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일본, 후지TV, 총 11부작


감 독 : 호시 마모루(星護), 히지카타 마사토(土方政人), 죠호 히데노리(城宝秀則)

각 본 : 쿠로이와 츠토무(黒岩勉), 타나베 미츠루(田辺満)

 

출 연 

에구치 요스케(江口洋介),쿠라시나 카나(倉科カナ), 마츠시게 유타카(松重豊)하카마다 요시히코(袴田吉彦)

세키 메구미(関めぐみ), 시가 코타로(志賀廣太郎), 시바모토 유키(柴本幸), 타케노우치 유타카(竹野内豊)

이케즈 쇼코(池津祥子), 카자마 모리오(風間杜夫), 야시마 노리토(八嶋智人),유스케 산타마리아(ユースケ・サンタマリア)

시노하라 마이(篠原真衣), 와타나베 쿠니토(渡辺邦斗), 이토 유키(伊藤友樹), 코시무라 토모카즈(越村友一)

마치다 히로키(町田宏器),하마다 마리(濱田マリ), 야시바 토시히로(矢柴俊博), 오오시마 요코(大島蓉子)

시미즈 신(清水伸), 코바야시 히로시(小林博), 타마키 히로시(玉木宏), 이부 마사토(伊武雅刀) 

마스 타케시(升毅), 마야 쿄코(真野響子), 야마나카 타카시(山中崇), 무라이 미키(村井美樹)

키타미 토시유키(北見敏之), 모리 칸나(森カンナ), 하라 사치에(原沙知絵)


음악

사하시 토시히코(佐橋俊彦)


Si !!

좁아보이는 레스토랑의 작은 주방에서는 주방장의 오더에 맞게 우렁차게 울려퍼진다. 

이탈리아 정통 레스토랑 답게 구령은 씨(S!!)

근저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먹방 드라마, 요리 예능의 기조에 흠뻑 취해 요리사로 장래 희망을 급 변경한 큰 딸아이의 관심사에 부흥하기 위해 검색을 통해 딸아이와 함께 보게 된 일본 드라마 디너...

잔잔한 드라마 속에서 쉐프 에자키의 천진난만함이 요리만큼이나 재미를 선사해 주었던 요리중심 휴면 드라마의 전형적인 표본이라고 불러도 좋을 드라마다. 투철한 룰을 지키고 있는 주방의 모습, 주방에서 일하는 한명 한명이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되어 전개되는 일본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개방식. 전문 직업인의 면모를 끊임없이 노출하는 일본의 직업세계와 위계질서 흔한 소재지만 흥미롭다..



- 일단 요리가 주인공! -

레스토랑을 무대로 쉐프, 주방, 홀의 이야기들의 얽히면서 이어지다 보니까 일단 요리에 눈이 간다. 

더군다나 언제 한번 정식으로 먹어 본 적이 없는 이탈리아 요리에 관한 것이다보니 마냥 신기한 식재료들에 귀가 즐겁고 다 만들어진 요리를 보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눈이 호강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요리사진 만큼이나 요리에 대한 이야기들도 쉐프의 입에서 흘러나오니 그것 또한 드라마 속 앙꼬처럼 재미있다. 물론 곧 잊혀지는 가벼운 팁 정도겠지만 이런 작은 정보들이 드라마의 디테일을 꼼꼼하게 챙기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풍성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드라마 속에 잘 스며들어 있어 즐겁다. 

대부분의 서양요리처럼 전채 메인 사이드 후식 같은 순서나 어떤 것들이 주로 있는지 궁굼하기도 하지만, 간간히 등장하는 이탈리아 요리의 특성, 예를 들어 다양한 면이 사용되는 스파게티들은 이탈리아 요리에서 주요한 순서로 들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하는 요리 이야기들이 슬몃슬몃 멋지게 스며 들어 있다.


- 그러나 요리는 사람을 위해사람이 만든다.!! -

물론 요리는 맛있어 보이고 화면을 꽉 채우는 또 다른 주인공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만드는 것도 만들어지는 것도 다 사람을 통해서다. 요리를 만드는 주방은 늘 주방 안의 사람들 이야기로 가득하고 그 이야기들은 주방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요리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들로 넘쳐난다. 그런 유기관계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힘이기도 하다. 

주방 안에서의 규칙, 요리에 대한 각각의 생각들과 열정을 숨기고 들어내는 온도차, 주방과 홀을 연결하는 에피소드..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들이 홀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입속으로 들어가면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들이 이탈리아 요리의 코스처럼 쪼르르 이어진다. 작은 에피소드들이 엮어져 한회 한회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주방 안에도 사람이 있지만, 요리들이 사람을 이어주면서 이야기도 이끌어간다. 사람없이 요리만은 아무 힘이 없음을 드라마는 이야기 속에서 강조한다. 요리가 있고 그 안에 사람이 있음을 회가 거듭할 수록 시청자들에게 인지 시킨다고 할까.. 그 끈끈함이 레스토랑 안의 다양한 메뉴처럼 끊이지를 않는다.



 - 전형적인 사무라이식 해법, 그러나 그것의 일본 스러움 -


잘 나가던 레스토랑에서 메인 쉐프의 병환, 그리고 큰 레스토랑에 닥친 크고 작은 위기들을 수습해 줄 짜자잔 쉐프. 

전형적인 사무라이 구조다. 사무라이 처럼 다양한 칼을 들고 레스토랑을 정리해 나가는 쉐프는 일본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문 직업인을 다루는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인공 캐릭터다. 오랜 경험, 그것을 이루어낸 경험과 끈기 배포 같은 덕목들을 가진 천재적인 쉐프. 흔들흔들하는 레스토랑의 축이 되어주고 레스토랑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해 주고 바람처럼 떠난다.위기를 보여주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탐닉하는 드라마란 언제나 빤한 결과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지만, 원래 그런 맛에 보는 것이고 그런 주인공에 빠져 즐기는 것이다. 드라마 <디너 Dinner> 속에 등장하는 쉐프 에자키의 매력도 그런 면에서 완벽하게 일본 사무라이식 작품의 전통적인 사무라이다. 얼굴이 낯은 익었지만 에구치 요스케라는 이름도 생소하고 별로 본 것이 없어서 조금은 더 신선하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중년스러움. 그것의 매력을 많이 가진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만들어준 성찬을 구경하고 그만의 독설을 즐기며 일본의 식도락의 일면을 볼 수 있어서 한회 한회 아끼면서 오래간만에 즐겁게 본 드라마다. 


에자키의 말 처럼 식재료에 요리법을 더하면 어떤 맛이든 결과물인 맛이 나온다. 요리가 아니라 사는 모든 것이 그런 것 같다.

by kinolife 2015. 8. 26.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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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일본 영화, 146분
영문제목 : All About Lily Chou-Chou

감 독 : 이와이 슌지(岩井俊二)
각 본 : 이와이 슌지(岩井俊二)
 
출 연 : 이치하라 하야토(市原隼人)
          오시나리 슈고(忍成修吾)
          이토 아유미(伊藤歩)
          아오이 유우(蒼井優)
          오오사와 타카오(大沢たかお)
          이나모리 이즈미(稲森いずみ)

음 악 : 코바야시 타케시(小林武史)

이와이 슌지... 일본 여고생들의 맹주로 불러도 좋을만큼 특별한 감수성을 가진 이 감독을 추앙했던 90년대가 지나고 2009년도에 보는 그의 이 작품에 대한 나의 인상은 감정의 과잉으로 인한 소화 불량이었다.

인터넷 세대로 표현될만한 청소년들의 채팅글을 주된 의미 전달의 수단으로 쓰며 그 방법 그대로 그들의 색깔로 중무장 된 이미지들 만을 쏟아낸다. 어떠한 특별한 줄거리나 이야기 전개와 상관없이 메신져의 단문들은 영화의 분위기를 주도하듯이 영화의 중간 중간에 등장하며 이야기의 맥을 끊는 듯한 방법으로 영화를 이어간다. 이런 식의 전개가 새롭다기 보다는 불편하다니..역시 나도 이젠 기성세대 임이 분명하다.

고민이 한창 많을 청소년. 그 중 하나인 유이치. 그가 벅차게 자신을 압박해오는 현실을 도피 할 수 있는 방편은 '릴리 슈슈'의 음악에 탐닉하는 것 뿐이다.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는 설정이지만, 그 노래 하나에 청춘의 모두를 맡기는 것처럼 보이는 영화는 위태로운 청춘만큼이나 갑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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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해야 할 시기의 아이들이 소비되고 있는 느낌이 드는 것은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독자적인 분위기라 생각된다. 생산적인 활동이라는 것이 모호한 시기라는 점에서 영화의 불분명함은 예기된 것이었겠지만, 영화 속의 아이들은 그 시기의 방황을 넘어서는 혼돈 속에 갇혀 잇는 것 같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음악 역시도 이런 기운을 배가 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런 불확실하면서도 애매모호한 분위기를 즐기는 슌지 피플들에게는 환호받을 만하겠지만, 깔끔한 구성에 소소한 재미를 즐기는 나 같은 관객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이미지 과잉으로 인한 소화 불량에 휩싸이게 한다. 아님 영화가 탄생한지 8년이 훌쩍넘은 시간 차가 내가 영화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원인 중에 하나 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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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아이들과 잘 섞이지 못하고 이지매를 당하는 주인공 유이치 역시도 무기력하게 다가오고 그런 그를 이지매 하는 아이들의 심리도 이해하기 힘든다. 그 이해하기 힘든 간격 사이에 그들 세대라고 불릴만한 단절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이지매를 당하고 그걸 강하게 이겨내거나 저항하기 보다는 자신을 이해해 줄만한 인터넷 속의 단문에 빠져들고 릴리 슈슈의 음악에만 몰두하는 것으로 회피 하는 것..무기력한 이들 세대의 가장 큰 특징임에도 그냥 보고 있기에는 답답한 면이 있다. 실제 그 상황이라면?이라고 상상해 보면 역시 영화 속의 유이치와 나의 모습이 별반 다를바 없다 하더라고 ..그 모습 그대로를 영화 속에서 반복해서 보고 느낀다는 건 꽤 피곤한 일이다. 슌지의 초기작들이 가지고 있는 수수함과 만화같은 감수성..그걸 더욱 돋보이게 하는 간견할 이야기가 더욱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퇴보 한 것이 아니라 그의 감성이 너무 충만해서 소화가 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보는 이가 점점 더 감수성을 잃어가는 기성세대가 되어 가고 나이를 먹고 건조해지니..이런 과잉 감수성에 익사할 지경인지도...슌지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나의 노쇄함을 확인 하는 것 같다는 점에서 2009년도에 감상하는 릴리 슈슈의 세계는 개인적으로는 스스로가 퇴보되는 것인가? 라는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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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9. 9. 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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