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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영화
글 : 키시 유스케(貴志祐介)                                         감 독 : 신태라
                                                                              각 본 : 이영종  
번역: 이선희                                                             각 색 : 김성호, 안재훈
국내 출판 : 세미콜론                                                  출 연 : 황정민, 유선, 강신일, 김서형    
                                                                              음 악 : 최승현
출판 년도:2004.08(한국)                                              제작년도 :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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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설계사라는 직업을 통해서 사고로 위장해서 보험금을 타 내려고 하는 인간들에 사이코패스라는 정신 병리학적인 인물들을 엮어낸 키시 유스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검은집...

일종의 변종들에 관한 이야기지만..이건 좀 섬뜩하다. 상식적으로 설명하거나 이해하거나 혹은 이들의 증상을 병으로 인식해서 고치거나 개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영화보다 더 끔찍하게 다가오는데..먼저 소설을 읽고 영화를 조금 늦게 봤는데 영화보다는 소설이 조금 더 조이는 맛이 있었다고나 할까..상상력을 자극하는 작가의 놀라움이 소설을 읽는 동안 긴장감을 계속해서 유지시켜주었다. 영화는 영화대로 충실하게 원작의 맛이나 느낌을 살리면서 우리 식으로 표현해 냈는데...다른 부분 보다 마지막에 이화와 준오화의 피튀기는 결투 장면이 조금은 영화적인 기본 코드에 안주한 듯한 느낌이 강해서 아쉬움이 크다. 특히 어린 시절 자신이 동생을 죽였다는 죄책감과 사이코패스를 죽일 수 없다는 인과 관계의 설정은 영화적이면서도 상당히 진부하다는 인식을 지우기 어려웠다.자신에게 죽음을 가하려는 인간이 왜 그런지 이해하기 전에 공포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상대방을 살릴려고 한다는 캐릭터의 설정은 상당히 신빙성이 없어 보였다. 대부분의 평범한 인간이라면 내가 먼저 살아야 겠다.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 라는 생각을 먼저 할텐데..저 사람도 인간이다 구해야 한다라는 설정은 지극히 영화적인 시선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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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소설에서는 사치코와의 혈투에 놓인 주인공이 빠져나갈 구멍이 전혀 없게 설정해 두고 몰아간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아주 크다. 이미 책을 읽어온 독자라면 그 여자 자체.. 그 존재에 꽤 큰 공포감에 휩싸여 있기 때문에 아무도 없는 공간에 혼자 있다는 것 자체가 공포의 진원지가 되지만, 영화에서는 칼을 들고 마구 찔러대는 그녀가 공포가 된다는 점에서 매체간의 차이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그 순간에 다른 생각없이 헤쳐나가야 한다는 목적만이 강하게 강조되고 있는 점 역시 소설이 가지고 있는 사실성이 영화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같은 원작을 가지고 동명의 제목으로 10년 전 경에 일본에서도 이 영화가 만들어 진 적이 있는데, 감독이 모리따 요시미츠다. 그가 그려내는 검은집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들여다 보면 공포영화는 거리가 먼 가족영화들이 많은데 인간을 따뜻하게 보는 감독이 그려내는 싸이코패스는 어떤 색깔일지..조금 상상이 안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의 특성상 거무 튀튀하고 음침하면서 습기 가득한 무대를 바탕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이 영화의 가장 큰 주인공은 사이코패스가 거주하는 공간 이른바, 검은집이다. 영화 속의 검은집은 하루라고 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음침함의 집결체인데..그 안의 모든 구조나 배경들이 사이코패스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몇몇의 스틸만으로도 썸뜩하다. 소설에서 막연하게 그려진 공간이 무척이나 구체적으로 잘 그려진 셈이다.

여기서 영화와 소설의 차이점 중에 하나가 본 사건을 바라보는 경찰들의 태도 차이... 소설에서는 긴가민가 하지만, 용의자의 말을 염두고 두고 있다는 점이고, 영화에서는 무능하고 무딘 경찰의 모습으로 일관되게 그려지고 있어서 우리나라 영화에서 경찰들이 무척 수난을 당하는 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제보자를 이기주의적인 보험회사 직원으로 보는 경찰의 시선은 경찰보다 사건이, 사건보다 범인이 많은 우리 나라의 경찰세계를 나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소설의 긴박감이 배우들의 명연기와 훌륭한 그림으로 그려져 웰메이드 공포영화의 하나를 보여주는 작품 <검은집>...임신중에 절대 피해야 할 작품이었지만..어찌하다보니 보게 되었다. 제발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만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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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8. 3. 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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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간일 : 2005.04                                                                 제작 년도, 제작국 : 2006년, 한국
                                                                 
지은이 : 공지영                                                                         감 독 : 송해성
출판사 : 푸른숲                                                                         각 본 : 장민석, 박은영       
                                                    
                                                                                              출 연 : 강동원, 이나영, 윤여정, 강신일
                                                                                                        정영숙, 김지영, 장현성, 김부선  
                                                                                              촬 영 : 강승기
                                                                                              음 악 : 이재진

2006년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고 소문이 많이 났던 공지영의 히트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역시 대중소설의 여왕의 작품 답게 아주 짧은 시간에 수루룩 읽어버렸던 기억이 아스라히 난다. 책을 읽은지 1년이나 훌쩍 지나서 찾아보게 된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소설 보다는 쉽게 봐내기는 어려웠는데,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나약한 두 인간에 대한 만남을 아무렇지 않게 봐 주기엔 역시 영화를 통해서 눈으로 재현되어 보이는 현실이 무척 가혹하게 다가와서 몸시도 불편했었다는 것이 그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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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무척이나 감동을 받은 이들은 강동원의 서툰 사투리 연기를 물고 늘어졌던 개봉 당시의 가쉽이 생각이 나지만...그건 별 이야기 거리가 못 되는 것 같아서 각설하고, 부유한 집안에서 교수로 살아도 삶이 버겁기는 마찬가지인 여자와 가난 때문에 동생을 잃고 전전하면서 살아와 악의 구렁텅이 안에서만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던 남자와의 벼랑 끝 만남은 삶이 무거워서 내 던지고 싶지만 그 역시 쉽지가 않은 인간들에 대한 질문 던지기를 통해서 죽는것과 살아가는 것에 대해 동시에 생각하게 하는 교모한 내용의 작품이다.

죽는 것 역시 살아 남아 생존하는 것만큼이나 힘겨움을..그 삶과 죽은 경계에서 지표를 꼽지 못하고 헤매이는 극한의 인간들에 대한 좋은 소설적, 영화적인 표본이 되는 것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이른바, 휘황찬란해 보여도 괴로워서 스스로 죽고 싶은 여자와 살아 있는 것이 너무 괴로워 빨리 죽고 싶어 죄를 뒤집어 썼지만 서서히 살고 싶은 남자...잦은 자살 시도자와 사형수와의 만남에서 소설과 영화를 보는 이들은 삶과 죽음을 모두 오가지만, 두 작품의 말미에는 삶에 가까이 다가가 있음을 너무 쉽게 깨닫게 된다. 살아가는 이들에게 있어 죽음이란 두려움을 동반한 먼 이야기이므로 해피엔딩을 궂이 바란다고 하지 않더라도 웬지 작품 속의 사람들이 살아남기를 그리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건 당연한 결과값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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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제목 역시도..이들을 보는 타인의 시선과 그것이 주는 의미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들만의 시간에 관한 의미 매기기라는 데서 행복이라는 것과 그것을 구가하는 시간에 대한 한시적인 의미 역시 한 번 되집어 볼만한 소재다. 아주 작은 것에 사랑을 그리고 그리움을 느끼고 그 바탕에는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동질감이 있으며..그 누구가 더 안타까울 것도 없이 안타까움이 스르르 느껴지는 나 아닌 나 같은 타인과의 만남...진정 행복이다. 작품은 그 행복의 시간을 한정 지움으로 해서 그 행복의 깊이를 더욱 더 짙게 베게 하는데..작품을 접하는 사람들이 더더욱 그들의 시간에 동요되고 빠져들 수 있는 것은 이들의 관계가 가지고 있는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 때문일 것이다. 언제가 생이 끝이 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시간을 함부로 쓰는 사람들보다 더욱 더 한정적인 시간을 부여받은 이들에게 그 행복이라는 달콤한 시간은 물리적인 유한의 양과 상관없이 그저 짧고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 자체에 더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이다.

소설은 공지영의 쉽고 수려한 문체로 인해서 빠져들듯이 읽게 되고, 영화는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 표시의 인간이 이나영과 강동원이라는 인물로 극화되면서 그 무한한 상상의 가능성이 이들 두 배우 안에 한정적으로 그려지면서 흡인력은 보다 다른 색깔로 쉽게 튀어 버린다. 소설을 너무나 정직하게 화면 안으로 옯겨 두었기에 무어라고 달리 표현할 만한 요소는 없지만...무언가 20% 이상 부족해 보이는 배우들의 연기는 이들의 연기력이 아니라 고정된 어떤 인물로 그려내질 수 밖에 없는 영화의 한계 그것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소설 속의 인물은 일단 존재 자체와 처해진 인물상을 하념없이 그려나갈 수 있지만 영화는 이들 두 배우의 얼굴과 그에 따르는 기존의 이미지에 갖혀서 움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 한계란 무척이나 뚜렷하게 다가와 버린다. 충분히 안타깝고 또 충분히 잘 고증이 되어 있지만, 너무나 정직한 영화 표현화는 소설이 훨씬 울림이 큰 매체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다시 하게 한 작품이다. 본 작품은 기존의 내용을 다시 변용하기에도 애로사항이 있는 작품이고(예를 들여 강동원을 다시 살린다거나 하는 순간 신파가 되므로....) 있는 그대로를 표현할 수 밖에 없고 잘 표현했음에도 아쉬움이 있는건 매체간 받아들이는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가 잘 못 만든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소설이 영화보다 더 다가왔다는 게 피할 수 없는 결론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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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8. 2. 2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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