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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작 :  한국                                                                        제 작 : 한국
상영 시간 : 132분                                                                 상영 시간 : 125분
제작 년도 : 2003년                                                                제작 년도 : 2008년
감 독 : 봉준호                                                                     감 독 : 나홍진
각 본 : 봉준호, 심성보                                                          각 본 : 나홍진
원 작 : 김광림

출 연 : 송강호                                                                     출 연 : 김윤석
          김상경                                                                               하정우
          김뢰하                                                                               서영희
          송재호                                                                               구본웅
          변희봉                                                                               김유정
          전미선
          박해일 

촬 영 : 이강산                                                                     촬 영 : 이성제
음 악 : 이와시로 타로(岩代太郎)                                             음 악 : 김준성, 최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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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인의 추억>과 <추격자>를 비교한다는 것은 꽤 흥미있는 컨텐츠의 비교이며, <추격자>를 보고 나오는 길에 바로 <살인의 추억>을 본능적으로 추억하게 되서 <추격자>를 보고 난 다음 꽤 흥분했었던 기억들이 되 살아난다. 최근에 사는데 지쳐서 바로 써야되는데 이 감흥이 날아가기전에..라는 말만 되뇌에다 3월경에 본 영화를 그해 말에나 정리하게 된다. 사는게 추억만 만드는 것 같고, 누군가에게 추격 당하가는 것 같이 살고 있다. 일단 영화의 소재가 미친 살인마..그것도 연이어 미친 짓을 해 대는 개쇠이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 그리고 어떠한 면에서는 이 미친 놈들에게 사회가, 일반 사람들이 상처받고 끝내 피해자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꽤 공포스러우면서도 쓸쓸한 영화적 이야기가 영화의 완성도를 싸고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짜릿함을..그것도 꽤 찝찌부리한 쾌감을 전해 준다는 공통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에게 있어 이 두 영화는 5년이란 제작기간의 갭을 두고 한국영화에서 범죄 영화의 진화를 보는 듯 해서 꽤 즐거웠다. 같은 소재이지만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고, 충분한 시간차를 느끼게 하면서 다른 맛을 내 주고 있는 두 영화. 그건 어찌 보면 아주 뛰어난 두 감독에 의해 잘 탄생한 엄친아 같이 돋보인다는 공통점에서 그 관심의 출발점에 서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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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점은 우리 나라 경찰에 대한 두 영화의 시선이다. <살인의 추억>의 경우, 80년대를 무대로 당시의 경찰들의 한계를 기반으로 범죄자가 경찰보다 앞서 나가는 현실이 일반 사람들에게 어떠한 고통을 비춰주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감독의 의식은 경찰이라는 존재가 나라 안의 국민들에게 어떠한 존재인지 그리고 얼마나 힘든 직업인지를 반문하는 것 같은 인상이 강하다. 이른바 연민적인 시선과 함께 질타를 날려대지만 5년이 흘러 만들어진 영화 <추격자>는 더 직설적으로 변모했다. 영화 속에 비쳐지는 경찰은 조직 안에 갇힌 그리고 검찰 밑에 조아린 시녀 같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모르고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조직원으로서 존재해야 하는 경찰..이 눈치 저 눈치 다 봐줘야 하는 경찰들의 바쁜 일면들은 경찰 조직을 뛰어 넘어 우리나라 조직사회에 일침을 던져대는 듯 통쾌하다. 영화가 그 사이 더 직설적이고 받아들이는 관객들도 보다 오픈 된 듯한 인상을 심어 준다. 대한 민국의 어느 조직이 정치적인 성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른바 실력보다는 줄..그것이 조금 개도 되었다면 실력은 기본..그리고 돈과 줄이라는 법칙에 온 몸으로 손사레를 칠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 나라의 조직사회 전반의 분위기임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어봄직 한 현실임을 감안할 때 과감하게 영화안에서 그려낸 <추격자>는 아주 직설적인 면모가 강되는 반항아 같은 영화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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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경찰에 대한 두 영화가 가진 표현의 차이 만큼 가해자 이른바, 살인자에 관한 영화적인 시선도 큰 차이가 난다. <살인의 추억>의 경우, 유전자 검색을 통해서도 범인에 대한 윤곽을 찾아낼 수 없을 정도로 미친 살인마에 대한 시선을 모호하게 남겨 둠으로써 영화는 더 공포스러운 방향으로 돌진한다. 영화 속 어디에서도 미친 살인마의 존재에 대해서 단정 할 수 없다는 점 무엇을 잡아야 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도록 장치화 하고 그런 바탕아래 '직감'과 '막 시도되는 과학적인 수사'가 얼마나 답답한 것인지를 표현함으로써 긴장감과 공포감을 전해 주는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그에 비해 <추격자>는 처음부터 살인자의 행태나 기괴함을 터트리면서 아니 이렇게 당하기만 해야 하는 것인지 한숨이 나는 것과 동시에 오금이 저릴만한 긴장감을 보여준다. 그런 긴장감 안에서도 <살인의 추억>에서는 피해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함과 더 희생이 있을것인가라는 의문이 공포를 던져주고, <살인의 추억>은 설마 하는 생각에 반기를 들며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면서 그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추격자>는 끝내 살리고 싶었던 관객 마음 속의 간절함 바램을 저버림으로써 처절한 안타가움을 전해준다. 영화의 전개상 그 누군가 더 희생자를 만들지 말지... 혹은 죽이지 말아라!라고 하는 관객의 시선이 들도록 희생자에 대한 시선은 따뜻하면서도 연민을 갖게 하는 점은 이 영화를 만든 두 감독의 인간미 인지도 모르겠다. 두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희생자들은 일반 시민들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힘없고 가난하고 매일 매일의 삶이 쉽잖은 사람들이라는 점은 대부분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더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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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사이 비슷한 소재의 영화는 조금 더 진보했다는 생각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살인의 추억>보다 <추격자>를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본 듯 하다. 아주 잘 만들어 진 영화라 보지 않았으면 후회했겠다라는 생각이 무진장 들면서도 두 영화 모두 그다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것, 역시 두 영화가 가진 공통점인지도 모르겠다. 그 누군가가 아무런 의미 없이 죽어나가고 영화 속의 살인마에 공포를 느껴야 하는 영화 장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두 영화는 공이 꽤 많은 생각의 틈을 제공한다. 꽤 복잡하면서도 답답한 이야기들이 머리 속에 둥둥 떠 다니게 하는 이 영화들..<살인의 추억>에 비해 <추격자>에 점수를 더 주게 되는 것은 영화는 영화 안에 남겨 두고 영화 밖의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불도저처럼 밀고나간 감독의 뚝심..그리고 영화 속의 가해자 지영민에게 감독 스스로 화가 난듯 돌진하는 모습들이 혈기 왕성한 반항가 같아서 이. 그에 비해 <살인의 추억> 속 감독은 너무 똑똑한 반장의 조리 있는 해설이 곁들어진 반문 같은 느낌이라고할까. 마치 양식회와 자연산 차이 처럼 이 두 영화의 육질은 좀 차이가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려드는 형사와 양아치라는 차이도 영화 <추격자>의 매력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나쁜 놈에게도 마음이라는 것이 가족애라는 게 있을 수 있다는 걸 영화속의 주인공이 변해가듯이 관객이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영화속의 형사가 아닌 나쁜 놈이 더 나쁜놈을 잡아줬음 하면서 기대 하게 만드는 이 영화의 매력은 영화 속의 형사에게 '어이구' 라는 추임새를 난발하게 하고 별 것 없는 양아치의 육감에 100% 의지하게 하는 묘한 매력의 영화다. 다 죽은 시체를 증거 삼아 이야기를 전개하고 추적하는 <살인의 추억>에 비해 어떻게 여자들을 죽이고..대상을 정하고 또 어떻게 죽이는지 미친놈의 입을 통해 낫낫히 밝혀주는 <추격자>의 으시시함은 그야 말로 사이코 범죄영화의 엑기스가 아닐 수 없다. 사이코의 치밀함과 막가파를 방불케 하는 행동력에 비해 경찰이나 검찰이 빌빌대는 모습 얼마나 긴장감이 넘치는지. 그런 감독의 의식은 코믹한 장면을 통해서 웃음을 주지만  정말 한심하지요?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도록 재치까지도 있다. 용감함과 지능을 동시에 갖춘 영화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한다.

<살인의 추억>을 봤을 때..와 이제 우리 나라에도 이런 범죄 영화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추격자>를 보고나서는 이런 살 떨리는 작품이 있나. 대단한 놈이 나왔잖아 라는 감탄이 저절로 소름돋게 났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런 저런 매채의 기사에 까지도 관심을 가졌던 건 <추격자>가 그 만큼 영화적으로 놀라왔었기 떄문이다. 임신 중에 본 영화라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영화의 완성도는 그런 우매한 걱정은 문제가 되질 않았다.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서 흥행을 생각하지 않고 마구 달리면서 만들었다면 정말이지 대단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 작품이다. <살인의 추억><추격자>모두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우리 영화라는 점...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건 어떤 것인지 두 말 할 필요 없을 듯 싶다. 2008년을 지나오면서 이 두 영화게 대한 추억과 기억이 올해 영화보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임에는 틀림이 없다. 어휴 소름 돋는 것들......




by kinolife 2008. 12. 26.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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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영화
원 제 : 벌레 이야기                                                   영어제목 : Secret Sunshine
글 : 이청준                                                              감 독 : 이창동
그 림 : 최규석                                                          각 본 : 이창동                                                     
출판사 : 열림원                                                        출 연 : 전도연, 송강호, 조영진, 김영재, 선정엽 외
출판년도 : 2007.06 초판 2쇄                                        제작년도 : 2007년
                                                                              삽입곡 : "거짓말이야 " By  김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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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발표된 이창동의 4번째 작품..이 느린 속도의 감독에게 거는 기대는 한국 영화의 또 다른 기대와 다름 아닌 내게 2007년도 신작에 대한 기대는 컸다. 한국식 기독교에 대한 조롱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지극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이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청준이 짧은 단편으로 써 둔 <벌레 이야기>라는 소설을 영화 개봉과 맞춰 다시 조금 고치고 삽화까지 그려넣은 그림소설 [밀양]을 후다닥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의 답답함은 영화보다 더 깊게 다가왔는데, 보여주지 않고 더 답답하게 그리는 부분이 역시 소설을 잘 쓰는 작가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더 하게 된다. 영화와 소설은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그 내용이나 주변의 환경과 주인공들의 역할이 조금은 차이가 있다.

먼저 소설의 경우는 영화 <밀양>처럼 한 여자가 혼자 감내해야 하는 무조건적인 고통보다는 훨씬 평범한 구조 안에서 더 깊은 고통을 남아 낸다. 약국을 하는 두 부부에게 어느날 닥친 아들의 유괴와 살해..뒤 이은 아내의 고통과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기독교적인 탐닉도 결국은 자식의 죽음을 목격한 여자에겐 감내하기 쉽지 않음을 치열하게 보여주며, 결국은 아내의 죽음이라는 것으로 이 여자의 고통을 사회나 종교가 이해하지 못했음을 그려낸다. 아이를 죽인 범인도 아이의 주산학원 원장이며 이 한 사건으로 인해 한 가정이 파탄이 나는...작가 이 청준이 아이를 죽인 범인이 자신이 하나님을 영접해 죄를 용서받고 마음이 편해 졌으니 자신으로 인해 자식을 잃고 괴로워 하는 피해자의 부모도 편해 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받은 충격을 바탕으로 써 내려갔다는 소설은 죄에 대한 판단과 용서는 과연 누가 하는 것인가?라고 하는 영화와 소설의 공통적인 주제에 대해서 직설적인 질문을 하듯이 명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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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도 역시 그 주제는 분명한데..보다 여자 주인공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어 더 괴로운 환경을 설정 한다. 일단 남편이 바람을 피웠었고, 교통사고로 먼저 죽은..남편에게 버림받고 그 남편초자 교통사고로 완전히 자신의 곁을 떠나버린 가여운 여자. 원망하고 싶어도 옆에 없고 그저 그리워 할 수 밖에 없는 이 여자에게 하나 밖에 없는 남편의 흔적인 아들이 살해 당한다는 잔인한 설정이 그녀의 현실적인 고통을 더욱 더 크게 만든다. 소설에서 이 여자에게 교회로 가도록 전도하는 김집사의 출현은 영화에서는 끔직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소설에서 주인공 부분의 직업이언던 약사는 영화에서 신애을 교회로 이끄는 김집사집의 직업으로 교체 된다. 몸을 치료하듯이 정신까지고 치료 하고 싶어하는 김집사의 욕심을 더 극명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일까...꽤 지능적인 변모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타인의 고통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이 맹신하는 것에 동참해서 그 고통을 덜기를 바라는 모습..서서히 교회의 생활에 빠져 들지만 현재 자신의 모습을 바로 보지 못하는 것은 한 여자의 방황은 처절할 정도다. 그 사실적인 표현이나 상황 설정도 마찬가지고 눈물이 날 정도로 고통 스럽다.

여기서 논의 되고 있는 기독교에 대한 작가나 감독의 성찰은 한 사람의 고통에 비해서는 모독이라고 말 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보여진다. 실제 단순이 기독교로 설정이 되어 있을 뿐 소설에서 그겨진 것 처럼 절에 가나 교회에 가나 특별히 달라 질 것이 없다는 사실을 영화에서 교회에서의 모습...특히 한국의 교회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행사를 보는 일반인들에 대한 시선을 조금 담아 둔 것으로 종교 모독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것은 한국 기독교의 자격지심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사실 너무 약하게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 영화에서의 표현은 지극히 작은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되어 진다. 소설이 종교가 개인의 고통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것과 달리 영화에서 기독교는 그런 개인의 고통에 기승한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깐으 영화제에서 기독교에 대한 감독의 시선 때문에 불편해 했다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영화 속의 종교는 루터로 부터 시작된 바른 주님의 종교와는 거리가 먼 한국의 신흥 종교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평화나 개인의 생활적 정갈함과는 거리가 먼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종교의 모습이 바로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신애가 기독교가 자신의 교통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교회 부흥회에 목사의 기도시간에 김추자의 CD를 꼽아 두고 "거짓말이야"가 흘러나오도록 하는 장면은 슬픈 희극의 한 모습이다.

소설, 영화 모두..피해자의 부모가 먼저 죄인을 사하기 전에 너무 쉽게 하나님이 죄를 사해 버려서 피해자는 용서를 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설정은 종교와 용서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지적인 호기심은 그런 부문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꽤 오랫동안 하게 하는 걸 통해서 존재의 의미를 다시 한번 더 확인한다. 교회를 다니든 다니지 않든 보는 사람 모두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 불행에 대해서 못 본척 하기에는 전도연의 연기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창동의 기존의 영화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크지만 이 정도 선에서 종교에 대해 항거 해준 그의 용기가 고맙기까지 하다. 꿉꿉한 마음이 가득하지만 영화적인 묘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며 배우들의 명연기를 감상하는 즐거움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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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의 문구 -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가야 하고 사람으로서 갈 수밖에 없는 길이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사람에겐 사람으로서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따로 있는 모양이다."

"그래요 내가 그 사람을 용서 할 수 없었던 것은 그것이 싫어서 보다는 이미 내가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게 된 때문이었어요. 집사님 말씀대로 그 사람은 이미 용서를 받고 있었어요. 나는 새삼스레 그를용서할 수도 없었고, 그럴 피룡됴 없었어요. 하지만 나보다 누가 먼저 용서합니까. 내가 그를 아직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느 누가 나 먼저 그를 용서하느냔 말이에요 그의 죄가 나밖에 누구게에거 먼저 용서될 수 있어요? 그럴 권리는 주님에게도 있을 수가 없어요. 그런데 주님께선 내게서 그걸 빼앗아가버리신 거예요. 나는 주님에게 그를 용서할 기회마저 뺴앗기고 만 거란 말이예요. 내가 어떻게 다시 그를 용서합니까?"



by kinolife 2007. 11. 1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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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국, 112분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오달수
        최일화
        윤제문
        박지영
        김소은
음악 : 칸노 요코(菅野よう子)

영화를 개봉함에 맞춰서 극장에 자리를 잡은게 정말 몇년 만인것 같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이 시대 엄마(주부)들의 비애다. 영화 속의 가장 뿐만이 아니라 이 시대의 주부 ...어머니에게도 우아한 세계란 없다.

<연애의 목적> 을 통해 사랑 또는 연애 헤집기를 보여 준 이후 이후 두 번째로 내 놓는 한재권의 테마는 가정 헤집기... 영화의 흥행을 위해서 조폭의 세계를 그린 것을 제외한다면 완벽한 실화 코디미다. 일면, 조폭들의 세계를 다룬 부분에서도 기존의 영화들에 비해서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있다지만 내가 조폭이 아니니 그 현실성의 깊이에 대해서는 언급을 할 수가 없겠고...똥폼잡고 가오 잡는 조폭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서 또는 몸을 사리는 주인공의 모습은 실제라면 그럴것이라는 생각은 언뜻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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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반어법을 차치하고라도..우리들에게 우아한 삶이란 질퍽한 삶 언저리에서 꿈틀대기만 하는 욕망에 머무르는 것이 아닐까..혹은 일확천금이라는 이름으로 내내 짓누르는 머니의 법칙에 의한 절대적인 패배자의 넑두리는 아닐까...우아함이란.참으로 실상에서 찾거나 느끼거나 누리거나 하는 건 힘든 단어처럼 느껴진다. 우아함이라는 단어에 염증을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는 너절한 인생에 대한 슬픈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40대 조직의 중간보스..청과물에서 중간유통을 맡으면서 간혹 이득이 있을만한 이권에 개입해서 갈취하는 이 가장은 우리가 그동안 보아온 수 많은 아빠들과 그저 직업이 조금 다를 뿐인 평범한 가장이다. 언제 자신에게 칼을 꽂을 지 모르는 작업 환경도 언제 사표를 강요하는 인사팀의 전화벨이 올지 모르는 회사와 별반 다르지 않고, 자신의 노력을 시기하는 주변의 동료는 아주 흔하다. 죽지 않기 위해서 눈치 보듯이 찍히지 않기 위해서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다. 아주 흔한 광경이다.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게도 가장과도 같은 무거운 짐을 느끼는 게 어렵지는 않다.  

영화의 흥행을 위해 조직의 생활을 에피소드로 삼은 점은 아주 영리해 보인다. 조폭이라 싫고, 무식해서 싫고, 단순해서 싫은...아버지에게 있어 딸은 참으로 먼 거리를 따로 달리는 평행선이 되기 싶다. 자신을 낳아 준 다른 性에 대한 이 거리 두기는 대한민국 처럼 性이 이상하게 잡혀있는 상황에선 그리 특이할 만한 사항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그런 아버지가 조폭이니..일기장에 쓰인 독설처럼 간극이 벌어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이런 부녀에게도 서로 살 부빌 정도로 진득하고 따뜻한 시간이 있었을 텐데... 세월은 그런 시간을 한정하고..인생은 그것의 소중함을 잃어버리게 한다. 특히 칼을 맞고 수술실에 있는 주인공의 낡은 지갑(피가 묻어 있었나 기억이 아득한데...피가 묻어 있었다면 더 노골적이었겠다 싶지만...) 안에 담긴 즐거운 한 때를 담은 사진 한 장 보다 더 가슴 아픈 건 언제 샀는지도 모르고 쌓이기만 한 여러장의 로또 종이가 아닐런지..대한민국에서..너무 잘 이해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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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경의를 담고 살아가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가난을 피하고 싶어 한다. 등에서 칼이 꼽히는 위험이 간혹 있다고 하더라도 목표를 향해서 갈 수 밖에 없다. 세상의 많은 비루한 인생이여...그 비루한 인생도 언젠가는 끝이 있으리니...그런 구질한 일상을 담은 속 깊은 영화 한편 봐도 나쁘지 않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송강호와 다른 조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궂이 다시 칭찬할 필요는 없겠지만, 실로 대한민국에서 저 역할을 송강호 이외에 누가 할 수 있었을지...그가 입고 있는 땀에 쩔은 누런 런닝구를 누가 입은 듯 저만큼 사실적일까 싶다. 가장은 힘들다. 가난한 가정의 가장은 더 힘들다..가장 큰 이유는 더 많이 외롭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누군가가 이야기 한 적 있는데...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행복한 가정의 문틈(가난의 상징이다.) 사이로 그 사랑과 행복이 스멀스멀 빠져 나간다는 사랑 혹은 행복에 대해서 다시 되뇌이지 않을 수 없다.
이 영화는 보통의 가정에 있어야 할 그 사랑과 행복에 관해서 씁쓸한 웃음 뒤의 깊은 서글픔을 통해 영화를 본 이들에게 설명할 수 없는 대단한 동조로 자신의 가치를 증폭 시킨다. 조폭이라는 외피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곳곳에 우리의 일상과 미래가 적잖게 오버랩 되니...충분히 좌절하며 누려 볼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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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4. 1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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