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글 : 정희진

출판사: 교양인

2012.10 초판 14쇄

가격: 12.000원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되어 읽었는데 페미니즘에 관한 책은 정말이지 오래간만에 읽는 것 같다. 

생각보다 글이 잘 읽히는 걸 보아 작가가 글을 꽤 잘 쓰는 저자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 그러나, 책의 내용은 대학교때즈음 읽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 내용의 수준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정도로 잘 씌어졌다고 생각해 보기로 한다. 

사실, 페미니즘도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논의되는 하나의 주제이고, 많은 사회 불평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표현하는 것 중 하나라는 생각을 캐우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책에서도 남성에 의해 여성들이 지배받는 것인지 현재 우리 사회의 기조 안에서 남자, 여자 모두 희생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억압이 반목되면 억압이 억압하는 자와 억압당하는 자라는 도식에 그치지 않고, 그 사회의 기제 자체에 문제가 있을수도 있다는 의문은 이 책을 통해서도 의심해 볼만한 이슈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우리 사회도 보다 발전한 듯 보이지만, 그 틀 안에서 여전히 착취와 억압은 행해지고 있고, 하는 이도 당하는 이도 의식없이 지나가고 잊고 반복하면서 그저 지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그 안에서 작은 변화 모두를 평등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어떤 것인지 현실적인 실천에 관한 질문만이 남는 걸 보면 이 이슈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 같다.


- 책 속의 글 -


"어떤 지식은 아는 것이 힘이지만, 어떤 지식은 모르는 게 약이다. 두 경우 모두 지식이 특정한 사회의 가치 체계에 따라 위걔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그러나, 나는 안다는 것은 상처받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다는 것, 더구나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삭제된 역사를 알게 된다는 것은, 무지로 인해 보호받아 온 자신의 삶에 대한 부끄러움, 사회에 대한 분노, 소통의 절망 때문에 상처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12P


"여성은 약자일수록 여성으로 인식되며, 남성은 강자일수록 남성으로 간주된다. 페미니즘은 정체성의 정치를 벗어나야 하고, 실제로 정체성의 정치 그 이상의 세계관이다."-19P


"우리는 사랑받을 때보다 사랑할 때, 더 행복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운다. 사랑하는 고통으로부터 자신의 크기. 깊이를 깨닫는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포함해 모든 대화는 최음제이며, 인생에서 깨달음만 한 오르가슴은 없다. 상처와 고통은 그 쾌락과 배움에 대해 지불하는 당연한 대가이다. 사랑보다 더 진한 배움을 주는 것이 삶에 또 있을까? 사랑받는 사람은 배우지 않기 때문에 수업료를 낼 필요가 없다. "-23P


"대화는 가능한 것이라기보다는 필요한 것이다."-28P


"여성의 경험이 그 자체로 이론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이라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깨닫고 삶을 성찰하기 시작하면 여성주의 사상과 만날 수 밖에 없다."-33P


"세상에 하나의 목소리만 있을 때는 다른 목소리는 물론이고, 그 한 가지 목소리마저도 알기 어렵다. 의미는 차이가 있을 떄 발생하며, 인식은 경계를 만날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34P


"남성에게 섹스는(당연히 하는 것이기 떄문에) 잘하거나 못하는 것이지만, 여성에게 섹스는 좋거나 싫은 것이다."-95P


"내  몸은 나의 것이 아니라 내 몸이 바로 나다"-177P


"정의(Justice)로서 평등한 인권은 같아짐(Same)이라기보다는 공정함(Fairness)을 추구하는 것이다. 양성 평등한 인권은 여성이 남성과 같아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제까지 양성평등은 남성이 여성과 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남성과 같아지는 것을 의미했다."-178P


"나의 실천 대상 범위는 기껏해야 나 자신이다. 여기서 '나'는 사회와 대립되는, 동떨어진, 독자적인 개인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 지점으로서 '나'이다. 인간이라는 유기체는 서로에게 굴복당하거나 서로를 선택하는 자아들의 연속체다. 삶은 언제나 막다른 그러나 꺽어진 골목과 마주하는 것이다. 나는 고유한 생물학적인 몸이 아니라, 물이 끓듯 매순간 의미를 생성하고 휘발하는 투쟁의 장소이며 외부와 구별될 수 없는 존재(Social Body)이다.-276P


"'의식은 바뀌었는데 몸이 바뀌지 않았다.' 라는 개탄은, 일상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일상을 넘거나 일상을 극복하는 정치가 아니라, 모든 정치와 운동은 일상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2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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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16. 6. 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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