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일본, 116분

원어제목 : (ウッジョブ)~神去なあなあ日常~

영어제목 : Wood Job!

감 독 : 야구치 시노부(矢口史靖)
각 본 : 야구치 시노부(矢口史靖),  원작 : 미우라 시온(三浦しをん)
 
출 연 : 쇼메타니 쇼타染谷将太), 나가사와 마사미(長澤まさみ)

          이토 히데아키(伊藤英明), 유카(優香)
         아리후쿠 마사시(有福正志), 마키타 스포츠(-マキタスポーツ)
         아리후쿠 마사시(古舘寛治), 타나카 요지(田中要次)

세이코 나나(清野菜名), 후루카와 유키(古川雄輝)

스가와라 다이키치(菅原大吉), 히로오카 유리코(広岡由里子)

콘도 요시마사(近藤芳正), 미츠이시 켄(光石研)

에모토 아키라(柄本明), 니시다 나오미(西田尚美)


음 악 : 와다 타오루(和田亨)


나무에 경의를...이라는 문구가 절로 나오는 향토 코미디라 부를말한 야구치 시노부의 신작.. 

그의 이름을 보는 순간 데뷔작을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보았을 때의 기억으로 조금은 반가웠던 것이 영화를 보기 전의 감상이었다.


영화는 어딘가 모르게 띨띨함과 순박함으로 무장한 유우키가 어떻게 변화할까요? 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그 대답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느낌을 준다. 가슴 뜨겁게 '일에 대한 경의'를 경험하는 직업인으로 성장하느냐. 혹은 여자에게 싫은 소리 듣고 친구들과 어울려 술이나 퍼 먹어대는 소년이 어떻게 남자로 커 가는지를 보여줄 것인지..혹은 이 둘의 균형감 속에서 조금은 멋있어질려고 하는 유우키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게 할지 기대하게끔 너무 빤하게 전개된다. 그리고 질문이 어찌 되었던 간에 그 대답은 루틴하면서도 교과서 적인 진행과 결과로 마무리 되고야마는 전형적인 일본식 착한 코미디 영화다. 다른 말로 하면 야구치 시노부 식의 클리셰의 재창조라고 할까.. 내가 알던 감독의 이름과는 다를 수 없는 그의 또 다른 소재의 영화를 감상한 것이라는 것이다.

야구치 시노부가 만들어 내고 있는 코미디 영화들은 이전보다 깔끔한 진행으로 아귀가 딱딱 맞는 안정된 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같지만, 데뷔작을 처음 보았을 때의 신선한 즐거움을 주는 데는 실패하고 있구나....라는 인상을 들게 하는데 이 작품에서 특히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틀이 잡힌다는 것은 결국 자기만의 스타일에 갇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딱 상상만큼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어딘지 알 수 없는 일본의 마을은 영화를 넘어서는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 끝을 알 수 없이 높이 바르게 자라고 있는 참나무들과 그 나무들과 함께 또아리를 틀고 있는 마을은 그야말로 보존!!이라는 이름이 딱 먼저 떠 오르는 곳이었다. 영화를 보고 인터넷으로 사진을 찾다보니..벌써 우드잡이라는 단어를 적고 그 영화가 이 곳에서 찍혔다는 팻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기능을 하고 있는 사진을 발견하곤 ..에휴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긴 뭐라 할 수 있겠나. 내가 그리 특별한 사람이 아니듯 영화를 보고 저 곳이 참 좋다.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면 이런 사진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니.... 이어서 설마 영화를 위해서 저 웅장한 나무들을 자를 수 있게 일본의 마을이 허락을 했을까..아니면 CG인가...머리가 복잡해지면서 조금은 감상이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도 했다. 영화보다 로케가 더 돋보이는 영화가 되어 버리는 순간이다. 이런 숲을 그리고 이런 마을을 가지고 있는 일본은 그것만으로도 이미 부자라는 생각을 했다. 


유우키 역을 맡은 쇼메타니 쇼타는 영화 속의 인물과 딱 맞아 떨어지는 마스크에 표정을 가진 야구치 시노부의 남자같다. 이번 영화는 물론 야구치 시노부 식의 코미디 스타일과 어울리는 얼굴이라고나 할까. <우드 잡>의 유우키의 얼굴에서 야구치 시노부의 초기작 <비밀의 화원>의 사키코와 오버랩 되는 건 사키코가 야구치 시노부의 여자같다는 생각을 했던 과거작과 맞물려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도 사키코(니시다 나오미)는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감독과의 우정을 보여주고 나에겐 추억도 함께 돼새겨 준다.  


영화의 원작은 현재 일본에서 꽤 주목받고 있는 소설가 미우라 시온의 [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도 번역 출간되어 있어서 비교해 읽어보기에 좋을 듯 싶다. 책 표지의 분위기 책 제목이 주는 이미지는 영화 이미지와는 조금 차이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 일지...웬지 모를 이 목가적이고 나즈막한 소설책이 주는 분위기가 영화와 얼마나 싱크 될지 호기심이 생기는 부분이다. 소설이 코믹함을 바탕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야구치 시노부의 재기 발랄함에 조금은 더 칭찬을 해 주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낯익은 감독, 어느 정도 전개를 예상 할 수 있는 내용. 그러나 그 모든 클리셰들을 부드러운 미소로 감싸 안을 수 있는 영화 속 가득한 초록색은 영화 보는 내내 잔잔한 위로를 전해 준다. 나무를 지속 가능하게 키워내고 그것을 다시 인간에게 돌려주고 그 고마움을 다시 자연에게 갚아나가는 순환의 미덕이야말로 자연안에 사람이 어우러져 사는 것에 대한 감사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의 유우키의 성장을 다른 많은 사람들이 짧게나마 느껴볼 수 있음 참으로 좋지 않겠나라는 교과적인 생각을 했고,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나는 이 원작 소설을 오늘 주문했다. 내일쯤 도착하게 될 이 영화의 원작소설 번역본은 이 영화가 나에게 준 작은 선물이 되었다. 그러고보니 책도 영화 속의 나무들이 자기 몸을 불살라 만든 물건이다. ^^;;


-영화 속의 명대사-

"이상한 일 같겠지만 말이야. 농부라면 품과 시간을 들여 지은 채소가 얼마나 맛나는지 먹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임업은 그렇게는 안 되지. 일을 잘했나 못했나 결과가 나오는 건 우리들이 죽은 후야... 뭐 사는 게 그런 거지..." -나카무라 임업 신방(미츠이시 켄)

by kinolife 2015. 1. 22. 23:1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 작 : NTV 토요
방 영 : 2003.04.19 - 2003.07.05
각 본 : 쿠도 칸쿠로(宮藤官九郎)
원 작 : 쿠도 칸쿠로(宮藤 官九郎)
감 독 : 미즈타 노부오(水田伸生)
          아이자와 준(相沢淳)
          이와모토 히토시(岩本仁志)
          오가사와라 나오키(小笠原直樹)


출 연 : 이토 히데아키(伊藤英明)
          시노하라 료코(篠原涼子)
          후루타 아라타(古田新太)
          니시무라 마사히코(西村雅彦)
          오다 아카네(小田茜)
          오오쿠라 코지(大倉孝二)
          아베 사다오(阿部サダヲ)
          키우치 미도리(木内みどり)
          오구라 히사히로(小倉久寛)
          벡키(ベッキー)
          하야미 모코미치(速水もこみち)
          이시이 켄이치(石井愃一)
          와타나베 잇케이(渡辺いっけい)
          스즈키 사와(鈴木砂羽)
          와니부치 하루코(鰐淵晴子)
          누쿠미즈 요이치(温水洋一)
          이가와 하루카(井川遥)
          무사카 나오마사(六平直政)
          카미키 류노스케(神木隆之介)
          히라야마 아야(平山あや)
          네기시 토시에(根岸とし江)
          아키야마 나츠코(秋山菜津子)
          키시다 쿄코(岸田今日子)
          히로오카 유리코(広岡由里子)
          메구미 토시아키(恵俊彰)
          사이토 요스케(斉藤洋介)
          호쇼 마이(宝生舞)
          오카다 요시노리(岡田義徳)
          긴푼초(銀粉蝶)
          타야마 료세이(田山涼成)
          무라스기 세미노스케(村杉蝉之介)
          마에다 아이(前田愛)
          오이카와 미츠히로(及川光博)
          스도 리사(須藤理彩)
          오쿠누키 카오루(奥貫薫)
          야마자키 하지메(山崎一)
          쿄모토 마사키(京本政樹)
          나마세 카츠히사(生瀬勝久)
          스기모토 아야(杉本彩)  
          카타기리 하이리(片桐はいり)
          다테 사토루(伊達暁)
          쇼지 유스케(少路勇介)
          이즈미사와 유키(泉澤祐希)  
          호시노 아키라(星野晃)  
          야마니시 아츠시(山西惇)  
          히라이와 카미(平岩紙)  
          시시도 미와코(宍戸美和公)  
          이케즈 쇼코(池津祥子)  
          오오시마 요코(大島蓉子)

음 악 : 이와시로 타로(岩代太郎)
주제곡 : "I Love You"  By
Breath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랑하는 아내(혹은 남편)의 변화를 어느 정도 감내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드라마로 녹여 놓은 쿠도 간쿠로 각본의 2003년도 작품.. 그 사이 몇년이 흘렀다고 조금은 촌스러운 모습이 눈에 띄지만, 굉장히 독특한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는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야기의 주된 소재는 사랑스러운 아내가 어느날 자전거를 타고 나가서는 이상한 아저씨와 머리를 부딪혀서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사랑스러운 아내가 보이는 증상은 무언가를 떠올릴려고 하면 머리를 부딪힌 이상한 뚱보 아저씨로 변해 버리는 것. 너무 사랑스러운 아내의 변화를 감내하기가 쉽지 않다. 두 사람이 서로 바뀐다는 황당한 설정의 내용을 비교적 우스꽝스러운 주변 환경의 배치를 통해서 독특한 드라마로 만들어 낸 설정이 무척 흥미롭다.

아내와의 시간이 소중해서 큰 프로젝트까지 마다한 남편은 동네의 흐름한 신부름 센터에 취직해서 마을의 이런 저런 작은 이슈부터 온라인으로 접수되는 자잘안 문제까지 전 직원이 나서서 해결하는 즐거움에 빠져 있다. 이 과정에서 아내의 비상만 머리(물론 뚱뚱한 아저씨로 변모해 버리는 아주 큰 부작용이 있지만)도 큰 역할을 하면서 둘은 타인의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기쁨을 공유한다. 보통의 부부들이 가지고 있는 러브러브 효과 혹은 사랑의 힘은 아내의 몸이 변화 하면서 조금씩 문제를 일으키지만, 만났을 때의 마법효과는 약효가 떨어진다고 해도 위기 극복을 통해서 다시 새롭게 생기는 과정을 코믹한 터치로 그려 나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둘의 닭살 커플의 미땅..루미땅의 쇠뇌적인 반복발음 이외에도 이들 주변의 다양한 인물들 역시 드라마의 큰 힘을 이룬다. 흥신소 사장 코키치, 그의 정부이자 아마치 코지의 애인이기도 한 니시, 흥신소의 흉물남(이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코마츠, 일본 내에서 가장 머리가 좋고 기억력이 뛰어난 스타 강사 아마치 코지, 역시 흥신소의 직원으로 유명 여배우와 사귀고 있는 타나베(역시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힘들 설정). 아주 키가 큰 루미코의 엄마와 상대적으로 아주 작은 루미코의 아빠...거의 매일 식사 배달을 오는 오므라이스 가게의 철부지 수잔과  R 발음이 잘 안되는 수잔의 남편... 등 이들의 고정 캐릭터는 아주 범상치 않다. 물론 이 흥신소에 고민을 의뢰하는 단막 소재 역시 극 속에 숨은 또 하나의 이야기로 이해 될 수 있는데, 고기를 못 먹는 아이에게 고기 먹이기, 한 사람으로 부터 스토커성으로 배달되는 선물처치법, 겁쟁이 야쿠자 두목에게 두목으로서의 힘을 갖추게 하기, 엄마와의 불화로 연예인이 될려고 하는 사장의 조카 길들이기, 애인이 떠나간 이후 나쁜 술 버릇에 빠진 여인네 술버릇 고쳐주기 혹은 애인 찾아주기, 성적 탑의 학교와 단란주점의 상호가 같은 문제점 해결 등등.. 아주 별것 아닌 소소한 소재를 쭉 나열해서 매회마다 이슈를 만들어 내는 작가의 아이디어 뱅크가 놀랍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독특한 소재..살아 있는 캐릭터.. 때론 조금은 당황스러운 설정이 섞여서 만들어 내는 황당무개한 드라마...국내에선 유치하다는 논리에 사장되기 쉬울법 한 이야기를 무척 독특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아주 신선하게 나가온다. 만났을 때 마법에 걸린 것 같아! 라는 감탄을 뿜어 낼 만한 '나의 마법사'를 만나는 것 만큼이나 그 마법이 풀리지 않게 노력하는 것...상대방의 변화 자체, 더 나아가서는 존재 자체를 인식해 자신이 항상 마법에 걸려 살 수 있는 포스야 말로 진정한 마법사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키치 드라마. 시끌 벅쩍한 드라마의 분위기가 12회 중 어느 한회도 없이 일관되어서 개성이 유지되는 독특한 드라마이다.

by kinolife 2007. 7. 19. 12:58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