 희열을 동시에 경험하는 이율배반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그 꼼수다에 꽤 많이 반영된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지겨울만한 이야기들도 난 즐겁게 읽었다. 앞으로 나올 꼼수의 내용이전의 정리담화는 그 깔깔거리는 웃음 뒤에 적잖게 도사리고 있는 두려움과 맞닿아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바라는 역사는 내가 움직여서 만들고 이미 만들어 져 있는 많은 역사 중에서 내가 취하는 삶의 행태와 역시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겠다. 그동안 방송 공짜로 들었으니..그 감사의 마음으로 꼭! 구입해서 읽었어요 총수님....

-책 속의 글-

"진보 정당이 수도원 이야기라면, 한나라당은 동물원 이야기거든."

"그 독립으로 가는 여러 경험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바로 연애라는 점도 부가적으로 언급해 두고 싶네. 연애를 하기 전에는 모든 사람이 자기가 훌륭한 사람인 줄 알거든. 자기 실체와 마주하는 데 연애만한 게 없거든.

연애는 내가 가장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 가장 자기 뜻대로 안되는 상대와 만나는 거거든. 거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를 통해 자기가 누군지가 드러나지.그걸 받아들이느냐 못 받아들이느냐는 별개의 문제지만, 그러면서 자신의 하이와 로를 경험하고 바닥과 경계를 확인하게 되지. 그 경계를 이어붙이면 바로 자신의 실체지.
내가 이런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자기가 아니라, 실제 있는 그대로의 자기와 만나는 거지. 자기 대면이지. 그렇게 더 이상 자기기만을 할 수 없는 임계를 지나야 사람은 비로소 성장하지. 합리화로 극복할 수 없는 임계점. 난 그런 맥락에서 박근혜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알지 못한다고 생각해. 결혼도 그런 관점에선 중요한 경험이지. 이혼은 더욱더 중요한 경험이고. 결혼은 가짜고 이혼은 진짜거든. 결혼은 수만가지 이유로 하지만 이혼은 오로지 혼자 하는 결정이거든.

연애와 결혼은 단편적인 예일 뿐이고, 우리가 겪는 무수한 일상과 삶의 갈등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자기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 그건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인간인지 받아들이고 하나의 독립적 인격체가 되어가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절차지 그리고, 그런 과정을 겪고 나서야 자신만의 균형 감각을 획득하는 거다. 이런 말 하면 사람이 꼭 겪어야만 알 수 있는게 아니라고 반론할 수 있어. 아니다. 겪어도 모를 순 있다. 하지만 겪지 않은 건 아는 게 아니라 아는 척이다."

by kinolife 2012. 1. 5. 0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