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いのちをいただく

글 : 우치다 미치코(内田美智子)
그림 : 모로에 가즈미 그림(諸江和美)
출판사 : 계림북스
출판일 : 2012년 07 초판 1쇄
가격 : 9,000

"아! 너무 불쌍하다."
이 책을 다 읽은 아홉 살 큰 딸 아이의 반응이다. 동물이라면, 발 밑에 지나가는 개미도 좋아서 지켜보는 큰 딸아이가 막상 자기가 좋아하는 고기들이 자신이 좋아하던 동물들이라는 생각을 하고는 조금은 놀란 듯 보였다. 아 동화책 치고는 조금 철학적인 주제인데 괜찮을려나 했지만, 아이는 꽤 감동 받은 듯 했다. 조금은 생각이 깊어지려면 이 정도 충격이 있어야지..라고 생각하며 내가 조금 더 자세하 다시 읽어보게 된 책. 딸 아이도 소고기는 소의 고기고 돼지고기는 돼지의 고기라는 것은 알고 있었겠지만, 방금 맛있게 먹은 것이 그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고기'로만 생각했다는 걸 알게 되는 건 조금은 충격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해야하는 일 만큼이나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일도 있다는 걸..그것을 행할 때 어떤 마음가짐이면 좋을지 이 책은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것 같다. 동물들을 사랑하지만, 생존을 위해 먹어야할 떄가 있다. 그럼 그 귀한 고기. 희생을 품고 있는 고기를 먹을 때의 태도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생각의 문을 닫아버린다면, 이슈거리가 되지 않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적어도 한번쯤은 생각 해 봤으면 하는 주제이다. 

지금은 고기의 희생에 초점이 맞춰지겠지만, 조금 더 나아가면 그 고기를 먹는 과정 속에 그 고기를 키우기 위해 아예 밥을 먹지 못하는 사람조차 있다는 것을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재미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렇게 사고의 폭을 넓여 주는 책을 읽어야 하는 나이가 되어버린 딸과 잠시 같은 주제로 생각을 나누고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이 무척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딸아이도 살아가면서 이런 주제에 뇌를 닫지 말고 결론을 내기 힘든 그 상태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주었으면 하고 생각하며 책장을 덮었다.


by kinolife 2013. 7. 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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