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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다닐 때, 흔하게 있는 술자리에서 나온 대화 중 하나가 언뜻 떠올랐다. 시간을 거스르니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는 이야기가 되고 있었지만, 이 주제는 인간관계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습성 변화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주제는 흔하게 있는 이런 술자리에서 내가 싫어하는 인간이 오는 술자리에 가느냐 안 가느냐...라는 것..

그러니까 과의 많은 동기 선배들이 모이는 자리에 내가 싫어하는 그 인간이 오면 참석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라는 것이었는데...20년 전의 나는 머 어때..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잖아..전혀 게의치 않고 참석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은 그 인간이 나의 인간 카테고리 안에 끼는 게 치를 떨게 싫다는 걸 너무 쉽게 느낀다. 때론 병적이지 않나 라고 느낄 만큼 싫은데....문제는 그런 인간들이 조금씩 늘어간다는 게 때론 너무 슬픔을 준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아주 작은 실수와 무관심에서 시작이 되어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인간으로 추락하고 만다는 걸 알게 되었다.

케이스 1)은 말 잘 든는 후배였는데(상경해서 공부하는 후배를 친동생처럼 집에서 보살필 정도)... 후배의 작은 실수는 나에 대한 기만으로 받아들여져서  이름을 듣거나 얼굴을 쳐다 보면 화가 치 솟는다.  주변의 사람들은 나의 까탈스런 성격을 언급했는데...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굉장히 단호하고 강한 나의 모습을 내가 발견한 것인지도 몰랐다.  잘못은 저질러 졌다. 문제는 용서를 위한 태도....문제는 그게 없었다는 것이었고..소소한 것이라고 생각한 그 태도를 용납할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라고 생각한 후배의 태도에 상당히 불만 스러웠고..시간이 지나자 분노는 가라않지 않고 조소나 무관심으로 변질 되는 걸 확인 하게 됐다. 연을 끊은지 2년 정도가 지나 애기 돌잔치에 나타난 후배 얼굴에 물이라도 붓고 싶은 분노를 다시 느꼈는데, 그 분노는 그 후배에게 소식을 알린 사람 모두에게 비난을 화살을 쏘면서 다시 한번 내 성격을 드러내기에 다다랐다. 내 성격을 알면서 그러다니..라는 의미였는데...병적이다라고 해도 용서나 화해는 흐지부지 하는게 아니라는게 내 생각이다. 감정적으로도 그런 우유부단함이 용서되지 않는다.

케이스 2)는 너무나 많이 친하고 좋아했던 남자 친구이자 동료...같이 회사를 다니면서 시들해진 감정이 무슨 특별한 이유없이 멀어지게 된 케이스였는데...우리 부부 그들 부부 두루두루 친분이 있었는데..지금은 완전히 소원해 져 소식 변통을 서로가 하지 않는다. 첫 아이를 출산하면서 벌어진 회사 내 조직 개편을 끼고 이상한 몇몇 소문에 휩싸이면서 쌓인 오해가 풀리지 않고 추측과 오해로 남더니 어색함과 서먹함으로 이어져 결국은 애틋한 무관심으로 남아 버렸다. 서로에게 해명없이 이어진 불편한 시간들이 오래 되면서 머쓱한 관계가 되고 말았다.
회사 라는 공간 안에서는 친분의 색깔과 그것을 벗어난 친분 관계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꽤 고민하게 한 부분인데..결국은 안 보고 사는게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 참 좋은 자식이었는데...라는 과거 감정을 뛰어 넘은 케이스 인거 같다. 그 녀석이 나를 좋아한 게 어느 정도 였는지 모르겠는데....난 꽤 좋아했었기에 그 허전함이 컸고, 섭섭함이나 화가 꽤 표현없이 쌓였던 것 같다.

이 둘의 경우를 보면 용서와 화해에 실패해서 둘이라는 인간을 잃어버린 경우겠다.
사람 둘을 잃었을 때 그저 기분이 좋은 사람은 없겠지만, 우야 부야 다시 옛날 관계로 되돌리자는 데는 반대한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깊이가 있다는 건 의심 없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고 봤을 때 이 둘의 경우는 신뢰가 꺠어진 경우이므로 그 이전의 관계로 돌릴 수 없다. 그 신뢰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어떠한 처방이 있기 전에는 화해나 이해를 한 것 처럼 보여도 그 이전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케이스 1의 경우는 전혀 다시 언급하기 싫은 케이스 2의 경우는 좋았던 시절을 추억으로만 남기는 걸로 나 자신을 위한 처방전을 내리면서 인간관계를 정리했다.


자 그럼 오늘 술자리에 케이스 1, 2의 경우 같은 경험을 지닌 사람이 동석을 한다면 참석을 할 것인가?
난 참석하지 않는다. 술은 즐겁게 마셔야지....그게 내 지론이다. 여러분은 어떠신가?
by kinolife 2008. 8. 10. 0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