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종자는 누가 소유하는가

글: KBS 스페셜 종자, 세계를 지배하다 제작팀
출판사: 시대의 창 

2014.05 초판 1쇄

가격: 각권 16.800원


KBS 스페셜에서 다큐멘터리로 다루었던 내용을 책으로 묶었다고 해서 다큐멘터리를 찾아서 보고 싶었으나 방송된지 좀 되어서 찾아보기 힘들어 영상으로 복습하는 것은 포기하고 책만 충실하게 보았다. 


종자, 씨앗에 대한 다국적 기업의 욕망을 보면서 자본주의 속도없는 질주가 농업에 까지 뻗어나간 걸 보니 이제 자본주의가 자본창출을 위해 만질 수 있는 재화가 어떤 것이 더 남아 있을까 의심이 될 정도로 끔찍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었다.

책은 씨앗을 지배한 몇몇의 기업이 토종 농업에 진출해 지구를 오염시키고 미래를 잠식하면서 획득한 자본을 어떤 식으로 다시 사람을 죽이는데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이들을 막지 않으면 종극에는 이들조차도 죽을 수 밖에 없는 생태계를 만들 수도 있겠다는 공포를 느끼게 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은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이 씨앗을 다룬다는 점이었는데, 요리하지 않는 사람들이 냉장고를 독점하고 운동하지 않는 사람들이 운동기구를 사 모으는 것처럼 무언가 불합리한 이야기들이 소유권, 개인자산, 자유 등의 이름으로 허용되고 있구나 싶어 조금은 허무함과 목잡한 허털감을 느꼈다.물론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이야기들이 내가 도시에서 그 시스템 안에서만 충분히 생활이가능했다면 크게 관심이 없었을 듯 하다. 그러나 귀촌을 하고 농사와 땅, 농부와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내가 먹는 먹거리로 이어지고 그것이 다시 지구 안에서 순환되는 구조에 조금 관심을 가지면서 종자를 소수가 독점하고 운영하는 것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은 권력을 소수가 가지고 그 힘을 전체로 휘두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순한 권력을 넘어서 이 문제는 어떤 면에서 보자면, 문제가 커졌을 때 다시 회복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든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 비교조차 어마한 차이가 날 정도로 무섭고 끔찍한 이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의 관심과 변화처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GMO 역시 보다 많은 홍보를 통해 문제의식을 갖도록 해야하며 GMO가 미국의 개인무기 소유와 같이 엄청난 문제가 그 존재 안에 내재되어 있음을 공공이 해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갖게 했다. 개인적인 소회는 우리 먹거리 안에서 GMO로 추정되는 음식재료의 총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며, 모르고 너무 많이 먹는 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관심을 가지고 Non-GMO를 찾는데 이 행위가 꽤 불안정한 시스템 안에서 이루어져 있어 각 개개인이 어느 정도 걸러내는지 확인 할 수 없다는 불안이 주는 스트레스를 꽤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도 너무 무관심하고 정부도 특별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니 어느 곳 하나 안정된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개인이 개인의 관심도에 따라 그 행동 결정 안에서 결과가 담보될 뿐이다. 이런 대부분의 무관심이 나쁜 음식을 키우고 또 다시 그것을 소비시키는 구조로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으니 개인이 찾아서 변화를 만들 씨앗을 키울 수 있는 소비행위를 할 수 밖에 없다. 우리 나라의 많은 것들이 그럿듯, 씨앗이 그렇고 우리의 먹거리가 또한 그러하다. 굉장히 답답하면서도 불안한 이슈다.


책은 충격적인 내용을 그리 어렵지 않은 톤으로 써내려 가고 있으며,덕분에 책장도 아주 잘 넘어간다. 이슈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조금 더 심화된 내용을 읽어도 좋겠지만, GMO에 무지하거나 씨앗회사들에 대한 정보가 없는 이들에게는 꼭 권해보고 싶은 책이다.



- 책 속의 글 - 


"예로부터 씨앗과 먹거리의 관계를 상징하는 '콩 세 알' 이야기가 있다. 콩을 심을 때 세 알씩 심는데, 한 알은 벌레나 새가 먹고, 한 알은 이웃이 먹고, 한 알은 땀 흘린 농부가 먹기 위해서란다. 곧 씨앗을 심는 행위는 생명, 나눔, 순환의 의미를 담고 있다."


by kinolife 2015. 1. 27. 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