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케이지 The Birdcage

감독 : 마이크 니콜스 Mike Nichols
주연 : 로빈 윌리암스 Robin Williams
        진 해크만 Gene Hackman
        나단 레인 Nathan Lane
음악 : 마크 머더스부르흐 Mark Mothersbaugh
        조나단 튜닉 Jonathan Tunick 외
1996년 Edel America Records 국내 발매

한동안 색다른 애정을 가지고 들러 보았던 '영화 속의 클럽', 그 마지막으로 들릴 곳은 이제까지 들렸던 곳과는 또 다른 조금은 독특한 곳입니다. 그건 그 동안 찾아가보았던 그 곳의 화려한 불빛, 댄서, 술과 함께 '게이가족'이라는 또 다른 단어가 들어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의 클럽, 그 중에서도 '게이바', 혹은 '게이클럽'이라는 곳을 영화 속에서 한번 찾아보도록 하죠. 오늘의 클럽, 호스트들은 로빈 윌리암스와 나단 레인이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커플입니다. 이 게이커플이 운영하는 게이바를 찾아,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영화 <버드케이지> 속의 클럽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도록 하지요.

영화 <버드케이지>의 제목 '버드케이지'는 로빈 윌리암스가 운영하고 나단 레인이 춤추는 게이바의 이름입니다. '버드케이지'라는 단어가 '새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약간의 흥미를 불러 일으킵니다. '게이바'라는 공간이 일부 특수한 부류의 사람들(게이)의 공간이라고 전제한다면, 그리고 그들의 존재가 일반의 사람들과는 다른 형태를 띄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유리된 계층이라면 스스로 문을 부수거나 타인이 문을 열어주지 않고서는 빠져 나올 수 없는 곳에 있다고 생각이 미치면 말입니다. '새장'과 '게이바'의 그 적절한 매치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더군다나 겉으로 공개될 수 없는 사람들이라면 '새장'이라는 함의와 우리들이 흔히 느끼고 있는 '게이'들의 정서와 잘 매치되는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의 시작부터 화려한 조명과 환호 소리 속에서 독특한 의상의 댄서들의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드는 장면에서 영화를 시작이 됩니다.

그리고 자신들 끼리는 즐거운 이 공간에 한명이 등장하면서 무언가 모를 균형이 꺠어지지요. 아들의 결혼, 그리고 사돈이 될 사람은 보수주의적인 성향의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단란한 게이 패밀리에 혼동이 일게 합니다. 남자 엄마를 소개해야 하는지… 20년 동안 만나지 않았던 친 엄마를 급조(?)해야 하는지 어린 아들과 게이 부부는 보이지 않는 실랑이와 의견차이로 인해 일대 소동이 벌어지지요. 약간을 편법을 동원, 남자 엄마는 삼촌으로 둔갑하고, 게이 취향의 화려한 집안 분위기는 그리스 문화대사관 집처럼 품위있고 적막하기까지 한 공간으로 둔갑합니다. 그리고 클럽 '버드케이지'의 쇼는 이 사건 때문에 잠시 휴지기에 들어가지요. 하지만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했던가요? 여자보다 더 여성스러운 게이 엄마는 고지식한 사돈에게도 고상하게(?) 어필하고 이들이 한 가족이 되는데 문제될 건 없음을 자연스럽게 알게 합니다.

아주 특이한 클럽, 그리고 그 클럽보다 더 특이한 삶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게이 패밀리'의 새로운 둥지 찾기는 이렇게 소란스럽고도 번잡하지만, 어떻게든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틀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우리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에 대한 반문을 던지는 듯 당당하고 유쾌해 보입니다. 우린 여자보다 남자를 더 좋아하고 밤새 이상해 보일수도 있는 춤을 추고 노래하지만 그것이 뭐 어떠냐고 말이죠. 그리고 사실 로빈 윌리암스와 나단 레인은 그런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쓸 커플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더군다나 클럽 '버드케이지'는 장사도 잘되니 이들에게 걱정꺼리는 없었지요. 아들이 결혼 소식을 들고 오기 전에는 말이죠. 하지만 이 소식도 사돈을 위기에서 구하는 변장 헤프닝으로 잘 마무리되죠.

이렇게 위기에 처한 사돈을 구해 내던 클럽 뉴저지의 어느 게이바 '버드케이지'는 그들만의 공간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그들만의 기쁨을 선사하며 운영되고 있겠지요. 그리고 이 영화 속의 클럽에서 들어볼 수 있는 노래는 - The Goldman Girls가 불러주는 노래 "We Are Family" 입니다. 영화 초입 '버드케이지'를 소개할 때와 마지막에 사돈과 버드케이지의 호스트들, 그리고 그들의 아들 부부가 기자들을 피해 유유히 버드케이지를 떠날 때 보여주는 쇼에서 들을 수 있는 노래였지요. 노래 제목도 이들의 영화 속 이야기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아니, 그들은 가족이라는 말 말이죠. 독특한 클럽의 경험을 기억하게 하는 3분 52초가 되시길 빕니다.

-수록곡 리스트-

1. We Are Family - The Goldman Girls
2. William Tell Overture
3. She Works Hard For The Money - Donna Summer
4. Can That Boy Fox Trot - Nathan Lane
5. Mi Gaujira - Cachao
6. Little Dream - Nathan Lane
7. No Pain For Cakes - The Lounge Lizards
8. Love Is In The Air - Christine Baranski/ Robin Williams
9. I Could Have Danced All Night - Hank Azaria/Gene Hackman/Nathan ane/Dianne Wiest/Robin Williams)
10. We Are Family (Reprise) - The Goldman Girls
11. Family Salsa
12. Conga - Gloria Estefan & Miami Sound Machine
by kinolife 2006. 10. 6. 2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