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권산

사진 :권산

출판사:반비
2012.11 초판 1쇄
가격: 25,000원


전작을 너무 재미나게 읽고..책장을 덮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서관에서 이 책을 반갑게 집어 들었다.

구례와 봉화...귀촌을 생각할 때 꽤 추천 받던 곳이다. 전남과 경북을 오가며 사진의 셔터를 직업적으로 눌러댔지만, 저자는 꽤 마음의 울림을 받지 않았나..내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많은 감정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세상의 가치를 따르자면, 한 없이 무의미한 것들일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삶에 대한 스스로의 충실함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면 송석헌의 사람들이 가지는 의미는 그 깊이를 재기 힘든 것들로 채워져 있는지도 모른다. 법과 예로 묶여져 갑갑하게 느껴진다면 그 역시 끝도 없을 법이고.. 내가 기꺼이 받아들여 그것을 해 나간다면 그것은 그 개인의 역사가 되고 그것이 쌓여 전설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서 귀이 여기는 것 만큼이나 내가 고귀하게 생각하는 것을 가진다는 것은 숭고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몇해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장례(화장이었다.)와 책 속 권헌조 옹의 전통 장례와 비교되었다. 장례식날, 생존에 계신 할머니는 장례식장 밖에서 우리들 모습만 보시고는 장례 행사에 참석치 않으셨다. 남편의 마지막 가는 길이었지만, 죽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인생이라며 그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본다고 달라지나..." 자신의 미래를 이리 읽은 이의 모습이 서늘했던 기억이 있다. 그날도 까닭없이 눈물이 났는데..그날의 몇몇 장면들과 책 속의 장례식 장면이 중첩되면서 마음이 싸하기도 했다. 장례식에 무감해 질 때도 있지만, 이렇게 스치는 단상에서 죽음과 대면할 때도 있다. 장례식날..자신의 삶이 자신의 방식으로 정리될 것이다. 나 역시도....


- 책 속의 말 -


"원래 못난 나무가 마을을 지킨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잘난 것들은 전부 서울로 가고 못난 것들만 남아 고향을 지킵니다. 저는 마.... 그렇습니다."

by kinolife 2013. 2. 4. 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