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테러범에 관한 영화 <튜브>는 일종의 테러를 소재로 한 액션 영화지만 영화 개봉 즈음에서 발생한 대구의 방화범으로 인한 지하철 사고의 여파로 액션이 아닌 재난영화가 되버린 비운의 영화다.
철저하게 헐리우드 스타일의 극전개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영화는 조금은 빈약한 스토리와 완벽하지 못한 CG, 그리고 극의 리듬을 깨는 러브 스토리까지 진부하면서도 산만한 액션영화의 모든 법칙을 차용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 기존에 우리영화에서 다루지 못했던 소재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감정과 내용 모두가 과잉이 되어버린 부분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배두나는 항상 악기통을 하나 들고 다닌다. 크기로 봤을때는 바이얼린이 아닌가 싶은데 역시 이 부분은 악가 전공자가 봐야 명확해 질 것 같다. 배두나가 들고 다니는 이 악기통 밖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생한 현대화가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의 그림 "Kiss"가 옮겨져 있다. 악기통의 굴곡을 그대로 옮겨받은 그림 "Kiss"는 여주인공의 짝사랑을 더욱 스산하게 하는 장치로 보여진다. 1907년에 그리고 시작해서 이듬해에 완성한 이 그림은 화려한 색체에 애로틱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비극적인 사랑(사실 그렇게 비극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지만)의 메타포로 쓰여서 그런지 스산하게 보인다. 물론 그런 느낌에는 지하라는 주된 공간과 어두운 조명으로 인한 분위기 연출의 영향이 없지 안겠지만, 역시 이들 캐릭터들의 우울한 과거와 현재가 그림을 비켜갈 수 없기 때문이 주된 요인이다.크림트의 다른 그림 역시도 마찬가지지만 빨아들이는 듯한 색감이 오히려 쓸쓸한 감상을 전해주는 그의 그림이 이 불운한 액션영화에 등장하는 것은 약간 오용된 듯한 느낌이 든다. 편견인가? 역시 영화는 성공을 하고 볼 일인가 보다. 재미없고, 흥행에 실패해서 그런지 그런 자잔한 것 깥지 뭔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by kinolife 2006. 7. 12.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