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대한민국 책 고수들의 비범한 독서 편력


글 : 임종업

출판사: 청림출판
2009.09 초판 1쇄

가격: 13.800원



책을 보는 것보다 책을 사는 걸 더 좋아한 나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는 내가 우리나라의 책쟁이들을 엿본다는 건 독서와는 다른 기쁨이 된다. 책을 읽다보니 욕심이 생기게 되고 그러다보니 수집아닌 수집을 하게 되고 찾게 되고 이른바, 장서가가 된다. 

예전에 친구가 책 좋아하는 사람은 그 책 때문에 집이 무너지는 질도 모른다더니..실제로 그런 옛 선인이 있었다니 또 남다른 생각이 든다. 책에 나오는 많은 분들처럼 욕심만 많았지 어느 부분 하나 전문 분야가 없고 두루두루 그렇게 다독을 하는 편도 아니라 아 대단하신 분들..이라는 생각만 하게 된다. 책을 읽는 시간을 소유하고 싶든. 책을 소유하고 싶든. 그 둘 모두이든 책에 파 묻혀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 책이 가지고 있는 종이냄새처럼 그 사람만의 느낌이 있다. 

남의 책장을 훔쳐보는 작은 재미가 담겨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쉽게 신문 기사처럼 읽힐 책이다.


- 책 속의 글 -


"책은 물건이다. 그 물건은 펼쳐져 읽힐 때 책이 된다. 마지막 장이 덮이면 책은 다시 물건이 된다. 책이 책됨은 무척 짧다. 책은, 책으로서보다 책이 되려는 기다림을 존재한다. 책은 곧 그러함일 터이다."-책 중간상 김창기 편


by kinolife 2015. 3. 22. 21:18


시리즈 : 생각나무 TRAVEL-203 

글: 정진국 

출판사: 생각의 나무
2008.05 초판 1쇄
가격: 15.000원


유럽을 이런식으로 여행을 갈 수 있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책을 좋아해서 책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저가가 되는 경우. 그것이 아니라면 뜻하기 않은 유산이나 대박이 터지는 일이 생겨 일을 안해도 되는 사람...과 같은 전생에 복을 받을 만한 사람밖에 없겠지...

책이 재미있다거나 글 내용이 아름답다거나 그런건 아니었지만, 유럽의 책이 있는 마을 곳곳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로움은 좋았던 것 같다. 이 곳의 이곳저곳은 죽을 때까지 책으로밖에 볼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크게 가고싶다는 생각도 없이 아 여긴 이렇게 책과 함께 하는구나..그렇구나 이 정도의 자조로 만족하면서 책장을 덮을수 있었던 것 같다.

국내든 해외든 여행은 누군가와 어디를 어떻게 가느냐도 중요하겠지만, 무엇을 얻기 위해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보기 위해 발길을 뗄 것인지도 함께 생각해 보는 여행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책 속의 글 -


"대자연 속에서 살던 사람은 인간이 하는 짓을 대범하게 웃어넘기는 기질이 있다. 

자살은 가장 인간적인 죽음일 수도 있다."


"역사는 종종 탐미적 의식 儀式으로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어쩌면 의식에서 그 절정을 찾는다. 인터넷으로 세상 소식을 접하다보니 이런 공교로운 우연의 일치가 종종 벌어진다. 

역사와 현재는 온통 이런 어긋나는 일로 넘친다. 물론 누군가에게 무엇을 바친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야 흐뭇한 일이다."

by kinolife 2014. 3. 31. 09:37


원제 : Lettre a D

부제 : 어느 사랑의 역사

글 : 앙드레 고르(Andre Gorz)

번역 : 임희근

출판사: 학고재
2007.11 초판 1쇄
가격: 8.500원


상주로 내려와 독서모임에서 처음으로 한 책

독서 디베이트 배울 때 선생님이 선택적 죽음에 관해서 소개 글을 읽고 호기심을 가졌던 책이다. 모임에서 함께 읽고 여럿이 의견을 나누면서 이들의 사랑과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지금 우리의 삶을 좀 더 밀도 있게 들여다보게 된다.

사랑은 표현이고, 삶은 언제나 끝날 때까지 현재진형이다. 그러나 그 방향, 성격은 개인의 선택이고 그 역시 그들 각자의 몫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과 죽음은 얼마나 사회 안에서 작동하고 있을까? 사회를 배제한 우리 둘만의 관계가 지니는 밀도는 어느 정도일까? 마치 해답없는 질문많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것 같지만, 사실 그런 질문들이 그 나름의 관계와 행동에 형향을 끼치게 될 거라는 암묵적인 신호를 무시 할 수가 없다.

책에서는 D(도린)에게 씌어진 연서들의 모음, 자기독백 가득한 토로. 그렇다면 나는 E에게 보내는 편지를 죽은 이후 남편으로 받을 수 있을까? 아님 살아 있는 동안 우리 서로게 이런 연서를 삶 속에 담아낼 수 있을까?


..꼭 연서가 있어야만 그 관계가 의미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주 가끔은 그런 연정이 과거의 추억 속에 묻혀 있는 섭섭함 같은 것들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지금 현재로서의 안정감과 여유로움, 믿음이 주는 가치가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것인지 부인 할 수는 없다.

누군가에게 있는 그대에게 연서가 없어도 좋다. 드러내지 않아도 좋다. 가슴 깊이 아주 얕은 빛깔이라도 작은 연정은 버리지 않고 살아갔음 좋겠다고 바라며 도린 과는 조금은 다른 내 인생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얇아서 좋지만 그 깊이가 얕지 않은 책이었다.


- 책 속의 글 -


"당신은 곧 여든두 살이 됩니다. 키는 예전보다 6센티미터 줄었고, 몸무게는 겨우 45킬로그램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탐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함께 살아온 쉰여덟 해가 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가슴 깊은 곳에 다시금 애타는 빈 자리가 생겼습니다. 오직 내 몸을 꼭 안아주는 당신 몸의 온기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입니다."


"쾌락이라는 건 상대에게서 가져오거나 상대에게 건네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당신 덕에 알았습니다. 쾌락은 자신을 내어주면서 또 상대가 자신을 내어주게 만드는 것이더군요. 우리는 서로에게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었습니다."


"심각하게 구는 것. 권위에 순종하는 것 따위는 당신에게 늘 다른 세상의 일이겠구나 하는 것을.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로도 우리가 처음부터 하나로 묶여 있다고 느낀 그 보이지 않는 인연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뼛속 깊이 서로 다른 존재라 해도, 뭔가 근본적인 것을 공유하고 있다고 난 느꼈습니다. 뭐랄까, 원초적 상처라고 할까요. 앞에서 말한 '근본적인 경험', 즉 불안의 경험 말입니다. 우리 둘의 경험의 성격이 똑같은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상관없었어요. 그 경험의 의미는 당신이나 나나 우리가 이 세상에서 확실한 자리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뜻이었으니까요. 그 자리는 오직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자율성을 받아들이며 살아야 했고, 나중에 나는 알았습니다. 그런 일에는 나보다 당신이 더 잘 준비된 사람이었다는 것을..."


"나는 결혼을 부르주아 계급의 제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랑에서 연유라는 것인 만큼 가장 비사회적인 부분들을 통해 두 사람이 연결되는 것인데도, 그 관계를 사회화하고 법적으로 문서화는 것이 결혼이라 생각했던 거지요."


"작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가 글 쓴다는 사실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당신은 말했지요." "그러니 어서 써요!"


"문학의 마술이란 이런 것입니다. 실존을 거부하면서 실존에 대해 쓰다 보니, 문학은 나를 실존에 이르게 해주었습니다. 그 책은 내 거부의 산물이었고, 거부 자체였지만 세상에 나옴으로써 내가 더 이상 거부만을 고집할 수 없게 만들어버렸숩나다. 바로 그것이 내가 원했던 것이었으며 오직 책의 출간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었습니다.즉, 나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 나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 내가 혼자서는 규정하지 못했던 목적을 추구하는 것을 말입니다."


"무無이고자 하는 의지는 전체가 되고자 하는 의지와 결국 하나입니다. [늙어 간다는 것]의 마지막에는 나 자신에게 권고하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끝났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즉 여기에 있음으로써 다른 아무 곳에도 없음을, 이것을 함으로써 다른 것을 하지 않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이지. '결코'나 '항상'이 아님을 받아들여야 한다. (...)오직 이 생밖에 없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케이'로 불리는 당신.'당신'을 내게 줌으로써 '나'를 내게 준 사람에게. 결국 '내 책'이 된 그 [배반자]를 쓸 때 이 헌사 같은 생각을 좀 더 발전시켜서 썼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어느새 나는, 평생 무엇을 이루었으며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나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나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내 인생을 직접 산 게 아니라 멀리서 관찰해온 것 같았습니다. 자신의 한쪽 면만 발달시켰고 인간으로서 무척 빈곤한 존재인 것 같았지요. 당신은 늘 나보다 풍부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모든 차원에서 활짝 피어난 사람입니다. 언제나 삶을 정면돌파했지요. 반면에 나는 우리 진짜 인생이 시작되려면 멀었다는 듯 언제나 다음 일로 넘어가기 바쁜 사람이었습니다."

by kinolife 2014. 3. 3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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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갑수
출판사: 푸른숲
2009.06 초판
가격: 13.000원

집착인가? 싶을 정도로 아날로그 물건들에 집착하는 우리 김갑수 옹의 이 책을 산건 2009년인데 읽은 것은 2013년이니 아날로그 적으로 꽤 묵혀서 읽은 셈이다. 그럴듯한 변병..이 아니라 그냥 게을렀군!!  일전에 한대수 선생님이 그 곳에 가 보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은 적이 있는데..음 가게 되면..그냥 마냥 부러워 입을 벌리다 오겠구나! 라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하는 김갑수 선생의 자기 공간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긴 책이다. 

다른 누군가의 은밀한 공간을 궁금해 하고 상상하는 즐거움과 이렇게 스스로 드러낸 공간에 자연스럽게 인도하는 책..둘다 꽤 흥미로운데. 김갑수의 이야기에 녹아 있는 공간에는 그곳에 위치한 많은 물건들. 수많은 클래식 LP와 다양한 커피 제품들과 악세사리..그리고 아날로그 램프에 대한 신세계까지..꽤 탐닉해 볼만하지 않나! 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물건들로 가득해 책을 읽으면서도 그 공간에 대한 굼금증이 가시지를 않는다. 개인적으로 20대 때 골방같은 단골 술집에서 마냥마냥 맥주 일병, 혹은 이병을 앞에 두고 음악 이야기를 마구 해대던 모습과 바로 겹쳐지는데 저 공간에 대한 호기심은 단순이 나와 다른 것이 아니라, 내가 과거에 가지고 있었던, 혹은 지금에서야 다시 바라던 것일지도 모르기에 더 흥미롭게 책장을 넘겼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재미 있는 줄 알았으면, 묵히지 말고 바로 디지털 적으로 읽을껄! 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남자 어른들은 자기만의 공간이 언제나 필요하다는데...그것이 없는 남자들이 끊임없이 여자의 자궁을 찾아간다지..그런 괘변에 철침을 놓기 위해서라도 남자 어른이든, 여자 어른이든 자신을 언제든지 반겨주는 자신만의 공간이 있는 것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 때 부터 작은 집의 다락방에 잡다한 장난감과 중학생이 되어서 받아보기 시작한 보물같은 잡지 "스크린"을 모셔두던 나의 골방들이 스윽 내 뇌리를 스쳐간다.


- 책 속의 글 -

"아침에도 외롭고 점심에도 외롭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외로웠던 체험이 누군들 없었을까.

그 같은 외로움의 고통을 극한적으로 줄여놓은 것이 요즘 세상. 디지털 신문명이다. 보름 넘게 제대로 먹지도 않고 컴퓨터 게임만 하다가 굶어죽은 청년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외롭지 않았을까. 외로워 마땅한 영혼들이 하루종일 인터넷 쇼핑을 하고 낮 모르는 사람과 채팅을 하고, 번개를 하고 통호회를 한다. 그래서 정말 외롭지 않단 말이야?"

by kinolife 2013. 4. 8. 09:44

부제 :'나'만큼 '우리'를 사랑한 멋진 여자들의 따뜻한 인생 이야기 17

글: 고미숙, 김보슬, 김여진, 김영경, 김진애, 류은숙, 박미현, 박성혜, 박영숙, 오소희, 윤정숙, 이유정, 이정희, 임나은, 조기숙, 한경희, 홍수연

출판사:씨네21북스

2011격: 13,000원


한겨레를 통해서 연재되었던 글을 책으로 낸 듯..그래서 그런지 현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우리나라의 여성활동가의 이야기들이 술술 넘어간다. 다양한 철학과 행보..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삶들은 같은 시대에 여자로 사는 나에게 나는? 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진보적인 성향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꽤 전형적인 삶을 산 여자들로 보이지만, 사실 그런 평가까지 가기까지가 얼마나 힘든 것이었는지..그저 추정만 할 뿐이다. 고난과 암울함 속에서도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그 길에 박수를...그리고 삶 자체에 대해서 이 시대의 딸로 성장하는 나의 딸들과 이야기를 언젠가는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다.


by kinolife 2013. 3. 11. 00:18

부제 :초보 시골 생호라자의 집 고르기부터 먹고살기까지

글: 엄윤진

출판사:디자인하우스

2012.09 초판 1쇄
가격: 15,000원


근래 놀면서 더더욱 치열한 삶에 관한 책을 봐야 하겠지만, 이상하게 쉬는 핑계로 자꾸 이러한 책들만 찾아서 보는 것 같다.서울 탈출, 시골 정착 위안 삶의 변화 등의 단어를 동반한 책들.....

시골 초보...이 말 속엔 서울 토박이라는 반대어가 함의되어 있어야만 의미가 커지는 데 이 책의 저자 역시 서울 토박이..도시사람..그러나 삶의 전환기를 스스로 만들고 촌에서 재미난 일들을 어떻게 저지르고 수습하고 즐거워 했는지 아니, 즐거워 하고 있는지를 써내려간 책이다. 저자의 꼼꼼한 글 매무새와 사진들은 책을 읽기 쉽게 하고 아! 참 좋은 아이디어네..아 참 좋은 밥상이다. 아! 참 좋은 집이다...뭐 이러다 보니 책을 다 읽어버렸다. 부러움 덕분에 더더욱 책장 넘기는 속도가 붙었었나 보다. 용기를 넘어서 삶의 터전을 바꾼다는 것은 자신의 남은 운명에 대한 방향타를 전혀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 . 혹은 그것을 넘어서는 전환의 요구가 뒤 따르므로 단순한 객기로 접근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이슈다.


서울에서 밥벌이를 위해서 10년을 넘게 살았지만, 잠시 휴직하고 있는 우리 부부는 아 진짜 밥 벌이 때문에 아무런 삶의 목적없이 서울에서 살아온 건 확실하구나!! 서로 반추하게 된다. 물론 이 책의 저자처럼 이런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우린 시작하기에는 너무 끝물이겠고, 더 이상 신선한 어떤 일이 있을까?  의구심과 겁이 함께 몰려오는 것도 사실이다. 동경..아직까지는 이런 삶은 동경이다. 아이가 5년 정도 어리다면 더더욱 해 볼만 하겠지만, 이미 아이들이 학습의 굴레 속으로 들어가고 있어서 고민이 더 깊어지기만 한다. 용기는 실행과 등을 마주하고 함께 움직이는 것..우린 그 둘 근처에서 머뭇 거리기만 할 뿐...그 어디에서도 시작의 실타래를 잡지 못하고 위태한 서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그리고 이 책 저자의 집 "아 소 재" 는 그저 부럽다.  

by kinolife 2013. 3. 3. 21:03



글: 권산

사진 :권산

출판사:반비
2012.11 초판 1쇄
가격: 25,000원


전작을 너무 재미나게 읽고..책장을 덮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서관에서 이 책을 반갑게 집어 들었다.

구례와 봉화...귀촌을 생각할 때 꽤 추천 받던 곳이다. 전남과 경북을 오가며 사진의 셔터를 직업적으로 눌러댔지만, 저자는 꽤 마음의 울림을 받지 않았나..내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많은 감정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세상의 가치를 따르자면, 한 없이 무의미한 것들일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삶에 대한 스스로의 충실함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면 송석헌의 사람들이 가지는 의미는 그 깊이를 재기 힘든 것들로 채워져 있는지도 모른다. 법과 예로 묶여져 갑갑하게 느껴진다면 그 역시 끝도 없을 법이고.. 내가 기꺼이 받아들여 그것을 해 나간다면 그것은 그 개인의 역사가 되고 그것이 쌓여 전설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서 귀이 여기는 것 만큼이나 내가 고귀하게 생각하는 것을 가진다는 것은 숭고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몇해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장례(화장이었다.)와 책 속 권헌조 옹의 전통 장례와 비교되었다. 장례식날, 생존에 계신 할머니는 장례식장 밖에서 우리들 모습만 보시고는 장례 행사에 참석치 않으셨다. 남편의 마지막 가는 길이었지만, 죽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인생이라며 그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본다고 달라지나..." 자신의 미래를 이리 읽은 이의 모습이 서늘했던 기억이 있다. 그날도 까닭없이 눈물이 났는데..그날의 몇몇 장면들과 책 속의 장례식 장면이 중첩되면서 마음이 싸하기도 했다. 장례식에 무감해 질 때도 있지만, 이렇게 스치는 단상에서 죽음과 대면할 때도 있다. 장례식날..자신의 삶이 자신의 방식으로 정리될 것이다. 나 역시도....


- 책 속의 말 -


"원래 못난 나무가 마을을 지킨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잘난 것들은 전부 서울로 가고 못난 것들만 남아 고향을 지킵니다. 저는 마.... 그렇습니다."

by kinolife 2013. 2. 4. 08:29



글: 정혜정

출판사:나무수
2012.10 초판 1쇄
가격: 12,800원


집을 잘 가꾼다는 것은 정말이지 숨겨두기엔 너무나 아까운 재주가 아닌가...돈만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그만이겠지만, 스스로 자신의 역사까지 담아가며 멋드러지는 손놀림으로 집을 꾸며간다면 정말이지 즐겁기도 하거니와 매일매일이 무척이나 보람된 그런 일일 것이다.


이 책은 저자는 직업이 그런 특수적인 것도 있었지만, 천상 여자라는 말이 맞도록 그렇게나 집을 가꾸고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내는 데 호기심과 소질이 있었던 것 같다,. 나에겐 참 없는 이 소질이 담긴 책을 읽고 있자니 질투가 스멀스멀..참 괴로웠다. 독일식 집을 짓고 인테리어 하는 베른 하우스의 수석 디자이너..음 뭔가 멋져 보이지 않나... 책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잠깐잠깐 보이는 집의 모양새, 이음새, 폼을 보면 아.... 싶어진다. 혹시 더욱 더 프로방스, 독일식으로 대표되는 유럽풍의 집들이 보고 싶다면 저자의 회사 홈페이지(http://www.bernhaus.co.kr)를 살짝 엿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by kinolife 2013. 2. 3. 00:12



글: 김영주

출판사 : 컬처그라퍼
2010.06 초판 1쇄
가격: 13,000원


제주도 여행 중에 지리산 자락에 살면서 겪는 사람의 이야기를 두 권이나 읽었으니 조금 아이러니 하다. 그 중 한권인 본 책은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나 읽게 된 책. 여느 여행책 중의 하나라기 보다는 그 곳의 풍광을 삶 속에서 녹아낸 여행책이다.  잠시 들르는 것이 아니라 인생 중 일부를 떼어내어 그 곳에서 보내는 것. 삶은 여행이라는 수식을 그대로 실천한 여행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다보니  살아보면서 여행기를 쓰는 작가의 연작 시리즈 중 한 권이었다. 이 책 이전에는 전 세계의 유명한 도시에서 머물렀었는데, 국내의 첫 삶+여행지로 선택한 곳이 지리산이라는 점에 호기심이 실린 것이 사실이다.


살면서 느끼는 여행도서의 책장을 자꾸 넘기다보니 이 책의 저자처럼 진짜 지리산 언저리에서 내 삶의 일부를 보내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마치 작가의 낚시질에 걸린 붕어 같은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제주도에서의 긴 여행에서 느낀 것 처럼. 잠시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잠시 머무는 여행의 매력은 곁눈질이 아니라서 그윽함이 있는 것 같다.


by kinolife 2013. 1. 27. 21:24



글: 김영갑

출판사 : 휴먼앤북스
2004.01 초판 1쇄
가격: 13,500원



김영갑 갤러리가 인근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안나 n 폴의 서가에서 읽어본 책..그의 외로운 인생과 황홀한 사진이 합해진 그의 시간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사진은 기다리고 그 공간과 함께하는 작가의 시간에 대한 경의라는 것을 그의 사진이 말해주는 것 같은 책.. 


제주도 여행이 계획되어 있는 이들에게 나름 필독서..


- 책 속의 글 -


"구원은 멀리 있지 않다.

  두려움 없이 기꺼이,

  기쁘게 떠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구원일게다."


"살고 싶다고 해서 살아지는 것도 아니요, 죽고 싶다 해서 쉽사리 죽어지는 것도 아니다. 기적은 내 안에서 일어난다. 내 안에 있는 생명의 기운을, 희망의 끈을 나는 놓지 않는다. 사람의 능력 밖의 세계를 나는 믿는다."

by kinolife 2013. 1. 1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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