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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한국, 121분

감독 : 윤종빈
각본 : 윤종빈

출연 : 하정우
         서장원
         윤종빈

  삽입곡 : Sleep the Clock Around By Belle And Seba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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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른이 먼저 되어야 해..."

철없는 남자들을 철들게 한다는 장점을 피력하는 군대에서 벌어지는 갑갑한 일상에 대한 다큐 보고서 같이 극명한 영화. 한국 인디 영화의 놀라운 신선함이 담긴 영화다.

군대라는 협소한 장소의 조금은 극적이다 못해 극단적인 죽음에 관한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몸은 성인이나 서로 소통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 대한 담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영화의 메세지 전달은 강렬하다. 남자들이 하는 군대 이야기와 축구 이야기 만큼 여자들에게 지루할게 없다지만, 서로의 심리 상태나 개인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지지 못하는 조직내에서의 인간상이라는 데에서 군대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영화속의 이 현실은 정말이지 끔찍한 한편의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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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다구일땐 아낌없이 까이고, 다시 상사가 되면 고대로 자신의 쫄다구에서 내림한다는 이른바 '가학의 역사'는 협소한 공간과 정해진 규율 안에서 집단 생활을 하는 인간들의 공통된 습성일까..아니면 낙후한 시설과 유난히 인간적인 교감이 강조되는 한국의 병영에서만 벌어지는 특수한 일일까 근본적으로 궁금한 부분이 있지만, 영화에서는 이른바 고문관이라고 하는 쫄다구와 그 쫄다구를 인간적으로 대하려는 상사, 또 그들을 바라보는 병영의 다른 사람들과의 소소한 일상들이 무척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몇몇 답답함으로 무장한 코믹한 장면들이 병영 내의 깝깝함을 대변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눈치 없고 사태 파악에 둔한 한 인간에 대한 집단적인 의견통합을 보여 주는 건지도 모르겠다.


"꼬박 꼬박 말대꾸 하네~"라고 하는 반항에서 시작된 집단 규율위반이 결국엔 전체 부대원 내에서 섞이지 못한 한 존재로 내비쳐지며 결국엔 위 상사에게까지 인간적인 심리 변화를 겪게 한다. 외부적으로 개인적인 문제들 역시 이들 안에서는 소통의 주제가 되지 못하고 각 개인에게 고립의 원인으로만 남는다. 영화는 젊은 청춘에게 연인과의 이별을 감내하지 못한 이 패쇄적인 스타일의 청년에게 자살이라는 극명한 처방을 내리게 되고 영화는 단순히 느리고 사태 파악이 잘 안되는 미숙한 부대원 이야기가 아니라..그런 한 사람을 인간으로서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군대라고 한정적인 조직에 내의 군대의 기제에 대해서 반문하는 것이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놀라운 점은 그런 개인의 답답함을 통해서 충분히 영화속에서 고문관의 존재에 대한 다른 병영 식구들의 상태(이른바 영화의 주인공 태정과 같은)와 같이 문제를 느끼고 동조하면서도 사회적으로 나약하고 도태되어 가는 인간(영화 속의 한지훈)을 구해내지 못한 기제에 대한 반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쟤 진짜 고문관이다...그래도 그걸 군대가 받아듣이지 못하는 것인가 라는 동감과 반감의 공존이 이 영화가 사회 문제에 대해서 영화가 직접 화법으로 던진다는 점에서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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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부하 직원의 자살을 막아내지 못했다는(방조했다는 죄책감으로 괴로워 하는) 사실에 불안해 하는 승영은 자신의 상사이자 중학고 동창인 태정을 만나 그 괴로움을 피력하려고 하지만 자신 역시 병영에서 비이성적인 규율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처럼 태정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고 자신의 괴로움을 이겨재지 못한다. 각각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입장과 처지..혹은 조직에서 하나의 도구나 구성원이 되지 못하고 표류하는 인간의 한계가 너무나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 편의 영화라고 하기엔..썸뜩함과 안타까움..그리고 영화 속의 디테일한 표현들이 놀라운 영화. 영화를 다 보고 또 한 노라운 것. 이 영화의 각본과 감독을 맡은 친구가 바로 영화속의 고문관 역할이라는 것..계속해서 놀라운 영화다.

by kinolife 2007. 8. 14. 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