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일본, 후지TV, 총 11부작


감 독 : 호시 마모루(星護), 히지카타 마사토(土方政人), 죠호 히데노리(城宝秀則)

각 본 : 쿠로이와 츠토무(黒岩勉), 타나베 미츠루(田辺満)

 

출 연 

에구치 요스케(江口洋介),쿠라시나 카나(倉科カナ), 마츠시게 유타카(松重豊)하카마다 요시히코(袴田吉彦)

세키 메구미(関めぐみ), 시가 코타로(志賀廣太郎), 시바모토 유키(柴本幸), 타케노우치 유타카(竹野内豊)

이케즈 쇼코(池津祥子), 카자마 모리오(風間杜夫), 야시마 노리토(八嶋智人),유스케 산타마리아(ユースケ・サンタマリア)

시노하라 마이(篠原真衣), 와타나베 쿠니토(渡辺邦斗), 이토 유키(伊藤友樹), 코시무라 토모카즈(越村友一)

마치다 히로키(町田宏器),하마다 마리(濱田マリ), 야시바 토시히로(矢柴俊博), 오오시마 요코(大島蓉子)

시미즈 신(清水伸), 코바야시 히로시(小林博), 타마키 히로시(玉木宏), 이부 마사토(伊武雅刀) 

마스 타케시(升毅), 마야 쿄코(真野響子), 야마나카 타카시(山中崇), 무라이 미키(村井美樹)

키타미 토시유키(北見敏之), 모리 칸나(森カンナ), 하라 사치에(原沙知絵)


음악

사하시 토시히코(佐橋俊彦)


Si !!

좁아보이는 레스토랑의 작은 주방에서는 주방장의 오더에 맞게 우렁차게 울려퍼진다. 

이탈리아 정통 레스토랑 답게 구령은 씨(S!!)

근저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먹방 드라마, 요리 예능의 기조에 흠뻑 취해 요리사로 장래 희망을 급 변경한 큰 딸아이의 관심사에 부흥하기 위해 검색을 통해 딸아이와 함께 보게 된 일본 드라마 디너...

잔잔한 드라마 속에서 쉐프 에자키의 천진난만함이 요리만큼이나 재미를 선사해 주었던 요리중심 휴면 드라마의 전형적인 표본이라고 불러도 좋을 드라마다. 투철한 룰을 지키고 있는 주방의 모습, 주방에서 일하는 한명 한명이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되어 전개되는 일본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개방식. 전문 직업인의 면모를 끊임없이 노출하는 일본의 직업세계와 위계질서 흔한 소재지만 흥미롭다..



- 일단 요리가 주인공! -

레스토랑을 무대로 쉐프, 주방, 홀의 이야기들의 얽히면서 이어지다 보니까 일단 요리에 눈이 간다. 

더군다나 언제 한번 정식으로 먹어 본 적이 없는 이탈리아 요리에 관한 것이다보니 마냥 신기한 식재료들에 귀가 즐겁고 다 만들어진 요리를 보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눈이 호강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요리사진 만큼이나 요리에 대한 이야기들도 쉐프의 입에서 흘러나오니 그것 또한 드라마 속 앙꼬처럼 재미있다. 물론 곧 잊혀지는 가벼운 팁 정도겠지만 이런 작은 정보들이 드라마의 디테일을 꼼꼼하게 챙기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풍성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드라마 속에 잘 스며들어 있어 즐겁다. 

대부분의 서양요리처럼 전채 메인 사이드 후식 같은 순서나 어떤 것들이 주로 있는지 궁굼하기도 하지만, 간간히 등장하는 이탈리아 요리의 특성, 예를 들어 다양한 면이 사용되는 스파게티들은 이탈리아 요리에서 주요한 순서로 들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하는 요리 이야기들이 슬몃슬몃 멋지게 스며 들어 있다.


- 그러나 요리는 사람을 위해사람이 만든다.!! -

물론 요리는 맛있어 보이고 화면을 꽉 채우는 또 다른 주인공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만드는 것도 만들어지는 것도 다 사람을 통해서다. 요리를 만드는 주방은 늘 주방 안의 사람들 이야기로 가득하고 그 이야기들은 주방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요리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들로 넘쳐난다. 그런 유기관계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힘이기도 하다. 

주방 안에서의 규칙, 요리에 대한 각각의 생각들과 열정을 숨기고 들어내는 온도차, 주방과 홀을 연결하는 에피소드..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들이 홀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입속으로 들어가면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들이 이탈리아 요리의 코스처럼 쪼르르 이어진다. 작은 에피소드들이 엮어져 한회 한회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주방 안에도 사람이 있지만, 요리들이 사람을 이어주면서 이야기도 이끌어간다. 사람없이 요리만은 아무 힘이 없음을 드라마는 이야기 속에서 강조한다. 요리가 있고 그 안에 사람이 있음을 회가 거듭할 수록 시청자들에게 인지 시킨다고 할까.. 그 끈끈함이 레스토랑 안의 다양한 메뉴처럼 끊이지를 않는다.



 - 전형적인 사무라이식 해법, 그러나 그것의 일본 스러움 -


잘 나가던 레스토랑에서 메인 쉐프의 병환, 그리고 큰 레스토랑에 닥친 크고 작은 위기들을 수습해 줄 짜자잔 쉐프. 

전형적인 사무라이 구조다. 사무라이 처럼 다양한 칼을 들고 레스토랑을 정리해 나가는 쉐프는 일본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문 직업인을 다루는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인공 캐릭터다. 오랜 경험, 그것을 이루어낸 경험과 끈기 배포 같은 덕목들을 가진 천재적인 쉐프. 흔들흔들하는 레스토랑의 축이 되어주고 레스토랑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해 주고 바람처럼 떠난다.위기를 보여주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탐닉하는 드라마란 언제나 빤한 결과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지만, 원래 그런 맛에 보는 것이고 그런 주인공에 빠져 즐기는 것이다. 드라마 <디너 Dinner> 속에 등장하는 쉐프 에자키의 매력도 그런 면에서 완벽하게 일본 사무라이식 작품의 전통적인 사무라이다. 얼굴이 낯은 익었지만 에구치 요스케라는 이름도 생소하고 별로 본 것이 없어서 조금은 더 신선하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중년스러움. 그것의 매력을 많이 가진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만들어준 성찬을 구경하고 그만의 독설을 즐기며 일본의 식도락의 일면을 볼 수 있어서 한회 한회 아끼면서 오래간만에 즐겁게 본 드라마다. 


에자키의 말 처럼 식재료에 요리법을 더하면 어떤 맛이든 결과물인 맛이 나온다. 요리가 아니라 사는 모든 것이 그런 것 같다.

by kinolife 2015. 8. 26. 05:20


2012년, 일본, 후지TV 총 11부작

감 독 : 이시이 유스케(石井祐介), 타나카 료(田中亮)
각 본 : 야마자키 이에코(山崎宇子), 사카구치 리코(坂口理子)

음악 : 스에히로 켄이치로(末廣健一郎), 마유코(MAYUKO)

 
출 연 

칸노 미호(菅野美穂), 아마미 유키(天海祐希)  
          타마키 히로시(玉木宏), 코이치 만타로(小市慢太郎)

미요시 아야카(三吉彩花), 이토 아유미(伊藤歩)

후쿠다 아야노(福田彩乃), 이시바시 료(石橋凌)

이치게 요시에(市毛良枝), 카지 메이코(梶芽衣子)

이리에 진기(入江甚儀), 하루미 시호(春海四方)

나카무라 유리(中村ゆり), 아오야기 쇼(青柳翔)

이치카와 미와코(市川実和子), 히가시데 마사히로(東出昌大)

나가에 유우키(永江祐貴), 사로(Sharo)


음악

마유코(Mayuko), 스에히로 켄이치로(末廣健一郎)


출처 : http://www.fujitv.co.jp/kekkon_shinai

- 수업 -

드라마의 제목처럼..드라마 속의 주인공은 다양한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는다. 단순하게 금전적인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와 같은 이유도 있겠지만, 실제로 드라마는 일본의 젊은이틀이 통계로 보아도 눈에 띌 정도로 결혼을 하고 있지 않다고 경고를 보내는 것 같다. 회마다 수업을 통해 이야기의 전개를 위한 물꼬를 트는 극 안의 타니가와 슈지 교수의 데이터들은 일본의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현실을 수치화 해서 보여주는 것 같은데 그 내용이 우리나라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사회 구조가 변하고 그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도 시간의 흐름만큼이나 빨리 변해가면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부분 중 하나가 결혼인지도 모른다. 전쟁 전후 세대들에게 있어서 종족 보존이란 꽤나 실존적인 운명이었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살아가는 것 혹은 살아 남는 것에 대한 본능은 어딘가로 로켓으로 쏘아 날려진 느낌이다. 무언가 후 세대에 자기의 유전자를 남기는 것보다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를 그저 잘 쓰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인다. 어찌보면, 생존적으로 절박함이 덜한 생명체가 스스로 자가도태의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한편으로 결혼이라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성분확인보다는 '지금의 나'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이들이 점점 더 많아 지면서 결혼이라는 것은 그냥 사회적인 제도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된다. 슈지 교수가 보여주는 사회적인 변화를 걱정하면서도 본인 스스로도 느린 결혼생활, 제도 안에서의 확인 보다는 실존적인 존재를 택하는 모습은 현재 결혼 적령기의 젊은이들이나 혹은 세대를 초월한 이들의 삶을 선택한 이들에게는 자연스러운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드라마 속의 슈지 교수의 강의를 보면서 인생의 과정 속에 들어 있는 결혼에 대한 생각을 수업 삼아 대뇌어본다. 드라마를 보는 모든 이들의 자신의 삶에서 결혼을 다시 위치 시켜보고 생각해 본다면 슈지 교슈의 수업은 나도 듣고 있었고, 어찌보면 결혼만한 인생수업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의 말미, 하루코와 함께 동거 하게 된 슈지 교슈가 결혼증명서를 내보이며, "우리에겐 필요없겠지?" 라는 말 속에서 제도 보다는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드라마는 보는 이들에게 결혼에 관한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출처 : http://www.fujitv.co.jp/kekkon_shinai

- 우정 -


우연히 사랑에 줄곳 실패하는 치하루가 즐겨 찾는 동네의 자그마한 정원 같은 공원.. 그 공원에 가끔 들르는 골드미스 하루코.. 이 둘은 그 정원의 팬으로 그 정원을 디자인 한 사람으로 만나게 되지만, 나이를 뛰어 넘어 소소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치하루에게 가장 큰 고민은 결혼, 결혼을 해야 할 것 같고, 남자에게 사랑도 받고 싶고, 그렇지만 누굴 사랑하는지도, 그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그저 착하기만 한 아가씨. 요즘 참으로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되는 아가씨. 마음이 여린만큼 상처도 쉽게 받는다. 반면, 하루코는 치하루의 대척점에 있어 보이는 하루코. 같은 회사의 상사와 러브라인을 형성하지만, 궂이 결혼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확인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멘탈 강한 사람. 남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삶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사람..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서 받아들이는 사람, 성숙한 한 인간의 정형을 볼 수 있는 캐릭터로 같은 여자로써 꽤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다. 모두가 다 그렇게 되고 싶으나, 그것이 그리 쉽지는 않은데, 사랑은 자신을 배신하지만, 일은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철학이 부딪히는 순간,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조금씩 방향을 트는 것을 보면, 사랑도 일도 또 사람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드라마는 이 두 캐릭터의 대비를 통해 결혼을 어떻게 이해하고 인생에 어떻게 자리 매김하는지에 따라 삶의 색깔이 많이 달라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옹골차게 던진다. 여느 대학 기숙사나 회사 기숙사 같은 곳에서 흔이 오고 갈만한 대사들이지만, 실제로 그것이 고민이 되는 이들, 그 시간을 지나온 이들에게는 꽤 공감이 되는 대화가 많고, 이 둘의 우정은 드라마 속에 자주 등장하는 야채칩 처럼 "빠지직, 바스락" 영양가득하다.


출처 : http://www.fujitv.co.jp/kekkon_shinai

- 꽃 -



인생에서 꽃이 주인공이 예식 두가지 ..바로 결혼식과 장례식.. 드라마는 이 둘에도 꽃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담아두어 정말이지 꽃은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서로 이어주는 훌륭한 메신져 이다. 치하루와 하루코가 만나는 계기도 정원의 꽃, 준페이와 치하루가 만나는 것도 꽃, 하루코와 슈지 교수가 만나는 것도 꽃.. 꽃은 그것이 매개가 되어 서로를 이어주며 같은 세계에 있음을 알려주는 증표처럼 등장한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꽃을 가까이 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지 않은 나에게도 아 꽃울 가까이 하는 삶이란 참 정서적응로 풍족하구나, 저 많은 꽃들과 꽃말이 우리 삶과 이어져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너무 예쁘게 드라마를 감상한 것 같다. 에피소드 곳곳에 꽃말과 함께 배치한 작가의 놀라운 센스와 감각은 역시 디테일, 세세한 곳까지 신경쓰는 일본드라마의 만듬새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의 생활을 여유롭게 풍족하게 하는 꽃, 다양한 사람들 만큼이나 다양한 꽃을 구경할 수 있는 이 드라마는 마음도 푸근해 지지만, 무엇보다 눈이 즐거운 드라마이다. 소박한 국화 한송이라도....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눈에 익은 배우들 사이로 촘촘히 등장하는 낯선 꽃들, 몰랐던 꽃말은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일본 드라마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그 소소한 디테일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 드라마를 보게 되면,아 꽃! 정말 가까이 하고 싶고, 또 배워보고 싶은 것이다.라는 생각을 저절로 들게 할 만큼 꽃을 잘 보여주는 드라마이다.


출처 : http://www.fujitv.co.jp/kekkon_shinai


- 결혼은 결과가 아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결혼을 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형태로 결혼에 대해 어느 정도 거리를 둔다. 불륜을 정리하고 '결혼'이 아닌 '함께 살아감' 을 선택한 하루코나, 사랑하지만, 그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치하루. 이 둘 모두에게 결혼은 삶의 어떤 중요한 결정을 통해 인생의 마지막 성적표를 받는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결혼도 결혼하기 위한 노력도 다 인생의 과정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대뇌이며, 살아갈까? 결혼 한 사람들은 이미 결혼했으니 뭐 달라지랴 이런 마음으로 결혼하지 않은 이들은 결혼이나 할 수 있을까? 혹은 남자,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호기심..에 함몰되어 보통은 크게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이 결혼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크게 인식되는 시간이 필요하고, 또 있겠지만, 결혼은 결론이 아니라 과정일 뿐이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난 이후 그 사실을 다시 한번 대뇌었으니, 드라마는 결혼에 대해 제대로 질문을 던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 드라마 속 대사 -


"보통 누구든지 걸을 수 있죠? 아니, 저도 가끔 그럴 때 있어요. 나는 당연한 일을 왜 못할까 하고. 다들 평범하게 하는 일을 왜 나만 못할까 하고 자주 생각해요.-쿠도 


"하루코 씨에게 있어서 결혼 조건은 바뀌지 않고 있을 수 있는 것이네요.-치하루


"아무도 상처받지 않게 하는 것도 조건일지도"-하루코


"결혼은 두근거림 보다는 생활이니까-치하루 친구


"조심해, 외로움은 연쇄작용을 하니까. 한 쪽이 위로해주면 반으로 줄지만, 외로운 사람이 두 명 모이면, 2배가 될 뿐이니까"-하루코


"나도 강하지 않아 그냥 커피를 마시고, 버티고 있을 뿐이야."-하루코


"누군가에게 받은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분명히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치하루


"인생에는 커피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일들도 있는 거지"-하루코


"그럼, 쓴 커피의 맛을 알아가는 것이 어른의 즐거움일지도 몰라."-하루코 엄마


"미안한테, 난 꽃은 좋아하지만, 꽃을 기를 생각이 전혀 없어서, 무엇보다 무언가를 기른다는 것은 꽤나 에너지 소모가 커서..."-타니가와 슈지 교수


"엄마에게 있어서 치하루랑 치나츠의 성장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였어."-치하루 엄마


"그래도...무언가 남기고 싶다는 생각은 해요..."-쿠도


"나한테는 괜찮냐고 말을 걸어주는 사람도 없구나 혼자라는 게 이런거구나. 부딪혀도 쓰러져도 혼자구나."-마리코


"사람은 말야 앞을 너무 봐도, 과거를 너무 봐도 조급해 지는 것 같애. 꽃은 수명이 짧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지금 저렇게 활짝 피어 있는 거겠지?"-하루코


"정원을 운반 해 주는 사람, 어머니께서 저를 그렇게 부르셨었어요. 밖에 나가실 수 없는 어머니께는 꽃 한송이도 정원인 거죠."-타니카와 슈지 교수


"완성이랄까? 내 경우는 헤어지는 느낌이야. 이제 헤어지자는 마음이 들 때 처음 그 그림에 사인을 하게 되더라고."-쿠도


"근조화로 빨간 포인세티아는 상식 외라는 것을 알고 있긴 합니다만, 유언을 남기셔서요. 포인세티아로 마지막 인사를 해 달라고, 아버지께서 프로포즈 할 때 주신 꽃이래요.."-타니카와 슈지 교수


"결혼이라는 것은 그런 걸지도 몰라요. 그 전까지 남이었던 둘이 어느날 함께 살아가조 맹세하고, 그 후 반세기가 흘러 둘 중 하나가 먼저 세상을 뜨고 나머지도 이 세상을 떠나는 그 마지막 때까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상대방의 행복을 비는 거죠."-타니카와 슈지 교수


"내가 네가 있을 곳이 되어 줄께."-타카하라


"사람의 사능성은 무한대인데, 재능이 없다고 단정 짓는 건 이상하다고...아직 빛나고 있지 않더라도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10년 후에 노력과 정열로 재능이 펼처질 가능성도 있다고..."-치하루


"그러니까 그런거 아닐까요? 옆에 누가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외로움이 뭔지 알게 되는 거 아닐까요?"-쿠도


"치하루, 결혼은 골이 아니야. 하나의 통과점에 지나지 않아. 거기에서부터 같은 매일 매일이 계속 이어지는 거야. 그러니까 평소와 다름없는 매일을 함께 쌓아 갈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치하루 엄마


"네가 좋아하는 길을 포기하지 않는 게 가장 효도하는 게 아닐까?"-쿠도 형


"지금까지 계속해서 결혼하지 않으면 행복이 도망가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던 것 같아. 조급한 마음에 실수도 많이 했고, 하지만 그건 나다운 행복이 뭔지 찾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치하루 

by kinolife 2013. 8. 1.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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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1분,
영어 제목 : Waterboys

감 독 : 야구치 시노부(矢口史靖)
각 본 : 야구치 시노부(矢口史靖)

출 연 : 츠마부키 사토시(妻夫木聡)
          타마키 히로시(玉木宏)
          미우라 아키후미(三浦アキフミ)
          콘도 코엔(近藤公園)
          카네코 타카토시(金子貴俊)
          히라야마 아야(平山あや)
          마나베 카오리(真鍋かをり)
          타케나카 나오토(竹中直人)

음 악 : 마츠다 가쿠지(松田岳二)
          시미즈 히토미(冷水ひとみ)
          타지리 미츠타카(田尻光隆)

이런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는 쭉쭉남들이 만화처럼 펼져져 주시는 색다른 코미디 영화. 야구치 시노부의 칼라가 여지 없이 들어나는 영화다.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학원물 중에서 그 개성이 강한 작품 중 하나일텐데..왜 우리 나라는 이런 류의 학원물은 제작되지 않을까..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조금씩 들기도 했다.

80년대에 공부 중압감으로 자살하는 내용을 지나 9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중고 시절의 연애이야기..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중고생들의 임신 이야기까지 거론되지만 결국은 현실의 따끈한 문제들을 그 나이 또래에 맞게 풀어낸 수준이니...지극히 영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우리 학원물..이런건 크게 떠오르지 않는 것 같다. 궂이 이 단게에서 그 이전의 얄개 시리즈..이렇게 가져다 붙일 이유도 없겠지만...

2001년도 작품인데..그 사이에 이 영화에 출연했던 멀쩡한 외모의 덜떨어진 녀석들 중에 츠마부키 사토시와 타마키 히로시는 꽤 자리를 잡은 배우로 성장했다. 연기력은 둘째 치고..나름 개성있고 수려한 외모로 스타급으로 발도움 했다고 볼 수도 있을 정도로 2000년대 후반의 일본 주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그런 배우들의 풋풋한 모습을 보는 것은 이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 일 것이다. 소재가 흥미로와서 인지 2찬에 드라마까지 같은 제목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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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가는 수영부에 새롭게 부임한 아리따운 여자 선생님은 이 수영부를 발판으로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싱크로나이즈의 꿈을 이룰려는 엉뚱한 발상을 제기한다. 이쁜 선생님의 수영복 차림을 볼 수 있다는 수영부의 기대는 선생님의 임신과 함께 부원들의 잇다른 탈퇴로 수영부의 존립 자체에 위기감이 감돌게 된다. 하지만 이 수영부의 얼토 당토 않은 5명의 부원들은 여선생님이 채 담지도 못하고 흘리고 가 버린 황당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황당한 일들을 시작한다. 선생님 없이 자습도 하고 싱크로 나이즈 경기도 보면서 나름 실습해 보지만..영 맨땅에 헤딩 수준이다. 급기야는 수영부원의 수영장 물에 방류한 물고기와 물값을 지불하기 위해서 학교 축제 때 싱크로 나이즈를 한다는 전제 하에 티켓을 팔게 되면서 이젠 싱크로 나이즈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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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은 연습대로 되지 않는 이 황당한 녀석들에게 나타난 싱크로 나이즈 선생님은 동네 씨월드의 돌고래 조련사..돌고래 보다 더 지능이 떨어져 보이는 이들 녀셕에게 이 돌고래 쑈는 싱크로 나이즈를 해 나가기 위한 아주 좋은 표본으로 보인다. 뻔히 말도 안 되는 것임을 알면서도 싼 노동력 동원이라는 유혹으로 이 아이들을 교육을 가장한 노동착취가 이어지고..아이들은 싱크로 나이즈를 한다라고 한느 목표 아래에서 황당한 훈련을 이어간다. 급기야 축제 날..너무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황당한 연기를 펼여태는 녀석들..황당한 영화답게 황당한 쇼를 보여주면서영화는 끝이 난다. 생긴 외모도 코디미요 하는 짓을 하이 코미디인 이 녀석들의 찬란한 청춘이 마치 싱크로 나이즈르를 하면서 헤쳐지는 물살처럼 찬란하다. 황당해서 더욱 더 찬란하고 어이 없어서 즐겁운 영화. 냉정한 사고로 판단하기에는 이들의 개성이 너무나 강하게 다가오는 걸 피할 수 없다. 이런 류의 영화에 빠지지 않는 타케나카 나오토의 코미디 연기를 보는 것 역시 앙꼬 같다. 진정 할 일 없는 더운 여름의 일요일날, 널부러져 보기에 딱 좋은 일본식 키치 코미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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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8. 4. 1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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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작 : 후지TV
방영타이틀 : 금요 엔터테인먼트
방 영 : 2007.05.25

감 독 : 타지마 다이스케(田島大輔)
각 본 : 야마다 타이치(山田太一)

출 연 : 와타나베 켄(渡辺謙)
          타마키 히로시(玉木宏)
          쿠니나카 료코(国仲涼子)
          이가와 히사시(井川比佐志)
          아카자 미요코(赤座美代子)
          사사노 타카시(笹野高史)  
          후쿠다 사키(福田沙紀)
          이시다 아유미(いしだあゆみ)

음 악 : 카이다 쇼고(海田庄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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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후반부터 시작된 증권 거래를 통해서 보통 사람은 만져볼 수 없는 금액으로 투자를 통한 이득을 보는 전문 증권 투자가 청년과 자신도 모르게 살인 누명을 뒤집어 쓰고 11년을 복역하고 나온 중년 남자의 어울리지 않는 만남을 통해서 자신을 제외한 다른 세계와의 소통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단편 드라마.

와타나베 켄과 근래 신성으로 떠 오르고 있는 타마키 히로시가 주연을 맡아 준 근작이다. 마치 두더지와 같이 자신의 삶을 감추고 살아가는 이 두 명의 인생을 통해 가진자와 가지지 않은자, 죄 진자와 죄 짓지 않은자에 관한 차이를 보여주면서 타의든 자의든 여전이 소통의 부재(가족까지도)로 인해 조용히 홀로 살아가는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단상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연히 현재 청소부 일을 하고 있는 와타나베의 직장에 자신의 돈과 옷을 두고 온 타마키...여자친구와 싸우고 집으로 돌아온 후 자신이 와타나베가 건내준 옷을 통해 자신의 물건을 흘렸다는 사실을 뒤 늦게 알게 된다. 사례금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돈을 절반을 아무 생각없이 건내는 타마키, 와타나베는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려는 자신의 진심을 곡해 한 듯 해 기분 나빠한다. 그런 그에게 이상한 카리스마.아우라를 느낀 타마키는 아주 종종 와타나베의 주변을 맴돈다. 원래부터 가난했거나 청소를 한것 같지 않게 상류 문화에도 잘 어울리는 와타나베를 보면서 자신을 조금씩 보여주어도 될 듯한 생각이 든다. 여자 친구에게 조차 보이지 않던 자신의 모습을 통해서 서서히 사람과 소통을 시작하는 타마키...이전의 생활과는 달리 복역 이후 세상과 담을 쌓고 살게 된 와타나베 역시 이 청년과의 만남이 조금은 뜰 떠 있는 일상으 전해준다.

몇몇의 만남을 통해서 어머니와 의견이 다른 타마키의 문제를 해결해 주려는 와타나베, 와타나베의 과거에 대해서 궁금해 해는 타마키는 자신의 속내 혹은 숨은 비밀들을 꺼집어 내면서 점점 더 우정을 느끼게 된다. 서로 간섭하지 말라고 하면서 은근히 든든함을 느끼는 두 사람..이 둘의 우정은 서로가 없는 부분을 채우고 위로해 주면서 점점 더 두터워 진다. 아주 간단한 내용이지만 분명한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통해서 현대 사회에서 타인과 소통하는 것에 대한 한 가이드로 느껴질 정도로 선명하게 표현된 드라마이다. 와타나베 켄의 안정된 연기에 비해 타마키 히로시의 연기는 조금 어색한 면이 있지만, 그 역시 신선하게 느껴지는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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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7. 11. 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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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일본, 116분

감독 : 신시로 타케히코(新城毅彦)
각본 : 반도 켄지(坂東賢治)
원작 : 이치카와 타쿠지(市川たくじ)

출연 : 타마키 히로시(玉木宏)   
         미야자키 아오이(宮崎あおい) 
         쿠로키 메이사(黒木メイサ) 
         코이데 케이스케(小出恵介)  
         우에하라 미사(上原美佐)  
         아오키 무네타카(青木崇高)  
         오오니시 아사에(大西麻恵)   
    
음악 : 이케 요시히로(池頼広)  
주제곡 : 恋愛写真 by 오오츠카 아이(大塚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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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성장이 덜 됐을 뿐이야.. 꼭 가슴도 크고 키도 만이 크고 해서 너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여자가 될래!" 라고 말하는 순진하다고 할까 맹하다고 할까...젊은이들의 풋풋한 사랑을 담고 있는 수채화 같은 영화가 바로 이 작품이다. 대학교에 입학과 함께 만나게 된 특이하고 눈에 띄는 시즈루는 여자라고 하기엔 먼가 꼬마스러움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사고 방식의 아이이다. 우연이 만나게 되서, 또 뜻하지 않게 친구가 되고 정이 쌓이면서 서로에게 인간적인 교감이 이어진다. 꼬마 여자애는 남자애를 사랑하게 되고, 남자아이는 그것이 사랑인지 우정인지 알지 못한 채 점점 더 어른이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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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어울려 다니던 친구들이 각자 자신의 전공과 꿈을 찾아서 떠나갈 때 우연히 한 집에 같이 살면서 관계를 나두던 남자애와 여자애는 이들 역시도 자기에게 맞는 성장점을 찾아 떠나간다. 어느 정도 긴 세월이 흘렀을까.. 우연히 도착한 여자아이의 편지를 받고 너무 기뻐하는 자신의 모습에 자기도 너무 많이 사랑했었음을 알게 된다. 오랜 동경과 기다림이 만들어 준 긴 애틋함은 기다린 시간만큼 소중한 시간을 줄 기대로 먼 여행을 선사한다. 하지만 소년이 꿈꾼 만남은 곧 이별이 되고 자신이 조금 더 일찍 그 사랑을 깨닫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여기까지 이르면 전형적인 진부한 푸릇푸릇 러브 스토리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조금 더 영화적이면서, 극적인 면이 있다면, 자신이 성장을 하게 되면 죽을 것을 알면서 여자가 되고 사랑을 하기 위해서 죽음 선택하고 성장해간 여자 아이의 마음이 무척이나 간절해 보이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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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사랑을 할려고 했던 한 사람의 용기와 그 어떤 점도 자세히 알지 못한 또 다른 사람의 후회와 미련... 사랑을 가지고 떠난 사람과 그것을 알지 못하고 살아 남은 사람에게 어떤 걸 남겨 줄까 하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된다. 꼬마 여자 아이는 훌륭하게 성장하고 아름답게 죽어갔다. 병은 이들의 숨은 사랑과 용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혼자서 살아가고 살아남으려고 했던 이 여자 아이의 용기가 이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순순하고 조금은 답답하고 애틋한 사랑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건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다. 수채화 같아서 담백하긴 하지만, 무엇 하나 시원한 맛 없는 밍밍함이 가득해서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그닥 큰 여운이 남는 것 같지는 않다. 사랑만큼 진부하고, 죽음 만큼 평이한 영화적 소재가 또 있을까..그 두가지를 섞어서 일본 스러운 잔잔함 만이 곁들여져 있는 작품이다. 
by kinolife 2007. 9. 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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