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1.02~01.16 한국 약 55분 총 3회
          
방송 : SBS
프로그램명 : SBS 스폐셜

제 1부 : 나도 짝을 찾고 싶다
제 2부 : 너는 내 운명인가?
제 3부 :  미워도 다시 한번
   
감 독 : 남규홍
각 본 : 황정연

SBS에서에서 신년을 맞이해서 준비한 시크한 다큐멘터리라고 해야할까..역시 살짝 깊이나 감동보다는 재미 쪽에 가까운 다큐멘터리였지만, 짝이 있는 사람에게나 짝이 없는 사람에게나 모두 볼 만한 프로그램이다. 3주에 걸쳐 구성을 나누었는데 이른바 만남에서 헤어짐까지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먼저 1부를 보면, 협소한 공간 안에서 자신의 짝을 찾는 젊은 남녀들을 통해 연애의 원류를 찾아가 본다는 기획 의도는 좋으나 이것은 대부분의 변수에 의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꽤 짜여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실제 그 중에서 결혼으로까지 이어져 원래 애정촌의 취지에 맞는 커플을 찾을 수 있을지...무엇이든지 너무 과한것은 부담스러운 법 다큐를 보면서 연결된 커플 중에 다리가 아파서 무릎을 못 꿇고, 쉬었다 나가려 했는데 자버린 커플이 성사되었을 것 같은 이 느낌은 무엇일지....막 시작하는 불튀는 연인들에게 고통은 고통이 아니라 허위의식에서라도 발현할 수 있는 이벤트 일 수 있기 때문에 깊은 맛이 안 느껴진다. 오히려 나이 들고 오래된 커플이 위기에서 다시 발전하는 것이 더 견고 해 보이는 것은 내가 살아보니 어느 정도 그런 것 같더라는 심정만이 그 근거가 되기 때문에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고, 그렇게 또 생각한다.  1부를 보면서 마흔의 내가 보기엔, 외모면에서 출연한 처자들이 너무 예쁘고 남자들은 평범해서 이건 또 무엇인가?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한참 연애를 구가할 20대 중후반과 30대들의 요즘 정세를 모르기 때문에 머라 할 수 없지만, 그들의 미모는 동네에서 꽤나 구설수에 올랐을 법 한 범상치 않은 외모여서..일반화된 짝의 주인공들로서는 잘 맞지 않아 보였다. 아 이런 이야기 너무 길게 하면 니가 못생겨서 그렇다는 말 쉽상이니 이젠 그만 !!

2부로 넘어가면 초로의 늙은 두 부부와 가족을 대비해 운명과도 같은 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게 꽤 애틋하고 재미 있다. 여자의 삶이 한숨과 눈물로 매겨지던 시대에 대한 절박함이 있고, 종교처럼 느껴지는 가족우상화의 희생이 어떤 것인지 그에 따른 실제 모습을 아직도 대면 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움이기도 했다. 그 누구의 우울한 현실 앞에서 승자(행복한 삶을 지녔다는 의미로서의)일 수 없는 작품 속의 부부를 보면서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껴 가슴이 시렸다.

이와 반대로 너무도 행복한 노년을 즐기고 있다고 해도 무방한 노부부를 보면서...저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마을 정도는 구한 분들이 틀림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확실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고 권력이 있는 것도 무척 힘이 든다. 하지만 그것보다 저렇게 늙는 것이..함께 늙어가는 사람과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이 더 행복한 것이라는 걸 궂이 뭐 말 해야 하는 건 아닐테다. 알고 있지만, 그렇게 되는 것은 힘이 든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내가 쭈글하고 우리 남편님이 쭈글해도 저런 관계를 가질 수 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아들이 없는 나지만 후처를 들이지 않아도 되는 시대를 사는 건 감사하고 있고, 서로 자신이 먼저 죽기를 바라는 부부지만 가능하면 건강하게 오랫동안 함께 무언가를 하고 싶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지..그렇지 못하는 커플들을 통해 사랑과 위기, 가족과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3부에서 풀어놓는다. 3부에서는 사랑이 식어가는 부부..결혼이 가져다주는 관계의 변화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보여준다. 여러 커플이 나오지만, 절대적인 우승자도 절대적인 루저도 없다. 우리 삶의 모습과 무척이나 닮아 있는 이 결론들은 결국 각각의 커플들이 자신을 짝에게 어떠한 짝이 되는지에 따라 달라진 다는 걸 다큐멘터리는 보는 사람이 직접 느끼게 한다. 흔들리는 가정을 위한 다양한 카운셀링이 있지만, 부부에게 있어서 최고의 카운셀러는 역시 각각의 짝이다. 다큐 끝부분에 등장하는 짝의 유실은 그러한 의미와 정의를 더욱 견고하게 한다. 이 기회에 나도 나의 짝을 다시 보고..내가 그에게 어떤 짝인지를 생각 해 본다. 짝이 있어서 그 짝 때문에 벌어지는 모든 일들의 결과물은 자신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아직도 짝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짝을 찾고 나는 내 짝에게 어떤 짝이 될지 생각해 봐야겠다.  다큐를 보는 내내 아라이 에이치의 노래 "태어나서 좋았다'에 나오는 가사 "태어나서 좋았다. 당신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라는 부분이 떠 올랐다. 오늘 가기 전에 한번 들어야지...내 짝이랑 같이.....
by kinolife 2011. 1. 18. 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