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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素晴らしい一日
글 : 다이라 아즈코(平安壽子)
출판사 : 문학동네
2004.09 초판 2쇄

전도연과 하정우의 조우로 세간의 이목을 잠시 잠깐 끌기도 했던 영화 <멋진 하루>의 원작이 담겨져 있는 다이라 아즈코의 소설집. 정말 쉽게 읽힐 수 있는 대중소설작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누가 옆에 와서 속닥속닥 이야기를 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의 가벼운 책이다.

이 중에서 영화의 원작이 된 단편을 영화와 비교해 보고 싶었는데..시사회도 못 가고 영화관도 못 가고 했더니 볼 수 있는 기회가 만나기 쉽지 않다.웬지 이 뭉글뭉글하고 낙천적인 남자와 지극히 정상적인 여자와의 만남은 어찌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이 주변에 보면 꽤 이렇게 대책없는 부류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꼭 남자 여자 중 남자가 그런면이 있는 부류가 많다고 이야기 할 순 없겠지만, 이상하게도 나에게 있어선 그쪽이(여자보다 남자가 비현실적인 경우가 많은) 이해와 납득이 빠르게 느껴진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영화도 꼭 보고 싶다. 명절 특집을 한번 기다려 봐야겠다. 돈을 빌리는게 습관이 되고 갚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구속받지 않는 아주 해피한 캐릭터란...옆에 그런 사람이 없다는 게 행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돈과 얽인 관계 만큼 구질구질 해지기도 쉽잖기 때문이다. 그 사소하지만 사람 열 받게 하는 나아가서 인간이 진짜 싫어지는 상황을 통해 아 이렇게도 살 수 있는건가 알려주는 듯한 이상야릇한 감정을 받게 하는 재미있는 단편이다. 본 책에 수록이 되어 있는 다른 소설들고 아 이럴수 있겠구나...라고 하는 삶속의 작은 이야기를 소설적으로 아주 잘 표현해 내고 있다.

- 책 속의 글 -

운명에 톱니바퀴가 있다면, 니카하라의 그것은 성격을 반영해서 타성으로 터덜터덜 운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온리 유] 중에서

by kinolife 2010. 3. 25. 05:26

글 :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
번역 : 오유리
출판사 : 북스토리 발간
2005년 01월 초판 1쇄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듯한 두 형제를 소재 삼아 각각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묶은 이 독특한 소설은 단편들을 묶었다는 것 이외에도 의외로 시간이 술술 넘어가는 서술 전개를 가지고 있다. 총 5편의 단편들이 출근 시간, 퇴근 시간 합해서 3일에 다 읽게 만들었으니 근래 들어 책 읽기에 집중 못하는 나에게 용기를 십분 불어 넣어 준 책이 아닐 수 없다.

버림받은 두 형제와 일요일이라는 공통 복선이 각각의 단편 속의 인물들에게 다른 의미가 되어 전개가 된다. 책 앞의 카피처럼 애인이 있든 없든, 할일이 있든 없든, 일요일은 누구에게나 오고 또 지나간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일요일에도 난 마트를 다녀온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정말이지 평범한 휴일을 보냈다. 이 책 덕분에 다음 읽을 책을 고르는 여유와 용기를 얻기도 하고...각 단편마다 주인공의 연령대나 성별도 다양하며 등장인물들 역시 평범해 일본식 평범한 일상에 대한 작은 재미에 빠져 볼만한 책이다. 문학의 깊이 이전에 젊은 작가의 재치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 책 속의 문구 -

"너 말이야."
수화기에서 형의 소리가 났다.
"너, 지금, 행복하냐?"
"뭐?"
"아니, 그러니까....."
"뭐야, 기분 이상하게."
"아니 그러니까 말이야, 너처럼 살아도 한평생, 나처럼 살아도 한평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형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다바타는 쉽게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행복하냐는 갑작스런 질문에 그리 간단하게 대답할 수는 없었다.
다바타는 직사광선에 조금 익숙해진 눈으로 해를 마주보았다. 그리고 혹시라도 오늘밤 갑자기 자기가 모습을 감추면 도모미는 눈물을 흘릴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울겠지.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눈물을 그치게 될 날도 오겠지. 아니,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거라 우긴다 해도, 그 날은 꼭 오고야 만다. 울음을 그칠 날이 올 때까지 곁에 있어 주면 된다고 다바타는 생각했다. 넌 바보야, 어리석어. 형은 그리 말할지라도 그런 식으로밖에 사람을 사랑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여보세요."
다바타는 수화기 저편에서 잠자코 입을 닫아버린 형에게 말했다.
"태양은 말이지,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더 이상 눈이 부시지도 않고, 뭐 아무렇지도 않게 되더라." [ 일요일의 운세] 중에서

분명 언젠가는 잊어버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치우지 않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게이고는 무언가를 잊지 않고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다. 무언가를 잊지 않고 산다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면 그럴수록 점점 더 그 무언가를 절대 잊고 싶지 않았다. [일요일의 남자들] 중에서

이 괴로움의 끝에 도대체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로 그 차이였다. 부조리한 괴로움은 내일을 기다려도 해결되지 않는다. [일요일들] 중에서


by kinolife 2006. 8. 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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